藝總 太白支部長 就任辭
존경하는 회원 여러분.
오늘 이 자리에 서기까지 저를 도와주신 회원 여러분의 뜨거운 사랑과 성원에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아울러 자리를 빛내주신 박종기 태백시장님과 존경하는 김정식 태백시의회 의장님, 고맙습니다.
(내빈을 일일이 호명하며 인사한다.)
이렇게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도 심심한 감사를 드립니다.
노란 개나리가 푸른빛으로 변하더니 이젠 보라색 철쭉이 만개했습니다. 계절의 변화를 보면서 화려한 꽃과 싱그러운 것도 좋지만 보이지 않는 뿌리에 대한 안배(按配)가 없다면 아름다운 꽃은 해를 거듭할 수 없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오늘 취임식을 하고 있지만 결혼식이나 각종 행사 때마다 애국가 제창과 국민의례를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국가에 대한 충성심과 한쌍을 축복하는 그 마음이, 물과 같다고 비유한다면
의식절차와 형식은, 그 충성스런 마음이나 축복하는 마음을 담아두고 유지하는,, 그릇이라고.
그래서 공자는 마음뿐 아니라 제도나 형식도 동등하게 중요하다는 말뜻인『문질빈빈(文質彬彬)』을 주장하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는 한편으로는 산업사회와 금융산업사회로부터,,, 또 한편으로는 하드웨어로부터 소프트웨어시대로 변해가는 시대... 즉, 문화산업사회로 전개되고 있읍니다.
캐치프레이즈(catchphrase) 『고원관광스포츠도시 태백』 자체가 문화산업을 지향(志向)하는 것이 아니겠습니까?
이런 점에서 소프트웨어인 문화예술발전을 책임진 우리 예총의 존재와 발전은 지역사회에서도 의의가 크다 할 것입니다.
회원 여러분.
지나온 역사를 돌이켜 보면, 지난 수년간 우리 예총태백지부는 미흡하나마 태백시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여 왔으며, 나름대로 5만 태백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향토예술의 창달로 태백 지역사회의 예술문화발전에 기여하고 예술문화의 저변화를 도모하자는 우리예총의 설립이념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동안 예총태백지부는 안○○ 제1대지부장, 장화윤 제2대 지부장, 그리고 병사한 방호석 제3대 지부장이 예총을 이끌어왔습니다만, 초창기부터 제도와 규정의 정비에 힘쓰기보다는 독선과, 또다른 목적의식을 가지고 접근했던 주변사람들로 인해 지부운영이 공전(空轉)되는 불상사와 파행도 있었다고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사실은 화려한 꽃과 푸르름만 좋아하고 뿌리를 등한시하는 미시적이고 근시안적인 사고방식이 작용한 것이고, 이것이 아마 태백예총의 발전을 저해한 원인중의 하나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예총은 다 아시는 바와 같이 정치적 이념을 초월하여 순수예술활동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저는 우리 예총의 정체성과 설립이념에 합당한 사업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해서, 실천할 몇 가지 사항을 이 자리에서 밝히고자 합니다.
첫째. 순간의 영광을 위해 비싼 화장을 하지 않겠습니다. 비록 생색이 안 나는 일이지만, 화사하게 피는 꽃을 포기하더라도, 저의 임기 훨씬 이후까지 예총이 활착(活着)될 수 있도록,, 갈증에 허덕이는 뿌리부분을 특히 신경 쓰겠습니다. 이를 위해 예총의 모든 업무의 문서화와 관리시스템 및 각종규정을 정비하여 운영의 객관성과 신뢰도를 제고하고
문화예술인의 저변확충과 생산되는 작품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중점을 두겠습니다.
둘째. 예총인들의 인화단결에 힘쓰겠습니다.
제도와 형식절차를 정비한 후 적용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화합단결이라고 생각합니다. 옛날 조선초기에 정도전이 이태조에게 관제를 정비하고나서 보고하던 말이 생각납니다.
‘전하께서는 오로지 덕으로 다스리시면서, 이들 관직을 비어두지만 않으면 견제와 균형으로 자연히 다스려지게 되어있습니다’라는 취지의 말을 하였던 것이 그것입니다.
이와 같이 조선시대의 크고 작은 제도가 모두 화합하여야만 제 기능이 나오도록 하였던 것입니다.
≪논어(論語)≫에는 “화목한데도 일이 추진되지 않는 것은 화목이 중요하다고만 알았지, 예의와 절차로 이를 제어하지 않은 탓”이라고 하였으니 기본적인 규정절차의 정비와 아울러,, 화목을 도모하겠습니다.
세째. 지방정부인 태백시와 실용적 파트너십을 유지하겠습니다.
우리는 현재 소비사회,,, 산업화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이 산업화사회에서 소비도 안되고 수요도 없는 제품은 더 이상 생산되어서도 안되고, 존재할 수도 없습니다.
지역의 문화예술인은 자신이 생산한 생산품을 항상 지방자치단체나 공공기관이 당연히 사줘야하는 국산품이라고 생각해서는 큰 오산입니다.
관공서에서는 단지 일정기간 보조를 통하여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자국(自國)의 산업을 보호 육성할 뿐입니다.
앞으로 우리 지방문화예술인은 문화예술생산품의 상품가치를 제고시키는 각고(刻苦)의 노력이 필요하고
일정수준을 넘는 재원확보는 태백시의 아웃소씽(outsourcing) 이벤트를 수주(受注)하는 등 적극적인 시정협조를 통해 자립기반을 확보해야 할 것입니다.
넷째. 이와 관련하여 재정자립기반 확충을 위한 자구책을 부단히 연구하겠습니다.
현재의 보조금만으로는 기본적인 행사나 유지도 어려울 뿐 아니라 산하 각 단체에 배분하는 사업비에 있어서는 코끼리 비스켓을 면치 못하고 있으므로 지역경제단체의 협조를 통한 민간재원 확대를 도모하고, 후원회 및 문화사업을 지원하는 사업체에게 세제혜택을 주는 입법 건의활동 등등,... 전방위적(全方位的)이고 부단한 재원확충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이런 면에서 일부 사이비 협잡꾼들이 문화예술을 빙자하여 세금을 좀 먹고 있다는 일부주민들의 인식도 불식시켜 신뢰를 회복하여야 하겠습니다. 즉,
회칙도 없고 임기도 없는 한사람만의 단체, 한사람뿐인 조직, 둘러리 차명회원(借名會員), 알짜베기는 집안끼리인 회원...등등, 이런 단체가 있다면 얼굴안면 때문에 눈을 감고 쉬쉬 묻어두지 말고 짤없이 제명하여야 할 것입니다. 알고 나서도 바르게 고쳐놓지 못하면 공범이기 때문입니다.
다섯째. 재야 문화예술단체에 대한 예총의 입장을 말씀드립니다.
≪맹자(孟子)≫에 용광필조(容光必照)라는 말이 있습니다. “빛을 허용하는 곳이면 어디든 비추겠다.”는 말인데 이것이 우리의 입장입니다.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하듯 문화예술인의 단결과 지역문화의 발전을 위하여 태백의 자생 문화예술 단체는 모두 예총으로 뭉칠 것을 희망합니다.
물론 여기에는 예외가 있습니다. 문화예술의 발전을 볼모로 삼아 곡학아세(曲學阿世)로 개인의 영달과 정치적인 기심(機心)을 도모하려는 자와 그런 꼭두각시 단체는 배제시킬 것입니다. 문화예술은 순수하지 않으면 선동단체나 다름없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예총을 지역문화의 적장자로 인정해주는 태백시의 정책적 지원과 의지가 절실합니다.
지역국회의원님이 오셨더라면 한말씀 올릴려고 했는데 안오셨군요.
기회의 평등이 사회적 정의이고 지향해야할 방향이라는 관점에서 태백시민들도 중앙대도시의 시민들과 균등하게 문화예술혜택을 향유할 수 있도록,,, 문화예술의 중앙 집중현상을 구조적으로 조정할 큰 틀을 국회차원에서 만들어 주시길 바라마지 않습니다.
또 박종기 태백시장님과 김정식 태백시의회의장님에게 바랍니다.
앞으로 10년이 아니라 태백의 100년 대계를 설계하시는 마음으로,,, 우리 태백예총이 한철의 꽃보다는 세세만년동안 백화만발하기 위해 뿌리를 강화하려는 이때, 우리를 성원하시고 힘을 보태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평소 『명장은 이름이 없다.』는 말을 생각해봤습니다.
천신만고 끝에 전쟁에서 이긴 사람은 공이 높아 이름을 드날리겠지만 진짜 명장은 유비무환(有備無患)을 하였기 때문에 싸울 일도 없고, 공을 세울 일도 없고, 명예로운 이름도 없습니다.
저는 오늘 남들이 안하는 기초 쌓기부터 하겠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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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언영색(巧言令色)은 착한 것이 적습니다.
화려한 것은 수명이 짧습니다.
성실하게 그늘 뒤에서 일하고 자기 맡은 일을 성실히 하면서 지속적으로 남의 성공을 도와주고 이끌어 주는 사람들이 더 훌륭한 명장입니다. 오늘 오신 내빈 여러분들께서는 각 분야에서 모두 명장이 되실 것이라 믿습니다.
저를 비롯한 새 집행부는 이런 의미의 명장으로,,, 또 예총의 심부름꾼으로,,, 항상 정직하고 겸손하게, 그리고 공명정대하게 일해 나갈 것을 다시 한번 다짐합니다.
또한 우리 예총이 거듭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회원 여러분의 더욱 깊은 사랑과 더불어 적극적인 협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끝으로 오늘 자리를 빚내주신 박종기 태백시장님, 김정식 태백시의회의장님 (내빈을 일일이 호명)과
참석해 주신 내빈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를 드리면서 인사를 마치겠습니다. 여러분의 건승과 가정의 행복, 마음의 평화를 기원합니다.
2008년 5월 20일
예총태백시지부장 유덕호 頓拜
(원고 : 長江滿月 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