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는 한국교회의 복음주의적인 입장을 대변하는 단체로 41년 전인 1981년에 창립되었다.
한복협은 매월 두 번째 금요일 아침 7시에 회원 교회를 돌아가며 조찬기도회 및 발표회를 갖고 있다.
발표회는 그 때 교회와 사회의 관심을 끌고 있는 이슈들 가운데 하나를 주제로 선정하여 두 명의 전문가가 발표를 하고 참석자들이 질의하고 응답을 듣는 형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주최하는 기관이 연륜을 지닌 무게 있는 단체이고 발표자들이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어서 한복협의 발표회는 언제나 매스컴의 주목을 받고 있다.
올해 1월의 발표회는 14일에 “기독교인의 정치참여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주제로 신촌성결교회(담임목사 박노훈)에서 열렸고, 2월의 발표회는“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중국과 중국교회”라는 주제로 11일에 온누리교회(담임목사 이재훈)의 양재성전에서 열렸다.
한복협이 2월의 주제를 “기독교적 관점에서 본 중국과 중국교회”로 정한 이유는 세 가지였다.
하나는, 그 때가 제24회 베이징동계올림픽이 열리는 때이어서 세계의 이목이 베이징에 집중되어 있는 때이어서 시의 적절한 주제라고 여겨졌기 때문이고,
또 하나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날로 심해지고 있는데 그 일이 중국교회에 어떤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알아보기 위함이고,
마지막 하나는 중국정부의 기독교 탄압이 날로 심해지고 있다는 소식이 이어지고 있는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기도해야 할 것인가 찾기 위해서였다.
한복협의 발표회에는 보통 30명 내외가 참석을 한다.
2월 발표회가 열리는 온누리교회 양재성전은 지하철과 버스 등 대중교통의 정류장에서 거리가 좀 떨어진 곳이어서 참석자 숫자가 줄어들지 않을까 염려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반대로 50명 내외가 참석했다.
참석자 숫자가 늘어난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했는데 중국에 대한 관심이 크기 때문이라는 점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라고 생각되었다.
발표회 전에 기도회 순서가 있는데 2월 기도회의 설교자는 오정현 목사(사랑의교회 담임)이었다.
사랑의교회는 한중국제우호협력재단을 통해 중국사역을 다각적으로 펼치고 있는데 여기에서 발행하고 있는 계간 <WITH CHINA 3.0>은 관계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오정현 목사는 이 날 선교에서 중국 사역에 꼭 필요한 것은 성령, 환상, 복음임을 강조했다.
발표회의 첫 순서를 맡은 마민호 교수(한동대 국제어문학부)는 <중국을 주께로>의 편집 자문위원 가운데 한 분이기도 하다.
마 교수는 “역사적으로 중국은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나라이며 특히 G-2로 부상한 중국은 한반도의 안정과 번영에 매우 중요한 나라입니다”라는 말로 참석자들의 공감과 관심을 불러 일으키는 것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이어 “중국이라는 말은 ‘나라의 중심’이라는 보통명사입니다. 세종대왕께서 훈민정음 서문에서 나라 말씀이 중국과 다르다고 하실 때의 중국도 그런 뜻입니다. 중국이 국호로 사용된 것은 1912년 중화민국과 1949년 중화인민공화국 이후입니다.”라고 밝혀, 필자를 비롯해서 많은 사람들이 가지고 있던 잘못된 고정관념을 깨뜨려 주었다.
“현재 중국의 종교 신앙의 자유는 보장돠지만 종교 활동의 자유는 당과 정부에 의해 제한되고 있습니다.” “중국은 정치가 종교를 통제하는 이정공종(以政控宗)의 나라입니다” 할 때 여러 참석자들이 고개를 끄덕였다.
마 교수는 또 “시진핑은 홀로 유난히 커진(一敎獨大) 기독교를 위험한 존재로 보고 있으며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교중국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토착화가 아닌 정치공작으로 종교의 사회주의화를 의미합니다”라고 하였는데 여러 사람의 얼굴에 염려하는 빛이 스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마민호 교수는 “중국의 전통적인 종교 통제정책과 공산당의 종교 통제 정책에도 하나님은 중국복음화를 위한 당신의 계획을 이뤄가고 계십니다. 우리는 냉철하게 현실도 바라보아야 하지만 그러나 기대와 소망으로 하나님께 우리가 바라는 것, 보지 못하는 것들의 실상과 증거를 위해 기도함으로 나가야 합니다.”라는 말로 많은 박수를 받으며 발표를 끝냈다.
이것은 여담이지만 한복협의 발표회 다음날인 12일(토)에는 기독교통일포럼의 2월 정기모임이 서초구 반포동에 있는 남산감리교회(담임목사 이원재)에서 있었는데 마민호 교수는 이 모임에서도 “미․중 갈등 속에 중국의 변화와 한반도”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다. 마 교수는 포항에서 생활하고 있는 분인데 모처럼 서울에 오셨으니 하루 더 머물며 수고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들여 이렇게 된 것이다.
기독교통일포럼이 열리는 남산감리교회는 김일성광장 옆에 있는 인민대학습당 자리에 있었던 평양 남산현감리교회에 출석하다가 월남한 교인들이 중심이 되어 세운 교회이다.
처음에는 서울 회현동에 있다가 그 지역의 재개발로 반포로 이전을 했는데 모체가 남산현교회라는 점을 생각하며 남산교회라는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그런데 이 날 마 교수가 내비게이션에 남산교회를 입력하니까 남산동에 있는 남산교회가 먼저 떠서 당연히 그 교회인줄 알고 남산동으로 갔다가 아니라는 것을 알고 급하게 반포동의 남산교회로 달려오는 촌극이 빚어졌다.
기독교통일포럼의 정기 모임에도 평소의 배 가까운 인원이 대면과 비대면(줌)을 통해 참석했다.
‘몰랐더니 중국에 대한 관심이 의외로 높구나!’하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한복협 발표회의 두 번째 발표자는 CGNTV 경영본부장인 함태경 박사였다.
함태경 박사는 “시진핑(習近平) 시대의 중국교회의 길”이라는 제목으로 발표를 했는데 그는 사전에 A4 용지 33쪽에 이르는 강의원고를 제출하였다.
그 것을 200자 원고지로 환산해보니 무려 300매가 넘는 분량이었다.
이 원고에는 85개의 각주가 달려 있는데 그 가운데 32개가 <중국을 주께로>에서 인용한 것이었다.
<중국을 주께로>가 중국사역에 있어서 한 몫을 잘 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삼스럽게 깨달을 수 있었다.
함태경 박사는 이 글에서 중국교회가 걸어온 길, 중국교회를 포위하는 중국공산당, 중국교회가 걸어가야 할 길, 한국을 비롯해 세계교회를 위한 솔루션에 대해, 다시 말해 중국사역 전반에 대해 언급했는데 함 박사가 “중국교회의 본질은 양작 성장에 있는 것이 아니라 ᅟᅢᆻ음의 본질과 기독교인의 사명의 본질을 회복하고 실현하는 데 맞춰져야 한다. 주일에만 교회를 찾아 신앙생활을 하는 게 아니라 ‘하나님의 편지’로서 매일, 일상의 삶 속에서 영향력 있는 기독교인들로 살아가는 생활신앙을 구현하려고 애쓴다면 중국공산당이 추구하는 ‘기독교의 중국화를 뛰어넘어 ’상황하한 중국기독교를 오히려 역으로 제시할 수 있지 않을까” 할 때 참석자들의 얼굴에 공감의 빛이 떠오르는 것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함 박사의 발표를 통해 종교 관련 업무를 담당해온 국가종교사무국이 통일전선공작부(통전부)에 흡수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많이 놀랐다.
중국의 종교업무가 당 통전부의 관할하에 있다는 것은 잘 알려진 일인데(북한도 마찬가지이다) 이렇게 기구까지 통합할 줄은 예상치 못하던 일이다. 한마디로 해서 당의 종교관리 감독이 더욱 공고해진 것이다.
중국의 통일전선은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인 주요모순을 타격하기 위해 그 다음 문제인 차요모순(마 교수는 ‘부차모순’이라고 했다)에 대해서는 관용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을 골간으로 하고 있는데 덩사오핑까지는 주요모순이 경제성장이었고 종교와 민족모순은 차요모순이었다.
그런데 경제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면서 이제는 차요모순이었던 종교와 민족 문제가 주요모순으로 전환되었음을 분명히 했다. 마민호 교수는 따라서 종교 문제는 더 이상 관용의 대상이 아니며 타격대상이 되어 대대적인 통제가 진행되고 있고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종교에 대한 탄압은 지속될 뿐만 아니라 더욱 강화될 것이라는 점애 데헤서는 마․함 두 분이 견해를 같이 하고 있었다.
발표가 끝나고 질의 응담 순서가 되었다.
평소에는 질의응답이 그리 활기를 띠는 편이 아닌데 이 날은 달랐다.
사회를 보던 김윤희 총장(횃불트리니티대 부총장)부터 “나도 하나 질문하겠다”하고 나설 정도였다.
여러 사람이 제기한 질문은 중국의 기독교인 숫자에 대한 것이었다. 마민호 교수는 “현재 비공식적으로 중국의 기독교 인구는 최대 1억 5천에서 2억명을 추산하고 았다. 대만의 복음화율이 6%인데 비해 중국의 복음화율은 10~15%로 추엉된다”고 했는데 “내가 들은 것은 것과는 다르다” “사실이냐?“ 묻는 분들이 여럿 있었다.
모든 순서를 마무리 하기 위해 단에 오른 한복협 회장 최이우 목사(종교교회 담임)이 “오늘은 부흥회 했네요” 할 정도로 발표와 질문의 열기가 대단했다.
2월의 발표회는 평상시보다 많이 늦은 시간에 끝이 났다.
발표회 장소를 뒤로 하고 나오면서 “오늘 참 많이 배웠다”고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중국사역에 대한 관심이 적지 않네!‘하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중국을 주께로> 2022년 3월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