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머리말
'디지털 시대, 새로운 시의 발걸음'에 즈음하여
"세상이 변하고 시대정신도 바뀌어가는 마당에, 이제는 문자문화 활자매체의 시대에서 영상문화 전자매체의 시대로 문화와 문학의 중심축이 이동하고 있다"고 한 어느 논자의 지적은 현대의 글쓰기가 어떤 면모와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우리는 가히 상전벽해라 할 만한 글쓰기의 시대 변화를 목도하고 있다.
디카시는 언어예술을 넘어 시의 언어를 영상의 영역으로까지 확장하면서 멀티언어예술로서 보다 적극적으로 독자와 만나는 방식이다. 다시 말하면 새로운 시대의 경향에 새로운 방식으로 독자와 소통하는 방식이다. 카톡, 트위터, 페이스북 등에는 영상과 문자가 조합된 멀티언어 글쓰기가 하나의 일상으로 자리 잡았다. 디카시는 이렇게 일상화된 글쓰기를 예술적 글쓰기로 끌어올리려는 문학 장르 문학운동이다.
오늘날의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는 시가 영상과 함께 보고 읽는 예술형식으로 진화할 수밖에 없다는, 보다 급진적인 입장이 보편화 되고 있다. 하지만 디카시는 영상과 문자 즉 멀티언어를 매개로 하되, 영상 따로 문자 따로가 아닌 그 양자가 하나의 텍스트가 되어 새 층위의 시가 되는 것이다.
2017년 6월 디카시의 매혹 - 78개의 렌즈로 읽는 새로운 시의 선인문』이란 공동시집이 출간되었다. 이 시집은 그간 디카시의 가능성을 믿고 좋은 작품을 창작해 준유수한 시인들의 작품과 디카시 문예운동의 일선에서 그 창달과 진작을 위해 헌신하고 있는 시인들의 작품 중에서 엄선하여 엮은 새로운 디지털 문학의 '선언문'이었다. 그에 이어 디카시의 매혹 2 디지털 시대, 새로운 시의 발걸음은 디카시연구소에서 발간하는 디카시 전문 게간지《디카시》를 통해 발표된 작품을 중심으로, 형식과 내용의 균형성 및 미학적 수준을 판별하여 디카시연구소 편집위원회에서 선정하였다.
디카시의 영역이 하루가 다르게 국내는 물론 미국·중국 등 전 세계로 확장되고 있는 이때, 디카시의 올바른 정체성을 다시 한 번 확고하게 정할 필요성이 제기되었다. '디카시의 매혹' 시리즈를 매년 발간하는 것은 디카시가 나아갈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하기 위한 작업이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차원의 생활문학이요. 사이인 디카시 문예운동을 펼쳐온 지 벌써 14년이 흘렀다. 그동안 디카시의 활성화와 확산을 위한 많은 분들의 헌신이 있었기에, 마침내 디카시가 한국을 넘어 세계무대로 진출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계간 《디카시》에 좋은 작품을 보내준 소중한 시인들의 덕분으로 '디카시의 매혹'을 통해 디카시의 정본 하나하나를 확립해 나갈 수 있게 되었다. 이 모든 분들께 깊이 감사드린다.
2018. 6. 30
디카시연구소 편집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