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에 따르면, 벼농사는 집단으로, 짧은 시간 안에 큰 노동력이 필요한 작업이다. 그래서 당연히 마을 공동체 중심으로 농사가 이뤄질 수밖에 없었고 농사가 기본이 돼서 의식이나 생활 자체도 다 공동체 문화가 스며든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공동체 문화를 바탕으로 농업의 발전을 살펴보면, 사람의 힘으로만 농사를 짓던 것에서 동물의 힘을 이용하게 된 것은 농기구의 발전과도 연관이 있을 것이다. 농기구인 쟁기는 소에 묶어 사용하는 것이다. 땅을 갈고 씨를 뿌리는 작업, 즉 파종 경작 때 사용했으며 종류에 따라 한 마리 또는 두 마리의 소에 묶어 사용했다고 한다. 쟁기는 동물의 힘 뿐만 아니라 쇠의 강함을 동시에 이용하는 과학적인 농기구였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그 이전에는 주로 사람의 힘으로만 땅을 갈다가 신라 시대쯤 와서, 소를 이요한 소위, 축력을 이용한 논갈이가 시작되었는데 소의 힘을 이용하다 보니 아무래도 사람의 힘은 적게 들고 작업량은 월등히 늘어나는 결과가 나타날 수밖에 없었다.
소의 목에 얹는 구부러진 막대는 멍에, 땅에 직접적으로 닿으며 쇠로 된 부분이 보습이다. 보습과 연결된 나무를 술, 그 위에 앞으로 길게 뻗은 나무를 성에라고 하며, 둘을 연결한 것을 한마루라고 한다. 그리고 성에와 멍에가 연결된 줄이 봇줄이다. 원래는 쟁기도 나무로만 되어있었는데 쇠로 만드는 도구가 등장하다 보니 아무래도 땅을 더 깊게 팔 수 있고 단단한 땅도 갈 수 있게 되어, 지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돼서 농사 생산력이 크게 증대되었다고 할 수 있다.
김제는 지평선 축제라는 이름으로 다양한 전통 문화 행사를 진행한다. 입석 줄다리기, 농악 경연, 농경 체험 등 다양한 전통 문화 행사를 열고 있다. 입석 줄다리기는 남자와 여자가 편을 갈라서 하고 있는데, 해마다 여자가 이긴다고 한다. 이 부분이 인상깊었는데, 보통 힘의 차이로 남자가 이기는 게 더 익숙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서 여자는 물을 의미하고, 그렇기에 여자가 이겨야 그해에 비가 많이 와서 풍년이 든다고 해서 여자가 이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또 하나 이곳의 대표적인 세시풍속은 바로 벽골제 쌍룡놀이라고 한다. 쌍룡은 벽골제에 살던 백룡과 청룡을 가리키는 것으로, 자신을 희생하여 벽골제를 지키고자 했던 단야 낭자의 희생정신을 기리는 놀이라고 한다.
이밖에도 수많은 세시풍속들이 있는데,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보름달이 뜨는 음력 15일에 다양한 세시풍속을 즐겼다. 줄다리기는 풍년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놀이에 해당한다. 음력 6월 15일 유두에는 맑은 개울물에 목욕하고 머리를 감는다. 음력 7월 15일 백중에는 농가에서는 농사일을 잠시 쉬고 먹고 마시며 즐긴다. 백중 때는 호미를 씻어서 걸어 둔다는 풍석에서 '호미씻이'라는 것이 있다. 농사에서 제일 힘든 일이 김매기인데 그 지긋지긋한 김매기가 끝난 그 상징적인 도구인 호미를 걸어서 씻어둠으로써 더 이상 김매기를 안 한다. 추석이라고 하는 것은 추수를 끝내고 하는 것이 아니고, 추수를 직전에 앞두고 풍년에 들게 해준 조상에 감사하는 풍년, 축제라고 할까 이런 의미가 있어 미국의 추수감사절과는 의미상의 차이가 있다고 한다. 이러한 차이는 처음 알게 되었다.
또한 세시풍속 저변에는 주술성이 강한데, 그냥 놀이가 아니고, 뭔가 기대하는 것을 놀이 형태로 투영해서 형상화해서 노는 의미가 깔린 거라고 한다. 송편은 왜 송편이고, 추석은 왜 추석일까. 이번 영상을 통해서 한국의 농업이 공동체 문화에 영향을 미쳤으며, 그밖의 세시풍속에도 다 농업 관련 의미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래서 추석과 같은 게 왜 중요한지도 알 수 있었다. 옛날에 농업은 백성들의 삶이었다. 눈을 뜨면 일을 하게 하고, 일용할 양식을 생산하는 행위인 농사가 한국 전통 문화에 영향을 주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