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영향으로 인하여 우리는 오늘 오전에는 밖으로 나갈 수 없을 것 같아서, 쥔장이 갖고 있는 '야니의 공연 앨범'을 대형 TV를 통해 시청하기로 했습니다.
음악에 문외한(門外漢)인 상기인이 보기에도 야니의 공연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비록 TV화면을 통해 시청했지만 자신도 모르게 금방 매력에 푹 빠지고 말았습니다.
역시 소문대로 Yanni는 세계적인 뉴에이지 신시사이저의 대가 다웠습니다. 웅장한 구성을 바탕으로 독자적인 감성을 구축해낸 공연은 감동 그 자체였습니다.
청산도 민박집 거실에서 시청한 Yanni의 공연은 인도의 타지마할과 또 중국 자금성 공연 내용이었습니다. 야니의 공연은 그가 가진 고급적인 음악아이템을 바탕으로 화려하고 신비로운 조명과 판타지 세계를 경험하는 듯한 무대장치가 일품으로 알려졌지요.
25년간 전세계에서 2천만장 이상 엘범 판매고 기록, 35개 플래티넘 엘범 기록을 세웠기에 그를 '뉴이지계의 베토벤이라 부르기도 한답니다. Yanni(야니)는 지금까지 20개 국가를 돌면서 공연을 펼쳤고 2백만명의 관객들이 그의 공연을 보았다는 것입니다.
어떻든 Yanni는 전세계를 통틀어 35개의 플래티넘과 골드 레코드를 가지고 있으며, 3천5백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기록한 뉴에이지 음악의 살아있는 거장임이 틀림없습니다.
그의 공연은 신비로운 사운드와 초대형 포퍼먼스 뮤지션입니다. 중국 자금성공연장에서는 느탓없이 원시음악을 하는 토인이 무대로 튀어나와 현대식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건반악기 하나로 인종, 국경, 연령을 초월해 전세계를 하나로 묶는 그의 뮤지션은 음악 애호가 뿐만아니라 대중들에게도 친숙한 이미지를 남겨줍니다. 특히 그의 음악이 슈퍼볼, US오픈, 뚜르드 프랑스, 세계 피겨 스케이팅 챔피언 쉽 그리고 88서울 올림픽과 ABC 뉴스의 시그널 등에 두루 사용된 바 있어서 일반 대중들에게도 친숙하게 느껴지게 되었을 것입니다.
청산도로 여름 휴가 여행을 온 우리 일행이 태풍 12호 나크리로 인하여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비록 민박집 거실에서 죽치었지만, 그 시각 귀중한 Yanni 공연을 시청한 것은 관광 못지 않은 아주 큰 소득이었습니다. 그리고 야니의 공연 음악은 창밖에 몰아치는 태풍 12호 나크리의 비바람 소리와 조화를 이루는 듯 안팎에서 순수한 합동 음악회를 관람하는 듯한 착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너무나 잘 어울렸습니다.
태풍으로 인하여 또다시 차량으로 청산도 일대순회
약 2시간 가까이 거실에 앉아 차를 마시며, Yanni의 공연을 관함한 후, 비바람이 좀 몰아치드라도 태풍이 몰아치는 바닷가 구경이라도 나가야 될 것 같아 門을 나섰습니다.
어제(8월 1일)와 같이 승용차로 청산도 일대를 다시한번 더 둘러 보았습니다.
오늘은 어제 승요차를 타고 그냥 스친 곳을 상세히 찾아보고자 했습니다. 특히 민박집 주인 李사장께서는 우리에게 꼭 보여주고 싶은 가장 멋진 해안 명품 슬로우 길이 있다고 하여 기대가 더욱 컸습니다.
잘 발달된 도로를 천천히 달리면서 각 마을의 특색있는 곳에는 잠시 잠시 정차하여 현장 사진도 찍고 둘러 보기도 하면서 진짜 자유로운 관광을 음미해 보았습니다.
신풍마을과 양지마을 사이에 있는 도로변의 한 가옥에는 '건강원'이란 간판의 뱀집이 있었습니다. 안내를 담당해준 이사장께서는 이집은 청산도에서아주 유명한 뱀탕집이고 소개해 주셨습니다. 청산도에는 유난히 뱀이 많다고 하셨습니다.
그렇지만 청산도에는 꿩과 까치, 갈매기가 없는 것이 신기하기만 합니다. 그러나 그외 많은 산새들이 서식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멧돼지와 사슴이 많이 서식하는데 특히 사슴은 새마을운동 당시에 섬주민 소득증대의 일환으로 사슴을 보급한 바 있는데, 이 사슴들이 울타리를 벗어나 야생 사슴이 되었다는 것이지요.
이곳은 신풍리와 중흥리 중간쯤에 위치한 '슬로우 푸드센타를 겸한 청산도 여행학교'였습니다.
어제는 그냥 스치고 지나갔지만 오늘은 이곳에 승용차를 정차 시키고 실내 곳곳까지 견학했습니다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오늘을 영업을 하지 않는 날이라고 하여 텅빈 교실만 구경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곳엔 청정지역이기에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전기차가 있었고 전기밧데리 주입기기도 있었습니다. 아마도 전기차를 관광객에게 랜탈도 하는것 같았습니다.
청산도 '슬로우 푸드'에 가면 청산도의 자연음식을 싼값으로 먹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가 컸는데, 우리가 방문한 그날은 쉬는 날이었습니다. 이곳 슬로푸드 체험관은 예부터 전해오는 청산도 고유음식을 복원하고 이어나가기 위한 노력으로 만들어졌는데, 주메뉴는 청산도탕, 톳밥, 가사리국 등 청산도 고유음식으로 구성된 건강한 슬로푸드를 맛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청산도 슬로푸드 재료는 주민이 직접 바닷가에 나가 채취하는 것으로 그 양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답니다. 어떻든 그날 공을 치고야 말았습니다. 한편 그날 태풍이 분다고 예보한 탓인지 여행학교 뒷편의 텐트와 보트 등은 바줄로 단단히 묶여 있는 등 태풍을 대비한 것 같았습니다.
신흥리 불등해수욕장
오전 한나절 엄청나게 내리던 비가 오후들어 한풀 꺽이긴 했으나 차창 밖에는 계속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우리가 탄 승용차는 곧 신흥리 해수욕장 입구로 집입했습니다.
신흥리 해수욕장은 청산도가 자랑하는 이름난 큰 해수욕장이었는데, 태풍으로 인하여 해수욕장은 흙탕물이었습니다. 그리고 인근 전복 양식장의 양식시설 일부가 태풍으로 인하여 해수욕장 해안까지 밀려와 있어서 어민의 피해가 클 것 같아 다소 걱정스러웠습니다.
목섬 들국화길
신흥리 해수욕장으로 가는 길목엔 슬로우 길 제7코스를 알리는 팻말이 있었는데, 이 코스는 상서마을과 동촌, 신흥리 해수욕장(풀등), 목섬(들국화길), 새목아지(바닷가 비경), 목섬으로 이어지는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트래킹 코스로 정평이 난 곳이라고 합니다. TV 1박 2일"섬이랑 나랑"에 방영된 강호동이 다녀간 곳이란 광고문도 있는 것으로 보아, 이곳은 비경으로 소문난 곳임이 틀림없었습니다. 태풍 12호 나크리의 영향으로 거대한 파도가 바위에 부딪치며 요란한 굉음과 함께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은 장관이었습니다.
지리의 청송해변
이어 어제 그냥 차창 밖으로 바라만 보고 지나쳐갔던 지리의 250년 이상이 된 소나무 숲을 찾았습니다. 아름드리 소나무가 바닷가 해안가에 잘 조성되어 있었는데, 이는 그동안 흔히 보아왔던 동해안의 해송과는 또다른 남해만이 갖을 수있는 고유의 멋을 지닌 아주 운치있는 소나무들이었습니다.
이곳은 조선 인조말엽 1640년경 김해 김씨가 강진에서 처음으로 들어와 정착하여 마을을 형성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숙종 시대에는 지리의 중앙에 사정을 설치하여 궁장으로 무사를 양성하였고 이름 기념하기 위하여 주변에 나무를 식목하여 오늘에 이르고 있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위 소나무 숲은 그 당시에 식목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지리의 소나무 숲에 있는 몇몇 소나무의 밑둥이는 그 모습이 흡사 여인의 엉덩이와 너무나 똑 같았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전경을 보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청산도의 읍내인 도청리 가는 길
지리의 소나무 숲을 둘러보고 곧 읍내 도청리로 향했습니다. 승용차로 불과 10여분 이내의 거리가 바로 청산도의 읍내 중심지인 도청항이었습니다. 도청항 앞에는 농협마트를 비롯하여 시장이 형성되어있지요. 읍내로 집인하면서 차창 밖에 보이는 '중앙의원'이라는 병원 간판을 기념으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이 병원은 민박집 주인장인 이사장께서 여러번 언급해 주신대로 서울에서 큰 병원에 재직하시던 노의사께서 자신의 병치료를 하기 위해 이곳에 왔다가 아주 크게 호전되어 아예 이곳에 자리를 잡고 병원을 운영한다는 그 병원이었습니다.
청산도 슬로우길 제1코스 (환상적인 해안 트래킹 길)
읍내 도청리에서 잠시 휴식을 취한후, 농협마트에서 저녁 먹거리를 준비하였습니다.
그런 후 우리는 민박집 쥔장께서 가장 기막힌 오늘의 최고 하이라이트고 말한 청산도 슬로우 제1코스로 향했습니다.
비록 날씨가 흐렸지만, 태풍으로 인한 바람에 의해 높은 파고의 파도가 바위에 부딪쳐 큰 물보라를 이루는 그 전경은 아름답기 그지없었습니다. 이곳 슬로우 길의 아래는 모두가 최고의 낚시터라고 합니다. 우리 민박집 주인 이사장님은 자주 이곳에 낚시를 오는데, 이곳에서 작년에는 아이키 높이만한 삼치를 잡은 바 있다고 자랑했습니다. 하여 우린 10월달에 다시 이곳 청산도로 올 것을 약속했습니다. 그땐 민박집 쥔장과 함께 바다 낚시를 하겠다고...
이곳 1코스 슬로우 길 해안가에 마주 보이는 곳은 바로 읍리 해변가로 우리 숙소가 있는 곳이었습니다. 어제도 오늘 아침에 숙소에서 이곳을 바라보았는데, 정작 오늘 이곳 슬로우 길에서는 반대로 우리의 숙소있는 곳을 바라 보게 되었지요. 아~ 정말 환상적인 절경이었습니다.
슬로우 길 제1코스 화랑공원은 역사적인 유물이라고 할 수 있는 이곳 청산도 특유의 묘장문화인 "초분"을 설치해 놓았습니다. 초분의 유래에 대해서도 안내판에는 상세하게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즉 이곳 청산도에서는 옛날 사람이 죽으면 곧 장례를 치루지 않고 별도로 약 3년후에 다시 장사를 지내는 장례문화라는 것입니다.
시신을 땅에 묻지 않고 일정기간 짚으로 만든 가묘(假墓)에서 탈골을 한 다음, 뼈만 매장하는 장례법으로서 오래 전 뭍에서도 했지만 지금은 모두 사라지고 서남해안 극히 일부 섬에만 남아있는 풍습으로 알려졌습니다.
청산도 슬로우길 제1코스는 도청항에서 시작하여 갤러리길, 동구정, 서편제 영화촬영지를 경유하여 해안을 조망하면서 걷는 화랑포 길과 연애바위 입구(초분)이 있는 곳 까지인데, 이 코스를 승용차로 천천히 둘러보면서 그 아름다운 절경을 보면서 그저 아~! 아~!하는 감탄의 탄식이 절로 나올 뿐이었습니다.
태풍 12호 NAKRI로 인하여 오전에는 숙소 거실에서 '야니의 공연'을 시청한 후, 간단히 점심을 먹고 숙소를 나와 약 6시간동안 승용차로 청산도의 명소로 불리우는 곳곳을 둘러 보았습니다.
숙소에 돌아온 시각은 오후 6시였습니다. 한낮 뜨거운 날씨 보다 비록 비가왔지만 선선한 가운데 비도 맞으며 관광을 하는 것도 또다른 묘미있는 관광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여행시에는 날씨를 탓할 필요가 없이 있는 그대로 순응하며 관광을 하는 것이훨씬 더 좋았습니다. 태풍 12호 NAKRI가 오히려 더 고마웠던 행복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