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요법에서 말하는 지각체계(perceptional system)
현실요법에서는 서로 관점이 다르기 때문에 대인 갈등이 생긴다고 한다.
그래서 한국 속담에도 ‘세상만사 다 내 마음 같지 않다’고 하지 않았을까?
다르게 보는 첫 상태는 각자 보고 듣는 정보의 양이 달라서다.
어떤 이는 보기만 하고, 어떤 이는 듣기만 하고, 어떤 이는 배우기만 하고, 어떤 이는 실천한다. 그래서 한 사건에 대해 각기 경험이 다르다. 디지털 카메라 동호인 모임에서 야외 접사촬영을 다녀온 후 서로 사진을 비교해 보니 서로 ‘어? 이런 것이 거기 있었나?’하는 사진들을 찍었다. 황새에게는 수프그릇이 병모양이라야 하지만, 여우에게는 넓은 접시라야 한다. 각자 자신에게 뼈저린 진실이지만 상대에게는 전혀 아니다.
둘째 상태는 지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스타킹에 강호동씨가 외밧줄타는 개를 선보였는데, 모두 재미있게 시청했지만 동물협회 관계자들은 분개하면서 그를 동물학대죄로 고발했다. 개는 선천적으로 고소공포증이 있는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에게는 구경거리지만 개에게는 학대라는 것이다.
셋째 상태는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독교도들과 불교도는 가치관이 매우 다르다. 한 쪽은 하나님을 믿고 한쪽은 하나님이 없다고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밥은 같이 먹어도 예배는 같이 드리지 않는다.
각자 세 단계의 편집을 거치면 각기 다르게 보기 시작한다. 갈등도 여기서 생긴다.
이 갈등을 해결하는 방법은 무엇인가?
그가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인식이 제일 먼저다.
통일, 함께, 소통, 통합, 단체, 우리라는 말도 필요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강요가 될 수 있다. 도저히 내 상식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상대에 대해 섯부른 통합이나 공격, 교화나 교정을 시도 않는 배려를 가질 때부터 갈등을 조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갈등은 대개 어느 한쪽이 자기 의견을 관철하려 들 때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최근 소고기 파동이나 세종시 사태를 보면 소통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문제가 많은 경우인데, 그것은 그들이 소통조차 자기주장을 관철하려는 수단으로 이용하기 때문이다. 현실요법에서는 갈등의 당사자들이 자신의 지각체계를 재검점해보고, 자기 평가를 통해서 ‘내가 틀릴 수 있다’를 시인하라고 요구한다. 그래서 갈등 당자자들에게 상대를 공격하기를 멈추고 각자 자신들이 잘못한 것을 말하도록 시킨다. 그리고 서로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어떤 긍정적인 일을 할거냐고 묻는다. 그러니 자기만 가지고 말하지 상대를 걸고 넘어지지는 않는다.
< 김서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