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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감자바우가 제 아무리 유명하다 하더라도 정선 아라리 만큼 우리네 한국인들의 가슴 속 깊이 강원도의 서정을 연상시키는 것은 드물다. "날좀 보소 " 나 "와이리 좋노 와이리 좋노" 로 시작되는 발랄하면서도 뚝뚝한 밀양 아리랑이나 "문경새재는 웬 고개인가 구부야 구부야 눈물난다" 는 신명난 진도아리랑은 부르는 이들에게 기교나 화려함을 요구하는데 비해 정선아라리는 누구에게나 애처로움과 길고 부드러운 느낌을 들게한다.
오랜 옛날부터 해 뜨자 해 넘어간다는 두메 산골 정선 ,사람들은 하루하루 고달프고 쓸쓸한 삶을 소리로 풀어갔다. 첩첩 산골에 묻혀사는 설움, 시집살이에 대한 버거움, 어리거나 늙은 남편에 대한 원망과 그리움 등을 풍자와 해학으로 달래며 살아왔다. 가파른 산비탈에선 노동의 고통을 덜어주었고 잔치때면 어깨춤에 덩실덩실 잘도 넘어가는 소리였다. 새록새록 잠든 손자 손녀에겐 자장가가 되었으며 남녀간엔 말못할 사랑을 주고받는 언어가 되기도 했다. 숱한 세월을 거쳐오는 동안 시시때때로 만들어진 가사는 지금 밝혀진 것만 해도 천여 수가 넘는다. 그 소리 가운데는 소외되고 가난하면서도 낙천적으로 살아온 정선 사람들의 정서가 담겨있다. 시대마다 서로 다른 빛갈로 고스란히 쌓여 삶의 퇴적층을 이루고 있다고 표현하고 싶다. 정선 사람들은 이같은 삶의 소리를 "아라리" 라 부른다. 이렇다할 뚜렷한 이유가 없으면서도 아리랑 보다는 아라리가 좋다고 하는것은 오랜 세월동안 지켜온 자신들의 소리가 다른 아리랑과는 달라도 뭔가 다르다는 뿌듯한 생각 때문이다. "아라리" 또는 "정선아리랑"이라고 불려진 정선 아라리는 1971년 강원도 무형문화제 제1호로 지정되어 강원도를 가장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민요로 자리매김 하고있다.
정선 아라리의 발상지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장마 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든다.....) 누구나 정선 아라리 하면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로 시작되는 소리를 떠올리게 된다. 뭔가 예사롭지 않은 아픔이 배어있는 듯한 가사를 정선아라리의 1절 쯤으로 여기기도 한다. 막연하게나마 "만수산"은 고려의 수도였던 송도(지금의개성)에 있는 산이요 "먹구름"은 왕조의 위기를 뜻한다고 정선사람들은 지금도 믿고있다. 고려 말이니까 지금부터 6백여 년쯤 일이다.두 임금을 섬기지 않는다는 곧은 신념 하나를 목숨보다 더 높이 받들었던 선비들, 이들은 조선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갖은 회유와 유혹을 뿌리치고 송도의 두문동으로 들어간 72명의 유신들이었다. 그러나 이성계 일파를 지척에 두고 은거하던 이들은 곧 뿔뿔이 흩어졌다.
정선이 본관으로 고려의 마지막 공양왕때 좌산 기상시 형부상서 대제학을 지냈던 전오륜(全五倫) 을 비릇한 일곱 신하는 다시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남으로 내려와 정선 땅 낙동리에 은둔 생활을 시작하였다. 지금의 정선군 남면 거칠현리 이다. 거칠현리는 정선읍에서 약 40여리 쯤 남쪽에 있다. 예전같으면 구불구불하고 가파른 벼랑길 쇄재를 넘어와야 했지만, 지금은 터널이 뚫려 산마루를 내려오자 말자 다다르게 된다. 마을 입구에 ' 정선아리랑 발상지" 라는 표석이 반기는 거칠현리 는 앞에 백이산과 뒤에는 서운산을 배령으로 자리하고 있다. 중국 은나라때 수양산에 들어가 고사리를 케먹고 살았다는 백이숙제를 따온 백이산과 성서로운 구름이 머문 서운산에 가리워진 골짜기는 그러나 더 이상 은둔지라고 보기는 어려운 현실이되고 말았다.
석회석 개발을 하느라 오래전 부터 산을 들쑤셔 놓고 파헤쳐 놓았기 때문에 옛 모습이란 상상조차 하기 힘든 상황이라 지방주민들은 전한다.십여가구 남짓한 마을 입구에서 바라보면 별거 아닌 듯 하지만 계곡으로 난 산길을 따라 올라가면 기가 막혀 말이 나오지 않는다. 개발 논리에 밀려 정선아라리의 발상지 라고 자부하는 골짜기까지 파괴되는 현실을 두고보면 정선아라리 곡조만큼 애처롭고 서글픈 느낌이 북닫쳐 오름을 느낄수 있다.
정선아라리 가사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나를 넘겨주게
눈이 올라나 비가 올라나 억수 장마질라나 만수산 검은 구름이 막 모여온다
명사십리가 아니라면 해당화는 왜 피며 모춘삼월이 아니라면 두견새는 왜 울어
석서베 곤방치마를 둘렀을 망정 네까짓 하이칼라는 내 눈 밑으로 돈다
삼십육 년간 피지 못하던 무궁화꽃은 을유년 팔월 십오일에 만발했네
사발그릇이 깨어지면 두세 쪽이 나고 삼팔선이 깨어지면 한 덩어리로 뭉친다
정선의 구명은 무릉도원 아니냐 무릉도원은 어데 가고서 산만 충충하네
앞남산 참뻐꾸기는 초성도 좋다 세살 때 듣던 목소리 변치도 않았네
아우라지 뱃사공아 배좀 건너 주게 싸리골 올동박이 다 떨어진다
떨어진 동박은 낙엽이나 쌓이지 사시사철 님 그리워서 나는 못살겠네
정둔 님이 오셨는데 수인사를 못하고 행주치마 입에물고 눈으로만 반기네
정선읍네 물레방아는 물살을 안고 도는데 우리집 서방님은 날 안고 돌줄 모르나
저건너 저 묵밭은 작년에도 묵더니 올해도 날과같이 또 한해를 묵네
우리 어머니 날 길러서 한양서울 준댔죠 한양 서울 못줄 망정 골라골라 주세요
한치 뒷산에 곤드레 딱주기 님의 맛만 같다면 올같은 흉년에도 봄 살이 나지
네 팔자나 내 팔자나 이불 담요 깔겠나 마틀 마틀 장석자리에 깊은 정 들자
밥 한 냄비를 달달 볶아서 간난이 아버지 드리고 간난이 하고 나하고는 저녁 굶어자자
꼴두바우 중석광허가는 다달이 연연이 나는데 처녀총각 잠자리 허가는 왜 아니나나
당신이 생각을 날만치만 한다면 가시밭이 천리라도 신발벗고 와요
정선읍네 일백오십호 몽땅 잠드려 놓고서 임호장네 맏며느리 데리고 성마령을 넘자
앞남산 딱따구리는 생구멍도 뚫는데 우리집 저 멍텅구리는 뚫어진 구멍도 못뚫네
영감아 홍감아 집 잘 보고있거라 잠자리 팔아서 엿사다 주께
오늘 갈런지 내일 갈런지 정수정망이 없는데 맨드라미 줄봉숭아는 왜 심어놨나
간다지 못간다지 얼마나 울었소 송정암 나루터가 한강수가 되었소
시아버지 죽으니 사랑이 넓어 좋더니 시어마니 죽으니 안방이 넓어 좋구나
시집온지 사흘만에 바가지 장단 첬더니 시아버지가 나오시더니 엉덩이 춤만추네
원수의 백발이 오지마라고 가시성을 쌓더니 요 몹쓸놈의 원수백발이 앞을 질러왔네
개구장가에 포름포름 날가자고 하더니 온산천이 어우러져도 날가자고 안하네
황세여울 된꼬까리 떼 무사히 지났으니 만지산 전산옥이야 술판차려 놓게
정선아라리(북한에서 불리는 정선아리랑)
강원도 금강산 일만 이천봉 팔만 구암자 유점사 법당뒤에 칠성단 돋우모고 팔자에 없는 아들딸 낳으라고 백일정성 석달열흘 기도 노구매 적성을 말고 타관객리 외로운 사람 괄시 말라
강원도 금강산 일만이천봉 봉우리마다 해금강 밑으로 히끗히끗 비는데 우리님 신관은 어데가고 아니 보이나
임자당신 날 싫다고 울치고 담치고 열무김치 소금치고 배추김치 소금치고 칼로 물빈듯 삭돌아 서드니 이천 팔백리 다 못가서 날 찾노라
정선아라리(중국 길림성에서 불리는 정선아리랑)
세월이 갈라면 니 혼자 가지 알뜰한 요 청춘을 왜 데리구 갔나
우리두 언제나 돈불아 가지구 님과 같이 근심없이 살다가 세상 뜨겠소
너는 죽어서 자동차 되고 나는 죽어서 운전수 되지
금전을 주어서 세월을 못사나니 알뜰한 세월을 허송치 맙시다
배달의 동포야 굶주리지 말고 힘대힘대 일하여 자수성가 합시다
먹고살 재산이 없다고 탄식을 말고서 힘대힘대 일하며 오붓하게 삽시다
부처님만 믿으면 극락가나 제마음이 곧아야 극락가지
노자노자 한나이 젊어노자 나이많고 백숙이 되며는 다 허사로구나
예수나 믿었다면 천당이나 가지 이웃 색시 믿다보니 림시 랑패 아닌가
강원도 금강산 일만 이천봉 구함사절 부처님 전에 량연에 초밝히고 아들딸 날라고 산제불공 말고 내문전에 들은 손님 괄세를 마오
소복단장 곱게하고 무지공산 썩 들어가서 명색없는 바윗돌에 백지한장 깔고 두 무릎 꿇고 초불켜고 신령님께 아들딸 낳게 해달라고 두손모아 싹싹 빌지말고 야밤중에 오신 손님네들 괄세 마라 너나 내나 죽어지면 석새배 한필에 돌동감아 노가지나무 열두대 서른두명 우데군에 북망산천 찾아갈세 어호넘차 올라가서 발락자빠져 폭폭 썩어질 인생을 이후 맘일랑 도척같이 먹지마시오 중략
정선아라리(중국 흑룡강성에서 불리는 정선아리랑)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 아리랑 고개로 넘어간다
눈이 올레나 비가 올레나 억수장마 질레나 구보산 검은 구름이 모여든다
산차지 땅차지는 왜놈 차지요 일차지 고생차지는 우리조선 동포라
무심한 기차는 날실어다 놓고 환고향 시킬줄 을 내가 왜 모르나 |
첫댓글 원민님 고마워유.......... 편안 하시지용............
항상 못잊어 하노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