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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비공개 입니다
바위를 오른다는 것은 산을 오른다는 뜻이 된다.
다시 말해 산을 오른다면 바위도 올라야 한다는 말이다.
산을 오르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되었던, 근대의 암벽등반 기술은 말 그대로 수식어가 붙지 않은 암벽등반이었다.
그러나 20세기 말부터 인공등반과 자유등반으로 구분되어 각기 서로의 영역을 넓혀나갔다.
인공등반은 섬세한 장비 개발을 이루며 대암벽등반의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자유등반은 암벽등반에 스포츠적 형식을 갖춘 스포츠클라이밍에서 경쟁적인 경기등반으로까지 보급, 확산되었다.
쉽게 생각해, 자유등반이란 바위만 잡고 올라가는 것이고, 인공등반이란 확보물에 의지해서 올라가는 것을 말한다.
확보물이란 암벽등반에서 항상 예상되는 추락에 대한 방지책으로 암벽에 견고하게 지지시키는 인공적인 장비다.
이런 확보물들은 여러 종류가 있지만 자유등반과 인공등반에서 쓰이는 용도는 비슷하다.
하지만 그 확보물을 잡고 올라갔느냐, 잡지 않고 올라갔느냐에 따라서 자유등반과 인공등반을 따지게 된다.
1980년대 초 우리나라에 불기 시작한 자유등반의 열기는 분명 세계 등반사에 불어닥친 혁명적 열풍이랄 수 있지만, 이 새로운 자유등반 사조는 인간 본질적 행위에 좀더 가깝게 접근하려고 꾸준히 이어져 내려온 것이다.
인간이 처음에 암벽을 올랐다면 분명 맨손과 맨발이었을 것이고, 그러다가 맨몸으로 오를 수 없는 곳은 어떤 도구를 이용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이 맨몸으로 오를 수밖에 없는 원초적인 오름짓이 바로 자유등반일 수밖에 없다.
그래서 새로운 자유등반의 열풍이 불던 그 당시에 ‘어려운 자유등반(Hard Free)’이란 이름을 붙이게 됐다.
이 어려운 자유등반의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전에 암벽등반은 분명 인공등반이었다.
소위 ‘볼트따기’의 가벼운 정도의 확보물에 의지도, 그러나 이때에도 분명한 것은 되도록 확보물에 의지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있었다.
즉, 줄사다리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좀더 어려운 슬링 정도를 사용하려 했었고, 보다 어려운 볼트따기를 하려고 했었다.
이런식의 등반은 분명 좀 더 어려움의 등반을 추구하려는 의지였다.
인공등반의 개념이나, 자유등반의 개념에서 등반을 추구했던 것이 아니라, 그저 어려운 암벽등반의 추구였다.
그러나 이러한 어려운 암벽등반의 추구가 바로 어려운 자유등반의 모태였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어쨌든 그 당시에 이런 등반 모두를 암벽등반이라고 지칭했고, 다만 줄사다리를 꼭 이용하여 오르는 것을 인공등반이라고 했을 뿐이다.
80년대 중반부터 어려운 자유등반 행위가 확산 보급되면서, 인공등반적 어려운 암벽등반이 퇴조를 보이게 되었다.
더욱이 줄사다리를 이용하는 인공등반은 더욱 퇴조를 보여 90년대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점점 찾아보기 힘들게 되었다.
세계의 등반사는 그렇지 않았다.
인공등반이 더욱 발전해나갔고, 고산의 거벽에까지 진출하여 첨예적인 등반을 이루곤 했다.
1960년 미국에 존 할린이 이끄는 아이거 북벽 직등 등반대는 미국의 전설적인 인공등반가 레이튼 코어의 인공등반기술에 힘입어 아이거 직등을 이룩했다.
이처럼 인공등반기술은 인간이 오르고 싶은, 즉 함부로 오를 수 없는 깎아지른 암벽을 오르게끔 했다.
인공등반기술은 바로 그 엄청난 등반가의 욕구를 채워주는 등반기술임이 분명했다.
이런 인공등반기술이 엄청난 벽을 등반해내는 중요하고 어려운 기술인 것만큼 기술 숙지 또한 중요하고 매우 어렵다.
복잡 다양한 여러 가지 기술들을 자기 몸에 익숙하게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에 안전한 곳에서 반복적인 연습을 요구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인공등반기술이 순수한 암벽인 대암벽만 오르는 기술은 아니며, 눈과 얼음이 덮인 거벽에서도 중요한 등반기술이 된다.
어쩌면 인공등반기술은 대암벽보다는 거벽을 오르기 위한 궁극적인 목표일 수 있다.
그래서 인공등반 기술의 연마를 순수한 암벽인 대암벽에서 먼저 찾으려 함이 순서일 것이다.
인공등반기술이 대암벽이나 거벽을 오르는 등반기술로 더 발전했지만, 사실 장비의 개발에 의한 발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장비의 의존도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인데 결국 인공등반은 장비의 개발에 따라서 등반성도 그만큼 높아지게 된다.
어쨌든 대암벽이든 거벽이든 모두 인공등반기술에 그 기초를 두게 된다.
인공등반에 필요한 장비와 그 운용법
대암벽의 인공등반에 필요한 장비로는 크게 등반구와 확보물로 나눌 수 있다.
주요 등반구로는 안전벨트, 피피 훅, 데이지 체인, 줄사다리, 이중 기어랙, 웨빙, 로프, 해머, 피톤 회수기, 너트 회수기, 주마, 주마스탭, 도르레, 신발, 무릎 보호대, 장갑, 허공 의자, 홀백, 포타레지, 물통, 덕테이프 등을 들 수 있고, 확보물로는 캠, 슬라이더, 너트, 피톤, 훅, 볼트세트를 들 수 있다.
이런 장비들의 종류와 사용법을 잘 아는 것이, 곧 능숙한 등반기술이다.
또 몇가지 장비들에 덧붙여진 등반기술은 거벽이나 대암벽등반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는데, 홀링, 주마링 기술 등이 그것이다.
● 안전벨트와 피피 훅
패드는 대체로 두껍고 넓은 것이 좋으나 필요 이상으로 투박한 것은 좋지 않다.
특히 인공등반 전용 안전벨트는 허리 뒷부분을 넓게 감싸는 패드가 매우 투박해 편안함을 주지만, 그 편안함보다는 오히려 등반의 활동성에 더 중점을 두는 것이 좋다.
아무리 대암벽 인공등반이라고 해도 어차피 안전벨트에만 매달려 있을 순 없고, 또 자유등반 구간도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주 사용하지 않는 값비싼 인공등반용 안전벨트를 갖추는 것보다는 일반적인 자유등반도 겸할 수 있는 정도면 적당하다.
다만, 중요하게 선택해야 할 부분은 레그 루프(Leg Roof)형 안전벨트, 즉, 다리 밴드에 풀었다 조였다 하는 조임새가 있어야 한다.
특히 여성용은 레그 루프형이어야만 편리하다.
피피 훅은 안전벨트에 짧게 걸려있도록 해야 한다. 왜냐하면 몸을 최대 높이까지 끌어올려 손쉽고 빠르게 훅을 걸기 위해서인데, 이는 몸을 높이 끌어올릴수록 다음 확보물 설치를 멀리 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데이지 체인과 줄사다리
자기 확보줄인 데이지 체인은 안전벨트에 연결한 후 자신의 팔 길이와 비슷해야지 짧아선 안되고, 또한 그 끝을 줄사다리에 연결시켜야만 한다
. 최대한 높이 설치한 확보물에 줄사다리를 걸 수 있는 여유분의 데이지 체인 길이가 있어야 편리하기 때문이다.
데이지 체인의 길이가 너무 길면 등반할 때 번잡하다.
또 데이지 체인은 줄사다리를 손에서 놓쳤을 때, 확보물이 빠져 추락했을 때 확보물이나 줄사다리를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밖에 데이지 체인은 확보거리를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허공의자나 홀백의 거리 조종에 긴요하게 쓰이게 된다.
줄사다리는 설치된 확보물에 연결해서, 몸을 쉽게 위로 올릴 수 있는 이동식 발계단인데, 그 계단의 발판 수와 모양이 조금씩 다르다.
발판의 수는 키와 연관이 있다. 예를 들어 키가 크면 6단 짜리 발판을 사용해야하고, 작으면 5단 짜리를 사용해야 적당한데, 일반적인 규격의 줄사다리인 경우 180센티미터를 기준해 상하로 결정하면 될 것 같다.
또한 줄사다리에는 싱글과 더블이 있다.
이는 아무래도 몸을 위로 끌어 올리는 움직임에 있어서, 싱글보다는 더블 줄사다리가 편리하지만 번잡하다는 단점이 있다.
싱글 줄사다리는 그 반대라고 생각하면 된다. 이런 줄사다리에 없어서 안될 게 있다면 보조 발판과 보조 고리다.
보조 발판은 상단 발판 두개에만 있으면 되는데, 이는 확보물을 더 높이 설치해야만 하는 곳에서 긴요하게 쓰인다.
또 보조 고리는 몸을 유지하는 일종에 손잡이지만 데이지 체인을 연결하는 연결 고리로 사용된다.
● 이중 기어랙
기어랙은 어깨 장비걸이다.
기어랙이 이중으로 되어있어야 하는 것은 많은 장비를 몸에 균형있게 착용하기 위해서다.
이중 기어랙에는 서로 다른 장비들을 종류별로 나누어 걸 수 있는 여러개의 고리들이 있어야만 편리하게 사용될 수 있다.
이중 기어랙의 패드는 알맞게 두꺼워야만, 많은 장비의 무게로 인한 어깨의 피로를 덜 수가 있다.
● 웨빙
웨빙은 등반중 쓰이는 데가 너무 많다.
구석진 곳에 확보물을 설치하면 로프의 꺾임이 심해지기 때문에 로프의 흐름이 나빠져 등반이 어렵게 된다.
또 인공등반에서 확보물 설치는 당연히 많아지기 때문에 로프의 꺾임이 작아도 그 수가 많아지면 등반이 어렵게 되기는 마찬가지다.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웨빙인데, 자유등반에서 퀵드로 사용하는 것과 같은 방법이나, 길이를 간단하게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기 때문에 효과적이다.
그 소모량은 확보물 설치의 정도에 따라서 꽤 많아 질 수가 있다.
이밖에 안전한 확보지점을 만들 때나 홀링, 정돈된 장비정리, 포타레지 설치 등에도 웨빙의 소모가 많아지게 된다.
보통 20∼30개 정도 소요되며, 그 크기는 띠를 접었을 때 55∼60센티미터가 적당하다.
● 로프
로프는 등반용과 홀링용 2개를 사용해야 한다.
즉 등반용은 일반적인 암벽등반 때와 같이 안전벨트 앞에 묶고, 홀링용은 안전벨트 뒤에 묶어야 한다. 이는 두 줄이 꼬여 번잡해지는 것은 피하기 위해서다. 등반용 로프의 굵기는 일반적인 암벽등반에서 사용하는 10∼11밀리미터 사이에서 선택하며 되고, 길이도 50∼60미터 사이에서 선택하면 된다.
그러나 로프에는 등반 용도에 맞는 종류들이 있다. 거벽이나 대암벽용, 스포츠 클라이밍용, 인도어 클라이밍용, 고정로프용, 이중로프용 등이 그것인데, 대암벽용은 암각의 예각에 대한 충격 하중이 강한 것을 사용해야한다.
그렇다고 다른 용도의 로프를 사용하면 안된다는 것은 아니다.
로프의 굵기와 길이가 적당하다면 사용하는 데 무리는 없으나 되도록 대암벽에 맞는 로프를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요세미티 엘캐피탄에 있는 루트들을 등반해 본 필자의 경험으로 비추어 봤을 때, 대암벽용 로프가 아니라도 굵기는 10.5밀리미터, 길이 55미터가 가장 적당할 것 같다.
홀링용 로프는 단지 짐을 끌어올리는 데 주로 사용하기에 때문에, 무게를 줄일 수 있는 8∼9밀리미터 정도의 굵기면 적당하다.
● 해머와 피톤 회수기
피톤(하켄) 사용은 해머가 있어야 한다.
인공등반용 해머는 조금 무거운 것을 선호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대암벽등반에서는 요세미티 해머라는 제품을 주로 사용했는데 상당히 무겁다.
해머가 무거워야만 했던 이유는 요즘 같이 좋은 확보물이 없었던 때에 대형 피톤들, 즉 대형 앵글피톤이나 봉봉피톤을 주로 사용했을 때에는 해머가 크지 않으면 설치하기가 힘들었다.
그 시절에 쓰던 무거운 해머들이 지금도 변화를 갖지 않고 그 무거움을 그대로 유지하여 내려온 듯 한데, 요즘에는 그런 대형 피톤이 사용되는 곳은 캠으로 대체되고, 주로 나이프나 소형 앵글피톤 정도를 사용하기 때문에 해머가 너무 무거울 필요는 없다.
물론 무거운 해머가 피톤을 쉽게 박히게 하겠지만, 그러나 선등자의 장비 무게를 최대한 줄이는 게 오히려 등반성을 위한 면에서 좋을 것 같다.
선등자용 해머는 나무에 소형 못을 박을 수 있는 무게 정도의 해머면 족할 것 같다.
그러나 후등자의 피톤 회수용 해머는 무거운 것이 유리하다. 요세미티 해머는 무겁고, 해머 머리에 카라비너를 걸 수 있는 구멍도 있어 좋다.
피톤을 바위틈새에서 뺄 때에는 해머로 피톤의 양 옆을 번갈아가며 두들겨 헐렁하게 한 후 손으로 잡아 흔들어서 뺀다.
이때 손으로 흔들어도 피톤이 빠지지 않을 경우 와이어로 된 피톤 회수기를 해머와 피톤에 연결해서, 피톤을 설치할 때에 타격했던 반대방향으로 해머질을 하면, 피톤도 잃어버리지 않고 잘 빠지게 된다.
● 너트 회수기
쐐기처럼 바위틈새에 박힌 너트는 잘 빠지지 않으며 더욱이 추락에 의한 충격이 너트에 가해졌다면 더욱 빠지질 않는다.
인공등반에서는 너트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설치된 너트를 회수하지 못하면 어려움을 당할 수 있다. 그래서 너트 회수기가 있어야 하는데, 잃어버릴 것을 대비해서 예비용을 한두 개 더 준비해두면 좋을 것 같다.
● 주마와 주마스탭
주마는 굳이 우리나라 말로 표현한다면 등강기인데, 로프를 이용해서 올라가는 장비다.
특히 대암벽등반에서는 등반시간을 절약하는 게 관건이기 때문에 후등자는 반드시 주마를 사용해서 올라가야 한다.
후등자는 선등자의 등반용 로프에 주마를 이용해서 올라가며 설치된 확보물을 회수해야 하는데, 이때 능숙한 주마링 기술이 필요하다.
예를 든다면 확보물 건너가기, 옆으로 횡단하는 주마 트래버스, 시계추같이 로프에 매달려 횡단하는 펜듀럼 트래버스 같은 기술들이다.
이런 기술들에 의한 후등자의 능숙한 확보물 회수의 등반능력은 등반시간을 많이 줄일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기 위해서는 우선 주마를 한 손으로 작동할 줄 알아야 한다.
즉 주마의 캠을 한 손으로 열고 닫을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주마는 등반대상에 따라서 종류를 구분하는데, 눈이 있는 고산이나 거벽에서 쓰이는 것과 암벽에서만 쓰이는 것으로 구분하는 게 일반적이다.
이는 주마의 부속인 캠의 구조에 따른 구분인데, 그보다는 등반벽의 각도에 맞게 주마 모양으로써 결정하는 것이 좀 더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구체적인 설명하면 캠에 물리는 로프의 각도와 주마 손잡이의 각도가 수평일수록 급경사용이고, 수평이 아닐수록 완경사용이라고 할 수 있어 등반 대상에 따라서 주마를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 어쨌든 대암벽에서 후등자용 주마는 캠을 열고 닫는 작동이 편리한 게 우선되어야 하는데, 어떤 종류의 주마든 얼마나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
후등자는 두개의 주마가 있어야 주마링을 쉽게 할 수가 있는데, 일반적으로 오른손 주마는 위쪽, 왼손 주마는 아래쪽에 설치한다.
이때 확보줄인 데이지 체인과 주마 스탭을 주마에 걸어야 한다.
즉, 두개의 주마에 두개의 확보줄 걸어야 하는데 위쪽 주마에는 알맞은 길이의 확보줄을 조정하여 몸을 의지할 수 있게 하고, 아래쪽 주마에는 보조 확보줄로 그 길이가 여유가 있으면 된다.
이렇게 두개의 확보줄을 각 주마에 걸어놓는 것은 확보물을 건너갈 때 위의 주마를 로프에서 뺀다면 아래 주마 확보줄이 자신의 확보지점이 되기 때문이다.
주마스탭은 몸을 지지하는 발판인데, 암벽의 경사에 따라서 한개 또는 두개를 사용하게 된다. 주마스탭의 사용방법에는 세가지가 있다.
완경사식, 급경사(수직)식, 역경사(오버행)식 이다. 완경사식은 2개의 주마스탭을 각 주마에 한 개씩 걸어서 사용하는 것이고, 급경사식은 1개의 주마스탭만 아래 주마에 걸어 사용하는 것이며, 역경사식은 2개의 주마스탭을 아래 주마에만 걸어 사용하는 것이다.
이렇게 주마링을 할 때에, 위에 주마에는 확보줄, 즉 데이지 체인의 길이가 너무 길어도 안되고 너무 짧아도 안된다.
이밖에 주마는 짐을 끌어올리는 홀링에도 쓰인다.
즉 한번 당긴 짐을 정지 시켜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주마인데 도르레와 같이 사용해야만 한다.
● 도르레
대암벽 등반에서 짐을 끌어올리는 홀링은 매우 힘들다.
어쩌면 등반하는 것보다 중요할 수 있으며, 몇 배는 더 힘들고, 고통스럽다고까지 할 수 있다
. 힘든 홀링에서, 좀더 힘을 덜 수 있는 기구가 도르레다.
도르레에 홀링 로프를 걸어서 주마로 당겨주는 방법이 도르레를 이용한 일반적인 홀링 방법이다.
이때에는 도르레 밑 주마에 홀링 로프를 걸면, 당겨진 홀링 줄은 주마에 물려 내려가지 않게 된다.
이처럼 홀링할 때에는 도르레와 주마가 같이 사용되어야만 좀더 쉽게 할 수가 있다.
도르레와 주마의 기능을 모두 갖춘 홀러 같은 장비도 있어 홀링을 위한 도르레와 주마의 세팅에 번거로움을 피할 수가 있기도 하다. <정승권>
● 신발
인공등반용 신발은 등반대상지에 따라서 다를 수 있다.
기후와 온도가 급변하고, 눈과 얼음이 혼합된 고산의 거벽에서는 동계 등반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에 동계용 이중화를 사용해야 하지만, 순수 암벽으로만 된 대암벽등반에서는 기후 조건이 어떻든, 소위 리지화라고 하는 신발을 사용하면 된다.
때에 따라서 발에 꼭 맞는 암벽화나 편한 운동화를 사용할 수 있으나, 줄사다리를 사용해야 하기 때문에 발바닥 창이 딱딱한 신발이어야만 발이 편안하다.
또한 암벽화 창과 같이 암벽에 마찰력이 좋은 신발이면 아주 적당한데, 이는 어느 정도 자유등반을 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요즘은 대암벽등반용 신발도 많이 있는 거로 알고 있다.
● 무릎보호대와 장갑
무릎보호대는 말 그대로 무릎을 보호하기 위해서 필요하다.
추락하면서 바위에 무릎이 부딪쳐 부상을 입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아니고, 단지 무릎을 많이 써야하기 때문에 사용하는 것이다.
줄사다리를 사용 할 때 무릎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줄사다리 상단 발판을 발로 밟고 버티는 자세가 오래 될수록, 바위면에 무릎을 붙이는 일이 자주 생기게 된다.
이때 무릎보호대 없이 한나절만 등반하면 아마 무릎이 다 헤져버리게 될 것이다.
무릎보호대는 배구선수들이 사용하는 두꺼운 패드가 들어간 밴드식이나, 일반 작업용으로 사용되는 플라스틱이 적합하다.
장갑은 많은 장비들과 바위를 수없이 만지작거려야 하기 때문에 손바닥 보호를 위해서 필요하다. 손끝만 나온 가죽으로 된 장갑이어야 하는데, 너무 투박하지만 않으면 된다.
이런 장갑을 끼더라도, 하루만 등반하고 나면 손끝의 통증이 심하여 섬세한 손끝 동작을 하기가 어렵다.
● 허공의자
안전벨트에만 의지해서 하루종일 등반을 한다면, 아마 허리와 다리는 고통으로 참기 어려운 지경에 빠지게 될 것이고, 주위에 경관을 음미하는 것은 물론 간식을 먹는 즐거움조차 잃어버리게 될 것이다.
한 마디의 등반이 끝나고 난 확보지점에서는 반드시 허공의자에 앉아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등반은 즐거워야 하기 때문이다.
● 홀백
많은 등반 식량이나 물, 또는 예비장비를 담아서 끌어 올려야 하는데, 이때 필요한 게 홀백이다.
큰 주머니 같은 것을 사용할 수 있으나, 문제는 바위면에 비벼대도 터지지 않으며, 바위에 닿는 마찰력도 작은, 즉 튼튼하고 매끈한 천으로 만들어져 있어야 한다.
또한 홀백은 배낭처럼 멜 수 있게 멜빵(어깨걸이)이 있어야 무거운 짐을 쉽게 운반할 수가 있다. 이런 홀백들이 상품화된 지는 꽤 오래전이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쉽게 구할 수 없는 장비다.
그래서 큰 플라스틱 통으로 만들어 쓰는 경우도 있긴 하다.
● 포타레지와 오물통
포타레지는 허공침대다.
대암벽에 마땅히 누워 잘 수 있는 바위턱이 요소요소 있다면, 포타레지가 없어도 등반을 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곳은 포타레지를 이용해서 잠을 자야한다.
포타레지는 일반적으로 1인용과 2인용이 있다.
2인용은 균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서로 머리를 엇갈리게 잘 수 있게 되어있으며 비를 피할 수 있는 플라이도 있다.
대암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장비가 오물통이다.
장기간 등반에는 생리적인 현상을 해결해야만 하기 때문이다.
특히 엘캡은 많은 클라이머들이 찾고있어 자연환경을 지켜야하는 게 당연하다.
이때 대변만큼은 바닥에 던져버리지 말고, 꼭 오물통에 담아서 등반을 마치고 난 후 공원화장실에 버려야 한다.
● 물통과 덕테이프
대암벽등반에서는 마시는 물이 중요하기 때문에 물통도 역시 중요하다
. 특히 요세미티와 같이 더위가 심한 곳에서 물은 매우 중요하다.
그래서 물을 시원하게 보관하는 것이 물의 소모량도 줄일 수 있는 방법이다.
물통에 덕테이프(우리나라의 청테이프 일종)를 전체 감아 놓으면, 물의 시원함을 어느 정도 간직할 수 있다.
또한 물통에 끈을 매달아 잃어버리지 않게 하는 것도 중요하다.
덕테이프의 사용 용도는 등반중 로프가 암각에 쏠려 마모가 심할 경우, 암각에 붙여 로프의 마모를 줄이는 데 쓰이는 등 등반중 그 용도는 다양하다.
● 확보물과 대암벽등반의 등급체계
인공등반에서 각종 확보물들을 사용하는 게 곧 등반기술이기 때문에 먼저 인공등반 등급체계, 즉 대암벽등반의 등급체계를 알아야 한다.
대암벽 등급 표기법은 ‘Ⅵ 5.10 A5’ 이처럼 표기한다.
Ⅵ급은 최고 등반소요시간 난이도 표기로Ⅰ급에서 Ⅵ급까지를 로마문자로 표기한다.
Ⅵ급이 요세미티 대암벽의 최고 등반소요시간 난이도며, 2일 이상 소요되는 루트임을 뜻한다.
대암벽에서 자유등반 최고 난이도는 5.11급을 넘지 않는다.
사실 5.10급도 무거운 장비와 인공등반용 신발을 신고 자유등반을 하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A5급은 인공등반 최고 난이도를 나타내는데, 최저 난이도인 A0, A1, A2, A3, A4식으로 표기한다.
A2급부터는 난이도의 등급을 좀 더 세분화하기 위해서 플러스(+), 마이너스(-)를 적용하기도 한다.
예를 든다면 A2급보다 어렵고, A3급보다 쉬운 것에 대한 표기를 A2+나 A3-로 표기하게 된다.
그런데 등급의 기준치가 되는 A0급은 사실상 대암벽에서 인공등반 난이도 등급으로 적용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
줄사다리를 사용하지 않고 그것도 확보물에 완전히 의지하지 않는 소위 프렌치프리(French Free)의 등반 방식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확보물 설치의 어려움에 의한 위험성을 근거로 적용하는 인공등반의 난이도 등급 적용의 기준은 A1으로 봐야 한다.
A1급은 너트나 캠의 설치가 쉽고 안정감이 있으며, A2급은 작은 규격의 너트나 캠 사용만이 가능하고, A3급은 망치로 두들겨 박는 나이프 피톤이나 헤드 정도를, A4는 헤드 사용만이 가능하고, A5는 헤드 사용도 어려운 정도라고 할 수 있다.
확보물 설치의 어려움으로 구분하는 인공등반 난이도의 등급은 등반 소요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으므로 식량과 장비를 계획하는 데는 인공등반 난이도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왜냐하면 확보물이 전혀 없는 A4급 이상 난이도의 마디는 하루에 등반을 끝내지 못할 수가 있기 때문이다.
요세미티 계곡에서 가장 어려운 대암벽인 엘캡을 하루에 세마디 이상 등반을 한다면 아주 잘한 등반이라고 할 수 있다.
● 캠
캠은 인공등반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장비고 또 손쉽게 사용할 수 있지만 그 사용범위에 한계가 있다. 높은 난이도에서는 사용할 게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인공등반은 주로 바위가 갈라진 크랙을 이용해 등반하게 되고, 게다가 주로 캠 설치가 적당한 크랙들이 많아서 다양하게 사용되기 때문에 사용방법에 능숙해야 한다.
캠의 종류는 제조회사마다 구조가 조금씩 다르지만 기능에는 별 차이가 없다.
또 크기별로 다양하게 쓰이긴 하지만 큰 홋수보다는 작은 홋수가 더 많이 쓰인다.
캠은 설치와 회수가 빠르기 때문에 주요 확보물로 사용되지만, 문제는 작은 홋수일수록 잘 빠진다는 것이다. 특히 매끈한 바위면에 캠을 너무 당겨 설치하면, 가용범위도 적은데다 캠의 회전 각도마저 커서 더욱 잘 빠질 수 있다.
그래서 작은 홋수일수록 회전각도를 작게 설치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은 캠에 닿는 바위 접촉면을 잘 관찰해야 한다는 점이다. 바위질이 약하거나 바위입자가 살아있는 곳은 바위 표면이 부스러지며 캠이 열리게 되는데, 회전 각도의 설치 가용범위가 적기 때문에 빠져버리게 된다.
이런 점만 조심한다면 긴요하게 사용되는 작은 홋수의 장비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
● 너트
인공등반에서 주로 사용되는 너트는 일반적으로 와이어가 달린 알루미늄 재질에 밑이 좁은 마름모꼴 육면체다.
너트는 밑이 좁고 위가 넓어 바위틈새에 쐐기처럼 미끄러져 들어가며 지지하는 확보물이라 그 설치 상태가 양호하면 오히려 캠보다 더욱 안정감이 있다.
재질은 알루미늄이 아닌 철이나 황동으로 된 눈곱만큼 작은 것들과 너트의 두께가 다른, 즉 불규칙한 육면체의 마름모꼴 형태까지 아주 다양하다.
뿐만 아니라 각 제조회사마다 특성을 가지고 있어 너트의 종류는 더욱 다양하다.
그러나 너트는 설치하기가 캠보다 결코 쉽지 않다.
바위틈새의 형태가 무척이나 다양하기 때문인데, 전형적인 바위틈새에서 볼 수 있는 형태는 대부분 안쪽은 좁고 바깥쪽이 넓게 되어있어 일반적인 마름모꼴의 너트로는 한쪽 귀퉁이만 바위면에 걸려 불안정한 상태를 유지한다.
이때 두께가 불규칙한 육면체의 너트를 사용하면 좀 더 안정감 있게 설치 할 수 있다.
철이나 황동으로 된 작은 너트들은 와이어도 가냘파 불안해 보이지만 아주 유용하게 쓰일 때가 많다.
예를 든다면 피톤을 자주 박았던 자리에는 구멍이 넓어져 맞는 피톤이 없을 때가 있다.
이때 피톤 자리 밑에 이런 작은 너트가 제격이며, 또 나이프 피톤을 설치해야만 하는 바위 틈새에도 이런 너트를 사용하면 오히려 피톤보다도 안정감 있게 설치할 수 있다.
어쨌거나 너트의 최고 기능은 우선 설치와 회수가 빠르기 때문에 망치로 박았다 뺐다 하는 피톤을 설치해야 할 곳에 너트의 사용을 먼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이처럼 너트의 사용이 많고 중요한데, 불안하게 걸린 너트의 머리를 망치로 두들겨 박아넣지 않는 게 좋다.
그럴 바에는 좀 더 너트의 사용법을 익혀두는 것이 우선이다.
너트를 사용하는 기술은 대암벽에서 절대적이고, 곧 등반시간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 슬라이드
슬라이드는 너트를 겹쳐끼우는 방식을 응용해서 기계적으로 만든 장비인데, 대표적으로 로우볼을 들 수 있다.
이 장비는 너트가 설치되지 않는 수평 언더크랙(밑으로 향한 바위틈새)에서 나이프 피톤 대용으로 사용하면 시간을 줄일 수 있어 제격이지만 잘 설치해야만 안정감이 있다.
● 피톤(하켄)
피톤은 오랜기간 동안 확보물의 대명사로 여겨지면서 많은 변화속에 그 종류도 다양해졌다. 일단 앵글과 나이프 두가지로 나눌 수 있지만, 특히 나이프 류는 바위틈새가 좁을수록 어렵기 때문에 섬세한 종류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피톤 사용에서 표준인 앵글은 철판이 V자처럼 구부러져 있어, 철판의 탄성 힘으로 바위틈새에 아주 확실하게 지지하게 된다.
그러나 문제는 탄성이 약한 철 재질의 앵글피톤은 지지력이 약해 견고하지 못하고 빠질 수 있다.
더욱이 설치된 지가 오래되었다면 탄성이 약한 앵글피톤은 지지력이 더욱 약해져 쉽게 빠져버린다.
이런 확보물들은 등반자를 안전하게 잡아주기는커녕 오히려 곤경에 빠뜨릴 때가 많으니 조심해야 한다. 앵글피톤을 좀더 변화시킨 Z톤은 그 기능은 앵글피톤과 비슷한데, 좀더 넓은 바위틈새에서 앵글과 겹쳐 사용하면 많은 지지력을 얻는다.
앵글피톤이 박히는 바위틈새보다 더 좁은 틈새는 납작한 나이프 피톤을 이용해야 하는데, 그 종류는 여러가지가 있다.
로스트 애로우, 부가부, 러프, 버드빅 등인데, 로스트 애로우나 부가부는 바위틈새가 좁고 깊은 곳에 어렵지 않게 설치할 수 있는 확보물들이라, A2급 정도 난이도에서 흔히 사용한다.
대암벽인 요세미티의 경우 바위질이 화강암이라 단단해서 피톤이 견고하게 설치되지만 탄성이 없는 피톤은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설치된 앵글피톤들은 탄성이 매우 좋아 빠질 염려는 없으나, 그래도 망치로 몇번 두들겨 확인해본 후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망치로 두들기는 소리가 맑고 경쾌하게 들리면 잘 박혀있다는 뜻이다.
앵글피톤을 설치할 때에도 망치소리로 확인한다.
이렇듯 잘 박힐수록 맑고 경쾌한 소리를 내는 피톤의 울림을 평소 잘 들어 익혀두어야 한다.
이밖에 러프나 버드빅은 아주 좁은 바위틈새, 소위 실크랙같은 곳에, 깊이 1센티미터정도 박혀 지지력을 얻는 열악한 확보물들이지만, 설치 능력에 따라서 지지력을 크게 얻을 수가 있다.
또한 버드빅은 좁은 바위틈새뿐 아니라, 와이어가 끊어져 사용하지 못하는 바위틈새에 박힌 헤드 위에 걸치듯 박아 사용할 수 있는 확보물로 이용되기도 한다.
이런 장비들이 사용되면 이미 A3급을 넘어 A4급 정도의 난이도 등반으로 접어들게 된다.
● 헤드
헤드는 작은 너트조차 설치할 수 없는 바위 틈새에 설치하는 확보물로 설치방법이 너무 잔인(?)하다.
와이어 끝에 붙은 연한 구리나 알루미늄을 망치와 정으로 바위틈새 안으로 짓이겨 넣어 지지력을 얻는 장비다.
코퍼헤드, 알룸헤드, 써클헤드는 모두 바위틈새에 짓이기는 확보물들로서 같은 용도로 사용한다.
코퍼헤드의 코퍼는 구리, 알룸헤드의 알룸은 알루미늄이며, 써클은 원을 뜻한다.
코퍼헤드와 알룸헤드는 하중을 받는 힘의 방향이 수직으로 향할 때 쓰이는 확보물이다.
단지 구리가 알루미늄보다 연하기 때문에 규격이 작은 쪽에 주로 구리가 사용되는 정도지 꼭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
구리로 만든 제품인 써클헤드는 수평으로 난 바위틈새에서 사용한다.
아무래도 양쪽에 걸리는 힘의 방향이 중심으로 향하게 되면 빠져나올 수 있어, 더욱 잘 짓이겨지는 구리를 쓴다. 그리고 미세한 홈일수록, 또는 바위질이 약할수록 구리로 된 헤드를 사용하는 쪽이 유리하다고 할 수 있다.
헤드는 지지력이 약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강하다.
물론 작은 치수일수록 충격에 의해 와이어가 끊어지거나 헤드가 빠질 수 있지만 그것도 설치하는 기술에 달려있다.
헤드는 홈이 완전히 파여 있어야 설치가 가능하다. 그렇지 않으면 드릴로 홈을 완전히 만들어 설치해야만 한다.
헤드를 사용해야만 하는 곳이라면 헤드의 사용량에 따라 조금 다르겠지만, 이미 A5급의 난이도에 들어선 것이다.
● 훅
훅은 이동식 확보물이다.
종류는 크게 바위턱에 걸어 지지하는, 일명 스카이훅이라고 하는 일반적인 스탠다드훅과, 수직으로 갈라진 바위틈새에 사용되는 캠훅, 그리고 인공적인 구멍에 걸어 지지하는 포인트훅으로 나눌 수 있다.
스탠다드훅은 바위턱 크기에 맞추어 훅의 크기를 잘 선택해서 사용하면 어려움은 없다.
캠훅은 나이프 피톤인 로스트 애로우 정도 사용되는, 수직으로 갈라진 바위틈새에서 비틀리는 힘으로 지지력을 얻는 장비다.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는 없고, 한두 동작 움직이는 데 긴요하게 쓰인다.
포인트훅은 다른 확보물들을 전혀 사용할 수 없는 밋밋한 바위면에서 불가피하게 연속적으로 볼트를 사용해야 될 경우 볼트의 소요를 줄이기 위해 사용하는 장비다.
드릴로 구멍을 조금 파낸 후 훅을 구멍에 집어넣어 지지하는 간단한 기술이다. 볼트를 많이 설치해야 하는 곳에서 이처럼 포인트훅을 사용하면 볼트 사용량을 많이 줄여 암벽의 훼손을 줄일 수 있고, 등반시간도 많이 축소할수 있다.
● 볼트
볼트는 최후의 선택이다.
바위 틈새가 전혀 없는 곳에서 어쩔 수 없이 사용해야 하지만 그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루트를 개척한다면 확보지점에는 어쩔 수 없이 볼트를 설치해두어야 한다. 볼트는 드릴과 망치를 함께 사용하는데, 볼트의 굵기에 맞는 드릴을 망치로 두들겨 바위에 구멍을 낸 후 볼트 머리를 망치로 쳐서 설치한다.
사용 범위는 크기 별로 나누며, 크기에 따라서 모양과 그 설치 방법이 다르다.
우선 대암벽에서는 무게가 적게 나가는 볼트를 선택해야만 하는데, 지름이 6밀리미터 정도인 볼트가 적당하다.
이 정도 굵기에 볼트들은 자체 팽창력을 가지고 있게 만들어져 있어 무게 또한 매우 가볍다.
문제는 볼트행어다.
카라비너와 볼트의 연결고리인 볼트행어의 무게는 만만치 않다.
일반적으로 철판으로 만들어진 튼튼한 볼트행어는 파괴강도가 강해서 매우 안전하지만 그 만큼 무겁고, 게다가 볼트 수량에 따라 그 무게도 늘어나게 된다.
그래서 거벽등반에서는 등반이 끝나는 확보지점에서나 몇 개 사용하고, 등반중 확보물용으로는 리벳행어를 사용하게 된다.
리벳행어는 설치된 볼트에 행어를 설치하고 다시 회수해 갈 수 있다.
따라서 몇 개만 있으면 연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볼트행어의 수를 많이 줄일 수가 있다.
그러나 이미 개척되어진 루트에서는 사실 별 쓸 일은 없다.
다만 볼트가 부러졌을 때나, 혹은 훅의 구멍를 만들기 위해 볼트와 드릴을 준비할 필요는 있겠지만, 이것조차 염려하지 않는다고 해도 리벳행어만은 꼭 있어야 한다.
이런 복잡 다양한 여러가지 인공반기술에 의한 클라이머들의 목적은 오르는 과정에 있는 것이지 정상에서만 찾으려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리고 좀더 모험적인 도전의 등산이라는 알피니즘에 이 인공등반기술로 접근하면 그 영역은 좀더 자유로워지고 확대될 것으로 믿는다. < 글 정승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