(기획과 준비) 2014년 새해가 되면서 새로 구성된 동기회 신용술회장 집행부 화두는 단연 졸업40주년 행사가 되었다. 10주년 20주년 30주년을 거치며 행사의 중요성과 애로를 많이 느껴왔는지라 선뜻 나서기 어려운 추진위원장자리를 신성기군이 흔쾌히 맡아주어 일사천리로 신·신체제를 구성한 것이 1월16일 동기회총회 자리였다.
무언가 색다르게 추억에 좀 더 오래 남을 행사를 만들어 보자는데 의기투합이 되어 여러 가지행사를 구상하던 중 모교 54회 선배님이 고문으로 계시는 팬스타크루즈의 원나잇크루즈로 결정했다.
눈 내리는 3월 어느 날, 언양 산골짝으로 거람 김반석군을 찾았다. 30주년 ‘모천회귀’ 연어그림액자가 우리 친구들 집에 걸려 있을터… 40주년 우리의 바람을 이 친구는 어떻게 그려낼까. 창문너머로 소복이 쌓이는 눈을 보며 몸에 좋다는 차 한 잔을 내며 "감성회복" 네 글자를 설명한다. 자! 이제부터 "감성회복"이다.
(만남) 마침내 9월27일 이 밝았다. 우려하던 태풍도 없고, 바람도, 날씨도 우리 61회를 도운다. 16시가 되기 전에 전국에서 그리고 해외에서 모여든다. 암투병중이라 몸이 많이 불편한 홍경태군이 서울에서 참석해 “마지막이 될지도 몰라 무리해서 왔다.”고 해서 많은 친구들 가슴을 짠하게 한다.
김경진 은사님, 안종근 은사님, 강병창 은사님, 전상경 은사님 내외분, 차한수 은사님, 김명혁 은사님 내외분, 강재호 은사님, 노길웅 은사님 내외분, 김열효 은사님 내외분, 조성래 은사님 내외분, 정규창 은사님 내외분, 김재복 은사님 내외분, 박택윤 은사님, 권직상 은사님께서 모두 도착한 국제부두여객터미널은 10년만의 해후를 하느라 자갈치시장 만큼 부산하다. 대합실바닥에 엎드려 절하는 친구, 은사님인지 친구인지 구분 못해 머뭇거리다 이내 박장대소하는 소리, 1학년 때 반이 같다고 우기는 소리, 마누라한테 점수 따려고 열심히 소개하는 친구…
와! 승선합시다. 수학여행을 가는 마음이 이랬던가? 가방 하나씩 둘러메고 신분증 손에 들고… 술은 못 들고 탄다했는데 검색대에서 사정도하고… 300여명이 모인 크루즈 메인로비로 은사님들이 들어서자 만면에 웃음 가득한 제자들이 감성에 젖어 박수로 환영한다. 은사님 저회들과 사제지간의 연을 맺어 주셔서 행복하고 이렇게 뵙도록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식전행사) 설레는 마음으로 참가자 모두가 갑판으로 올라오니 부산북항이다. 회상에 젖어 손짓으로 여기저기 가리키며 확인하기에 여념이 없는 차, 거람 김반석군이 미리 준비된 플래카드에 대빗자루로 "감성회복" 네 글자를 거침없이 쓰내리는 동안 지해경군의 "PKQ" 구호와 응원가 자이언트 선창에 모두 함께 동참하니 드디어 부~~웅 뱃고동소리 울리며 출항이다. 새로 개통한 부산항대교 밑으로 미끄러지듯 지나니…
하늘은 푸르고 바람은 부드럽게 61회가족의 머리를 상큼하게 한다. 좌현으로 오륙도가 보인다. 반별 기념사진촬영, 막춤 경연… 어느새 40년 전 1973년으로 돌아왔다. 부산의 항구는 대한의 문호, 절영도 현해탄 앞에다 두고… 수평선을 배경으로 단체사진 찰칵!
(1부 공식행사) 오동상군의 사회로 시작된 공식행사는, 연로하신 은사님, 사모님들께서 선상에서의 1박이 부담되지 않겠냐는 우려를 불식하듯이 즐거이 담소하시는 속에 서울의 정윤민군의 색소폰 연주는 모든 참석자의 건배 잔 부딪치는 소리를 아름다운음악으로 만들어 내는 듯하다. 한 분 한 분 은사님 소개에 장중은 함성으로 떠나갈 듯하다. 고교시절 그 누구보다도 은사님들의 사랑을 많이 받은 김진식군의 shouting은 단연 돋보인다.
바쁘신 일정에도 1박2일의 여정에 흔쾌히 동참해주신 문병욱 총동창회님의 61회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는데 축사도 61회 사랑고백일색이다. 다음날 총동창회 체육대회행사를 앞두고도 김정문 전 동창회장님, 백인종수석부회장님 그리고 60회, 62회 66회 70회 대표가 참석해 축하해주시니 120주년 전통을 아무나 가질 수 있겠는가?
40년의 세상풍파를 헤쳐온 친구의 만남이 사제와 부부의 정과 어우러져 앞으로 남은 우리들의 삶에 큰 활력소가 되길 기대한다는 신용술회장의 축사는 모든 친구의 마음을 대변하는 것 같고, 모교에 부임한지 불과 1년의 짧은 기간에 3만여 동문의 바람을 차곡차곡 이루어내고 있는 모교 강은기교장의 축사는 61회 동기들의 위상을 드높인다.
(2부 행사) 탕탕탕 밤하늘로 날아올라간 불탄이 꽃이 되어 우리의 머리위로 쏟아져 내리니 우리가 인고의 학창시절을 보냈던 부산의 항구가 이렇게 아름다웠구나 감탄하며 스마트폰에 담아 넣기 분주하다. 내 친구 어깨 손 얹고 빙글빙글 돌아보자! 오늘밤에는 부모와 자식은 잠시 접어두자! 박현중군의 사회로 선보인 크루즈선상쇼는 마술, 노래, 댄스로 점점 무르익어 갔다. 부산의 PKQ 가만히 있겠나? 변영태군 PKQ 한번 또 하고…
(식후행사) 밤하늘 바다에서 바라보는 광안리는 젊음으로 변해있다. 광안대교 아래에 정박한 크루즈에서 바라보는 야경은 그만 친구들을 무장해제 시켜버린다. 삼삼오오로 시작된 선상 포차에서의 우리들의 이야기는 이내 모든 친구들의 환희의 얼굴로 가득 채워졌고 서면시장통처럼 변해버린 갑판선미는 이미 빈자리가 없다. 승무원들의 바쁜 몸놀림으로 조개, 곰장어 굽는 연기 피어오르고, 고향오니 맛본다는 싱싱한 문어숙회로 다시 한 번 건배! 건배! 밤하늘 색소폰 반주로 젊은 그대 내게 오라 열창, 부산에 살아도 이런 분위기 처음아이가!
(하선) 간밤의 약간의 무리도 이미 회춘한 우리를 어쩌지 못하네, 선상사우나에서 창 너머 바다를 보며 옆 친구에게 손물총을 쏘니, 즉시 반격해온다. 우리의 내자들은 아침상 앉아서 받아 즐거운 Good Morning! 약간은 우수에 젖어 있는 러시아 첼리스트의 애잔한 첼로선율은 왠지 옛 고향집을 떠나오는 기분이다.
(모교방문) 전세버스 편으로 도착한 모교정문에는 보송보송한 재학생들이 큰절로 맞이한다. 우리가 너희들이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이 문득 머리 속을 스쳐지나간다. 마침 총동창회 체육대회 날이라 학교는 축제분위기다. 300여명이 입장하는 모습에 전체 동문이 따뜻하게 환영한다. 본관 현관 바로 좌측에 안치된 "감성회복" 졸업40주년 기념석 제막식을 마친 친구들은 역사관으로 향했다. 빛나는 전통을 세워주신 자랑스러운 선배님들의 기록을 둘러보고 훈훈한 기운을 받아 나오니 눈이 부시도록 아름다운 모교 교정에 동문들이 어울려 공차는 모습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있다.
"먼저 사람이 되자" 라는 교문의 표지석은 오늘도 후학들 앞에 우뚝 서있구나. 이 부산상고에 입학하려고 밤을 하얗게 새워가며 그렇게들 열심히 했나보다. 그리고 부모님 품을 떠나왔나 보다.
(이별 그리고 새로운 약속) 고향점심은 두부가 어울린다. 막걸리가 어울린다. 아쉽다. 1박2일이 와 이리 짧노? 이제는 헤어지는 시간, 아쉬운 마음에 잡은 손 잘 놓아지질 않네. 서울 가는 기차 안에서 친구가 전화하는 말, 철도공안이 “기차 안에서 소주하고 전어 자시고 노래 부르면 안됩니다.” “우리 전세낸 칸이고 전부 동기인데…“ ”예? 그러면 마음 놓고 젊어서 노세요.“ “여보! 내가 부산상고 당신한테 시집온 거 정말 잘한 것 같다.” “그라모 그기 말이라고 하나! 여름방학 때 고향 가서 교모 쓰고 돌아다니모 동네 처자들이 숨어서 봤다 아이가” 10년 후 50주년 때 더 멋있게 만나자 61회 동기들아!
40주년 행사를 위해 지난 8개월 동안 애써주신 집행부 신용술 회장, 신성기 추진위원장, 각분과별 추진위원, 한영환 총무, 이장우총무 수고 많았습니다.
첫댓글본글은 총동창회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동창회보를 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 동기홈피에 다시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너무 멋있게 잘표현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그때 그 기분을 되살리면서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태형이 친구야 정말 수고 많았데이 ᆢ 동기회장 김형무
첫댓글 본글은 총동창회보에 게재된 내용입니다. 동창회보를 접하지 못하는 친구들이 많아 동기홈피에 다시 게재하게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아름다웠던 추억을 너무 멋있게 잘표현한 내용이라 생각합니다. 그때 그 기분을 되살리면서 한번 읽어보시길 바랍니다.
태형이 친구야 정말 수고 많았데이 ᆢ
동기회장 김형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