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의 질주 2012년도 전주대회
태풍 산바
한반도 상륙이 언제 인가.
조마조마 하게 가슴 졸이며 전주대회를 준비하고 훈련했다.
체력훈련에 스케이팅훈련
최선을 다해 준비를 해 나가지만 정작 중요한 일주일엔
웬일인지 마음이 답답하고 신경이 쓰인다.
그리고
사무실 과 집안일이 겹치며 그냥 허무하게 놓쳐버렸다.
미치겠다. 전번 생활체육대축전 때도 일주일이란 시간이
오차가 생겨 중요한 연습을 못하고 올라 갔는데
이번 전주대회도 훈련을 다 소화하지 못하고 올라간다.
그래
참가해서 그 대회의 분위기를 느끼고 다음을 기약한다.
원은
이번에 게임운영을 잘만하다면 충분히 성적을 낼 수 있다
다만 걱정되는 것은 그날의 컨디션이고 대회장 도로 상태다
더구나 태풍이 오는 싯점이라 비라도 내린다면 정말 최악이다.
걱정, 고민 모두 안고서
토요일 오후 3시30분 광주행 비행기로 출발했다.
바람 영향인지 대기가 불안정해서 비행기는 심하게 흔들린다.
덜컹 거릴 때마다 심장이 쿵쾅 거리며 가슴은 두근두근 거린다.
무사히 광주공항에 안착한 비행기.
서둘러 게이트를 빠져나가 수화물를 찾고
광주 시외버스터미널까지 택시로...............
그리고
다시 시외버스로 전주로 향하다.
전주까지는 1시간30분정도 걸린다.
버스에서 피곤함을 달래려 눈을 감는다.
오후 5시경
전주종합터미널에서 종합경기장까지는 15분정도의 거리다.
이곳에서 숙소를 정하고 아침 일찍 대회장소로 가는 것이 좋을 듯
하다는 의견에 식당이 많고 슈퍼, 마트가 있는 곳에 숙소를 정하고
짐을 풀었다. 그리고 간단하게 샤워를 마치고 저녁식사를 하기로 하다.
전주하면 비빔밥 아닌가.
근처에 전주비빔밥이라 쓰여진 식당으로 들어섰다.
인심 좋은 이모와 딸인 듯한 두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어 기분이 상쾌했다.
난 비빔밥
원이는 해장국
야채를 듬뿍 넣은 비빔밥이 나오고
빨간색이 해장국이 나온다.
역시 비빔밥은 담백하니 맛이 깔끔했다.
해장국도 일품이다.
배부르게 저녁식사를 마치고 근처에 있는 마트로 발길을 돌렸다.
내일 아침 간단하게 먹을 바나나, 쵸콜릿, 음료 등을 구입했다.
그리고는 곧바로 숙소로 슝.....
숙소에서 영화 페이스메이커(김명민주연 마라톤 영화, 제주 서귀포 강창학구장에서 촬영을 했다.)를
다운 받아서 감상을 하고 잠을 청하다.
아침까지 푹 잤다.
눈을 뜨고 제일 먼저 확인한 것은 하늘이다.
오늘 아침부터 비 날씨가 예보된지라 걱정 되어서다.
다행이도 비는 내리지 않고 있다.
차츰 어찌 될지는 모르지만 지금까지는 괜찮다.
오전 6시30분
눈을 뜨자마자 바로 샤워를 하고 간단하게 바나나로 아침을
해결한다.
숙소를 나서 바로 대회장으로 택시를 탔다.
금세 도착한 대회장엔 관계자분들이 분주하게 준비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제주부스가 있는지 한바퀴 둘러 봤는데 역시나 없다.
할 수 없이 나의 벗들이 있는 경기도 고양시 부스에 짐을 잠시 의탁하기로 했다.
스트래칭으로 근육을 풀어 준다.
그리고 런닝 종합경기장 둘레를 달리는 데 빗방울이 한방울씩 떨어진다.
젠장...... 빗속의 질주가 이어지겠군..
이때 필요한 휠이 스톰(우중)휠인데 아쉽다.
다른 사람들은 전부다 스톰(우중)휠로 갈아 끼는데 우리들은 없다.
현금이라도 넉넉했으면 구입해서라도 장착할 텐데 아쉽게도 없다
그래도 이런 날 뛴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좋은 경험이기에
조심해서 넘어지지만 말자라고 다짐을 해 본다.
우리들의 준비운동은 몇분이고 계속해서 진행됐다.
비가 내리는 데도 약간 땀이 날 정도로 워밍업을 했다.
적당히 몸 상태가 올라온다.
다시 스트래칭을 하고 스케이트를 신었다.
비는 굵은 빗방울로 변하고 도로는 흥건하게 젖어 갔다.
스케이트를 신고 비에 젖은 도로 적응을 위해 주행을 한다.
원이는 어디로 갔는지 보이지도 않는다.
출발 시간이 된 것 같아 물 한 모금 마시고
물통 하나 들고 원이를 찾으러 갔는데 아무리 봐도 없다.
그리고 분위기가 싸해서 출발했는지를 다른 선수들에게 물었더니
이미 중년부까지 출발했다고 한다.
에이궁 젠장 할 .......ㅋㅋㅋ
난 곧바로 출발.
혼자서 신나게 달린다.
그렇게 5km정도를 달리는데 권쌤이 바이크 뒤에서 심판을 보며
달리라고 싸인을 보낸다.
젖은 노면은 계속해서 미끌리며 푸쉬를 힘들게 한다.
숨은 가빠오고 선두는 이미 보이지도 않는다...
그럴 수밖에 출발을 워낙 늦게 하다보니 내가 출발을 했을 땐
이미 게임 끝.........ㅋㅋㅋ
에이 천천히 관광모드로 해서 오늘을 즐기자.
이곳저곳을 살피면서 천천히 달려간다.
그렇게 가다가 지쳐하는 몇 사람이 보여 뒤에 팩을 붙게 하고
천천히 호흡을 돌릴 수 있게 조절하며 선두에서 이끌어 준다.
(골인지점)
초등부 애들에게는 힘내라고 응원을 보내고
어른들은 뒤에서 호흡을 조절할 수 있게 해준다.
그렇게 비 오는 거리를 쉼 없이 즐기면서 달렸다.
나의 전주대회
그렇게 어이없게 끝을 맺었지만
나보다는 원이가 궁금해진다.
이 녀석 반환점까진 선두에서 잘 달리고 있었다.
그렇게 끝까지 달렸다면 충분히 순위에 붙었을 것이다.
(15km 근방 여자청년부 선두)
난 골인점을 통과하자마자
원이를 찾았고 어떻게 됐는지를 물었다.
15km지점에서 넘어졌다고 그걸로 끝이었다.
약간이 오르막지점 이곳에서 한번 치고 다시 내리막에서 한번더
치고 나간다면 게임은 끝이 난다.
근데 이 녀석 앞으로 치고 나갈려다 빗물에 미끌리며 넘어졌다.
다행이 상처는 없었다.
스톰휠이 그렇게 생각나게 했다.
이미 대회는 종료했고 성적은 예상대로 나오지 않았지만
빗길에서의 스케이팅....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몸으로 체득했다.
아쉽지만 다음을 기약하는 수밖에 없다.
우리들은 태풍이 올라온다는 소식에 점심식사도 거른 체
바로 광주공항으로 그리곤 곧바로 접수대로 한달음에 달린다.
다행이 비행기표는 3시30분께 있어 예약을 하고 구입했다.
그래놓고 늦은 점심식사를 공항식당에서 간단하게 해결을 했다.
시간은 흐르고 마음은 조마조마 게시판엔 결항이 뜨기 시작한다.
어느새 5시 이후 비행은 전부 결항......
설마 우리가 타고 갈 비행기는 결항이 아니겠지
두근두근 거리는 마음 진정이 되지를 않는다.
공항 서점으로 달려가 책 한권을 구입하고 한쪽 의자에 앉아
책을 읽으며 초초하게 기다린다.
3시......
그리고 다시 30분 우리들은 항공기 안 좌석에 앉아 있다.
잠시 후 안내방송이 흘러나오고
굉음소리와 함께 대지를 박차고 하늘로 솟아오른다.
휴,
가긴 가는 구나 근데 이 넘이 비행은 고행이다.
얼마나 대기가 불안정한지 제주공항에 도착하는 내내 흔들거린다.
왜 아니 그러겠는가.
태풍 산바가 상륙하는데 정상적인 비행이라면 그게 이상한 것이다.
하늘에서 보낸 40여분은 긴장이 연속이었다.
시간이 흐르자
제주 섬이 보이고 한라산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그리고 바퀴가 내려지고 얼마 없어 쿵쾅거리며 안착을 했다.
제주공항에도 비는 내리고 있었다.
바람이 섬 제주.
태풍이 영향은 아직까진 덜 한지 그리 심하지 않다.
바로 리무진버스를 타고 서귀포로 가다.
마음은 편안하고 뒤돌아 본 전주대회는 아쉽기만 하다.
그러나 경험으론 아주 좋은 기회였고 나의 또 하나의 추억은
그렇게 차곡차곡 쌓여 갔다.
더구나 빗속에서의 질주는 정말 기분 좋은 질주라는 생각이 든다.
다만 아쉬운 것은 출발시간에 전부 다 모일 수 있게 부수가 설치 된 곳까지 스피커가 들릴 수 있게 했으면 하는 생각을 해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