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의 하느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오늘 주일미사 강론에서 신부님께서 우리에게 한 가지 질문을 던지셨다.
"여러분은 하느님 나라를 상상해 보신 적이 있습니까?"
순간 나는 선뜻 대답하지 못했다.
수십 년 동안 신앙생활을 하며 매일미사에도 열심히 참례했지만, 정작 하느님 나라가 어떤 곳일지 깊이 생각해 본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도 그 질문은 내 마음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에게 하느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성경은 하느님 나라를 기쁨과 평화가 충만한 곳이라고 말한다.
그렇다면 나는 어떤 하느님 나라를 꿈꾸고 있을까.
아마도 그곳에서는 먼저 떠난 남편을 다시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오랫동안 그리워했던 가족과 친구들, 이 세상에서 먼저 하느님 품으로 간 사람들과 다시 만나 마음껏 웃으며 그동안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지 않을까.
그곳에는 이별도 없고 눈물도 없을 것이다.
미안하다는 말도, 용서해 달라는 말도 이미 사랑으로 모두 감싸 안아 주시는 곳일 것이다.
시간에 쫓길 필요도 없고, 병들어 아플 일도 없으며, 누구와 경쟁하거나 비교할 이유도 없을 것이다.
내가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하며, 끝없이 감사하고 기뻐할 수 있는 곳.
무엇보다도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는 곳.
그것이 내가 상상하는 하느님 나라다.
그러나 문득 또 다른 생각이 들었다.
혹시 하느님 나라는 죽은 뒤에만 가는 곳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생각이다.
외로운 사람에게 따뜻한 말을 건네는 순간,
용서하기 어려운 사람을 품어 보는 순간,
환자를 찾아 위로하고, 누군가를 위해 기도하는 순간,
그리고 미사 중에 하느님의 사랑을 깊이 느끼는 순간에도 하느님 나라는 우리 곁에 와 있는 것은 아닐까.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가 우리 가운데 있다고 말씀하셨다.
그 말씀을 생각하니, 하느님 나라는 아주 먼 미래의 약속만이 아니라 오늘을 살아가는 내 삶 속에서도 조금씩 시작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신부님의 한마디는 내 마음에 작은 씨앗 하나를 심어 주었다.
'나의 하느님 나라는 어떤 곳일까?'
아직도 그 답을 다 알지는 못한다.
하지만 한 가지는 믿는다.
하느님께서 마련해 주신 그 나라는 내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아름답고, 훨씬 더 따뜻하며, 무엇보다 사랑이 가득한 곳일 것이라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나는 그 나라를 바라보며 살아간다.
그리고 언젠가 하느님께서 환한 미소로 말씀해 주시기를 소망한다.
**"잘 왔다. 오래 기다렸다."**
그 한마디를 듣는 순간, 내가 평생 걸어온 믿음의 길이 모두 은총이었음을 알게 되지 않을까.
2026년 7월 26일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