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물 밖으로 (갈라티아 2,1-14)
'우물 안의 개구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물 속에 있는 개구리는 더 넓은 세상이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자신만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기 때문입니다. 세상에는 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나의 종교만이 최고라고 생각하고 다른 종교를 배척한다면 '우물 안의 개구리'와 다를 바가 없습니다.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종교는 시작은 달랐겠지만 시간과 공간이라는 '틀'에서 서로 석물리는 과정을 겪어왔습니다. 유대교는 바빌로니아 유배 시대에 조로아스터교의 영향을 받았습니다. 그리스도교는 유대교에 뿌리를 두었지만 신학과 제도는 그리스의 철학과 로마의 제도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불교는 인도의 힌두교에 뿌리를 두었지만 중국으로 넘어오면서 중국의 사상과 철학에 영향을 받았습니다. 이슬람교는 유대교에 뿌리를 두었고, 그리스도교의 신학과 제도를 수용했으며 이슬람 특유의 신정일치의 제도를 만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이슬람 국가를 탄생시켰습니다. 이들 종교들은 모두가 우물 밖으로 나왔으며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 갔습니다.
오늘 바오로 사도는 초대 교회 공동체가 우물 안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유대교의 전통과 율법에 머물면 안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예수님께서는 부활 하신 후에 제자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너희는 세상 끝까지 가서 복음을 선포하여라." 예수님의 복음은, 하느님 나라는 유대인들에게만 선포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이야기하였습니다. "그들은 오히려 베드로가 할례 받은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위임받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렇습니다. 복음은 유대인이든, 이방인이든 상관없이 모두에게 전해져야 하는 것이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리는 비는 메마른 대지에 골고루 내리듯이, 햇빛은 그늘진 곳에 골고루 비추듯이 복음은 진리에 목마른 이들에게 골고루 전해져야 합니다.
출처: 조재형 신부 묵상글발췌(연중 27주간 수요일;갈라티아 2,1-14;루카 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