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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NDOLF "JUNIOR" ZACCARIA
자카리아 패밀리, 세간에 알려지기를 라스 벤츄라를 거점으로 대부업, 총기, 마약, 도박, 용역 등 불법이란 불법은 가리지 않고해대는 조직이다. 자카리아 패밀리 보스의 아들인 랜돌프 주니어 자카리아는 변호사로 사무적인 이미지를 주며 자신의 내면을 숨기지만, 까란자 형제와 잭 토날리를 휘하에 둔 극악무도한 마피아임이 틀림없다. 랜돌프의 야망이 워낙 거대했던 터라 촘촘히 세워진 계획에 금이라도 가는날은 누군가가 죽는 날이었다. 설령 그게 자신의 단원이라 할지라도.
자카리아 패밀리가 관리중인 라스 벤츄라의 한 스카이 라운지 펍으로 란돌프가 걸어들어온다. 그곳엔 유명 여배우 '시모네' 가 있었다. 란돌프는 자연스레 주위를 스캔하다 시모네 쪽으로 자리를 옮겨 그녀를 훑는다. 지금까진 그저 시모네를 어떻게 해보려는 중년 남성의 제스쳐이다. 일반인이 생각하기에. 그가 점원에게 손짓하자 점원은 그에게 다가와 자세를 낮춘다. 점원은 이내 고개를 끄덕이곤 스태프 전용실로 들어간다.
시모네는 앞으로 자신에게 닥칠 일을 전혀 예상하지 못하고 있다. 5분이 채 지나지 않아 바텐더는 란돌프에게 지시받은 남자로 바뀌었고, 점원은 시모네가 주문한 술을 정성스레 만들어 웃음과 함께 서빙했다. 란돌프가 웃는다.
시간이 지나고 분위기가 무르익어 취기가 오른 시모네는 자리를 뜨려 일어서지만 몸이 평소같지 않은 느낌을 받았다. '높은 힐 탓인가? 오늘 좀 과음했나?' 순간 휘청거리는 시모네를 란돌프가 웃으며 부축한다. " 약이 별로였나, 아님 내성이 있나. 더럽게 오래 걸리네. " 시모네는 이상할 틈을 느낄 새 없이 정신을 잃는다. 그녀는 라스 벤츄라가 환히 내려다보이는 펜트하우스에서 눈을 뜬다. 선명하진 않지만 중년 남성의 나체가 언뜻 보이는 것 같다. 란돌프 자카리아. " 일어났어요? " 시모네는 당황하며 자신의 몸을 내려다본다. 그녀 역시 나체였고, 황급히 몸을 가리려다 오른팔에 붙은 반창고를 발견한다. " LSD. 요즘 우리가 미는 약인데, 마음에 들었나? 아까 생각하면 마음에 들었던 것 같기도 하고. " 시모네는 란돌프에게 약점을 잡혔다. 란돌프는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잡았다. 란돌프는 자신의 계획을 설명하였고, 시모네는 묵묵히 듣고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시모네가 속한 소속사의 에이전시를 자처해 검은돈을 세탁할 방대한 계획.
세간에 유능한 변호사이자 사업가로 알려진 란돌프에겐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었다. 시모네의 영향력을 추진제 삼아 확실하게 하고 싶었을 뿐이다. 란돌프는 시모네가 자신의 계획에 협조할것을 알고있었다. 자수성가의 아이콘으로 알려진 시모네는 지금의 명성을 유지하기 위해 무엇이든 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계획대로 란돌프는 시모네가 속한 소속사의 에이전시를 도맡아 총기, 마약, 카지노 대금을 보다 완만하게 합법 자금으로 만들 수 있었지만 의외의 복병이 터지고 만다. LSD, 필로폰, 아편 등 소위 알려진 환각제는 시모네를 더 이상 만족시킬 수 없었고, 그녀의 중독 상태는 날이 갈 수록 심해져갔다. 쓸모가 없어지자 흥미가 떨어진 란돌프는 까란자 형제단을 이용해 시모네를 다크웹 포르노에 출연시키고, 고위직 인사 스폰서를 맡기는 등 그녀를 창부로 쓰라 지시했다.
도망갈 틈을 노리던 시모네는 기회를 엿보다 까란자 형제단의 눈을 피해 도주하려 했으나 채 1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발목을 붙잡혔다. 토미 까란자, 쌔미 까란자(이하 까란자 형제)는 시모네를 마구잡이로 폭행하고 아질간 가스를 주입시켜 입을 막으려 했으나 그 과정이 너무 극악무도 했던 탓인지 시모네는 숨을 거두고 만다. 자리에 함께 있던 패밀리의 어쏘시에트 잭 토넬리는 예사 일이 아님을 직감했다. 그리고 이렇게 될 것을 예상했다. 형인 타미 까란자는 조직 내에서도 교활하기 그지 없기로 유명했고, 동생인 쌔미 까란자는 대화보다 폭력, 말보다 행동인 놈. 더해서 출소한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이다. 공인이 죽었다. 연방제 국가 미합중국에서 영향력 있던 유명 여배우가 죽었고, 경찰이 냄새를 맡게 된다면 자카리아 패밀리의 황금기는 막이 내릴 것이다.
잭 토넬리는 생각했다. 시모네는 마약 중독이다. 공인들이 마약 중독으로 죽는 일은 허다하지 않던가? 공급처만 조작한다면 충분히 자살로 위장할 수 있을 것이다. " 씨발, 형. 나 이제 나와서 좀 즐기려는데 이게 뭐야? 이 년 뒤진 거 아니잖아. " 패닉에 빠져버린 쌔미 까란자. " 닥쳐 쌔미. 5분만 조용히 해. " 골똘히 머리를 굴리는 토미 까란자. 침묵을 유지하던 잭 토넬리는 토미를 바라보며 입을 연다. " 토미, 간단해. 이 년 마약 중독자였어. 공급처는 다른 하청 패밀리로 위장하고 약 좀 달라 사정하다 성질 더러운 딜러한테 맞아 뒤진거야. 지금부턴 이게 사실이고, 너넨 누구도 죽인 적 없다. 나도 아무것도 못 봤고. " 토미는 미소를 지으며 쌔미의 뒷목을 잡은 채 즉시 걸어나간다. " 병신아, 너 아무데도 안 가. 형만 믿어. "
잭 토넬리는 수화기를 든다. " 주니어, 접니다. "
란돌프의 펜트하우스. 그는 잭 토넬리를 보며 말한다. " 이리 될 줄 알았다. 내가 까란자 놈들을 하루 이틀 보나? 그 년 이용 가치는 에이전시 계약 그 이상, 이하도 아니였어. 오히려 잘 됬다. 시니어껜 내가 다녀올테니 뒷처리 확실하게 해. 참, 약 공급처는 그 대부업 관리하던 놈들로 위장해. 왜냐고? 그냥 마음에 안 들어 걔네. "이상하리만치 일이 수월하게 진행되었다. 기자와 시모네의 팬덤은 모두 대부업 사무소 인원을 물고 뜯었고, 매수된 경찰 몇을 필두로 정부의 간섭도 벗었다. 뒷세계의 룰. 세간이 그들을 조준할 뻔 했고, 그의 영향력을 의심하는 자들이 생길 것이다.
아무리 란돌프 주니어 자카리아라도 그의 자리를 호시탐탐 노리는 불가항력은 반드시 있을 터. 더 이상 라스벤츄라는 안전하지 않다. 란돌프 주니어 자카리아는 자카리아 패밀리의 실질적 리더이자 그의 아버지, 시니어에게 간략히 보고 후 패밀리를 로스 산토스로 확장하겠다는 계획을 얘기한다.
로스 산토스 서부 연합을 장악중인 카포네 패밀리. 란돌프는 이들을 기회이자 영양가 좋은 음식이라 비유했다. 연고지 없는 타지에서의 세력 확장은 분명 순탄치 않다. 조직을 굴리기 위해선 목표가 필요하다. 사냥개는 사냥이 끝나면 효용 가치가 사라진다. 카포네 패밀리의 존재는 사냥개들의 사기를 더욱이 높여줄 것이라 확신했다. 란돌프는 그의 변호사, 성공한 사업가 커리어로 동부 산업 노동조합 협회장을 자처해 민심을 사로잡았다. 해와 함께 로스 산토스 고위 인사들에게 아첨을, 그리고 달, 까란자 형제단, 잭 토넬리와 함께
로스 산토스 동부 뒷세계 장악. 이곳은 라스벤츄라와 다르다. 화려한 네온사인, 발렛파킹, 고급 세단? 이곳은 없다. 전기줄에 줄비한 짝이 없는 운동화들, 좀도둑, 로우라이더. 이곳은 로스 산토스다. 간절한 사람들은 동앗줄을 중시한다. 빈민촌 노동자들에게 변호사, 성공한 사업가로 알려진 란돌프 주니어 자카리아는 동앗줄이다. 이것이 주니어가 민심을 사로잡아 동부 산업 노동조합 협회장이 된 이유다. 그들은 생각한다, 자카리아가 동앗줄이라고. 하지만 나는 생각한다. 자카리아는 그들에게 있어 썩은 동앗줄이라고.
- 시모네의 동생 조 마렌자의 비망록.
WRITTEN
Carranza Brothers, Dan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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