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사진 출처 : 네이버 이미지>
담쟁이 넝쿨
강동수
넓은 신작로를 돌아서
회색빛 담장길을 다닌 적이 있다
시멘트 공장을 끼고
끝이 보이지 않던 긴 담벼락은
공장에서 날려보낸 분진으로 인해
하얗게 숨을 헐떡이고
가끔 내리는 이슬비에 석고처럼
굳어가고 있었다.
돌아서는 모퉁이 어디쯤에 나타나는 담쟁이넝쿨이
굳어가는 담벼락을 안고서
입을 맞추고 있지만
회색빛 긴 담벼락을
살려낼순 없었다.
이제는 시멘트 분진도 없는
동네에 살지만
유리창 너머로
올려다보는 하늘은 회색빛이다
돌담으로 경계를 이룬 강 언덕에
노을이 내리면 하루를 마감하는 시간
습관처럼 몸을 털면
분진처럼 떨어지는
삶의 욕망 덩어리
허공을 맴돌았던 무수한 언어들이
파편처럼 떨어진다.
긴 담장으로 이어진
아파트 군락을 지나면
나타날 것 같은 회색빛 담벼락
파란 하늘을 향해 손짓하던
담쟁이넝쿨을 만나고 싶다
카페 게시글
강동수
담쟁이 넝쿨
엄미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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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 260
09.02.11 13:34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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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규제도 많고 조심해야할것도 많은 도시생활을 툭툭 털고 지리산으로 들어와 보니 회색빛과는 머언 거리 담벼락에서 시작해서 지붕까지 올라간 담쟁이며 으름덩쿨이 먼지라도 앉을새라 프르르 몸을 떠는 이곳이 강시인님의글과 대조적이라 자랑삼아 댓글을 써 봅니다
마냥 부럽습니다 그곳이....언젠가 저도 산골에 들어가 유유자작 구름과 더불어 지내고 싶은 꿈이 있습니다
시간이 되실때 한번쯤 여행삼아서 이쪽을 한번 생각해 보세요 지리산의 기운만 받아도 속세를 떠난 기분일거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