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의 미소
이 근 구
연분홍 꽃잎들이
말없이 길을 덮고
손잡은 연인들의
가슴마다 피는 사랑
디카족 그 고운 영상
핸드폰에 담는다
햇살은 부드러워 마음 문을 두드리고
새소리 먼 그리움 어디선가 불러오면
잊었던 초연의 손길 초록 잎새 흔든다
봄날의 속삭임이
바람결에 날려와서
낙화로 그려내는
길그림의 고운 미소
시인은
그 풍경 속에서
옛날을 줍고 있다
밭고랑에 앉아
이 근 구
지친 몸 쉬는 사이
느닷없이 밀려오는
표적 없는 그리움의
삭정이 노몽老夢이여
오늘은
낡은 폐선처럼
부두에서 쉬고 싶다
한포기 외로운 풀꽃 그 진실에 눈물 뿌려
매만져 땀 흘리는 어리석은 삶이지만
새소리 푸른 바람이 실핏줄 잠 깨우네
살가운 벗들 하나 둘
띠집 짓고 떠나가도
생로병사 그것 또한
삶이 겪는 평범인데
한평생
겨우 반나절
백년도 지나면 찰나
만추의 노정(晩秋의 老情)
이 근 구
향수가 들국화로
언덕마다 피는 날은
초연의 낡은 꿈이
낙엽으로 손짓하고
한 생애
아흔 고비도
일모도원 해가 짧다
서둘러 길 떠나는 단풍 같은 여정은
없는 이 마음들을 슬프게도 하지만
걸을 수 있는 자만이 즐기는 소망이다
황혼의 낡은 삭신
맘 시린 만추의 밤
산날 보다 살날이
노루꼬리 같은데
이제는
베풂과 겸손
강물처럼 살리라
그래도
이 근 구
회한을 딛고 살며
희망의 끈 놓지 않고
수많은 오늘을 곱게 살려 애쓴 보람
평범은
자연의 순리
손잡고 웃고 산다
뒤에서 오는 사람 편하고 즐겁도록
길 없는 길을 가며 꽃 심고 숲을 가꿔
주는 정 받는 소충함 일상 되어 즐겁게
인간사 사계절은
희노애락 애오욕(喜怒哀樂愛惡慾)*
때때로 부는 바람
비 오는 궂은 날도
그래도
그런 거라며
미소로 사는 한생
*기쁨, 성냄, 슬픔, 즐거움, 사랑, 싫음, 욕심.
(성리학의 인간 감정)
이근구 약력
* 34년 홍천산 /『시조와 비평』시조 등단.
* 1960년 기린동인회장 창간호『 麒麟 』발행.
현) 한국문협 상벌위원, 강원문협 자문위원
* 시조집 :『척야산의 메아리』 외 다수
* 문학상 : 박종화문학상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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