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북정맥의 대미(20201108)
오두산-성동사거리-각시고개-동화경모공원-359번 도로 소리개고개
-검산로 동해물산(동해C&C)-기간산-363번 월롱산로
1.정맥의 마루금을 잃고 헤매다
한북정맥 대미를 장식하는 날이다. 금강산 아래서 빠져나온 한북정맥 종주는 현재 대성산 아래 수피령에서 시작한다. 운악산까지 이어지는 장쾌한 한북정맥 산줄기는 고령산 앵무봉을 지나면서 야트막한 산봉들을 늘어놓다가 월롱산과 기간산에서 쿵더쿵 한 번 들썩이고는 가라앉아 이어지다가 마지막 꼬리에 까마귀 머리 형상의 오두산을 올려놓으며 한강으로 내려앉아 생명을 다한다. 송백산악회 한북정맥 종주대의 완주를 축하하며 그 대미의 장면들을 되돌아 본다.
대미를 장식하는 산행의 시작을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부터 시작한다. 대미는 꼬리에서 끝을 봐야 하는데 꼬리를 잡고 엉덩이 쪽으로 밀어올라가는 형국이다. 한북정맥 끄트머리 오두산에 이르러 시작점에서 끝지점까지를 돌아보고 산줄기가 강물로 사라져가는 종말, 종말을 통한 산줄기의 장엄한 생애를 우러르기를 바랐다. 통일전망대에서 오두산 아래 임진강이 한강에 합수하는 평화로운 화합의 모습도 보면서 한북정맥 완주는 통일을 전망하는 산행의 의미도 찾고 싶었다. 그러나 어찌하랴. 주객과 본말이 전도된 한북정맥의 대미 산행이 결정되었으니 대원들 뒤를 따라 끝낼 수밖에 없다. 오두산 통일전망대 입구에서 완주 기념 단체 사진을 찍고서 월롱산과 기간산의 안부 363번 월롱산로 고개를 향하여 출발한다.
이번 정맥의 大尾 구간은 공장과 주택이 들어서서 정맥의 마루금을 이어가기가 어렵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다. 공원묘지가 정맥을 단절하고 건설 사업으로 산줄기가 뭉개지는 등 정맥의 의미가 무색하다는 말도 들었다.또 이번에는 역으로 산줄기를 치받기 때문에 줄기 찾아가기는 더 어려울 듯해 보였다. 그러나 시작하였으니 노력해야 하고 노력이 물거품이 되어도 어쩔 수 없다. 대원들 행렬을 잘 따라 꼬리를 놓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시작부터 틀어지기 시작하였다. 오두산 아래 보도를 걸어 오두2교를 건너서 왼쪽 100m 고지를 힘겹게 오르고 117m 고지를 지나서 폐타이어 쌓인 빈터를 가로지르면서 표지물을 찾지 못하고 허둥거렸다. 덜꿩나무 열매들이 내 마음처럼 붉게 타는 듯하였다. 결국 동북쪽 끝까지 내려가 농로로 내려섰다. 농로를 거슬러 남서쪽으로 올라야 정맥의 마루금과 만날 수 있으리라 짐작되었다. 그런데 게으름 때문에 마루금 찾을 노력을 포기하고 농로를 따라 동북쪽으로 향하였다. 들녘에 수많은 큰기러기 떼가 앉아 있다가 하늘로 날아오른다. 먹이를 다 먹고서 다른 곳을 찾아가는 것일까? 호텔 소풍 앞에서 대장님들과 교신하여 성동사거리로 올라와 돈까스 집 방향으로 건너와서 헤이리길을 걸어 동화경모공원 정문까지 걸어오라고 한다. 마음이 편해졌다. 그러나 정맥의 마루금을 포기한 아쉬움이 밀려온다. 마음을 비우면 행복하다. 그 마음 비우기가 쉬울까? 플라타너츠 낙엽 쌓인 헤이리길을 걸었다. 늦가을의 정취에 젖어서인지 길을 놓친 분풀이인지 플라타너츠 낙엽들을 걷어차며 걸었다.
동화경모공원 정문과 각시고개에서 한참을 앞서가는 들국화 대장님이 교신을 통해 알려주는 대로 따라갔다. 동화경모공원 묘지 고개를 넘어 반대편 기독교 상조회 공원 묘지로 들어서서 대원들을 만나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그곳에서 목표지점 기간산이 보인다. 한북정맥이 이곳으로 내리벋는 모습도 환하다. 점심을 나누고 모두가 출발한 뒤 느긋한 마음으로 출발한다. 선두 대장이 표지물을 잘 깔아 놓아서 편하게 따라간다. 벌목지대 찾아가는 길에 잠시 주춤했지만 그밖에 큰 애로는 없었다.
검산로 361번길 고개를 올라서서 걷는 산길이 아주 평안했다. 그 길을 따라 오르다가 붉은 표지기가 있는 곳에서 왼쪽으로 꺾어 가는데 들국화 대장님이 되돌아오며 정맥길을 잘못 들었으니 되돌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들국화 대장님의 깊은 마음 덕분에 걸어온 길을 되돌아가서 정맥의 바른 길목으로 들어설 수 있었다. 그 뒤로는 들국화 대장님의 안내를 받으며 임도를 따라 오르고 군부대를 거쳐 기간산 정상에 이를 수 있었다.
무엇이 답답하게 하는가? 찾아가는 길을 모를 때, 찾는 길 아닌 길을 갈 때 답답하고 속이 탄다. 그 길을 찾아 바른 길을 갈 때 막힌 가슴은 뚫린다. 한북정맥 대미의 마루금을 다 걷지 못했어도 이제 분명히 그 길을 찾아갈 수 있다. 담벽이 막히고 울타리가 둘러처져 있어도 그 줄기를 찾아갈 수 있다. 정맥의 마루금을 잃고 헤맸어도 행복하다. 거듭 들국화 대장님께 감사드린다.
함께한 송백산악회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산행 과정

오두산(烏頭山) 통일전망대
水界상 한북정맥의 대미

한북정맥 완주 기념

오두산성
오른쪽에 보이는 석성이 오두산성의 흔적일까?

오두산성 설명안내판

오두산성 설명안내판 앞에서 바라본 자유로 북쪽 문산방향
자유로 위 다리는 인도교인 오두2교
오두2교를 건너서 왼쪽 110봉으로 오름

살짝 그 오른쪽으로 살핀 한북정맥 마루금
왼쪽 둥그스름한 산봉 뒤 오른쪽 동화경모공원 뒤쪽 산줄기가
왼쪽으로 이어져 예까지 오는 것이 보인다.
한북정맥의 대미로 이어지는 마루금이 슬퍼 보인다.

오두2교 인도교에서 올려본 한북정맥의 대미 오두산 통일전망대

오두2교를 건너서 왼쪽 산비탈 떨기나무들을 헤치며
힘겹게 오른 산봉, 110봉인 듯

117봉인 듯

117봉에서 내려본 임진강(오른쪽)이 한강(왼쪽)에 합수하는 모습

폐타이어 참호가 있는 빈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야 하는데
직진하여 북쪽 농로로 내려섬
농로를 따라 오른쪽 서남쪽으로 올라 정맥마루금으로 붙어야 하는데
정맥의 마루금과 헤어져서
정맥 마루금 북쪽의 들녘길을 걸어

호텔 소풍 앞으로 걸어옴

들판에 날아온 철새 큰기러기떼를 보고 농로를 따라오르다 오른쪽으로 꺾어서
평화로로 진입하여 정맥마루금과 만나기 위해 성동사거리를 향하여 오름

헤어졌던 정맥마루금과 성동사거리에서 다시 만난다.
앞에 보이는 산봉이 정맥의 99봉인 듯
정맥은 내리닫았다가 다시 왼쪽으로 치고 올라 대미를 향해 벋어간다.

길을 건너 헤이리길로 들어섬

열무니고개인 듯
정맥마루금은 이 고개로 내려섰다가 성동사거리에서 다시 낮은 구릉으로 이어지는 듯

왼쪽 능선은 한북정맥 마루금
플라타너츠 낙엽 깔린 헤이리길을 하염없이 걸어서

동화경모공원 문 앞을 바라보며
계속 헤이리길을 걸으면

왼쪽으로 탄현지방산업단지 입구가 나오는데
정맥마루금은 헤이리길 각시고개에서 보현산과 탄현지방산업단지로,
다시 열무니고개로 이어져 내려간다.
그러니까 헤이리길은 한북정맥 마루금 남쪽 바로 아래를 이어가는 길이다.

오른쪽 동화경모공원묘지에서 정면의 헤이리길 각시고개를 가로질러
정맥마루금은 왼쪽 보현산 능선으로 이어진다.

각시고개
동화공원묘지 위 정맥마루금은 각시고개를 가로질러
왼쪽으로 이어져 서쪽으로 내리벋는다.

동화경모공원에서 바라본 풍경
정맥의 마루금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이어져
오두산 통일전망대까지 이어지는 것이 분명히 보인다.
동쪽 능선을 경계하여 동화경모공원묘지와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가 나뉜다.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 빈터에서 점심을 나누는 한북정맥 종주대원들
왼쪽 하얀 건물은 파주 LCD 건물, 오른쪽 산봉은 기간산
기간산에서 여기까지 벋어내리는 정맥의 마루금을 가늠할 수 있다.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에서 바라본 기간산
숲으로 들어가 공장지대를 거치고
순흥 안씨 선산을 지나 내려가면

파주시 탄현면 법흥3리 버스정류장

359번 방촌로 탄현면 법흥3리 소리개고개

순흥 안씨 무덤들이 많은 애기솔 숲에서 뒤돌아보면
점심을 먹었던 기독교상조회 공원묘지가 보인다.
저 묘지 너머가 동화경모공원묘지이다.

신우테이프(주) 건물 앞으로 나와 왼쪽 BM 오피스퍼니쳐 건물을 향하여

이 건물 안으로 들어가 오른쪽 문으로 나가서 다시 건물 왼쪽으로 나가면
벌목지대가 나온다.

벌목지대
정맥의 마루금이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휘어져 내려온다.

벌목지대에서 바라본 기간산

벌목지대를 통과하면 뒤돌아본 한북정맥 마루금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꺾어 이어지며 맨 뒤 오른쪽에
정맥의 대미 오두산 통일전망대 건물이 들어온다.

고려출판물류 뒤쪽을 걸어서 내려가면

고갯깋
이 고개를 가로질러 완만한 숲길을 걸어가다가

붉은 표지기가 달려있는 삼거리
마루금이 왼쪽에서 이쪽으로 이어지는 줄 알고
왼쪽으로 꺾어 진행했지만 아니었다.

후미대원에게 정맥마루금을 바르게 찾아주기 위해
들국화 대장님이 되돌아왔다.

정맥마루금은 왼쪽에서 이곳으로 이어져 오른쪽으로 틀어 나간다.
들국화 대장님 덕분에 정맥마루금을 찾아 거꾸로 올라간다.

왼쪽에 이 건물을 두고 오르면

파평 윤씨 가족묘에서 휴식

그곳에서 올려본 기간산

파주시 탄현면 검산로 320(파주시 탄현면 축현리 동해C&C)
정맥마루금은 왼쪽 기간산에서 내려와 방어벽을 가로질러 오른쪽으로 이어진다.

내려본 방어벽
전쟁이 일어나면 이것들을 폭파해 탱크를 막아내겠다고 설치한 방어벽
누구 그랬던가? 병정놀이 같다고.

바위굴
이 뒤쪽으로 군시설물이 있는 듯

임도를 따라오르면

군부대
정맥마루금은 기간산을 거쳐 이 군부대를 통과하여 내려가는 듯

기간산으로 오르면서 남쪽을 바라보니 건너편 월롱산과
맨 뒤쪽 도봉산과 북한산이 시야에 들어온다.

산악기상관측장비가 설치된 곳
이곳이 245m 기간산 정상이겠지.
정맥마루금은 이 산봉에서 오른쪽 아래로 내리벋는 듯

정상을 지나쳐가면 또 군부대가 있다.
되돌아서 다시 기간산을 거쳐

군부대 앞으로 돌아와
오른쪽 노란 표지기를 따라 월롱산로로 하산한다.

내려가는 산비탈에 전주 이씨 가족 납골당들이 층층이 있다.

월롱산에서 기간산으로 이어지는 한북정맥 월롱산로 고개로 내려와

363번 월롱산로 임시본부에 도착하니 먼저 도착한 대원들이 반가이 맞아준다.
3.추모
모모님이 지난 11월 4일 오전 중앙고속도로 춘천 지역에서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했다. 삼가 모모님의 명복을 빈다. 모모님과 오랫동안 산행을 함께하였다. 마지막 만난 게 10월 25일 한북정맥 월롱산 구간에서다. 삶이 이렇게 덧없을까? 김만준의 모모 노래를 부른다. 모모님, 편안히 잠드소서.
모모는 철부지 모모는 무지개 모모는 생을 좇아가는 시계바늘이다.
날아가는 니스(Nice, 프랑스 도시)의 새들을 꿈꾸는 모모는 환상가.
그런데 왜 모모 앞에 있는 생은 행복한가.
인간은 사랑 없이 살 수 없다는 것을 모모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2011년 8월 6일 백두산 남파 야생화 천국에서

2011년 8월 7일 천지 외륜산봉 트레킹 뒤 장백폭포로 내려가며
백두산 천지를 배경하여

2020년 10월 25일 363번 월롱산로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