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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파랑길 3구간(20201024)
부산역-용두산공원-송도해수욕장-암남공원-모지포삼거리
1.들어가며
송백산악회 '걸어서 국토일주 종주대'는 코리아둘레길 제1노선 동해안 해파랑길 종주를 2018년 5월 26일 강원도 고성 제진검문소에서 시작하여, 2020년 2월 22일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완주를 마쳤다. 뒤이어 제2노선 남해안 남파랑길 종주를 이어가야 했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인하여 무기한 연기되었다. 마침내 2020년 10월 10일 부산 오륙도 해맞이공원에서, 송백산악회 '걸어서 국토일주 종주대'는 코리아둘레길 제2노선 남파랑길 종주의 첫 걸음을 내디뎠다. 그런데 송백산악회 남파랑길 종주 첫 회에 가정사 때문에 참여하지 못하고 말았다. 이제 송백산악회 남파랑길 종주 2회부터 코리아둘레길 제2노선 남파랑길 종주에 나선다. 남파랑길은 해파랑길 770km보다 두 배쯤 되는 1463km의 국내 최장거리 탐방로이다. 부산에서 경남을 거쳐 전남 해남까지 리아스식 복잡한 해안을 걸어가는 길이다. 앞으로 3년 6개월의 대장정을 무사히 마치기를 소원한다.
다녀온 지가 벌써 보름을 지났다. 늦었지만 2회차 남파랑길을 걸은 느낌과 영상을 정리하여 옮긴다.
10월 24일 6시 30분 잠실을 출발한 송백버스는 11시 30분 부산 지하철역 7번 출구에 도착하였다. 도로 맞은편 부산역 광장으로 건너갔다. 3년만에 다시 찾아온 부산역, 건물과 광장은 나이들어 보이기보다 더 싱싱하게 젊어 보였다. 광장 오른쪽 풍물거리 입구에서 출발 준비를 마치고 대기하였다가 이철주 대장님의 인솔하에 대원들이 출발하였다. 토요일 오전 풍물거리는 맞은편에서 부산역으로 들어오는 차량들을 빼면 인적이 거의 없다. 싸늘한 바람이 도시의 뒷거리를 세차게 쓸어가는 풍경이 을씨년스럽기만 하다. 싸늘한 바람이 옷깃을 파고들어 몸에 찬 기운이 스미자 느슨한 정신이 퍼뜩 긴장의 고삐를 다지게 된다. 세찬 바람은 머리 위 모자를 젖힌다. 모자줄을 턱에 걸지 않은 청마님 모자를 바람이 앗아간다. 모자가 공사 중인 구덩이 속으로 빠져들자 청마님은 모자 찾기를 포기하고 행렬을 따라 빠르게 내뺀다.
함께 걸었던 2회차 남파랑길 과정을 더듬어 본다.
11:37 부산역 광장 서쪽 풍물거리 입구 - 풍물거리 - 세관삼거리(연안여객선 터미널 입구) - 수미르공원 - 부산항만공사 - 롯데몰(오른쪽으로 전망) - 부산대교 입구 - 점바치골목 기록관 - 영도대교 - 남포역(6번출구로 들어가 7번 출구로 나옴) - 용두산공원 - 용두산어귀 삼거리 - 보수동 책방골목 - 부평동 깡통골목 - 조명의 거리, 만물의 거리, 아리랑 거리 입구를 스쳐감 - 부산국제영화제 거리 - 부산수산물거리, 자갈치시장 - 충무동 해안시장 - 충무동 새벽시장 - 새벽시장 맞은편 남항 해안에서 점심 - 부산공동어시장 - 한진매립지 방파제 - 남항대교 아래 - 송도해상케이블카 하부정류장 - 송도 거북섬 - 송도 구룸산책로 - 해상 고래 조형 등대 작품 전망 - 송도해수욕장 - 현인광장 - 송도대게 건물 옆 계단으로 올라가 뒤편 암남공원로를 따라 - 뉴질랜드 한국전 참전 기념석 - 암남공원 입구 - 송도 용궁구름다리 - 암남공원 동백나무길 전망대 - 포구나무 쉼터 - 제2전망대 - 감천항이 내려다 보이는 쉼터 - 암남공원 후문 - 암남공원로 234 모지포 삼거리, 송백 임시본부 15:54
이번에 걸은 거리는 부산의 지나온 역사의 피눈물을 생각나게 하였다. 이 땅 어느 곳이 그러하지 않을까마는 영도대교-자갈치 시장의 거리가 한국근대사의 아픔, 일제시대와 6.25 전쟁의 상흔을 아주 직접적으로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임시수도 부산, 피난민과 실향민의 삶의 고통과 환희가 걷는 발자국마다 밟히는 듯하였다. 영도대교를 바라보며 또 국제시장 사거리를 지나며 목울대에서 울려 나오는 노래를 웅얼거렸다.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 6·25 전쟁 흥남 철수 때 부산으로 넘어온 피난민의 슬픔을 이보다 더 짙게 표현해 낼 수 있을까? 1절은 흥남 부두에서 피난 오면서 금순과 이별하게 된 과정을, 2절은 부산 국제 시장에서 장사를 하며 지내는 화자가 영도 다리에서 헤어진 가족을 그리워하는 모습을, 3절은 헤어진 가족·연인과의 상봉을 염원하는 내용이다. 작사는 강사랑, 작곡은 박시춘, 노래는 현인(玄仁)이 불렀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 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2절)
이 노래를 바탕으로 만든 영화가 '국제시장', 전쟁의 상흔을 극복하고 조국의 산업화와 현재의 대한민국의 눈부신 발전을 이룩한 전쟁세대의 이야기이다. 피난민이요 이산가족이요 이북이 고향인 실향민의 고통과 향수 그리고 새로운 세대의 미래를 구성한 감동적인 영화라고 생각한다.
이 노래를 계속 떠올리며 영화 장면도 상기하며 시장거리를 걸었다. 충무동 새벽시장 뒤 부산 남항 해안로 빈터에서 점심을 먹었다. 전쟁세대들이 겪었던 굶주림을 이 시대에 감각적으로 체험할 수는 없다. 그 상태를 오직 머리와 가슴으로만 알고 느껴볼 뿐이다. 점심을 먹을 수 있음에 감사하며 시장통에서 악착스럽게 삶을 꾸려온 전쟁세대들에게 머리숙였다. 영도 봉래산과 남항 앞을 지나가는 남항대교가 가슴에 따스하게 물결친다. 살기 위해 몸부림친 그들의 영혼이 봉래산에서 남항대교로 훨훨 날개치고 있었다.
굳세어라, 금순아! 이제 네 영혼이 편안해지기를 바란다. 오라비 집 옥상 배초향 꽃에 앉았다가 날아가는 나비 한 마리, 국제시장 골목길을 거쳐 하늘로 치솟아 북녘 땅 흥남으로 날아갈 수 있을까? 거기 우리 집 마당 꽃밭에 내려앉을 수 있을까? 이 오라비 가슴에 눈보라치는 그날의 흥남 부두 모습이 그리고 어머니 모습이 恨으로 멍울져 있다.
송도해수욕장 '현인(玄仁, 1919~2002) 광장'의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비
1절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 찬 흥남 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 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더냐/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 이후 나 홀로 왔다
2절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 몸은 국제 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 싶구나 고향 꿈도 그리워진다/ 영도 다리 난간 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3절 철의 장막 모진 설움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 있으랴/ 금순아 굳세어 다오 북진 통일 그날이 오면/ 손을 잡고 웃어 보자 얼싸안고 춤도 춰 보자
2.걸은 과정
11:31 부산 지하철1호선 부산역 7번 출구 도착
부산역 광장
부산역 광장 서쪽 풍물거리 진입로에서 대기
11:37 이철주 대장님이 인솔하여 2회차 구간 출발
풍물거리를 걸어 부산항연안여객선터미널 방향을 향하여
11:49 세관삼거리
남구 감만동과 영도구 청학동을 연결하는 부산항대교와 교각이
연안여객선 터미널 출입대문 왼쪽으로 보인다.
세관삼거리에서 길을 건너
부산세관 울타리 조선통신사 벽화를 따라 부산항만공사를 향하여
부산항 건너 영도고가다리와 봉래산
11:55 부산항연안여객선터미널을 배경하여 송백미녀들
수미르공원을 지나며 바라본 부산항만공사
부산시 중구 안내도
부산항을 가로지르는 부산항대교
다리 왼쪽이 부산시 남구 감만동 감만시민부두, 오른쪽은 영도구 청학동
영도대교 아래 점바치골목 기록관 앞에서 김용균 대장님
영도대교 북쪽 골목에 6.25 전쟁 중에 점쟁이들 가게가 많았다고 한다.
12:07 영도대교
2013년 예전과 같은 도개교로 재개통되었다.
12:16 용두산공원 오르는 계단
용두산공원의 '부산시민의종' 종각과 부산타워
부산타워, 충무공 이순신 동상, 꽃시계, 나나님
12:30 용두산어귀 삼거리에서 보수동 책방골목을 향하여
보수동 책방골목 입구
책방골목 풍경
보수동 책방골목 조형물 앞에서
12:42 부평동 깡통시장
만물의 거리
아리랑거리
부산국제영화제거리
12:55 자갈치시장
뒤 산줄기 왼쪽 산봉이 천마산
13:06 충무동 새벽시장 해안에서 남항 풍경을 바라보며 점심
남항대교와 그 뒤 영도의 봉래산
부산공동어시장 앞을 지나
13:35 부산비치호텔 갈림길에서 올려본 천마산
영도구 영선동과 서구 암남동을 연결하는 부산 남항대교
남항대교 아래서 바라본 송도 용궁구름다리
용궁구름다리는 암남공원과 동섬을 연결하여 동섬전망대에 이른다.
13:50 송도해상케이블카
멀리 암남공원 앞 동섬과 송도 용궁구름다리
앞에는 거북섬 구름산책로 전망대가 있다.
오른쪽은 거북섬과 연결하는 연륙교, 거북섬 입구는 인공조형물 용굴, 왼쪽은 구름산책로
뒤쪽 산 능선은 암남공원 진정산 능선
거북섬 들어가는 인공조형물 용굴
구름산책로에서 바라본 송도 해상케이블카 하부정류장과 부산 남항대교
구름산책로 전망대에서 영도 봉래산과 태종산을 배경하여 임장수님
뒤쪽 바다의 주전자섬은 여인들에게 가려 있다.
거북섬 꼬리와 송도해수욕장
뒤쪽 진정산 능선의 오른쪽 끝 산봉이 장군봉
거북섬의 인공알 조형물, 어부와 인용 조각상, 용굴 조형물, 송도해수욕장, 장군봉
인공조형물이 거북머리와 용굴을 형상화한 듯
어부와 인용(人龍) 조각상
어부와 인용의 전설 안내판
송도 거북섬 설명안내판
구름산책로에서 바라본 거북섬
구름산책로에서 바라본 송도해수욕장
송백 들국화 수석 대장님이 해변의 모래밭을 걸어 가을을 가고 있다.
송도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풍경
해상케이블카를 배경하여 암남공원과 동도를 연결하는 용궁구름다리가 멋지다.
14:10 '굳세어라 금순아' 가수 현인 광장
송도해수욕장에서 바라본 풍경
해상케이블카를 배경하여 봉래산, 태종산, 주전자섬이 멋지게 들어온다.
송도오션파크에서 바라본 풍경
구름산책로, 거북섬, 해상케이블카, 남항대교, 봉래산
이 풍경을 자꾸 돌아보게 된다.
위와 같은 곳에서 바라본 풍경
해상케이블카, 봉래산, 태종산, 주전자섬, 풍경에 취하여 자꾸 멈춰선다.
14:26 암남공원로에서 내려본 송도해수욕장 풍경
아파트 뒤쪽 산이 천마산
같은 곳에서 바라본 풍경
거북섬과 구름산책로, 남항대교와 봉래산
14:38 송도 용궁구름다리 가는 길
동섬의 용궁으로 가는 용궁구름다리
용궁구름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왼쪽 해안산책로가 태풍에 유실되어 그리로 통과하지 못하고
송도대게집 위로 올라와 암남공원로를 걸어서 이곳에 왔다.
왼쪽의 진정산, 송도해수욕장 뒤 천마산
용궁구름다리에서 바라본 두도전망뎈(오른쪽)과 그 앞의 두도(頭島, 대가리섬)
14:52 용궁구름다리 입구의 이정목
왼쪽 두도전망대 방향을 향하여
동백나무길에서 바라본 태종산과 그 앞의 주전자섬
포구나무(팽나무) 쉼터를 올라서서
15:18 트랙2를 따라와 포구나무쉼터에서 현 위치로 올라와 트랙4와 만남
제2전망대와 두도(頭島)뎈 오르는 길
15:22 제2전망대에서 바라본 감천항 동방파제(앞)와서방파제(뒤) 그리고 다대포 앞 쥐섬
뒤쪽으로는 몰운대가 흐릿하게 보인다.
제2전망대에서 내려본 두도(頭島, 대가리섬)
15:45 노송이 그윽한 전망대 쉼터
그곳에서 바라본 감천만의 감천항
15:51 암남공원 후문
15:54 암남공원로 234 송백 임시본부 도착
도착지 이정목
3.나오며
이번에 인상적으로 다가온 것은 다섯 개의 다리였다. 부산항대교, 영도고가교, 부산대교, 영도대교, 남항대교. 세관삼거리에서 바라본 부산항대교, 부산항 여객선터미널 바다 건너편 영도고가교, 영도대교와 나란한 부산대교, 그리고 부산 남항을 가로지르는 남항대교가 눈길을 끌었다. 다리는 연결이다. 관계를 맺어주는, 단절을 이어주는 것이 다리의 역할이다.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 영화 국제시장의 비극과 번영 뒤 가슴 깊이 맺힌 이 땅의 한맺힘은 분단과 단절이다. 그것을 이어줄 다리를 어떻게 건설해야 할까? 그런 생각이 아프게 가슴을 찔렀다.
송도해수욕장의 거북섬 용굴의 설화도 비극적이다. 바다의 괴물로 인하여 어부와 용왕의 딸의 사랑은 비극으로 끝나게 된다. 용왕의 딸 용녀는 사람이 되어 어부와 결혼하려 하지만 바다괴물 때문에 사람이 되지 못한 半人半龍의 人龍이 되어 어부와 결혼하지 못한다. 어부는 바다괴물을 물리치는 싸움에서 죽음을 맞는다. 용왕이 딸과 어부의 사랑을 맺어주는 데 왜 게을렀을까? 바다괴물을 용왕이 왜 물리치지 못했으며, 어부를 왜 살리지 못했을까? 결국 두 연인의 비극적 사랑을 용왕이 위로하는 것으로 설화는 끝난다. 죽은 어부를 거북바위로 만들어서 딸 人龍과 영원히 함께 있게 하였다는 것이 설화의 끝이다.
이 설화를 바탕으로 후일담이 생겨났다. 거북섬에 오는 사람들에게 長壽福과 財福을 주고, 사랑하는 연인들이 이곳에 오면 사랑의 결실을 맺는다는 것이다. 전설의 비극, 이 비극을 이겨내는 달콤한 소망의 후일담은 결코 타의적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헌책방골목, 깡통시장, 자갈치시장, 새벽시장에서 바다괴물을 물리치는 어부 같은 사람들이 어려운 시절을 극복해 냈다. 그들이 패배했더라도 그 적극적 의지는 빛나고 아름답다. 시대의 현실에 주저앉지 않는 사람들이 거북섬 설화의 주인공이다. 절대권력의 용왕과 바다괴물은 믿을 수 없고 물리쳐야 할 대상이다. 현실의 고통을 극복하고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사람들의 빛나고 아름다운 삶이 거북섬 구름다리산책로에 구름처럼 피어난다.
함께한 송백산악회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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