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도 수학 교과과정에 대한 방안이 거의 마무리 되어갑니다. 2009년에 개편 된 수학교육 과정이 올해가 되어서야 처음으로 초중고(2)에 모두 적용되기 시작한 시점인데, 다시 새로운 교육 과정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참담하고 안타까운 현실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번 교육과정 개편의 중점은 수학포기자, 이른바 “수포자”를 줄여서 학교 교육을 정상화 해 보자는데 그 큰 의미가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우리나라 초중고 모두 수포자의 비율은 어머어마한 수준이며, 초등학교에서 중 고등학교로 진학할수록 수포자는 점점 늘어납니다. 수능을 기준으로 볼 때, 대체적으로 50% 이상이 수포자라는 것이 교육계에 계시는 분들의 공통적인 의견입니다. 이는 얼마 전 뉴스를 통해서도 잘 알려진 것입니다. 수포자가 왜 양산되는지에 대한 교육부의 결론은 “배우는 양이 많고 어려워서” 인 것 같습니다. 사실 우리나라 중고생들의 수학 교과서 수준은 선진국 그 어느 나라와 비교해도 만만치 않은 수준입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수포자가 넘쳐나게 되는 것이죠. 학생들 능력과는 상관없이 많은 양을 심도있게 배워야 하다보니, 어찌보면 수포자 안 되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서설은 이정도로 하고, 금 번에 발표 된 교육과정 계획안의 핵심은 서두에 말했듯이 학습 부담 경감입니다. 그래서 교과의 내용도 상당부분 삭제하거나 고학년으로 이동시키고, 문제의 난이도에 대한 세부 지침도 마련하고 있다고 합니다.
가장 큰 변화 몇 가지를 요약해 보겠습니다.
1.초등학교 수와 연산 과정에서 [분수와 소수의 혼합 계산의 삭제]
예) 분수는 분수끼리, 소수는 소수끼리만 계산한다는 것
2.도형의 영역에서 쌓기나무로 만든 모양에 대해 설명하기 위해 물체의 위치와 방향에 대해 표현하는 것을 성취기준에 추가
예) 쌓기나무를 3단으로 쌓고 그 중 한 나무를 색을 달리할 경우, 그 나무의 위치는 몇 째 단에서 오른 쪽 몇 번째에 위치하고 있다..이런 식으로 표한.
3.유용성이 낮은 측정 도구의 삭제
예) 실생활에서 거의 사용되지 않는 ha(헥타르), a (아르)는 배우지 않고 무게 단위인 톤의 학습은 3~4학년 때 학습하게 됩니다. 2톤은 몇 킬로그램인가 등을 3학년 이전에는 안 배운다는 말입니다.
4.수의 범위와 어림하기를 현재의 3~4학년 군에서 5~6학년 군으로 이동
예)345를 일의 자리에서 반올림한 수는 무엇인가?
반올림, 버림, 이상, 이하, 초과, 미만, 참값과 근사값 등을 5학년 이전에는 배우지 않습니다.
5.원주율 계산의 간단화
예) 원주율(π)는 그 동안 3.14로 어림하여 계산하도록 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소수 둘째 자리까지 나오다보니 계산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의견이 있어서 앞으로는 원주율이 무엇인지 배우고 계산할 때는 3014 대신 3 또는 3.1까지만 계산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6.원기둥의 겉넓이와 부피는 계산의 복잡성과 중학교 과정의 중복을 고려하여 초등학교에서는 배우지 않고 중학교 과정으로 이동.
이 과정은 이제 중학교에서 배우게 됩니다.
7.실생활에서 정비례와 반비례 관계를 이해하고 표나 식으로 표현하는 것에 활동의 초점을 맞춘다.
예) 이전 까지는 “정비례 반비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였으나 이 부분이 변경된 것입니다. 결국 이것은 정비례 및 반비례 관계식을
세우고 이것을 그래프나 표를 이용하여 작성하도록 하겠다는 방침으로 풀이됩니다. 기존의 일차함수와 관련 된 부분이라서, 상당부분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8.확률 통계 부분에서 확률이라는 용어 대신 ‘가능성’을 사용하여 확률과 통계를 ‘자료와 가능성’이라는 용어로 변경합니다. 또한 확률통계
를 실생활과의 연계를 강화한 가능성 경험을 강화하기 위하여 가능성을 나타내는 언어적 표현과 백분율을 포함하고 대신 등과 같은
수치는 삭제합니다.
예) 통계 부분에서는 자료의 수집, 분류, 정리, 해석 활동의 강조로 방향을 정하였으므로 실생활과 관련 된 스토리텔링 형식의 문제가
많이 출제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또한, 단편적인 계산이 아니라 자료 수집부터 그것을 통계적인 분석까지 나타내는 전체적인 과정의
흐름을 학습하는 데 중점을 둘 필요가 있습니다. 또한 확률을 10% 또는 0.3 등으로 표시하고 위에 나타내었듯이 확률의 분수적
표현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것입니다.
이상이 초등학교 교과 과정에서의 변화입니다.
다음은 중학교 과정입니다.
초등학교에서 중학교 과정으로 올라갈 때 난이도가 갑작스럽게 높아지는 것을 막음으로써 학년 변화에 따른 수포자 방지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1.1학년 과정 중 최대공약수와 최소공배수의 활용을 삭제
2.도수분포표에서의 자료의 평균 구하기 삭제
3.통계 단원의 명칭을 ‘자료의 정리와 해석’으로 변경
4.공학적 도구의 사용을 성취기준에 추가
예) 공학적 도구의 사용을 성취기준에 추가한다는 말은 간단히 말해 수업 시간에 전자계산기 써도 된다는 말입니다. 단순반복적인 곱셈 등에 지나치게 많은 시간과 노력이 허비되는 것을 막기 위하여 예를 들어 같은 계산은 계산기를 써도 된다는 말입니다. 통계적 프로그램도 국가적으로 개발하여 수업시간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죠. 예를 들어, 지금은 평균이나 분산을 구할 때, 일일이 손으로 계산해야 하지만, 엑셀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법을 가르칠 수도 있다는 의미로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5.학습경감을 위해 방정식, 부등식, 함수의 활용 단원은 성취기준에서 삭제됩니다.
예) 함수의 활용이나 부등식의 활용처럼 복잡한 문제는 안 나온다는 것이죠
6.2학년 때 배우는 곱셈공식과 인수분해를 통합하여 학습량을 줄인다.
예) 이 부분은, 두 단원을 합쳐서 어느 학년에서 배울지는 아직 모르겠습니다. 다만, 두 단원이 상호연계 되어 있으므로 같이 배우는 것은 올바른 방향이라고 생각됩니다.
7.3학년 과정의 근호를 포함한 사칙계산을 약화시킨다.
8 .3학년 과정의 원주각의 활용을 삭제한다.
9.2학년 과정 등식의 변형 삭제
중학교 과정까지의 변화를 대략 살펴보았습니다.
고등학교 과정은 다음에 다시 올리겠습니다.
초등학생 1,2학년은 2017년부터, 다른 학년은 2018년부터 순차적으로 변경된다고 합니다.
앞에서도 말했듯이, 우리나라는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제도가 수시로 달라지기 때문에 “敎育之 百年大計”는 고사하고 10년 대계도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2009년도에 마련한 교육과정 개편이 시행 되는 첫 해에 이미 다음 개편을 준비한다는 것 자체가 참........그렇습니다.
다른 교과목의 변경도 있습니다만 이 번 개편의 주요 목적이 결국 수포자 줄이기입니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벌써부터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쏟아내고 있습니다. 교육과정이 어떻게 바뀌든 결국 수포자가 나오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50% 수포자를 위해 교육 과정의 난이도를 낮추는 것은 불합리 하다는 것이죠. 그리고 대학교 가서 보다 수준 높은 수학을 배워야 하는데 고등학교 과정에서 이렇게 쉽게 배우면 대학가서 다시 고생이라는 말도 나옵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어차피 우리나라 교육 현실 상 등수 줄 세우기가 불가피하기 때문에, 수학 교과 내용이 줄어들면 오히려 심화문제가 더 많이 나오게 될 것이고(적은 내용을 가르치고 평가를 해야 하므로 난이도는 결국 깊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 그러면 내용을 줄여서 수포자를 줄여보겠다는 취지는 결국 무색해질 것이라는 지적입니다. 사실 개인적으로 그 부분에 많이 공감합니다. 우리나라 수능이 한자처럼 급수를 따는 것이 아니고 엄연히 1~9등급까지 줄 세우기 제도이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해서라도 수포자를 줄이겠다는 것은 좋은 취지이나, 그 효과가 얼마나 달성될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어쨌거나 또 애들만 고생할 것 같아서, 아무리 학원 원장이지만 벌써부터 좀 미안해 지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