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US오픈] 델 포트로, 페더러 꺽고 우승 !!

[이스크라]

델포트로, 새로운 왕을 추대하라

후안 마틴 델포트로(아르헨티나)가 새로운 왕으로 탄생했다. US오픈에서 생애 첫 그랜드슬램 결승 데뷔전을 가진 델포트로가 대회 6연패를 노린 톱시드 로저 페더러(스위스)를 3-6 7-6(5) 4-6 7-6(4) 6-2로 꺾고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이번 대회 6번시드로 출전한 1988년생 델포트로는 처음으로 페더러를 이기고 우승을 거두며 새로운 챔피언으로 거듭났다. 이로써 델포트로는 아르헨티나 남자선수로는 1977년 기예르모 빌라스 이후 두 번째로 US오픈 챔피언에 등극했다. 결승전을 찾은 빌라스 역시 입술이 바짝 바짝 타는 모습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7번째 그랜드슬램 우승이자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노리던 라파엘 나달(스페인)을 4강에서 6-2 6-2 6-2로 꺾었던 델포트로는-나달의 그랜드슬램 최저 게임 패배였다-페더러마저 제압하며 사상 최대의 사건을 일으켰다. 이번 결승전은 2000년 US오픈 당시의 6번시드였던 마라트 사핀(러시아)이 피트 샘프라스(미국)를 꺾고 우승을 거두었던 장면을 다시 보는 듯했다. 사핀과 마찬가지로 델포트로 역시 첫 그랜드슬램 결승전에서 당대 최고의 선수를 꺾은 것이다. 델포트로는 우승 후 "이 순간을 늘 꿈 꿔왔는데 막상 이루고 나니 실감이 안 난다. 오늘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다"라 말하면서 울먹였다. 코트 위에서의 와일드한 모습과는 대조적으로 이제 막 21살이 되는 여린 청년임을 느끼게 해줬다. 델포트로는 현재 나이 20세 156일로, US오픈 챔피언 가운데 8번째로 어린 선수로 기록되었다. 반면 페더러는 1925년 빌 틸덴 이후로 US오픈에서 6년 연속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인물로 거듭나는 데 실패했다. 지난 윔블던에서 달성한 그랜드슬램 최다 우승 15개를 기록 역시 늘리지 못했다. 페더러가 US오픈에서 패한 것은 2003년 다비드 날반디안(아르헨티나)에게 16강서 패한 이후 처음이다. 그로부터 딱 2,200일이 지난 오늘 결승에서 무릎을 꿇은 것이다. 아르헨티나 선수에게 징크스가 생기지는 않을까. **그랜드슬램 첫 우승 델포트로의 우승길 결승 로저 페더러(스위스) 3-6 7-6(5) 4-6 7-6(4) 6-2 준결승 라파엘 나달(스페인) 6-2 6-2 6-2 8강 마린 칠리치(크로아티아) 4-6 6-3 6-2 6-1 16강 후안 카를로스 페레로(스페인) 6-3 6-3 6-3 3회전 다니엘 코엘레러(오스트리아) 6-1 3-6 6-3 6-3 2회전 유르겐 멜저(오스트리아) 7-6(6) 6-3 6-3 1회전 후안 모나코(아르헨티나) 6-3 6-3 6-1 2009년 마지막 그랜드슬램인 US오픈의 대미를 장식한 남자 단식 결승전이 한국시간으로 오전 5시 20분경에 시작되었다. 두 선수는 지난 프랑스오픈 4강에 이어 6번째 맞대결이었다. 페더러가 단 한 번도 진 적이 없었지만 올해 들어 2개의 우승을 추가해 6개 타이틀을 보유하며 최고랭킹 5위에 오른 델포트로의 막강한 상승세는 절대 간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1세트 페더러 6-3 1세트는 페더러가 지배했다. 설렁하게 플레이한다 싶을 정도로 페더러의 승기는 강했고 단 한번의 브레이크포인트를 만들지 못한 델포트로는 초반부터 화를 내기도 하며 일방적인 승부를 예고하기도 했다. 페더러는 1세트 내리 3게임을 앞서간 데 이어 5-2를 만들었다. 델포트로는 자신의 서비스게임 0:40에서 위기를 넘기고 한 게임을 만회해봤지만 페더러가 서브에이스를 날리며 1세트를 40분 만에 선취했다. 2세트 델포트로 7-6(5) 2세트, 더블폴트 2개를 범하며 2세트 첫 게임을 브레이크 당했고 2-1 페더러의 서비스게임서 40:15로 결승전 첫 브레이크 기회를 맞았으나 포, 백핸드가 네트에 걸리고 베이스라인 아웃되면서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페더러는 그간 보여준 최강의 서브 실력이 무색하리만치 첫서브가 안 들어갔다. 41%로 저조한 첫 서브 성공률을 보였고 더블폴트 역시 2세트에만 4개가 나왔다. 차분히 서로의 게임을 지켜내 페더러가 5-3으로 앞선 상황, 이때부터 델포트로의 반격이 시작됐다. 자신의 서비스게임을 지켜낸 5-4를 만들더니 멋진 포핸드 다운더라인이 위닝샷으로 연결되면서 자신감에 찬 델포트로는 40:30 브레이크 기회를 맞았고, 또 한번 포핸드 위너를 작렬하며 처음으로 브레이크에 성공해 5-5를 맞췄다. 두 선수의 위너가 26개로 동률이 되었고 서로 게임을 방어해 타이브레이크가 되었다. 3:3에서 서브권을 쥔 페더러의 포핸드가 네트에 박히면서 델포트로에게 기회가 왔고 강서브 후 리턴된 볼을 백핸드 위너로 연결시키며 6:3 첫 번째 세트포인트가 왔다. 이어진 스매시 범실로 4:5, 5:6 그리고 세 번째 세트포인트에서 포핸드 위너가 터지며 델포트로가 1시간 9분 만에 2세트를 챙겼다. 198센티 장신에서 뿜어내는 서브가 강점이며 빈 공간을 찾는 절묘한 스트로크가 좋은 델포트로. 아쉬운 점은 첫서브가 좋지 않은 페더러에 맞서 세컨드서브에서 리턴에 실패하며 기회를 살리지 못한 점이다. 3세트 페더러 6-4 페더러의 서브로 시작된 3세트, 서로 지켜낸 3-3에서 서로 브레이크하며 4-4. 페더러가 힘겹게 자신의 게임을 지키며 5-4를 만들었는데 이번 경기 챌린지가 많았던 페더러는 체어 엄파이어에게 불만을 드러내며 화를 내기도 했다. 델포트로가 중요한 순간 더블폴트를 범하며 페더러에게 40:30 세트포인트가 왔다. 그리고 또 한번의 더블폴트로 3세트는 페더러의 차지가 되었다. 4세트 델포트로 7-6(4) 4세트 델포트로가 브레이크 위기를 넘겨 2-2 상황, 40:0에서 페더러의 포핸드가 아웃되며 게임 빼앗기에 성공해 3-2로 델포트로가 앞서갔다. 점점 열기를 더해가는 챔피언 결정전이었다. 아름답다고밖에 표현이 안 되는 그림 같은 스토르크 위너를 만들어낸 델포트로에 관중들은 기립박수를 보내느라 바빴고 분위기는 이제 예측 불가능한 접전 속에서 긴장감을 더해갔다. 완벽한 플레이로 게임을 지켜내 델포트로가 4-2 우세를 점했으나 네트플레이에서 철통 수비를 벌인 페더러가 2게임을 연속 만회해 4-4가 되었다. 그리고 자신의 게임을 챙겨 5-4, 델포트로는 긴장했는지 첫 서브가 안 들어가고 어이없는 스트로크 홈런을 연출했다. 페더러의 챔피언십포인트에 2포인트 앞선 상황, 델포트로가 서브포인트에 이어 서브에이스로 40:30, 이어진 포핸드 다운더라인으로 게임을 5-5로 만들었다.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경기란 바로 이런 것이다. 델포트로는 2번의 브레이크를 맞았지만 모두 포핸드 범실로 잃었다. 타이브레이크에 강한 델포트로이니 무조건 6-6을 만들어야 했다. 그렇게 맞이한 이번 결승전 두 번째 타이브레이크. 페더러의 더블폴트(이번 경기 8개째)로 1:0, 델포트로의 신무기 포핸드 위너로 3:0. 페더러의 포핸드 범실로 4:2, 페더러의 백핸드 아웃 5:2, 또 포핸드 사이드라인 아웃으로 6:4, 이번엔 베이스라인 아웃으로 7:4. 역시 타이브레이크에 강한 델포트로다. 4세트를 62분 만에 따낸 델포트로가 파이널세트까지 만들고야 말았다. 5세트 델포트로 6-2 올해 호주오픈부터 프랑스오픈과 윔블던 그리고 US오픈까지 4대 그랜드슬램에 모두 결승에 오른 페더러는 프랑스오픈을 제외한 3개 결승전을 모두 5세트를 뛰게 되었다. 델포트로와의 바로 전 대결이었던 프랑스오픈 4강전 역시 1세트와 3세트를 이기고 파이널세트에서 승리했던 페더러였다. 5세트 들어서 델포트로가 2-0으로 앞선 가운데 듀스 끝에 자기 게임까지 지켜 3-0이 되자 분위기는 완전히 그에게 넘어간 듯했다. 페더러가 자기 게임을 만회해봤지만 델포트로가 4-1을 만들었다. 러브게임으로 5-2를 만든 델포트로 관중들은 델포트로의 포핸드 위닝샷에 저절로 기립박수를 보냈다. 경기 시간 4시간이 됐다. 경기 초반 옅은 미소를 띄며 여유를 보였던 페더러의 부친 로버트와 아내 미르카의 표정이 점점 굳어갔다. 페더러의 백핸드 범실로 델포트로에게 챔피언십포인트가 왔다. 랠리 접전을 벌이다 델포트로의 포핸드가 아웃되며 40:30 두 번째 챔피언십포인트, 허나 네트에 걸려 듀스가 되었다. 페더러는 서브포인트로 어드밴티지를 만들어 봤으나 델포트로의 포핸드 위너(37개째)로 듀스, 페더러의 더블폴트로 세 번째 챔피언십포인트, 포핸드로 보낸 공을 페더러가 백핸드로 보낸다는 게 베이스라인 밖으로 날아가면서 델포트로가 새로운 챔피언으로 탄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