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안을 따라 흐르는 성내천. 작년 연말부터 고니 한 마리가 습지를 누비며 노니는 모습이 눈에 띈다. 고니는 천연기념물 201호로 지정된 겨울 철새.
올림픽공원을 관리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
조윤주(동막파 29세손) 공원관리부장은 “천연기념물로는 처음 찾아온 반가운 손님이지만, 한 마리 뿐인데다 어린 놈이어서 길을 잃은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고 했다.
올림픽공원이 야생동물의 천국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 현재 공원 안에 서식하는 너구리만도 30~40마리로 추정된다. 인적이 끊어지는 밤이 되면 공원은 이들 너구리들 차지이다.
다람쥐, 청설모도 보금자리를 꾸몄다. 여름에는 수로에서 개구리, 두꺼비, 맹꽁이, 뱀이 발견된다. 조류는 더욱 다양해 요즘은 겨울 철새인 청둥오리도 수십마리가 모여든다.
또 오색딱따구리, 후투티, 꾀꼬리, 소쩍새, 꿩도 찾아오고 있다. 여름철이면 백로 수십마리가 하얗게 떼를 지어 소나무 위에서 놀고 있는 장관도 연출하고 있다.
공원은 지난 1984년부터 43만평 규모로 만들었지만 생태적으로는 격리된 섬이나 다름없었다.
6개 경기장, 올림픽파크텔 등 체육·업무시설이 들어서고 시민들의 체육공원이나 산책로로 활용되면서 야생동물이 발을 붙이기 어려웠다. 그러나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환경복원을 시도하자 뚜렷한 성과가 나타났다. 몽촌해자 호안에 부채붓꽃, 물억새, 노랑꽃창포 등 수생식물을 심었더니 새들이 모여들고, 물고기도 늘었다.
특히 작년 4월부터 한강 수계와 제대로 연결되면서 생태회복에 가속도가 붙었다.
성내천에 매일 한강원수 1만8000t이 유입되고, 몽촌해자와 88호수에도 한강물을 끌어들이고 있다. 덕분에 상류인 남한산성쪽에서 각종 생물이 공원에 유입됐을 것으로 보고 있다.
체육진흥공단은 새로운 생태 복원 작업도 벌이고 있다. 지난 연말부터는 공원 조성 20년 만에 처음으로 몽촌해자의 물을 빼내고 준설공사에 들어갔다.
녹조가 발생하고, 악취 민원이 많았기 때문이다. 수생식물도 심고 자갈을 넣어 물고기 서식처도 마련할 계획이다. 승제천 과장은 “4월쯤 공사가 끝나면 앞으로 새로운 동식물들이 모여들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은 특히 공원 북쪽 북2문에서 구중교까지 성내천 960m 구간은 생태보전지역으로 지정해 집중적으로 관리할 예정이다. 올해는 산책이나 운동을 하는 시민들이 야생동물의 서식을 방해하지 않도록 가림막 역할을 해주는 나무도 심기로 했다.
또 작년 12월부터 1년 동안 전문기관에 의뢰해 체계적인 생태조사 용역을 진행하고 있으며, 하반기에는 공원 생태지도도 펴낼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