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춘 연변의 이번 달 산행은 봉화산(해발 487m)으로 잡았습니다. 8인의 동문이 참여하여 무사히 등정할 수 있었습니다. 지난 달과 마찬가지로 아침 10시까지 강촌역에서 모이기로 하여 전철과 ITX 청춘 열차, 승용차를 이용하여 8인이 모였습니다.
참석자 : 24고영철, 이규성, 25박우철, 최원일, 30박형열, 39김대휴, 김종상, 40이국일(8인)
역앞에서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10시 10분이 지나서 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역을 시계방향으로 돌아서 역 뒤로 난 길로 올라가기 시작했습니다. 활엽수들이 모두 헐벗고 있어 겨울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언덕길이었습니다. 작은 봉우리 위에서 국방부지리연구소에서 설치한 삼각점을 확인하였습니다.(10:31) 금방 나오리라고 생각했던 첫 번째 목표인 안산까지는 제법 먼 거리여서 한 시간 10분가량 지나서 해발 314m로 추정되는 안산에 도착하였습니다.(11:23) 거리를 나타내는 이정목이 서 있었는데, 강촌역 2.3km, 봉화산 1.8km(문배마을 5km)라고 표시되어 있었습니다.
강촌역을 출발해서 여기에 올라올 때까지는 눈을 볼 수 없었는데 여기서부터는 눈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해발 300m 이상이 되니 눈이 나타난 것입니다. 봉화산까지의 산길은 눈에 덮인 경치를 즐기며 갈 수 있었습니다. 12:32, 해발 487m의 봉화산에 도착했습니다. 오늘의 가장 높은 지점입니다. 다시 기념 사진을 찍고 산을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다음 목표는 지난 달 점심식사를 했던 문배마을입니다. 산을 내려가니 임도에 이르고 임도를 따라 가는데 먼저 내린 눈이 반쯤 녹아서 길이 질고 미끄러워 조심해야 했습니다.(김대휴 동문 미끄러져서 한 번 넘어졌습니다.) 임도가 작은 언덕을 넘어가더니 분지에 자리한 문배마을이 나타났습니다. 산으로 둘러싸여 아늑한 마을인데 마침 해가 비쳐서 매우 따뜻한 기운이 감돌고 있었습니다. 문배마을은 6.25 때 인민군이 길을 몰라서 들어오지 않았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로 외부에서 가려져 있는 분지입니다.
지난 번 들렀던 ‘강씨네 통나무집’의 비닐로 된 실내로 들어가 두부전골을 시켰습니다. 옥수수 막걸리를 마시고 라면 사리를 추가했습니다. 식사 후 작은 언덕을 넘어 지난 번 검봉산 산행시 마을로 들어왔던 산길을 따라 구곡폭포를 향했습니다. 음식점 뒤로 난 길로 낮은 언덕을 넘자마자 넓은 폭의 계단길이 나오는데 눈이 쌓여있어 미끄러워서 좌우에 매어있는 밧줄을 잡고 천천히 내려가야 했습니다.
지난달에 보았던 구곡폭포 앞에 다시 섰습니다.(15:27) 폭포를 덮었던 얼음은 거의 다 없어지고 하단부 발치에만 녹지 않고 있었습니다. 이제 볼거리는 거의 다 본 셈으로 역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폭포를 떠나 계단을 내려오면 여기부터는 거의 평탄한 길입니다. 매표소를 나오니 주차장(버스정류장)이 나오고 숙소로 보이는 기다랗고 흰 집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차도로 걷다가 조금 질러가는 자전거길이 있기에 그 길로 걸어서 역을 향해 걸어갔습니다.
자전거길을 버리고 큰 길로 나와서 철교를 아래로 통과한 다음 우측으로 꺾으니 강촌역이 나타났습니다. 결국, 아침에 출발했던 역 앞에 도착했습니다.(16:24) 11.53km를 약 6시간 걸려서 걸은 셈입니다.(먼저 역에 도착한 3인은 고영철님 승용차를 타고 앞서서 상경하였습니다.)
아침에는 조금 추운 날씨였는데 낮이 되면서 날씨가 확 풀려 산행하기에 적당하였고 봄이 오는 기운을 감으로 느낄 수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고요하고 단정한 산을 동문 산우들과 함께 즐겼습니다.
P.S. 산행 전에 박우철님으로부터 25회 배창수님의 부음을 들었습니다. 백두대간과 낙동정맥 종주에서 매 번 산행을 계획하고 현장에서 지휘하던 분으로 경동산악인 중 으뜸 갈 정도의 산행실력을 지닌 분인데 먼저 떠났다는 소식에 산행 내내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산행 후 고인의 빈소에 같이 가서 애도하였습니다.)
춘천 남면 봉화산을 가다
서울과 춘천을 이으면
경춘선이다
한강으로 잇고 철로로 잇고
국도로 잇는다
이음의 연변에 산들이 솟아있다
용화산, 오봉산으로 시작해
삼악산 검봉산으로 이어지고
오늘은 강촌역 봉화산을 오른다
삼백 고지 위로는
녹지 않은 눈이 만든 경치
꿈속에 그리던
이상향을 닮았다
멀리 아래로는
한결같은 한강
맑은 산 아래
맑은 강이다
구곡폭포 풀려서
가는 물줄기 날리니
비류직하 삼천척의
이백을 생각게 한다
8인의 동문 산우들
같이 산을 걸으며
각자의 생각에 잠겨
각자의 인생을 벼린다
생각에 잠길만큼
여유를 주는 산, 봉화산
부드럽고 맑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