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9월 11일 일요일.
오늘은 9시쯤 늘어지게 일어나서 할 일들을 하다가 밥을 먹고 학교를 나섰습니다. 내가 향한 곳은 미용실.
그 동안 지저분하게 길렀던 머리를 깔끔하게 정리하고 저의 발걸음은 미술관으로 향했습니다.
이번에 간 미술관은 천안 태조산 근처에 있는 '리각미술관'인데 외부에는 조형미술이 설치되어 있고 내부에는 상시미술전시관이 철마다 다른 전시를 보여줍니다.
(2, 두 덩어리의 하모니, 1996, 청동)
이번에 제가 볼 전시는 '조각을 맞추다'. 조각을 맞춘다는 것은 어떤 뜻일까를 생각하며 야외 설치미술을 둘러보았습니다.
야외 설치미술들은 형 이상학적인 도형들을 연결하여 여러 도형들의 조화로운 형태를 추구하는 설치미술이었습니다.
특히 이 사진은 저에게 생각을 할 기회를 주었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냥 동그란 돌이었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산과 하늘이 비춰져 있었습니다. 이 것을 보고 작은 조형에도 자연을 담을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6 팝컬러 ,7 일반 ,8 리치톤 모노크롬 ,9 컬러추출 - 빨강)
그리고 이 사진은 잘 정리된 책상과 의자 위에 입체감을 주는 설치미술이 있어 여러가지 촬영모드로 촬영해보았습니다.
이제는 상설전시관으로 들어왔습니다. 들어가면서 묘하게 시선을 끄는 조형작품들이 있었습니다.
밧줄이라는 작품과 skin of time 이라는 작품인데, skin of time은 아주 복잡하면서도 아름다운 무늬를 표현했는데 문득 만류귀종이라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우리도 이렇게 다른 곳에서 시작하지만 나중에는 모두 같은 '죽음'으로 모이는 존재들이 아닐까 생각해봤습니다.
쇠로 그린 매화는 액자 속에 있는 2차원의 작품 같지만 자세히 보면 3차원의 입체 조형물이었습니다.
조각을 맞추다2 입니다.이 작품은 나무로 만든 모형 위에 책을 얹고 전구를 밝힌 작품인데 이 작품을 보고는 책을 읽으면 우리 마음은 고난의 바람에도 끄떡하지 않는 것을 표현하지 않았을까 생각했습니다.
오늘 본 작품 중에 가장 마음에 와닿은 작품이었습니다. 나무로 만든 모래시계인데 중간에 끊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제가 해석하기로는 되돌릴 수 있는 모래시계에 반해 자연을 깎으면 예뻐보일 수 있지만 가운데가 끊어져 있어 이미 훼손된 자연은 되돌릴 수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였습니다.
오늘 하루는 단지 수업을 보강할 과제라는 생각에 미술관으로 갔었지만 5달만에 간 미술관은 감정이 메말라 있던 나에게 소금과 같은 존재로 다가왔습니다. 앞으로도 미술관 사진전 등을 다니며 문화생활에 힘을 써야겠다는 생각도 했습니다.
(번외. 18 공학고리)
미술관에서 돌아오는 길에 우리 학교에 있는 조형물들도 설치미술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우리 학교에 있는 9개의 공학고리를 찍어보았습니다.(담헌, 1,2,3,4공학관, 인문경영관, 다산, 중앙공원, 대강당)
이 9개의 고리는 학부의 연결과 융합을 의미한다고 하였습니다. 또 중앙공원의 조형물은 다른 8개의 조형물을 연결하는 처음과 끝의 시작점을 상징한다고 했습니다.
무심코 지나치던 이 고리들마저도 미술이었습니다. 현 시대에 와서 예술이란 먹고 살기 힘든, 소수만이 살아남는 생존경쟁이 되었지만 우리의 일상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우리의 삶을 윤택하게 만들어주는 고마운 존재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모든 사진은 소니 DSLT A 57, 렌즈는 탐론 17-55 F2.8로 찍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