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오디오를 접한 사람들에게 "방음(防音)"이란 말은 카 오디오라는 것을 알았을 때부터 익숙하게 들어왔던 단어일 것이다. 이는 자신의 시스템을 조금 더 나은 소리의 것으로 창출하기 위한 노력의 한 걸음이라 할 수 있고, 또한 진정한 카 오디오의 첫 걸음일 수 있는 작업이라 하겠다.
사전적인 의미로서의 "방음(防音)"은 잡음을 막는 일, 실내의 음(音)과 실외 잡음의 반사를 막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러한 넓은 뜻까지를 포함하면 "방음"은 방진(防振)의 요소까지도 내포하게 된다.
1. "방음"과 "공진"에 대하여
카 오디오에 있어서의 "방음"작업은 "소음"과의 싸움이며, 불필요한 "공명"을 없애고 스피커에 더 높은 퍼포먼스(Performance)를 갖게 하기 위한 도전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입문한 지 얼마 안되었을 때 자주 혼동하는 것 중의 하나가 고출력의 앰프나 스피커와 소음과의 관계이다.
이 시기에는 '고출력의 앰프나 스피커를 가지고 음을 창출해낸다면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 정도는 묻혀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는데, 이는 저음대역에 있어서 어느 정도까지는 수긍할 수 있는 요지를 가질 수도 있으나 수 백 Hz 이상의 비교적 높은 진동수를 가진 소리의 경우에는 효과적인 방음의 한 방법일 수는 없는 것이라 하겠다. 그저 "쿵쿵" 대기만 하는 자동차가 있다면 이것은 소음일 뿐이지 결코 "음이나 소리"라고 표현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소리를 듣는다" 는 것은 실내의 공기 진동에 의해 귀에 있는 고막의 떨림으로, 이러한 진동을 몸으로 느끼고 인지하는 것을 말한다. "소리"는 "싸인파"의 진행이고 각각의 속도와 길이(파장)를 가지고 있으며 이것은 공진(共振, Resonance)에 의해, 실내에서 느끼게 되는 "음"의 차이를 명확히 하게 되는 것이다.
공진의 원래 의미는 벽과 벽 사이의 파장이 겹쳐지는 현상을 말하는데, 이 겹쳐지는 부분의 진동폭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소리의 파동이 훨씬 크다. 이를 수학적인 계산식으로 표현해보면 공진 주파수를 구하는 공식은 아래와 같다.
- 공진 주파수 = 170 X 배수(n) / 거리(m)
예를 들어, 자동차의 실내가 2 미터(m)인 차량이 있다면 가장 알맞은 공진 주파수를 구하려면 다음과 같이 적용해야 할 것이다.
- 공진 주파수 = 170 X 1(n) / 2(m)
즉, 85 Hz, 170 Hz, 255 Hz, 340 Hz 등이 산출된다. 그러므로 트위터(Twee- ter)를 제외한 프론트와 서브 스피커의 주파수를 이 수치를 근거로, 스피커의 재생 주파수 대역에 의거하여 커팅한다면 가장 좋은 소리를 낼 수 있다고 하겠다. 물론 이것은 나중에 살펴보게 될 대역의 겹침 등을 고려하지 않는 다면 최적의 수치가 될 수 있다.
참고로 알아두어야 할 것은 카 오디오에 있어서는 차량의 실내 공간이 클수록 유리하다는 것이다. 즉, 실내의 크기가 크면 공진이 일어나는 진동수의 개수가 많아지며 낮은 대역의 소리를 쉽고 고르게 낼 수가 있고, 공진 진동수의 분포가 비교적 고르게 된다. 그러므로, 에너지 절약 차원에서는 이율배반적인 말이 될 수도 있으나 중·대형 자동차 또는, 원박스 카 등이 카 오디오를 즐기기에는 더 알맞다고 할 수 있다.
카 오디오에 있어 공진에 따른 진동수는 20Hz∼320Hz 정도이다. 이것은 파장이 진행하지 않는 이른바 정재파(定在波, Standin' Wave)의 대역에 해당하므로 우리가 차안에서 듣는 음악소리에 대단히 큰 영향을 줄 수 있는 범위라 하겠다. 이 범위는 트위터(Tweeter)의 재생 대역을 포함하지 않는 것인데, 트위터(Tweeter)의 대역은 옥타브(Octave) 대비 공진 진동수가 많이 그리고, 고르게 분포되어 있기 때문에 공진에 따른 주파수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아도 된다.
2. 소리의 반사(反射, Reflection), 흡수(吸收, Absorption)
카 오디오를 접하게 되면 가장 먼저 반사와 흡수의 정도를 생각하게 된다. 이것은 자동차라는 열악한 환경을 인위적인 튜닝을 통해, 보다 음악을 감상하기에 적절한 공간으로 재창출하기 위한 노력이 시작됨을 알리는 신호라 하겠다.
우리가 접하게 되는 소리는 자동차 안에서 무수히 반사되고 많은 양이 여러 물체를 통하여 흡수되면서 우리의 귀를 통하여 감지된다. 특히, 중·저음 대역 즉, 20Hz∼320Hz 사이의 소리들은 비교적 "회절이 잘 일어나고, 직접적인 음의 도달이 아닌 실내에서의 공진과 반사, 그리고 흡수를 통한 후에 전달되는 간접적인 소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320Hz 이상의 소리부터는 직진성이 대단히 강해지기 때문에 회절이 거의 없으며 공진의 영향 또한 고려하지 않아도 되며, 자동차의 실내에 설치된 구조물을 통한 반사와 흡수를 차치하게 된다면 비교적 직접적인 소리의 대역이라 할 수 있게 된다.
소리에 있어서의 반사라는 것은 빠른 시간동안 이루어지는 굴절이라 할 수 있다. 이것은 목욕탕과 무향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목욕탕에서 "도레미파솔라시도"의 한 옥타브를 노래한 것과, 공진이 전혀 없는 무향실에서 노래한 것은 크기와 감도, 잔향까지도 모두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다.
목욕탕에서 한 옥타브를 소리낼 때는 굉장히 많은 반사와 잔향이 있음을 체감하게 되는데, 이는 목욕탕 실내에 있는 타일 등을 통해서 반사된 소리의 정도가 전달 이상의 소리로 남아있기 때문에 그렇게 들리게 되는 것이다. 반면에 흡음재로 처리되어 전혀 반사음이 없는 무향실에서는 소리의 지속시간이 대단히 짧고 사람에 따라서는 답답함마저 느껴질 수 있게 된다.
카 오디오에서의 소리라는 것은 원음(原音, Fundamental tones)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원음"이란, 악기의 원래 소리를 말하는데, 이것은 가수의 목소리나 악기의 소리를 녹음하여 CD로 만드는 첫 단계인 스튜디오에서부터 그 의미를 상실케 된다. 스튜디오에서는 엔지니어의 손끝에 무수히 많은 조절레버가 있고 그것들을 통해 지금의 환경에서 보다 잘 어울리는 소리와 잔향의 처리 그리고, 엔지니어가 좋아하는 소리의 취향까지도 같이 담게 된다.
그러므로, 카 오디오에서 듣고자 하는 궁극의 소리는 녹음된 CD에 담겨진 소리를 배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자동차의 실내 환경에 가장 적절하고 반사와 흡수 정도에 맞춘 자신의 취향을 담아낸 소리라 할 수 있다. 즉, 누구의 소리가 원음에 가깝고 원음에 충실하고 따위의 말은 논쟁으로서의 가치조차 없는 것이라 할 수 있겠다.
3. 반사율(反射率)과 소리
소리라는 것을 재생하기 위해서는 반사율과 흡음재의 현명한 선택이 있어야 한다. 이것을 수식으로 나타내면 다음과 같다.
- 반사음 = 20 log(반사거리/직접거리) dB
- 흡수율 = -10 log(1-흡수정도) dB
- 딜레이 타이밍(시간지연)= (반사거리/직접거리)/340 mS
예를 들어, 스피커로부터의 직접거리가 30Cm이고, 반사되는 거리가 1m인 실내공간을 가진 차량이 있다고 가정한다면, 이 자동차에서의 실내 반사음은 20 log(1/0.3) 즉, 10.4dB 정도 직접음보다 낮게 나오고, 흡수율은 흡음재의 정도와 비율에 따라 다르겠으나 대략 1dB정도의 소리가 감소되므로 직접음보다 반사음은 소리의 크기가 약 11.4 dB 정도 감소되는 것이 된다. 그리고, 귀에 전달되기까지의 시간은 직접음보다 (1-0.3)/340 즉, 0.002mS(초) 정도의 시간 지연을 갖게 된다.
카 오디오에 있어서 반사된 소리의 지연시간을 바꾸기란 좀처럼 쉬운 작업만은 아니다. 그러하기에 기계적인 장치를 통한 인위적인 조작(Time Alignment 기능, Phase shift 등)을 통해 성취하기도 한다. 기계적인 조작이 아닌 순수한 스피커와 자동차의 실내의 인스톨만으로도 이 기능을 수행할 수도 있으나, 운전석에서의 정위감이 형성된다 할지라도, 조수석이나 그 외의 좌석으로의 정위감 이동은 인스톨한 자체가 정체물인 이상 가능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주로 혼자 타고 다니는 차량인 경우, 운전자 위주로 세팅을 한다면 무난히 성립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리고, 반사음의 크기 조절은 반사 지점의 재료를 조금 더 강한 것으로 바꾸어준다면 어느 정도까지는 dB조절도 가능해질 수 있다.
4. 방음(防音), 방진(防振) 물류(物類)
방음은 실내에서 재생되는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가지 않고, 외부의 소리가 실내로 들어오는 간섭을 없애주는 것이 주된 목적이라 할 수 있다. 그러하기에 각종 패드류, 매트류와 코팅제류 등이 쓰이게 된다. 패드류는 앞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음압의 상쇄 절감과 지금보다 조금 더 강화된 공진파의 형성을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나중에 스피커 단원에서 설명하게 되겠지만 매트류는 대부분 도어의 안쪽과 철판 쪽에 붙이는데, 그 이유는 도어 자체를 인클로우저(Enclosure)화 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방진 작용과 더불어 외부로의 소리 유출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자동차의 도어는 정확한 체적을 지닌 인클로우저가 될 수도 없으려니와 카 오디오에서 쓰이는 각종 스피커류의 제품군들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인클로우저 없이도 자신의 소리를 유출해내는 일종의 프리에어(Free-air) 타입의 스피커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코팅제류는 주로 도어나 휠 하우스에서 유입되는 각종 잡음과 소음의 차단을 위한 것으로, 전체에 고루 분사하기보다는 떨림이 심한 연결부위나 철판의 교차하는 부위를 위주로 해서 분사하는 게 가장 좋다. 참고로, 가능한 한 극단적인 흡음 처리는 차량에서 사용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이제까지 우리는 왜 방음을 해야하는지에 대하여 살펴보았다. 방음과 방진은 자신의 소리를 창출하기 위한 하나의 노력이다. 이러한 노력들이 쌓이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음이 언젠가는 곁으로 다가오게 될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