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이곳 충남 서천은 금강을 사이에 두고 군산과 맞닿아 있다.
예로 부터 이곳은 한산면의 한산모시로도 유명할 뿐만 아니라, 바다와 강이 만나는 합수 지역으로 여기서 소출되는
곡식과 과일, 그밖의 모든 산물들은 그 맛을 혜량키 어려울 만큼이나 다른 곳의 농,수산물 들과의 비교가 완연 하다.
그 예로써 더위가 한창일쯤 비가 꽤나 많이 쏟아졌던 다음날 성당교우인 카타리나씨가 불쑥 전화로 복숭아 사러 않가유~ ?
하길래.. 어제 비가 잔뜩 왔는데 무슨 놈의 복숭아 했더니, 얼릉준비 해유..! 하는수 없이 대충 양치만 하구 나가니
벌써 저만치 에서 날기다리고 서있는데,, 사실 그때가 난 한밤중인데 그런 사정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어휴~ 잠두 없나!?
혼자말을 궁시렁 거려가며 차를 몰아 한산면 못 미처에 있는 하늘농원에 다닫르니 갖따온 복숭아 선별에 온식구가 다 달라붙어
큰것, 작은것, 벌레가 파먹은것 들을 골라내기에 한창 이다.
대충 의례적 인사를 하며 쭈빗거리는데 골라논 복숭아를 쑥 내밀며 먹기를 권한다. 씻지도 않고 양치만 한상태여서
입맛도 없어 망서리는데, 옆에 있던 카타리나씨가 먼저 먹기 시작 하기에 못 이기는체 하며 한입 베어 물고는,,, 와 ~
복숭아가 아니라 무슨 설탕에 절여 놓은 듯이 입안 한가득 복숭아의 향과 달콤함이 몸서리쳐질 지경이다.
한개, 두개,, 염치도 없이 골라놓은 복숭아를 정신없이 먹다보니, 배가 불러 더이상은 들어가질 않는다.
제일 굵은 것은 좀 비싼듯해 중간것을 한박스(10kg) 사고나니 상처난 복숭아를 검은비닐에 잔득 담아주며 적어서 미안
하다는 말을 전한다.. 후후 이것만 해도 삼일은 먹겠네...!
복숭아상자와 카타리나를 태우고 와 얻어온 복숭아로 아래층 정육점과 나눠가며 너스레를 떨으니, 요즘 복숭아 비싼데!
하며 받아들고는 무척이나 좋아한다, 그렇겠지.. 공짜 싫어할 사람이 어디 있겠어!?
일단은 그걸로 일전에 얻어 먹은 간, 천엽은 갚은샘 치고...
여하튼 이곳의 과일맛이 일품이란건 이걸로 충분히 입증이 됐을테고.. 일전에 얻어 먹은 전어 를 볼라치면..
가끔 허리의 통증으로 나를찾는 다사리의 어부가 한날은 전화로 전어 좋아해유..? 하길래, 얼른 그럼요!
금방 잡아왔다는 전어가 큰 자루에서 펄덕 거리느라 정신이 없을지경.. 얼른 갖다놓고 회를 치기시작해서
대가리 자르고, 지느러미를 다듬고 물에 씻어서는 도마에서 한마리, 두마리.. 거진 30 마리를 다듬어 회를 쳐서
공정형외과 김정주선생을 초대해, 몇일전 사다 놓았던 와인과 함께 전어회를 먹으니, 새삼 시골의 정취가 느껴져
뱃속의 포만감과 더불어 행복을 노래하고 싶을 지경 이었다, 그와중에 안사모회원인 농부세정 이가 냉동딸기를
몇 상자 들고 와서는 두고 먹으란다,, 고맙게 시리도...! 농번기 손님이 없어도 이맛에 위로가 되나보다.
오늘 인체12 경락의 마지막 강의를 끝내고 내려오며, 신원범교수님을 비롯해 많은 노고를 아끼지않은
여러분들과 함께 하지 못함이 너무 죄송스러워 이글로 나마 사죄를 드린다.
오늘만 날이 아니니 용서 하시고 앞으로 좋은기회가 있으리라는 기대를 가져 봅니다, 늘상 느끼는 것 이지만
제가 교육을 위해 올라갈때와 내려올때는 제 스스로가 많이 변화됨을 알게 됩니다.
그곳에서 제가 받은 깊은 애정과 사랑은 아마도, 남은 내인생 에서 가장 행복한 기억 이리라 생각 합니다.
오늘의 하일라이트였던 허선희교수님의 Aroma therapy 에 대해서도... 감사합니다.
첫댓글 감사합니다. 멋진 글솜씨.
신원범교수님의 식사초대에 응하지 못함이 못내 아쉬워서 지금도 가슴이 뭉클 하고 머리가 빙빙 합니다.
물론 제가 사전에 말씀 드리긴 했지만, 워낙 먹는걸 좋아 한다는 말을 자주했기에 아마도 제 심정을 이해
하시리라 짐작 하지만.. 거듭 많이 죄송 하다는 말씀을 올립니다.
추운 겨울이 코앞인데도 이곳의 아픈분들은 통증을 참아내는 신묘함이 왕성 하기에 그런것 인지..원 ~
앞으로의 풍요로움을 기대 하며, 오늘도 내일도 인내를 거듭해 보겠읍니다.
오늘 아침에는 어제의 Yang oil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위 와 비장 쪽이 많이 결려서 아침 미사를 궐했네요
아마도 좋은 징후 이리라 믿고 있읍니다, 늘 건강 하시고 행복 하시길..
언젠가 한번,,,ㅎㅎㅎ
수필책을 읽고 있는 듯해요. 감사합니다 ^^
이곳에 온지가 어느덧 3 년이 다되가는군요.. 물론 처음에는 시골의 정취가 날 마구 흔들어 정말 잘 왔다는 생각이
지배적 이었지만,, 지금은 경제의 동향 때문인지, 영~ 지루하기도 하답니다.
그런데도 서울 이나 인천같은 대도시에 올라가면 빨리내려오고 싶어서 안달이 나니...
급히 내려와서는 우두커니 있는데도 그렇다니까요. 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