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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거리.요리 스크랩 도토리묵 만들기
마리오형 추천 0 조회 1,233 09.10.19 13:08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친구들과 산행을 하다가 워낙 많은 도토리가 있어서 한 친구가 줍기 시작했다.

올해는 도토리가 풍년이라 산행을 하다보면 참나무 근처에서는 발에 밟히는 것이 도토리다.

산행로를 벗어나지 않고 간단히 한 봉지를 모았다.

 

도토리는 다람쥐와 같은 산짐승의 중요한 먹이다.

그래서 겨울을 나는데 필수적인 식량이다.

 

따라서 국립공원에서는 도토리를 주울 수 없도록 금지하고 있다.

도토리 등 각종 야생 열매류, 희귀수목 등을 채취, 반출하다 적발되면

자연공원법 29조에 따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형 에 처해질 수 있다.

국립공원내 도토리 채취 적발 경우 과태료 20만원 부과. 

 

 

 

여자 나이 오십.

아줌마들은 도토리를 주우면서 벼라별 이야기를 쉬지 않는다.

"애들아. 까진 놈들만 주워야 해. 덜 까진 놈들은 못써요." 

 

이럴수가!

그렇게 주워대더니 도토리묵을 쑬줄 모른다고 모아서 나한테 준다. 

까진 놈들만 물에 담그어 플라이어나 니퍼로 아래 위 톡톡 누르면 잘 벗겨진다.

  

껍질을 벗기는 이틀간 미리 물에 불리면서 서서히 껍질을 깠다.

실제로 참나무과의 도토리는 종류도 다양하다.

맛도 크게 다르다.

아무튼 자세히 모른다면 물에 불려서 떫은 맛이나 독소를 빼주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

 

껍질채로 빻은 경우는 3~7일 정도 물에 불려야 떫은 맛이 사라지지만

벗긴 경우는 바로 갈아도 되고, 갈아서 물에 1~2일 물을 갈아주어도 된다.

떫은 맛을 내는 탄닌산은  주로 껍질과 내피에 많기 때문인데 사실 몸에 좋은 성분이다.

 

주변에 튀고 난리를 치면서도 그대로 갈아본다.ㅠㅠ

 

어머니가 만들어 주신 망사주머니를 이용해서 물을 짜낸다.  

 

차분히 가라앉히기 위해 방치해 둔다. 

 

흰 녹말성분이 가라고 있다. 

 

좀 더 쉽게 나머지를 우려내기 위해 걸러낸 찌꺼기는 말린다. 

 

하룻밤을 방치한 1차 앙금은 맑은 윗물을 제거한다.

제거한 물은 버리지 말고 화분에 주면 좋다. 

물론 맨 처음 깐 껍질도 전자렌지에 살짝 익혀서 부숙시켜 두면 이듬해 봄에 분갈이용으로 안성마춤이다. 

 

말린 찌꺼기는 곱게 가루를 내고 따스한 물에 푹 담궈둔다.

전분이 잘 빠져 나오도록 팽윤(digestion)시키는 과정이다.

사실 오래 두면 전분만 밖으로 빠져나오는데, 양이 적으므로 하루 뒤에 강압으로 짓이겨 내기로 한다.

 

하루를 방치하고 윗물을 흘려보낸 후 가라앉은 앙금을 잘 섞어서 약한 불로 저어가며 온도를 올린다.

이 때가 가장 중요한 시기인데 우선 물은 침전된 앙금가루의 5배 정도가 족하다.

 

침전된 앙금의 양을 정량화 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윗물을 걸러낸 후 약 1.5~2배로 묽힌다.

처음부터 물이 많으면 묵이 너무 물러서 망치게 되므로

차라리 약간 적게 시작하면서 중간에 한 번 추가하는 것이 좋다.

묵에 윤기를 내기 위해 들기름과 소금을 살짝 넣기도 하는데, 들기름 대신 식용유도 상관 없다.

 

쉬지 않고 계속 바닥을 긁으며 저어주지 않으면 누룽지가 생기기 쉽다.

어느 정도 온도가 올라가면 거품이 올라오면서 점차 응고물이 형성된다.  

이 때 점성을 느끼면서 적당히 물을 첨가해도 좋다.

 

계속 저어주면 더 이상 점성의 변화가 없다는 것을 느끼면서 색깔도 진한 갈색으로 변한다.

이것을 사각 상자에 붓는다.

적당한 상자가 없다면 용기에 미리 랩을 깔고 부으면 나중에 떼어내기가 편하다. 

 

표면이 건조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랩이나 두껑을 덮고 상온이 될 때까지 기다린다.

넉넉히 하루를 재워 두면 완성된 도토리묵을 맛볼 수 있다.   

 

요리팁 하나.

묵을 쑨 냄비는 청소하기가 불편하다.

식구들에게 묵맛을 보여주는 댓가로 설거지를 시킨다.^^;;  

 

식은 묵을 잘라서 표면이 마르지 않게 찬물에 보관한다.

 

참기름 양념장을 만들어 시식을 해본다.

단단한 육질이라서 아주 쫄깃하고 떫은 맛도 거의 없다.

1모 더 나올 정도로 물을 더 넣어도 좋을 듯 했지만 상관 없다.

대성공이다.

 

하지만 걱정이 생긴다.

주말마다 도토리 주워오라는건 아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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