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가대는 예배 중에 회중을 대표하여 찬양으로 하나님께 응답하며, 회중의 찬양을 인도하고, 회중들을 향해 노래하기도 하는 예배에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 따라서 성가대는 이러한 기능들을 가장 잘 수행할 수 있는 위치와 방향 그리고 음향 또는 조명과 같은 보조 설비들을 필요로 한다. 대부분의 개신교에서는 회중들의 전면 즉, 예배 중심의 부근에 성가대를 배치한다. 이 성가대의 위치와 방향은 예배 에 집중하여 참여하고 있는 회중들의 시각에도 중요한 영향을 주게 된다. 따라서 예배공간의 설계에서 성가 대의 위치와 구성은 설계자가 늘 고민하는 문제이며, 목회자와 성가대 지휘자 그리고 건축가 사이에 자주 이견이 나타나는 문제이기도 하다.
실제로 교회마다 성가대의 위치는 매우 다양하다. 원래 중세 교회에서 성가대는 설교대나 독서 대 등과 함께 제단 바로 앞의 성소 안에 있었으며, 찬양은 성례전이나 설교와 함께 예배의 중심이었다. 오 늘날 성찬 예식이 예배의 중심이 되는 가톨릭교회들의 경우는 대부분 회중들의 뒤 쪽에 성가대용 발코니를 설치하여 회중들의 시야에서 보이지 않도록 하고 공간 안에 울려 퍼지는 찬양의 소리만을 듣도록 한다. 반 면에 대부분의 개신교 예배에서는 성가대를 회중들의 전면에 위치시켜 보면서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신교회 안에서 성가대 위치는 몇 가지 서로 다른 유형으로 나타난다. 가장 일반적인 경우는 성가대를 강단 앞의 좌 또는 우측에 배치하는 것이지만, 강단의 배후에 두거나 성가대원들이 회중석 의 앞자리에 앉아 있다가 순서가 되었을 때 강단 앞으로 나와 찬양을 한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도록 하 는 변형들도 적지 않다. 이러한 변형들은 예배에서 성가대의 음악적 문제와 회중들의 청각적 또는 시각적 문제들은 물론 예배 신학적 문제에 대한 복합적인 고민의 흔적이기도 하다.
더구나, 최근에 예배에서 음악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여러 가지 악기들이 사용되고 성가대원 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추세이어서 성가대의 공간 디자인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
성가대의 위치에 관한 한, 성가대의 찬양을 회중들이 직접 보고 잘 듣게 하기 위한 가장 이상 적인 위치는 회중의 전면 중앙이다. 그러나 이 자리는 예배 공간의 중심이므로 상징적으로나 기능적으로나 성찬 또는 말씀을 위한 장소이어야 한다. 이 두 가지 요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고안된 방법이 강단의 배후 에 성가대를 위치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 경우 성가대원들이 회중을 정면으로 대면함으로써, 성가대의 찬양 순서를 제외하고는 회중의 시선을 분산시키는 부작용을 일으키게 되며 성가대원 자신들도 예배의식에 서 참관자가 될 위험이 있다. 또한, 예배의 시각적, 상징적 중심으로 강단 벽에 십자가를 설치하는 경우, 십자가를 성가대의 뒷벽에 높이 걸게 되어 강단과의 일체감이 떨어지게 된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최근에 성가대가 회중석 앞 열에 앉아 있다가 찬양순서에만 강 단 앞으로 나와 회중을 향해 서서 찬양을 하고 다시 자리로 들어가는 방법을 채택하는 교회들도 나타나고 있는데 이는 앞의 문제들은 해소되었으나, 반면에 성가대원들이 나오고 들어가는 시간동안 예배의 맥이 끊 어지지 않고 매끄럽게 진행되도록 예배순서를 조정하는 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이 경우 성가대 가 예배의 중심을 뒤로하고 회중을 향해 서서 노래함으로써 마치 회중들을 관객으로 한 성가발표회 같은 느 낌이 드는 것도 예배 신학적으로 문제가 없는지 검토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교회에서는 전통적으로 성가대를 강단 앞의 좌 또는 우측에 두어 강단을 바라보도록 배치한다. 이 경우에는 성가대의 방향의 문제와 강단 전체의 시각적 균형의 문제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
먼저, 성가대의 방향을 예배의 중심을 향하게 할 것인가 회중을 향하게 할 것인가는 예배 신학 적 관점에서 논의가 되기도 한다. 예배의 상징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가지고 강단에 십자가와 제단을 설치 하는 경우 성가대의 방향은 이 십자가를 향해야 옳을 것 같다. 그러나 성가대가 강단을 향해 설 경우 그 노 래 소리가 회중들에게 충분히 전달되지 못하는 문제가 있다. 이 때문에 성가대 지휘자들은 성가대를 회중들 을 향해 서게 하고 싶어 한다.
다음으로 강단 전체의 균형문제는 회중들이 강단을 바라볼 때 예배 중심을 기준으로 시각적 균 형을 이루어 안정감을 가지고 예배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문제인데, 이 점에서 성가대는 회중들 의 시야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예배 공간의 질서는 전통적으로 입구에서 강단을 잇는 중심축을 기준으로 좌우 대칭적으로 구 성된다. 이는 예배를 받으실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상징적 통로이며, 예배에서 회중들에게 심리적으로 안정 감을 주는 축이기도 하다. 따라서 회중들의 시선의 목표가 되는 강단의 구성은 이 축을 중심으로 대칭이거 나 균형을 유지해야한다. 그런데 강단의 한쪽에 배치된 성가대는 강단을 시각적으로 불균형하게 보이게 한 다. 따라서 이 불균형을 바로 잡기 위한 적절한 디자인이 요청된다.
강단의 중심에 십자가와 제단을 두어 이를 예배의 상징적 중심으로 삼는 경우에는 설교단을 성 가대의 반대편으로 위치시키고, 사회단은 두지 않거나 꼭 두어야한다면 아주 간이하게 만들어 둠으로써 설 교단이 성가대와 시각적 균형을 맞추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설교단을 강단의 중앙에 두는 경우 에는 마땅히 성가대와 대응하여 균형을 이룰 요소가 없다. 더욱이 성가대의 규모가 크거나 소규모 오케스트 라까지 포함하는 경우 이러한 불균형은 더욱 심각하다. 그래서 어떤 교회에서는 성가대를 강단 양측에 나누 어두거나 오케스트라를 성가대에 시각적으로 대응하는 요소로 반대편에 두는 경우도 있는 데, 이러한 배치 는 성가대 지휘자에게는 대단히 곤혹스러운 문제이다. 따라서 성가대를 분리하기 보다는 성가대를 고려하 여 회중석의 배열을 잘 조절하는 등 강단부의 디자인에 의해 그 균형을 유지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대부 분의 교회에서는 흔히 성가대의 반대편에 전자 올갠을 두는데 이를 시각요소로 잘 활용하는 방법도 가능하 다. 이처럼 성가대를 포함한 이 모든 찬양의 도구들이 예배 공간 안에서 다른 성구들과 함께 시각적 균형 과 음악적 조화를 이루도록 신중한 설계가 필요하다.
또한, 예배공간은 성가대의 소리를 회중들에게 잘 전달되도록 설계되어야 한다. 흔히, 음향업 체들은 예배공간의 음향문제를 단지 스피커 등의 음향기기를 통한 전기음향의 문제로만 한정해서 생각하 여, 실내 흡음율을 높이고 전기 음향 장치로 소리를 확장시키려하는데 이는 교회음악의 관점에서 보면 매 우 잘못된 생각이다. 즉, 대 공간에서 설교는 전기적 확성장치를 필요로 하지만 성가대의 음악은 원칙적으 로 전기 장치를 통하지 않은 순수한 생음악을 들려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가대의 위치와 방향 그 리고 성가대 공간을 포함한 예배 공간 전체의 디자인과 재료의 선정을 통한 건축음향설계가 매우 중요하 다.
한편, 성가대의 출입 동선은 교회의 예전에 맞도록 설계되어야한다. 예배 시작 전에 집례자와 성가대가 미리 착석하는 경우에는 성가대 연습실로부터 성가대석 뒤로 출입하는 전용 통로를 두어, 예배 전 의 회중들의 예배 준비를 위한 묵상이나 찬양에 방해되지 않게 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집례자들과 성가대 가 회중석의 뒤로부터 입당하는 경우에는 회중석의 중앙통로를 약간 넓혀 입당 행렬에 지장이 없도록 고려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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