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천읍내에서 걸어서 한나절 가야 되는 산골마을인데, 이름 그대로 '깊은골'이었지요.
송학산 줄기가 힘차게 뻗어나와 막 펼쳐지기 시작하면서 만들어진 낮은 언덕들이 둥글둥글한 그 마을엔 한 20여호나 살았을까, 아주 자그마한 '깡촌'이었답니다.
말 그대로 '촌놈'이지요.
하지만 그 동네에서 국방부장관도 났고, 공학박사도 났고, 지방의회의 시원도 났고 (사람들 말로는 "이근규도 났다~"고 하지만, 아직 저야 뭐 거기에 낄 수 없을 거고..), 뭐 그렇게 시골치고는 제법 인물(?)이 많이 난 유명한 동네로 꼽힌답니다.
훈장으로 있던 할아버지 밑으로 충북 제천의 고암동 고래미에서 16세의 어린나이에 시집을 온 우리 어머니, 군대에 가있는 아버님 사이에서 태어났지요.
제가 태어나자 첫아들이라며 특별휴가를 받아서 아버님이 오셨다니, 세상에 나자마자 효도를 한셈이죠.
생일은 음력으로 1958년 10월 24일이니(양력 12월 4일) '겨울아이'였죠. 그래서인지 지금도 추위를 잘 타지 않는답니다.
대신에 쓸쓸하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편이어서 어려서부터 혼자있는 것보다는 '개떼같이' 몰려서 다니는 걸 좋아했다나요?
돌아가신 할머님께서 저를 무척이나 귀하게 여기셨는 데, 할머니께서는 늘 '저 아이는 내가 삼신할미께 백일기도로 치성을 드려서 얻었다'고 하면서 앞으로 큰 일을 한다고 자랑하고 다니셨죠.
할머니와 어머니께서는 저를 볼 때마다 '야는 저녁 때 개밥을 주고 막 돌아서는데 태어났지요. 그래서 먹을 복 하나는 제대로 타고 났을거예요'라고 놀려대며 즐거워 하셨답니다.
실상 8남매의 장남으로 나서 어린 시절을 지지리도 궁핍하게 보냈는데도 저는 육체적으로 상당히 건강하게 잘 자랐답니다.
비록 하루 1끼나 2끼에 불과한 날들이 대부분이었고 먹는게 '개밥'수준일 때가 많았다고는 해도 말이죠.
지금 제 키가 181cm, 몸무게 84kg정도로 아주 건강하게 잘 지내며 활동하고 있는 것도 다 그 덕분이 아니겠습니까?
230916
첫댓글 '양백(兩白)에서 임금이 난다'는 말이 있듯이, 제천, 단양지역에서는 각계의 인물들이 많이 배출되고 있지요. 대통령도 나게 될 걸요..머지않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