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반란 어떻게 된 거죠
지난 토요일 속보가 들어왔습니다. 러시아에 반군이 생겼다는 겁니다. 마치, 가짜뉴스와 같은 이야기였는데요. 하지만 사실이었습니다.
푸틴의 최측근이 등을 돌리다
이번에 반란을 일으킨 세력은 러시아 정규군이 아니었습니다. 용병 기업이 무장봉기를 일으켰는데요. 프리고진이 이끄는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은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수도 모스크바로 진격했습니다.
그런데 프리고진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인물인데요. 그가 등을 돌린 겁니다.
1981년 강도 및 폭행혐의로 9년간 복역했던 프리고진. 이후, 핫도그 노점 장사를 시작으로 돈을 벌게 됩니다.
이어서 그의 고향이었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식당 사업을 하는데요. 여기서 크게 성공합니다.
특히, 푸틴 대통령이 프리고진의 식당을 즐겨 찾으면서 인연을 맺게 되는데요. 푸틴 대통령의 생일 파티와 연회 등의 음식을 프리고진에 맡기게 되죠. 그래서 프리고진은 ‘푸틴의 요리사'라고 불리기도 했습니다.
이것이 대형 요식업체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죠. 러시아 정부 행사에 음식을 공급하게 되는데요. 러시아 급식 공급으로 2010년에는 약 1조 3천억 원 규모의 계약을 따내죠.
그러다가, 2014년 프리고진은 민간군사기업 바그너 그룹을 만들었는데요.
러시아 정부를 적극적으로 도왔습니다. 시리아와 리비아 등의 독재자 내전에 개입하면서, 러시아 정규군이 ‘공식 개입’하기가 어려운 전쟁에 참여했죠.
그래서 푸틴 대통령 입장에서는 손에 물 묻히지 않고, 아니. 손에 피 묻히지 않고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 왔습니다.
이에, 푸틴 대통령의 신뢰가 매우 컸다고 평가되는데요. 이를 바탕으로, 우크라이나 침공에 있어서 프리고진이 빠르게 개입합니다.
그야말로, 푸틴의 해결사가 프리고진이었습니다.
2010년 당시 러시아 총리였던 푸틴 대통령과 급식 공장을 운영하던 프리고진의 모습.
모스크바로 진격하다
프로고진이 이끄는 바그너 그룹의 규모는 어느정도일까요. 이에 대해서,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추측을 해보면, 각종 내전 개입으로 푸틴의 해결사 시절에는 특수 부대 출신 전투원 약 5천 명 수준으로 추측됐습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에, 바그너 그룹의 덩치가 매우 커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영국 국방부는 약 5만 명을 이끄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때, 프리고진은 스스로 “2만 5천 명의 전투요원"이라고 지난 23일 밝힌 바 있는데요. 어쨌든, 러시아 정규군이 무시할 수 없을 정도의 군사 규모를 가진 조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바그너 그룹은 무장 반란을 개시하고요. 하루가 안 되는 사이에, 우크라이나 전선에서 이탈해 모스크바에서 200km 떨어진 곳까지 진격했습니다.
장갑차와 병력 수송차, 탱크를 실은 트레일러 등이 모스크바로 향하는 고속도로를 내달리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습니다.
그러니까, 약 1,000km를 쾌속 진격한 건데요. 사실상 러시아 정규군이 그저 바라만 보고 있는 속수무책 상태였던 겁니다.
물론, 러시아 정규군이 헬기와 항공기를 출격하긴 했는데요. 이마저도 지대공 미사일에 맞아 6대의 헬기와 1기의 항공관제기가 추락했죠.
러시아 정규군이 우크라이나 투입된 가운데, 실전 경험이 있는 바그너 그룹을 막을 수 있는 전력이 없었던 겁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 파죽지세였던 히틀러의 독일군도 모스크바 함락에 실패하는데요.
러시아 용병기업의 반란에 수도 모스크바가 방어선을 지켜내지 못하고 그대로 함락될 위기에 놓인 겁니다.
지난 24일 푸틴 대통령은 TV연설에 직접 등장해 “등에 칼을 꽂은 반역"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도대체 왜 그런 걸까
이번 반란의 명분은 ‘러시아 국방부가 바그너 그룹을 향해 미사일 공격을 지시했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아군을 공격했다는 의혹인데요. 이에, 맞대응하는 과정에 촉발된 거죠.
사실,
프리고진의 바그너 그룹은 러시아 국방부에 줄곧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특히, 러시아 국방부가 탄약을 지원하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보급 부족에 따른 러시아 내부 마찰이 공개된 것이죠.
여기에, 프리고진은 러시아 관료와 부딪혔는데요. 러시아 국방부가 '비정규군(용병)은 국방부와 정식 계약하라'고 지시하게 됩니다.
그러자, 프리고진은 거부하는데요. 해당 계약이 바그너 그룹을 러시아 국방부가 통제하기 위한 장치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니까 바그너 그룹이 러시아 국방부 영향력 아래 놓이는 것을 꺼린 겁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는 프리고진의 군사 반란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체포 명령을 내립니다.
이때, 푸틴 대통령은 프로고진이 아니라 국방부 손을 들어주게 되죠.
이번 전쟁에서 프리고진은 최전선에 나와있는데, 영향력이 커지자 토사구팽 위기에 처한 겁니다.
그래서 프리고진은 곧바로 “정규군이 미사일로 바그너 그룹을 공격했다"면서 반란을 시도했죠.
하지만 하루만에 반란은 멈췄습니다
푸틴을 향해 진격하던 바그너 그룹의 반격은 수도 모스크바 앞에서 마무리됐습니다.
러시아가 진압한 것이 아니라, 중재로 일단락됐습니다. 러시아 동맹국인 벨라루스 대통령이 중재에 나섰던 것인데요.
벨라루스는 친러시아 국가인데, 한편으로 벨라루스 대통령과 프리고진은 20년 동안 알고 지낸 사이입니다.
그래서 중재가 수월하게 진행된 것으로 보이는데요. 아쉬운 점은 정확한 중재안이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러시아는 반군 바그너 그룹에 용병들을 처벌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요. 프리고진은 벨라루스에 망명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니까, 처벌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전격 철수한 겁니다.
푸틴의 최대 위기
러시아 초유의 무장 반란 사태는 하루만에 일단락됐습니다.
하지만 푸틴 대통령의 위기가 그대로 노출됐습니다. 심지어, 최측근의 도전으로 23년 통치 최대 위기를 맞았죠.
특히, 바그너 그룹이 철수할 때는 시민들의 환대가 있었습니다.
16개월째 이어진 우크라이나 침공에, 러시아 국민들의 피로도와 불만을 알 수 있는 대목이죠.
결국, 2036년까지 종신 집권을 보장받은 푸틴 대통령 지도력에 크게 타격을 입게 됐는데요. 앞으로도 이런 혼란이 다시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습니다.
<뉴욕타임스>는 “푸틴의 권위에 구멍이 생겼다", 은 “푸틴이 권력을 상실할 위기"라고 논평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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