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 맥라렌 F1, 부가티 EB110을 필두로 수퍼카들의 러시가 이어졌지만 갑작스레 찾아온 세계적인 경기 침체와 배기 가스 기준의 강화 등으로 모두 고객의 부름을 받지 못한채 사라져 갔다. 이후 21세기 수퍼카 시장의 포문을 연 코닉세그가 데뷔할 때까지 수퍼카 시장은 파가니 존다 등으로 명맥을 이어나갔지만 침체를 면치못했다.
그러나 최근 람보르기니와 페라리의 새로운 기함 무치엘라고와 엔초 페라리까지 연달아 데뷔하면서 다시 한번 수퍼카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또 959 이후 자기만의 길을 걸어가고 있던 포르쉐도 사상 최강의 출력을 보유한 카레라 GT로 질세라 가세하고 있다.
페라리의 360 모데나가 독주하고 있던 엔트리 수퍼카 클래스도 람보르기니 갈라르도의 가세로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세월이 지나도 변치않는 마니아의 꿈은 바로 수퍼카. 자동차에게 좋은 연비와 낮은 배기 가스 등 어려운 주문을 하고 있는 요즘 시대에 기름을 널름널름 삼켜버리는 대배기량, 고출력 수퍼카들은 낯선 존재로 인식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자체만으로도 상징성을 지니고 있는 수퍼카는 수많은 장르로 나뉘어진 ‘자동차’에 있어서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이다.
정상의 자리를 위한 수퍼카들의 경주
많은 메이커들이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퍼카 제작에 도전하는 것은 기술에 대한 실험적 도전과 이미지 업 때문. 누가 들어도 매혹적인 ‘세계에서 가장 빠른 차’라는 영예로운 타이틀을 차지하기 위해 많은 메이커들이 자동차의 여명기부터 열띤 경주를 벌였다.
최고속으로 대변되는 본격적인 수퍼카 전쟁의 시작은 60년대 초 람보르기니 미우라와 페라리 365GTB/4(데이토나)로 시작된다. 이후 람보르기니가 카운타크 시리즈(LP400, LP500S, 5000QV)로 공세를 펼치자 전통의 페라리는 질세라 512BB, 테스타로사, 288GTO를 차례로 선보이며 응수해 한치의 양보없는 경쟁을 펼친다.
페라리와 람보르기니, 양강 체제가 깨진 것은 80년대 중반의 포르쉐 959로, ‘최초의 200마일 차’라는 영예를 얻었다. 959는 페라리 F40의 출현을 앞당겼을 만큼 큰 충격을 던져줬다.
80년대 후반의 거품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은 수퍼카 열기는 90년대 들어서도 식지 않았다. 또 이때 재규어 XJ220과 부활한 부가티 EB110 등의 출력은 최초로 500마력을 넘어 550마력에 달했으며, 최고속도는 340km/h를 넘어섰다.
90년대 수퍼카 전쟁의 스타는 단연 맥라렌 F1으로 F1의 명문 컨스트럭터인 맥라렌의 로드 카라는 이유만으로도 큰 화제를 모았다. BMW 모터스포츠에서 제작한 V12 627마력 엔진을 얹은 맥라렌 F1은 라이벌들보다 한결 가벼운 차체와 강력한 엔진, 높은 에어로다이내믹이 어우러져 372km/h 라는 최고속도를 기록하며 데뷔와 동시에 정상에 올랐다.
기본형 맥라렌 F1은 1998년 7,500rpm에 묶여있는 회전수만 해제한 채 386km/h의 최고속도를 다시 한번 기록하기도 했다.
이처럼 90년대 들어 많은 수퍼카들이 저마다의 성능과 카리스마를 뽐내며 속속 선보였지만 경기 침체와 환경 문제로 인해 많은 수퍼카들은 빙하기를 맞은 공룡들처럼 사라져갔고 뜨거웠던 시장은 차갑게 얼어붙었다.
이후 이탈리아의 디자인 센터인 파가니가 AMG 엔진을 얹은 존다를 선보이며 공백을 메꾸었지만 혼자 힘으로는 역부족. 람보르기니는 디아블로 이후 회사 경영란으로 후속작을 기대하기 힘들었고, 95년 F50을 선보였던 페라리는 F1에 치중하며 완벽한 ‘F60’을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었다.
그러나 전통의 수퍼카 메이커인 람보르기니와 페라리가 각각 무치엘라고와 엔초 페라리를 연달아 발표하며 다시 한번 수퍼카 시장이 후끈 뜨거워지고 있다. 또 포르쉐가 959 이후 카레라 GT를 통해 경쟁에 뛰어들었다.
또 여기에 앞서 데뷔했던 스웨덴의 신생 메이커 코닉세그가 만만치않은 실력을 앞세워 선배들의 아성에 강력히 도전하고 있다.
현재의 수퍼카 시장은 2000년 코닉세그 이후 무치엘라고와 엔초 페라리, 카레라 GT가 속속 선보이면서 또 한번 수퍼카 르네상스 시대를 맞고 있는 형국이며, 1,001마력의 부가티 베이롱도 출격을 준비하고 있다.
성능과 카리스마로 대결을 펼치는 것은 어느 시대나 마찬가지지만 21세기의 수퍼카들은 이전까지의 차들과 성격이 다소 다르다. 현재 선보이고 있는 스포츠카 및 수퍼카들에게 클러치 페달이 없는 기어박스. 즉 스티어링 휠에서 변속할 수 있는 기능이 내장된 6단 시퀀셜이 대부분 기본으로 적용되는 것이 이전의 차들과 많이 달라진 점이다. 또 코닉세그와 같이 네비게이션 등의 편의 장비와 전자 장비가 실리는 것도 21세기의 수퍼카들이 갖고 있는 특징이다.
창업자의 이름으로 되살아난 역대 최강의 페라리
Enzo Ferrari
지난해 파리 모터쇼에서 선보인 페라리의 기함. F50의 후속이지만 차명에 창업자의 이름을 붙일만큼 많은 노력이 들어갔다.
F50까지의 페라리와는 사뭇 다른, 미래적인 스타일링의 차체 디자인은 켄 오쿠야마가 지휘하는 피닌파리나 일본 디자인 센터에서 맡았다.
F140 V12 엔진의 배기량은 5,998cc로 65도의 기울기와 기통당 4밸브 구조로 되어있다. 가 아닌 4밸브 구조를 하고 있다. 압축비는 11.2;1로서 최고의 자연흡기 엔진답게 상당히 높게 설정되어 있으며, 보어와 스트로크는 각각 92×75.2mm로 전형적인 오버스퀘어 타입이다. 또 가변밸브타이밍의 도움을 받아 최고회전수는 8,200rpm까지 가능하다.
V12 엔진의 출력은 7,800rpm에서 660마력, 최대토크는 5,500rpm에서 67.0kg·m. 특히, 67.0kg·m의 80%에 이르는 54.1kg·m이 3,000rpm에서 발휘된다
페라리는 엔초 페라리로 하여금 최고의 핸들링과 고속 안정성을 위해 에어로다이내믹에 각별히 힘을 기울였다.
엔초 페라리의 속도에 따른 다운포스를 알아보면, 200km/h 일 때 344kg, 300km/h에서 775kg의 다운포스가 생성된다. 또 300km/h 이상의 속도에서 앞뒤의 스포일러는 저항을 줄이기 위해 350km/h에서의 다운포스는 585kg으로 감소한다. 이 수치는 다른 수퍼카들과 비교했을 때 월등히 우수한 수치이다.
거대한 디퓨저 역시 다운포스 향상에 한몫하는 부분. F1 머신을 연상시키는 프론트 엔드는 단지 스타일링만을 위한 것이 아니라 바로 밑의 노즈 채널은 공기의 흐름을 한쌍의 디퓨저로 유도해 그라운드 이펙트 효과를 발휘케 한다.
서스펜션은 푸시로드 타입의 더블 위시본, 19인치 휠과 조합된 브릿지스톤의 RE050A 스쿠데리아는 앞-245/35ZR/19, 뒤-345/35ZR/19로 엔초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타이어이다.
카본-세라믹 브레이크는 엔초를 위해 브렘보가 특별히 개발한 것으로 기존의 스틸 제품보다 12.5kg 가볍다.
강력한 엔진과 짝을 이루는 기어박스는 시퀀셜 F1 트랜스미션으로 변속 시간이 0.015초에 불과하다. 이 기어박스는 전자유압식 클러치로 움직이는 6단 MT를 베이스로 했으며, 스티어링 컬럼 뒤의 패들로 변속할 수 있다.
엔초의 공차 중량은 1,255kg. 페라리가 밝힌 엔초의 0→100km/h, 0→60마일(96.6km/h) 가속 시간은 각각 3.65초와 3.55초. 0→200km/h 가속 9.5초, 최고속도는 350km/h를 넘어선다. 또 엔초 페라리는 자사의 피오라노 트랙 1주 랩타임 기록이 F50보다 5초나 빠를 정도로 놀라운 퍼포먼스를 자랑한다. 엔초 페라리는 F50과 마찬가지로 349대만 생산된다.
레이싱카에 기반 둔 포르쉐의 모던 수퍼카
Porsche Carrera GT
포르쉐가 959 이후 오랜만에 내놓는 카레라 GT는 지난 2001년 파리 오토 살롱에서 컨셉트카로 첫선을 보였다. 이후 올해의 제네바 모터쇼에서 양산형이 데뷔한 것. 양산형 카레라 GT는 엔초 페라리를 의식해서인지 출력면에서 컨셉트카보다 높아진 것이 특징이다.
카레라 GT는 포르쉐의 화려한 레이싱 역사 중 가장 유명했던 917과 GT1의 기술과 컨셉트가 스며있다. 경량 섀시와 강력한 엔진, 탁월한 에어로다이내믹은 포르쉐가 카레라 GT에 거는 기대를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68도 기울기의 V10 엔진은 원래 르망에 사용하기 위해 개발된 것. 그런만큼 파워와 신뢰성에서 탁월함을 자랑한다. 미드십에 탑재된 이 엔진은 레이싱카와 같이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을 사용하며 매우 낮게 배치되어 무게 중심을 최대한 낮춘다.
인테이크 시스템은 포르쉐 고유의 바리오캠으로, 엔진 스피드에 따라 캠샤프트의 각도를 끊임없이 조절해 최고의 출력과 리스폰스를 자랑한다. 배기량이 5.7리터의 V10 엔진은 출력이 612마력, 최고 회전수는 8,000rpm에 이른다. 최대토크는 리터당 10kg·m을 훌쩍 뛰어넘는 60.4kg·m에 달한다.
또 경량 알로이 크랭크케이스와 티타늄 커넥팅 로드 등 극도로 경량화를 추구한 이 엔진의 무게는 단 205kg(엔초 페라리 225kg)에 불과하다.
V10 엔진의 놀라운 파워는 새롭게 개발된 6단 MT를 통해 뒷바퀴로 전달된다. 포르쉐가 카레라 GT를 위해 특별히 개발된 PCCC(Porsche Ceramic Composite Clutch)는 두장의 세라믹 클러치로 무게가 가벼울 뿐 아니라 파워의 전달이 기존 제품에 비해 월등하다.
섀시는 수퍼카의 교과서라 할 수 있는 카본-파이버 모노코크로, CFP(Carbon-Fiber-Reinforced Plastic) 재질의 서브 프레임이 지지하는 형태로 되어 있다. 이 섀시는 극도로 단단한 강성과 내구성을 자랑하며, 무게 증가를 최대한 막는다. 카레라 GT의 섀시는 포르쉐의 모터 레이싱 디비전에서 개발을 맡았다.
인보드 타입의 댐퍼와 더블 위시본 서스펜션은 안정된 주행성의 비결. 푸시로드와 댐퍼의 세팅은 F1 머신의 그것과 비슷하다.
브레이크는 GT2에 처음 선보인 PCCB(Porsche Ceramic Composite Brake)로 페이드를 모른다. 또 이 PCCB는 스프링 밑 무게를 5% 줄여주며, 6피스톤 브레이크를 지원해 놀라운 브레이킹 파워를 자랑한다.
막강한 다운포스는 초고속을 달리는 수퍼카에는 절대 요소. 톱 스피드에서 카레라 GT의 다운포스는 289kg에 달하며, 리어 디퓨저가 그라운드 이펙트 효과를 발생시킨다.
특수 단조 공법으로 만들어진 초경량의 마그네슘 휠은 양산차 최초. 2조각의 탈착식 루프는 카본-파이버 재질로 각각의 무게가 2.4kg에 불과하다.
카레라 GT의 최고속도는 330km/h 이상, 0→60마일(96.6km/h)을 3.8초만에 주파한다. 0→200km/h 가속은 포르쉐의 ‘약속’대로 9.9초만에 도달이 가능하다.
카운타크와 디아블로의 카리스마에 도전한다
Lamborghini Murcielago
무치엘라고는 2002년 라이벌인 엔초 페라리보다 한발 앞서 데뷔한 람보르기니의 새로운 수퍼카 무치엘라고는 아우디 산하로 들어간 후 나온 첫 차라는 점에서도 큰 관심을 모았다.
새로운 람보르기니의 스타일링은 과거 A2와 스코다 파비아를 디자인한바 있는 아우디의 디자이너 룩 돈커볼케가 맡았다. 람보르기니의 전통과 미래적인 디자인 요소를 조화시켰지만 과거 미우라와 카운타크를 디자인했던 마르첼로 간디니의 그것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람보르기니 역대 최대 배기량인 6,192cc V12 엔진은 3단계로 조절되는 인테이크 매니폴드와 가변 밸브 타이밍 등 아우디의 첨단 기술이 대폭 스며있다. 가변 인테이크는 역대 람보르기니 중 디아블로 조타를 제외하고는 처음 쓰이는 기술이다. 또 마그네슘 재질의 캠 커버와 매니폴드, 티타늄 커넥팅 로드, 독립식 드라이브-바이-와이어, 2단계 배기 시스템 등 최신 기술이 빠짐없이 쓰였다.
이 V12 엔진의 출력은 580마력, 역대 최고 출력은 아니지만 이 엔진은 보다 많은 토크를 발생하며, 유연하다. 66.2kg·m의 최대토크는 5,400rpm에서 발휘되지만 단 2,000rpm에서 55.3kg·m의 토크가 나올만큼 저속에서 풍부한 힘을 낸다.
섀시는 과거 카운타크 시절부터 써오고 있는 스틸 튜불라 스페이스 프레임. 지붕과 도어에 카본-파이버를 적용해 무게 증가를 최대한 막았지만 차체 중량은 1,650kg에 달한다.
기어박스는 전통의 5단 MT를 대신 6단 MT가 대신 채용됐다. 이 6단 MT는 엔진의 토크를 보다 원활하게 사용하게 해주며, 가속성과 리스폰스에도 도움이 된다.
람보르기니에 따르면 무치엘라고의 0→60마일(96.6km/h) 가속 시간은 3.5초. 최고속도는 330km/h를 넘어선다.
구동계는 비스커스 커플링의 4WD. 센터 디퍼렌셜이 앞뒤 휠에 토크를 배분하는 이 4WD 시스템은 어떤 노면에서도 최대의 접지력을 보장해준다. 또 전자식으로 댐핑의 강도와 차고를 조절할 수 있다.
타이어는 전통의 파트너인 피렐리의 피-제로 로쏘. 브렘보에서 제공한 355/335mm의 거대한 디스크와 4피스톤 캘리퍼가 막강한 제동력을 발휘한다. 앞뒤 무게 배분은 디아블로보다 조금 좋아진 42:58.
디아블로보다 50mm 낮게 배치된 엔진과 낮아진 무게 중심,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은 핸들링 성능을 보다 높였다. 사실 그동안 카운타크와 디아블로는 핸들링면에서만큼은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따라서 람보르기니는 무치엘라고의 핸들링에 심혈을 기울였다.
조절식 리어 스포일러는 고속에서의 안정성을 높이는 부분으로, 작은 리어 윙은 220km/h 이상에서는 50도, 그 이하의 속도에서는 70도로 각도를 자동으로 조절한다.
람보르기니의 계획은 무치엘라고를 연산 400대씩 생산하는 것. 또 판매 증진을 위해 올해의 디트로이트 모터쇼에서는 로드스터 버전을 선보였다. 하지만 디아블로와 달리 뒷바퀴굴림은 버전은 나오지 않는다.
무치엘라고는 올해 출시된 엔트리 수퍼카 갈라르도와 함께 전통의 수퍼카 메이커인 람보르기니의 부흥에 앞장선다.
최고속도 390km/h, 역대 최고속 로드카
Koenigsegg CC 8S
2000년 스웨덴의 신생 메이커 코닉세그가 CC로 쟁쟁한 선배들에게 도전장을 던졌다. 수퍼카라는 타이틀에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 포드제 V8 엔진을 얹었으나 390km/h에 달하는 최고속도는 라이벌들을 긴장시키기에 충분했다. 현재 2002년 제네바 모터쇼에서 선보인 CC의 페이스 리프트 버전 CC8S까지 선보인 상태이다.
코닉세그 CC의 보디와 섀시는 오토클레이브 에폭시 공법으로 제작된 카본-파이버로 구성되어 있다. 이런 방법은 현재의 F1 머신과 카트에도 쓰이는 것으로 고강성과 함께 경량화를 실현할 수 있다. CC의 차체 무게는 1,170kg에 불과하다.
코닉세그 CC의 보디 강성은 28,100nm/degree로 라이벌에 비해 엄청난 견고함을 자랑하며, 안정성까지 향상시켰다. CC의 세미 모노코크 프레임의 무게는 단 62kg에 지나지 않는다.
또 CC의 공기저항계수는 0.30으로 라이벌에 비해 월등히 좋은 수치이다.
레이싱카와 마찬가지로 드라이 섬프 윤활 시스템을 쓰는 CC의 V8 엔진은 리어 서스프레임에 매우 낮게 배치된다. 이 엔진은 포드의 모듈러 V8을 코닉세그가 손본 것.
수퍼카의 상징인 V12는 아니지만 V8 4.7리터 수퍼차저 엔진의 출력은 655마력으로 어느 수퍼카들보다 출력면에서 뛰어나다. 이 출력은 6,800rpm에서 발휘되며, 76.4kg·m의 최대토크는 5,000rpm에서 터져나온다. 이 V8 엔진의 알루미늄 블록과 실린더 헤드는 페라리 F1 팀에 부품을 공급하고 있는 이탈리아 텍시드(Teksid)사의 것이다.
또 이 엔진은 카본-파이버 소재의 밸브와 타이밍 커버, 티타늄 등 값비싼 소재를 적극 이용해 기존에 비해 무게를 12kg 줄였다. 엔진 자체의 무게도 240kg에 불과하다.
적용된 수퍼차저 시스템은 대용량 인터쿨러와 짝을 이룬다. 수퍼차저의 최대 부스트는 1.2바, 압축비는 8.6:1이다.
또 시마가 특별히 개발한 6단 기어박스가 크롬 몰리브덴으로 코팅 처리된 볼트로 알루미늄 서브 프레임에 단단히 고정된다. 이 6단 MT는 미드 엔진 전용으로 엄청난 토크에 대응할 수 있는 강인함과 오랜 내구성을 자랑한다. 계산상으로 6단 기어의 7,300rpm에서 400km/h에 도달한다.
서스펜션은 기본 더블 위시본에 오린스가 특별히 제공한 가스-유압 쇽업소버로 차고 조절 기능이 달려있다.
동력을 전달하는 클러치는 AP 레이싱의 215mm 트윈 플레이트, 315/40ZR/18 사이즈의 굳이어 이글 F1 타이어가 주행을 책임진다.
코닉세그가 밝힌 CC의 0→100km/h, 400m 가속 시간은 각각 3.5초, 10.0초로 중속 이후에 더욱 무서운 가속력을 보인다. 최고속도는 390km/h 현재 선보이고 있는 수퍼카 중 가장 빠르다. 또 1.15G에 달하는 휭가속도가 CC의 핸들링을 간접적으로 말해준다.
CC는 가죽으로 마무리된 인테리어, 에어백, GPS와 네비게이션 등 편의 장비도 풍부해 신세대 수퍼카임을 자처한다.
360 모데나의 독주 막을 ‘베이비 람보’
Lamborghini Gallardo (updated)
갈라르도는 람보르기니가 1988년의 잘파 이후 처음 선보이는 V10 엔진이라는 점, 페라리 360 모데나가 독주하고 있었던 엔트리 수퍼카 클래스에 새롭게 뛰어드는 람보르기니라는 점에서 화제를 모았다.
람보르기니는 1988년 P140으로 알려진 V10 엔진의 스포츠카를 계획했던적이 있었고, 1995년 이탈디자인의 컨셉트카 칼라(Cala)로 베이비 람보르기니가 탄생할 뻔한 적도 있었다.
갈라르도는 다른 람보르기니의 차들과 마찬가지로 유명한 황소의 이름. 윗급인 무치엘라고보다 조금 작은 보디의 전장은 4.30m로 360 모데나보다 18cm 짧으며, 2,560mm의 휠베이스 역시 360 모데나보다 조금 짧다.
페라리와 마찬가지로 가야르도는 알루미늄 스페이스프레임을 사용하고 있다. 이 기술은 (당연히) 모회사인 아우디의 ASF 기술로, 가야르도 섀시의 비틀림 강성은 23,000Nm/degree에 달한다.
보디 패널은 원가절감을 위해 카본-파이버 대신 알루미늄을 사용했다. 가야르도의 중량은 약 1,530kg(1,430kg의 공차 중량에 20리터의 냉각수, 10리터의 각종 오일류, 연료 탱크의 90%를 채운 DIN 수치)으로, 모데나의 1,390kg에 비해 다소 무겁다.
스타일링은 무치엘라고의 맥을 잇고 있다. 찬반양론이 따르겠지만 날카로운 웨지와 캠포워드, 와이드함, 짧은 프론트와 힘찬 리어는 람보르기니의 전통을 따르고 있다. 작은 조절식 스포일러와 평평한 바닥은 고속 안전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갈라르도의 스타일링은 이탈디자인의 디자인에 근거한다. 아우디가 기본 디자인에 직접적으로 참가하지는 않았지만 무치엘라고를 그린바 있는 룩 돈커볼케가 마무리해 디아블로의 예와 흡사하다.
새로운 V10 엔진은 코스워쓰와 아우디의 기술이 적용되어 넓은 토크 밴드와 함께 리터당 출력이 100마력에 달한다. V10 엔진의 뱅크각은 이론상 가장 부드럽다는 72도 대신 90도. V10 4밸브 5리터 엔진은 기본 배기량에서 360 모데나를 앞선다.
가변밸브타이밍 기구가 흡배기 캠을 끊임없이 조정하며, 인테이크 매니폴드도 2단계로 변화한다. 출력은 7,800rpm에서 500마력. 라이벌들을 멀찍이 따돌리는 막강한 파워이며, 리터당 100마력 엔진은 람보르기니 최초이다.
롱스트로크 방식(보어×스트로크, 82.5×92.8mm)을 취하고 있는 것은 강력한 토크를 위한 설정으로, 리터당 10.0kg·m이 넘는 52.0kg·m의 최대토크가 4,500rpm에서 나온다. 또 1,500rpm의 낮은 회전수에서 최대토크의 80%가 나올 만큼 이 V10 엔진은 저속에서 넘치는 힘을 자랑한다. 엔진과 조합되는 트랜스미션은 6단 MT와 패들로 변속할 수 있는 세미 AT가 준비된다.
서스펜션은 앞뒤 모두 더블 위시본. 높은 핸들링 성능과 고속 안전성을 뒷받침하는 조절식 댐퍼는 코니 제품이며, 안티 다이브 & 안티스쿼트 현상을 최소화한다. 또 브렘보에서 제공하는 365mm, 8피스톤 브레이크 시스템이 최고의 제동력을 약속한다.
람보르기니가 밟힌 갈라르도의 최고속도는 309km/h, 0→100km/h 가속은 4.1초로 360 모데나를 넘어설 뿐 아니라 무치엘라고에 맞먹는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보다 가벼워지고 강력해진 ‘리틀 페라리’
360 Challenge Stradale
람보르기니 갈라르도의 출현을 의식하기라도 했을까. 갈라르도의 데뷔와 동시에 페라리가 360 모데나를 베이스로 한 챌린지 스트라달레를 선보였다.
이 챌린지 스트라달레는 360 모데나의 출력은 올리고 차체 무게는 덜은 고성능 버전. 갈라르도에 비해 기본적인 출력면에서는 뒤지지만 한결 가뿐한 몸무게와 차체 밸런스를 자랑한다.
360 챌린지 스트라달레는 일반 도로를 달릴 수 있는 레이싱카를 목표로 한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360 챌린지 레이싱카를 기본으로 개발되었기 때문이다.
3.6리터 V8 엔진은 배기량 증가없이 출력이 400마력에서 425마력으로 늘어났다. 또 차체 중량은 110kg가 줄어 1,280kg(공차 중량 1,180)의 한결 가뿐한 몸매가 되었다.
출력은 뒤지지만 마력당 무게비가 갈라르도의 3.06:1보다 근소하게 앞서는 3.01:1이다. 이는 가속 성능에도 그대로 이어져 0→100km/h 가속 시간이 4초로 대폭 빨라졌다. 이는 500마력의 갈라르도와 같은 수치. 최고속도도 300km/h를 넘어선다.
V8 40밸브 엔진은 11.1에서 11.2:1로 조금 올라갔으며, 인테이크의 밸브 타이밍과 램에어 효과, 배기 시스템도 바꾸었다. 최고출력이 나오는 8,500rpm의 회전수는 변함없으며 토크도 모데나와 똑같다.
챌린지 스트라달레의 핵심은 역시 무게 감소. 1,390kg의 360 모데나를 경량화 시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섀시는 여전히 알루미늄 스페이스 프레임을 쓰지만, 주변 파츠에 경량 소재를 적용해 무게를 줄였다. 예를 들어 도어 패널과 플로어팬, 에어필터 박스에 카본-파이버를 적용했으며, 서스펜션의 스프링도 티타늄 합금으로 만들었다.
실내 역시 무게를 줄였다. 인스트루먼트 패널과 트랜스미션 터널, 버킷 시트 셀도 카본-파이버를 적용했다. 무게를 줄이기 위해 카페트도 제거했다.
무게를 더욱 줄일 수 있었던 것은 브렘보가 제공한 CCM(Carbon-Ceramic Brake)로, 제동 거리를 15% 줄이면서도 16%의 무게를 줄였다. 브레이크의 앞뒤 사이즈는 각각 380, 355mm.
차고는 15mm 낮아지고 서스펜션 역시 20% 강성이 높아져 운동 성능면에서 갈라르도를 능가한다는 평가를 듣고 있다. 티타늄 볼트로 연결될 거대한 19인치 휠은 특별히 개발된 피렐리 P-제로 코르사와 조합된다. 챌린지 스트라달레의 휭가속도는 1.3g에 달한다.
기어박스는 F1 스타일의 시퀀셜 타입. 운전자는 ‘스포츠’와 ‘레이스’ 모드를 선택할 수 있고, 일반 AT와 같이 운전할 수도 있다. ‘스포츠’와 ‘레이스’ 모드에서는 댐핑의 강도와 ASR 트랙션 컨트롤의 세팅이 달라진다.
0.335의 공기저항계수를 가진 챌린지 스트라달레는 에어로다이내믹을 다듬어 200km/h의 속도에서 모데나보다 다운포스가 40kg 늘어났다. 또 포르쉐 GT3와 마찬가지로 챌린지 스트라달레는 옵션으로 알루미늄 롤-바와 레이싱 시트, 4점식 벨트를 선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