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세권을 꿈꾸며
《날마다 도서관을 상상해》│유승하 만화│창비
교육출판부 이수경
나에게 도서관은 그저 시험 기간에 공부할 장소를 제공해주는 곳,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책과 가까워진 건 대학교가 버스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곳이었고 길바닥에 버려지는 3시간가량의 시간을 보내기위해서 선택한 것이 책이었다. 버스정류장 앞 서점에서 싸게 파는 책들 위주로 사서 보고 언젠가 할 것 같았던 세계여행을 위해 여행책 위주로 읽었지만, 도서관 가서 빌려 읽을 생각은 못 했던 것 같다. 집에서 걸어서 가야 했고 학교 도서관도 여전히 공부하러만 다니는 장소였다. 부모가 되고 아이는 책을 가까이했으면 하는 바람으로도서관을 드나들기 시작했고 엄마의 욕심은 게으름을 이겨내며 아이와 나에게 친숙한 곳이 되었다. 걷기에 좀 멀고 버스를 타기에도 애매해서 우리 집이 도서관 옆이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 읽었던 책이 《날마다 도서관을 상상해》 였다.
2000년 처 집 근처 학교는 많지만, 도서관이 없어서 주민들이 자치센터 내 도서관을 운영한다. 이곳에 책을 어린이도서연구회 목록을 참고하면서 책을 채웠다는 부분이 읽을 때마다 좋았다. 그리고 나오는 그림책들이 있는데, 신입 때 읽을 때는 잘 모르는 책이었는데 이제는 음. 이 책 좋지~ 라는 생각이 든다. 도서관을 새로 지을 수 없어서 빌라와 주택 8채를 매입하지만 예산이 없다는 이유로 중단된다. 하지만 주민들의 열정으로 예산을 확보하며 건립을 추진한다. 모든 일이 일사천리로 진행이 되면 좋겠지만 한 건물이 아니라서 복잡한 전기 배선이며 55개의 방을 관리해야 하는 어려운 일들이 생기지만 2015년 11월 13일 구산동도서관마을이 개관된다.
만화로 이야기를 그려나가서 책이 쉽게 읽혔다.하지만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그들의 치열했던 시간이 가볍지만은 않았다. 우리 아파트에도 예전에는 도서관으로 쓰였던 장소가 있는데 지금은 방치해두었다. 아마도 관리가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나라면 이렇게 도서관이 필요하다고 지금 방치가 된 그 장소를 사람을 모아서 운영할 수있을까? 그 생각조차 하지 않는다. 얼마나 힘든 일인지 조금이나마 알기에 그래서 도서관마을을 계획 운영한 이들이 더 대단해 보인다. 책 마지막 부분에 도서관 사진이 있는데 다음 서울 방문에는 꼭 방문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