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세봉 선생과 인삼 재배(풍기•개성)
우리나라 풍기인삼은 영주시 풍기읍을 중심으로 재배되는 인삼(人蔘)이다. 인삼에 대한 가장 오래된 기록은 중국 전한(前漢)의 원제(元帝, 재위 기원전 48~33) 때 사유(史遊)가 지은 『급취장(急就章)』에서 인삼을 삼(蔘)이라고 기록하였다. 또한, 중국 전한 무제(武帝) 때 양나라 사람 도홍경(陶弘景)이 지은 『신농본초경(神農本草經)』에는 인삼의 산지와 품질을 비롯해 인삼에 대한 유래 등이 기록되어 있어, 이미 고대부터 인삼이 사용하였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른 나라에서는 인삼을 그냥 ‘삼’으로 흔히 호칭한다. 대개 중국은 전칠삼(田七蔘), 일본은 죽절삼(竹節蔘), 북미는 화기삼(花旗蔘)을 생산하는데, 우리나라 삼은 사람 모양으로 생겼다고 해서 ‘인삼’으로 부르고 있다. 우리나라 특산물로서 인삼은 중국·일본 등지에서 전근대부터 인기가 있었고 대개 ‘고려인삼’이라고 통칭하였다. 풍기인삼이 재배되는 영주시 풍기읍 일대는 변성암계 토양을 가지고 있으며, 지형적으로는 영주시의 북쪽에서 서쪽 경계선을 따라 뻗은 소백산맥과 여기서 갈라진 지맥들이 동·남으로 이어지면서 분지(盆地)의 지형을 이룬다. 영주 풍기는 우리나라 최초의 인삼 재배지이며, 풍기인삼은 소백산 자락의 유기물이 풍부한 모래진흙과 인삼이 자라기 좋은 기후를 바탕으로 재배되어 조직이 충실하고 인삼의 향이 강하며, 유효 사포닌 함량이 매우 높아 인체의 여러 기능에 도움을 준다고 알려져 있다. 삼(蔘)은 『삼국사기(三國史記)』에 따르면 734년(성덕왕 33) 당나라 현종에게 하정사(賀正使)를 보낼 때 산삼 200근을 선물했다는 기록이 있었다. 이것으로 유추하면 삼국시대 때 벌써 우리나라에서 산삼이 많이 자생했음을 알 수 있다. 당시 소백산 일대는 일명 산삼으로 불리는 나삼(羅蔘, 일명 신라삼)의 주요 산지였다. 당나라에서 큰 인기를 누렸던 나삼의 유명세는 여러 시대를 거치며 조공 규모와 수출량을 증가시키는 역할을 한다. 또한 밭에서 인위적으로 재배한 인삼이 대량 출현한 것은 조선시대부터였다. 조선시대에 이르자 팔도를 다 뒤져 삼을 캐내도 감당이 안 되는 지경에 이르러 결국 사람들은 삼의 씨를 채취하여 산에 뿌리거나, 어린 삼을 산에다 옮겨심기도 하였다. 이것이 바로 ‘산에서 키운 삼’이라는 뜻의 ‘산양삼(山養蔘)’이다. 이후 산에서 내려와 밭에 심어 키우기 시작했는데, 이렇게 자연산(산삼)이 아닌 집에서 키운 삼을 가삼(家蔘)이라 하였다. 그런 가운데 1541년(중종 36) 주세붕(周世鵬, 1495~ 1554)이 풍기 군수로 부임하면서 나라의 어려운 형편을 해결하고자 산삼 종자를 채취하여, 지금 영주시 풍기읍 금계리 임실마을에 시험 재배한 것이 인삼, 즉 가삼(家蔘)의 효시가 되었다고 한다. 이후 주세붕은 풍기 군수 시절 뛰어난 업적을 인정받아 여러 관직을 두루 거쳐 1551년(명종 6) 황해도 관찰사로 부임하게 되었고, 개성 지역에도 인삼 재배법이 보급되기에 이른다. 이 때문에 풍기읍은 국내 인삼 재배의 발상지로 간주하며, 주세붕을 인삼 재배의 원조로 추앙하고 있다. 한편 김포시와 파주시는 지금도 시 홈페이지 등에 3가지 이유를 들어 김포·파주인삼이 개성인삼이라고 주장한다. 첫째는 고려 말 이후 장단 지역을 포함한 개성 지역이 인삼의 집산지로 형성됐다는 점. 둘째 1551년 주세붕 선생이 황해도 관찰사로 부임해 개성 지역에 새로운 인삼 재배법을 보급했다는 점. 셋째 18세기 중반에서 19세기 초 개성 보부상 최문이 개성 풍토에 맞는 재배법을 고안했다는 점 등이다.
반면 포천시는 “개성 인삼은 고려가 후삼국을 통일하면서 한반도에서 생산되는 모든 인삼을 고려인삼으로 통칭했다”라고 주장한다. 고려 중기 이후부터 고려인삼 명맥을 개성 인삼으로 옮겨 유지해 왔고, 이것이 개성 인삼의 유래가 됐다는 설명이다. 포천의 개성인삼농협 관계자는 “1950년 6·25전쟁 이후 남하한 개성 일대 인삼 재배 농민들이 포천·연천·김포·양평·파주·용인 등으로 흩어져 살면서 인삼 재배 지역이 장단 밖까지 확산된 것”이라며 여전히 포천 인삼이 개성 인삼이라고 주장한다.
예전의 장단군은 군사분계선에 위치되어 있어 개평군과 장평군으로 개편되었으며, 장단면은 현재 이 지역에는 파주시에 4개면(장단면·군내면·진동면·진서면)이 편입되었다.
장단면 그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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