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래동요: 두껍아 두껍아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께 새집 다오!” 예나 지금이나 어린이 들이 모래성을 토닥이며 부르던 전래 동요는 우리들의 순수한 동심을 일깨운다. 두꺼비는 개구리와 맹꽁이와 달리 사람이 있어도 놀래거나 튀어 달아나지 않고 느긋하게 움직이는 온순한 성격으로 우리와 친근한 동물이다. 우리들의 의식 속에서 두꺼비는 같은 부류의 개구리나 맹꽁이와 달리 친숙한 생활의 벗으로 인식되는 특별한 존재다. 매끈한 개구리의 모습과 달리 울퉁불퉁한 외모 때문인지 재복과 발복의 상징으로 등장한다. 두꺼비 꿈도 집안에 재물과 행운을 가져다주는 길몽으로 해몽한다.
옛날 시골 농가의 대문간에 시커먼 시욱지 기름통과 나란이 매달린 두꺼비 기름통은 가정의 든든한 민간 상비약이었다. 만병통치약이라고 믿었던 두꺼비 기름은 특히 기계충이나 부스럼같은 피부에는 특효약 노릇을 단단히 해냈다. 현대에도 인기리에 판매중인 말기름(馬油)도 두꺼비기름으로 그동안 알려져 왔다. 물론 두꺼비에대한 예찬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이른봄 경칩에 개구리 알을 먹는다고 두꺼비 알을 먹고 사망하는 사건이 연례행사와 같았던 시절도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어디까지나 두꺼비의 대를 끊으려는 사람의 잘못이고 두꺼비를 얕보는 버릇이다.
이러한 두꺼비의 상징성은 우리네 일상 속에 다양한 용어로 깊이 스며들었다. 예를들면, 튼튼하고 복스러운 아이를 낳을 때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라 했다. 여기서 ‘떡’이란 ‘떡잎’이란 단어에서 보듯이 ‘떡’이란 ‘어린’, ‘귀여운’이란 뜻이 있고, 지하철 승객중 모지리의 전형인 ‘떡벌 남(쩍벌 남)’에서처럼 ‘늠름하고 튼튼하다’라는 뜻도 있고, 어린 애기의 오통통한 ‘볼떡(따귀)’이란 뜻도 있다. 따라서 떡두꺼비 같은 아들이란 어리고, 튼튼한 복동이란 뜻이다. 그리고 두꺼비 저금통은 어떤가? 저축을 미덕으로 배우던 시절에는 동전을 뱉지 않을 듯 입을 꾹 다문 두꺼비 저금통이 눈에 잘 띄도록 방 한 구석을 지켰다. 뿐만아니라 우리는 집안의 안전을 책임지는 전기 배전반을 두꺼비집이라고 부른다. 두꺼비집의 유래는 초기에 사기로 만들어진 전기 차단기의 모양이 마침 두꺼비가 벽에 붙어있는 것처럼 보여서 두꺼비집이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러한 민간에서 볼 수 있는 전래동요인 두꺼비의 상징성은 가정이나 사회나 국가적으로도 다양한 의미를 연계할 수 있다. 낡은 건물을 헐고 새로운 건물을 올리는 현대의 부동산 재개발 현장을 보며 이 동요를 연상하는 것도 우연이 아니다. 아마도 두꺼비 동요의 주술적 효과로 부동산 거래나 개발이 일상에서 정책으로 나타나는 것인지도 모른다. 두꺼비가 우리의 민족성에 깃들어 있는 거창한 상징은 아마도 임진왜란 때 1차 진주대첩에서 왜적을 물리친 충무공 김시민 장군에 대한 군신으로의 추앙과 일본의 전통 연극인 가부키(歌舞伎), 텐지쿠도쿠베에 이국이야기(天竺徳兵衛韓噺)에서도 김시민을 '모쿠소간'라고 부르는데 이는 일본인의 의식 속에 잠재되어 있는 모구소간의 공포를 새겨 보아야 한다(자세한 것은 “김시민 장군, 가부기에서 공포의 화신이다” 심의섭, 곰곰이 생각하는 수상록 7, 알아도 모르고, 몰라도 알고, 바로이책, 2024.02.20.: 48~58 쪽을 보라). 모쿠소(木曾)은 ‘진주목사’라고할 때 목사(牧使)의 일본식 발음이다. 그리고 임진왜란 당시 두꺼비 수만 마리의 떼 울음으로 왜구 쫓아냇다는 호국동물의 설화가 서린 섬진강(蟾津江; 蟾/두꺼비)이란 이름의 유래에서 보듯이 두꺼비는 우리 역사와 민속에서 늘 든든한 수호자였다. 살던 헌집을 내어주고 새집을 달라는 동요 속의 소망처럼 두꺼비는 언제나 재복과 안전을 빌어주는 우리네 마음의 든든한 버팀목으로 자리하고 있다.(2026. 0805)
첫댓글 글을 참 의미 있게 읽었습니다.
어릴 적 익숙했던 "두껍아, 두껍아, 헌집 줄게 새집 다오"라는 동요가 단순한 놀이 노래가 아니라,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재복과 안전, 새로운 희망을 기원하는 상징으로 이어져 왔다는 설명이 인상 깊습니다.
특히 마지막의 **“두꺼비는 언제나 재복과 안전을 빌어주는 우리 마음의 든든한 버팀목”**이라는 표현이 마음에 와닿습니다.
헌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는 변화의 시대에도,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은 결국 안전과 행복, 그리고 희망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좋은 글을 통해 어린 시절의 추억과 우리 문화의 깊은 의미를 함께 되새겨 봅니다. 두껍아, 두껍아! 우리에게도 새롭고 복된 날을 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