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알지만 잘 모르는 일본요리 이야기
사시미(회), 스시(초밥), 샤브샤브, 우동…
우리 일상에서 친숙하게 맛볼 수 있는 이런 음식들이 일본에서 전해진 음식이라는 것은 누구나 알 것이다. 국내 어디서나 쉽게 접할 수 있는 이런 요리를 굳이 일본에서 찾을 필요가 있을까? 정답은 YES다.
이름과 모양은 같아도 그 속에 담긴 숙성된 맛은 닮을 수가 없는 것이다. 같은 회라도 서울에서 먹는 회와 강원도에서 먹는 회는 그 맛에서 현저한 차이를 느끼게 한다. 유명 음식점 간판에 주로 등장하는 단어 중 '원조'라는 단골문구는 심심해서 붙인 것이 아니다.
그 만큼 원조의 맛은 그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카리스마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
식사 때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나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일본의 요리사, 오미(五味)의 감각이 아리송한 요리들… 이 모든 일본음식의 비밀을 풀어보자.
자연의 맛을 그대로 살리는 것이 일본요리의 기본이다
요리를 할 때 가장 기본적이면서 가장 어려운 테크닉은 재료 본래의 맛과 향을 얼마만큼 살리느냐에 달려있다. 이런 테크닉을 잘 활용하는 대표적인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사시미나 초밥 등에서도 알 수 있듯이 흔히 '날것'이라고 불리는 이상한 요리법이 바로 일본요리의 대표적이고 독창적인 요리법으로 인정받았다. 특히 서양 사람들은 사시미를 먹을 수 있나 없나로 미식가임을 증명하기도 한다.
사시미로 유명한 고급레스토랑의 요리사는 일본의 사무라이의 능력(?)을 인정받은 칼잡이로, 사시미 전용 칼과 보통 칼을 철저히 구분시키고 위생에 가장 큰 중점을 두고 있다.
그리고 특이한 것은 요리사는 담배를 절대로 피워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손에 담배냄새가 배면 사시미의 맛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정말 감동적인 프로정신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사시미를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것을 좋아하고 그것도 모자라 상추에 마늘에 고추에 쌈장까지 얹어서 먹지만, 일본에선 이렇게 먹다간 요리사가 바로 칼 들고 쫓아온다. 사시미는 세심하고 정성이 가득 담긴 요리인 만큼 먹는 방법도 중요하다.
등푸른 생선은 회에 직접 와사비를 발라서 간장을 찍어 먹어야 하며 무즙은 넣어서는 안 된다. 또 흰살 생선은 회를 뜨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데 두껍게 썬 것은 와사비 간장에 찍어 먹고 얇게 뜬 것은 폰즈라는 소스에 찍어 먹어야 참 맛을 느낄 수가 있다.
일본 음식의 또 하나의 특징은 바로 담백함이다. 오미(五味)의 감각 중 어떤 미각을 자극
하는 맛인지 알 수 없는 아리송한 맛이 일본요리의 매력이다.
그 대표적인 음식이 우동이다. 우동과 뎀푸라(오뎅)는 우리 나라에서는 길거리 포장마차나 술 한잔하고 난 후 먹는 디저트로 유명하다. 특히 겨울에 먹는 꼬치에 낀 오뎅은 겨울풍경의 익숙한 모습이다.
국물 맛이 끝내주는 우동은 일본에서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음식으로 종류도 다양하고 그만큼 찾는 사람도 많다. 면발도 통통한 너구리같은 굵은 면부터 가는 면까지 다양하고 메밀, 녹차, 각종 야채를 믹스한 면도 있다.
싯포쿠우동은 버섯으로 국물을 내고 기츠네 우동은 유부를 달게 졸여서 만들며 자루소바는 메밀우동이다. 이외에도 각종 재료를 이용한 우동들이 많아 골라먹는 재미가 있다.
이외에도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으로 라면, 덮밥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먹거리다. 라면은 중국면으로 부터 기인하나 일본에서 변화 발전한 일본음식이다. 하지만 우리의 라면과는 무늬만 같다고 할 수 있다.
일본의 라면은 인스턴트 식품이 아닌 요리이다. 국물도 인스탄츠 스프를 타서 만드는 것이 아니고 고기를 푹 고은 육수를 이용한다. 여기에다가 간장 소스나 된장, 얇게 저며 구운 돼지고기, 숙주나물 등을 곁들여 먹는다.
그래서 일본의 라면은 종류도 다양하고 고급 요리에 속하는 라면도 있으니 요리임에는 틀림이 없다.
덮밥은 돈부리라고 불리는데 말 그대로 각종 육류나 야채를 요리해서 밥 위에 얹어 먹는 음식이다. 일본의 덮밥은 값이 저렴하고 간편하다는 이점 때문에 애용하는 사람들이 많다. 특히 규동이라고 불리는 쇠고기 덮밥은 일본인뿐만 아니라 한국인들도 가장 즐겨먹는 베스트 덮밥이다.
이렇게 일본의 대표적인 음식은 우리에게 모두 친숙하고 한번쯤은 맛보았던 것들이다. 사시미와 초밥 같은 고급요리부터 우동과 라면 같은 서민적인 요리까지 고르게 발달된 일본. 일본음식은 강한 맛에 길들여진 한국인의 입맛을 담백함으로 정화시켜주는 모티브가 된다.
나라마다 식사예절은 조금씩의 차이가 있는데 일본은 재미있는 식사 예절법이 있다. 식사를 할 때는 고개를 숙여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이는 개나 고양이가 먹이를 먹을 때를 연상시킨다는 이유이다. 그래서 일본은 숟가락을 사용하지 않는다.
국물은 두 손으로 그릇을 받치고 마시는 것이 관례이고 숟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어린아이들이나 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러니 꼭 명심하자.
정통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를 싼값에 맛볼 수 있는 일본, 일본에서는 일본음식 외에도 또 다른 즐거운 먹거리가 있는데 정통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를 싼값에 제대로 맛볼 수 있다는 점이다.
일본인들은 프랑스, 이탈리아 요리를 우리의 자장면이나 햄버거처럼 별 특별한 요리로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일본 거리에선 이들 전문 레스토랑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요리사들도 현지에서 직접 요리를 배운 전문가들로 현지 음식 맛에 못지 않은 요리를 만날 수 있다.
요리뿐만이 아니다. 와인 전문점도 상당히 많은데 와인 전문가까지 두어 와인을 고르고 마시는 방법 등을 배울 수 있다. 특히 가장 좋은 점은 이들 요리를 점심시간을 이용한 할인된 가격으로 싼값에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사람이 있다. 여행을 하기 때문에 먹는 사람, 먹기 위해 여행을 하는 사람. 일본인들은 후자에 해당한다. 일본인들은 음식이란 즐거움이라고 표현한다.
분명 맛있는 음식은 사람의 입과 마음을 즐겁게 해준다. 이젠 음식은 단지 허기를 채우기 위해 필요한 것이 아니라 그 나라의 문화를 이해하고 국민성을 이해할 수 있는 가장 빠른 매개체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