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모텔은 사양산업인가?
20만 숙박인에게 숙박산업의 현주소를 알려주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해나가야 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하는 박람회가 몇 년 전부터 해마다 학여울역 무역센터에서 개최되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개최되었다. 공식명칭이 '2009 호텔페어'다. 올해로 벌써 다섯 번째다. 지난 해에는 약 9000여 명이 박람회를 참관했으나 올해는 신종풀루 등의 악재가 겹쳐 약 6000여 명 정도 가 박람회를 참관한 것으로 보여진다. 규모도 작아졌다. 약 70여개 업체가 참가했다.
홍보가 부족한 탓도 있다. 그러나 숙박업 종사자나 투자자에게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 해마다 숙박관련업체들이 참가하여 숙박산업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기회인지라 필자도 꼭 참가와 참관을 한다.
그러다보니 지난 몇 년간의 호텔페어에도 특징적인 변화를 읽을 수 있었다. 당장 지난 해 2008 호텔페어와 2009 호텔페어에서 차이점을 찾을 수 있다. 자연스럽게 모텔을 움직이는 가장 기초적인 객실비품관련업체들이 한결같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그런 모습에는 변화가 없었다. 중저가 인테리어, 난방비 절감 전기난방설비, 객실공간의 영화시스템, 비품의 고급화, 투자경영컨설팅, 자체세탁, 의료용 기능성침대, 안마의자, 위생적인 청결관리, 객실관리시스템, 무인관리시스템, 중저가 숙박업소의 브랜드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시설변화로 모텔의 경쟁력을 높이려는 시기였던 지난 해에는 인테리어업체들이 넓은 공간을 차지하며 시설변화를 독촉하였었다. 그러나 올해에는 인테리어업체들의 참가도 저조했지만 참가한 인테러어관련업체들도 넓은 공간을 차지하기보다는 이미 제작된 상품을 전시하는 소극적인 전시를 하고 있었으며 과도한 자금을 투입하여 이루어 내도록하는 시설고급화에 치중하는 업체보다는 아직도 시설변화를 이루지 못한 노후시설모텔들에게 저렴한 투자로 간단하게 변화를 이룰 수 있는데 도움을 줄 수 있은 업체들이 기성 맞춤형 제품들과 방법을 제안하는 정도였다. 지난 2-3년 간 모텔들이 시설 고급화의 경쟁이 치열했다.
많은 모텔들이 시설고급화를 이루어 높은 매출을 올리며 경쟁력을 확보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런 와중에 과다한 시설고급화에만 치중하며 많은 자금을 투자했던 일부 숙박업소는 내 모텔이기는 커녕 남의 모텔이 된 예도 발생한다. 자기자본없이 매매목적만으로 시설의 고급화를 이루는 댓가로 융자금이 많아 진 것이다. 그러나 그나마도 시설의 고급화를 이루지 않았다면 이미 장급여관으로 전락하여 최근의 불경기의 늪에서 어눌하게 기다리는 영업을 할 수 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생존을 걱정해야 한다.
또다른 변화는 난방비의 절감이다. 유가가 상승하고 심야전기설치가 쉽지 않아지면서 난방비를 절감하는 것이 곧 모텔수익율을 높이는 방법이 되었으며 난방시설에 대한 정보와 설비가 그 어느 것보다도 경쟁력을 갖게하는 시설이 되었다.
기름보일러를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업체들은 비용을 절약한다고 심야전기로 난방을 하고 기름보일러로 온수를 사용하려는 시설운용을 한다. 그렇게하다보면 난방비를 절약한다는 것이 객실이 너무 추워져서 시설이용고객에게 불만이 쌓여 오히려 숙박매출마져 줄어들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게 된다. 숙박운영 매출이 상대적으로 저조해지는 악순환이 되풀이 되는 것이다.
그에 대한 대책으로 간단하게 설치가 가능한시설과 기기를 갖춘 전기관련 난방업체들이 대거 부스를 차지하며 전기난방의 효율적인 난방비절감방법과 시설를 보여 주었다. 참관자들도 특별히 이런 난방시설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추워지기 시작하는 11월에 호텔페어가 열렸기때문일 수도 있지만 이와 간련한 업체들의 참가수가 다른 해보다도 많았으며 참관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모텔운영에서 인건비와 난방비용이 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크다. 이런 비율은 매출이 적을 수록 그 비율이 높아지며 객실 33실로 월매출 4000여만 원인 모텔의 경우 인력4- 5명이 소요되어 550-650만 원으로 인건비가 약 15%-20%, 난방비용으로 겨울에는 기름사용으로 여름에는 에어컨사용으로 250-450만원 내외가 발생하여 약 7-12% 정도를 차지하게 된다.
한때는 도시가스를 이용한 난방시설이 대단한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최근의 유가상승으로 도시가스을 이용하는 비용도 만만치가 않아졌다. 또한 도심에 있는 모텔들은 도시가스이용이 편리하지만 외곽에 위치한 모텔들은 도시가스를 이용한 시설을 설치하려면 도시가스공급에 많은 제약을 받게 된다. 객실별 난방관리도 쉽지 않다.
그리고 전기관련 난방시설의 기능과 기술이 발전하여 설치가 쉽고 규모가 작으며 위험성이 최소화되고 효율성이 커지고 설치비가 저렴해지면서 최근에 많은 숙박업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이다. 객실별로 난방을 조절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각 관련매체나 인터넷을 통해 숙박관련 정보획득의 기회가 많아지면서 영세성을 면치못하던 모텔관련업체들이 하나둘 모여 모텔업주에게 원스톱의 정보를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다. 모텔도 공동브랜드화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앞으로 모텔내에 설치되는 시설이 다양해지고 세금 등이 투명해지면서 비용절감과 매출향상 방안을 혼자서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모텔경영과 투자에도 컨설팅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숙박업, 그 중에서도 모텔은 특히 금융기관에서 보면 대출기피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다. 매출은 높을 수도 있지만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업종으로 분류되고 있슴을 의미한다. 올 초, 정부에서는 영세자영업자들에게 특별한 자금지원을 해주었다. 그런데 그런 자금지원도 숙박업에서는 혜택을 볼 수 없었다. 사회유해업소라고 인식하는 것이다. 서울의 모구청에서는 노골적으로 모텔이란 숙박업소를 폄하하는 플랜카드를 구청 앞에 설치하여 주변 모텔숙박업주는 물론 숙박인의 마음을 무겁게 하였다.
숙박업소의 대표주자인 모텔이 사양산업이라고 주저없이 표현하게 되는 요인일 수도 있다. 옛날처럼 누가 뭐라고 하든 돈이라도 많이 번다면 유해업종이라고 무시를 당해도 참고 견딜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사회적으로 지탄을 받는 업종으로 방치되기에는 모텔의 매출이 너무 커지고 있다. 인력이 고급화되고 있다. 투자자가 다양해지고 있다. 노후대책용으로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
당당하게 중소형관광호텔을 대신하여 중저가 숙박시설로서의 자리를 구축해야 한다. 모텔이 주삣주삣 머무는 사이에 고시원이 숙박업종으로 분류되었고, 민박이나 펜션이 건전한 숙박업소 자리매김하였다.
그래도 모텔이란 숙박업소를 버릴 수는 없다. 고민만하고 실행이 없으면 스스로 도태될 뿐이다. 인천에서는 곳곳에서 몇몇 장급여관들이 고시원이나 원룸텔로 과감하게 용도를 전환하고 있다. 시설경쟁에 지친 것이다. 인력수급에 지친 것이다. 정부에게 버림받는 것에 지친 것이다. 금융기관의 푸대접에 지친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모텔이란 숙박업은 이제 사양산업이라고 표현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그럼 과연 숙박산업의 대표주자인 모텔은 정말로 사양산업인가?
어떤 모텔은 정말로 사양산업이고, 어떤 모텔은 대박을 터뜨리는 고부가가치 상품이다. 해당모텔의 소유자가 누구인가? 누가 운영하는가에 따라서 어떤 모텔은 힘들어하고 버림받고 푸대접을 받지만, 어떤 모텔은 수익률이 높고, 해볼 만한 사업이고, 사회적으로도 부러움을 사는 투자관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모텔의 다기능화가 이런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다. 생각하고 고민하고 실행하는 숙박소유자가, 모텔운영자가 이런 모습을 만들어 내고 있는 것이다.
모텔이란 숙박업소가 시설변화를 이루면 더 이상 모텔이란 명칭을 사용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모텔 객실의 다기능화가 투자자들을 고민스럽게 한다.
모텔이란 숙박업의 투자에도 투자설계가 필요하게 된 것이다. 숙박업투자경영컨설팅이 필요하게 되었다. 모텔이 사양산업이라면 블루오션의 투자가 될 수 있는 세밀한 계획이 필요한 것이다. 많은 모텔들이 스스로 도태될 것으로 예상되는 앞으로의 2-3년에는 투자를 설계하는 컨설팅이 새로이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모텔의 생존을 경영컨설팅하는데는 전문성과 검증된 신뢰를 바탕으로 프로들이 모여야만 이루어 낼 수 있는 꼭 필요한 분야이다.
기다리는 영업의 매너리즘에 푹 빠져 있는 숙박업소가 여관의 모텔모습을 벗어나지 못하며 도태되고 있는 반면에 기존 숙박업운영자 중 일부의 창조적인 변화시도와 다른 업종에서 숙박업으로 투자진출하며 새로운 객실공간을 창조해가는 투자자들에 의해서 모텔이 시설변화를 이루고 운영변화를 끊임없이 시도하며 모텔이 복합놀이휴식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다.
숙박만 할 수 있는 객실공간은 도태되고 있는 반면에 복합놀이휴식공간으로 변신하고 있는 객실을 갖춘 모텔들은 더 이상 모텔이 아니라 새로운 명칭으로 새로운 매출을 달성하며 새 삶을 살기 시작하고 있다.,
변소가 아니라 화장실이 되었듯이, 식당이 아니라 **관이나 퓨전요리점이 되었듯이, **의원이 아니라 병원이 되었듯이, 중개업소가 아니라 공인중개사사무소가 되었듯이, **다방,** 커피숍이 아니라 **벅스 등 색다른 상호를 사용하고, 빵집도 제과점일색에서 고급화와 멋스럼, 차별화된 맛을 강조하며 새로운 명칭을 사용하듯, 모텔이 더 이상 여관의 운영방식에서 시설만 변화시킨 것이 아니라 호텔이란 명칭을 사용하여 호텔식으로 운영방식을 전환하며 시설에서는 대형호텔보다 더 좋은 시설로 사회변화에 대응력이 강한 객실공간을 창조적으로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호텔페어가 벌써 올해로 6회 째다. 관계부처의 관심도 많아져야 하겠지만 행정부처에서 더 많은 관심을 갖도록 하기위해서는 숙박업소의 건전한 변신을 주도해가야하는 20만 숙박인이 먼저 변신을 해야 한다.
그래야 더 이상 모텔이란 숙박업이 사양산업이라는 얘기를 듣지 않게 될 것이다. 당신은 맘만 먹으면 할 수 있습니다. 아직은 기회가 우리에게 있기 때문입니다. 자식에게 물려 줄 수 있는 숙박업소를 운영하시기 바랍니다.
모텔사랑/우산 쓴 고양이
이길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