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손으로 세상살이를 시작하는 것이 우리네 일생의 출발이었습니다. 따뜻한 요람(搖籃)에서 자고 먹고, 자라나는 아이를 보면 평온함에 절로 얼굴에 미소가 번집니다. 아이는 백일이 되기 전부터 무언가를 잡으려 허공에 손을 휘젖기도 하고 붙잡은 것은 좀처럼 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 때부터 였을까요? 살면서 우리는 손에 잡고 싶은 것이 너무 많아집니다. 잡은 것은 놓고 싶지 않아 아둥대며 힘을 써보기도 합니다. 보이는 재물(財物), 명예(名譽)뿐 아니라 사랑과 지식(知識)까지 움켜쥐려 애를 씁니다. 잡은 것은 더욱 힘써서 붙잡지 않으면 바람처럼 날아가 버려 공수래공수거(空手來空手去)가 될까봐 가슴을 태웁니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가득 채우고 싶고, 갖고 싶었던 모든 것들은 십자가 앞에서 배설물이 되었고 이제는 영원한 것들, 변함없는 영광과 기쁨과 주님의 사랑이 내 몸 전체를 감싸버렸습니다. 이제 내 손은 단정히 모아져 있습니다. 죽어가는 영혼들, 아직도 더 갖기 위해 몸부림치는 그들을 위해 여호와 하나님께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하나님의 전지전능(全知全能)하심과 그분의 사랑을 더 알고 싶어 내 손은 성경(聖經)을 놓지 못합니다. 이제 내 손은 성경이 들려있습니다.
저가 모태에서 벌거벗고 나왔은즉 그 나온 대로 돌아가고 수고하여 얻은 것을 아무것도 손에 가지고 가지 못하리니 이것도 폐단이라 어떻게 왔든지 그대로 가리니 바람을 잡으려는 수고가 저에게 무엇이 유익하랴 (전 5:15~16)
<유래 및 배경>
‘手不釋卷(수불석권)’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手’는 ‘손’을 나타냅니다. 여기에서의 ‘不’은 ‘∼않다’라는 뜻입니다. ‘釋’은 ‘풀다, 내버리다, 놓다’라는 뜻입니다. 그러므로 ‘放(놓을 방)’과 함께 쓰인 ‘釋放’은 ‘풀어놓다’라는 뜻이 되고, ‘解(풀 해)’와 함께 쓰인 ‘解釋’은 ‘풀고 풀다’ 즉, ‘풀어놓다’라는 뜻이 됩니다. ‘卷’은 ‘말다, 둘둘 감다’라는 뜻입니다. 종이가 없던 시절에는 나무를 얇고 길게 잘라서 그 표면에 글씨를 쓴 후에 가죽 끈으로 연결하여 책을 만들었습니다. ‘冊(책)’이라는 한자는 이러한 나뭇조각이 끈으로 연결된 모양을 나타냅니다. 그러나 나뭇조각은 무겁고 또한 분량이 많았으므로 후대(後代)에는 비단과 같은 옷감에 글씨를 썼습니다. 그리고 이를 말아서 보관하였습니다. 이렇게 말아 놓은 것 하나가 한 ‘卷’의 책이 되었습니다.
위의 의미를 정리하면 ‘釋卷’은 ‘책을 놓다’가 되고, ‘不釋卷’은 ‘책을 놓지 않는다’가 됩니다. 그러므로 ‘手不釋卷(수불석권)’은 ‘손이 책을 놓지 않는다’, 혹은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라는 뜻이 됩니다.
중국 삼국시대 초엽, 오왕(吳王) 손권(孫權,182∼252)의 신하 중에 여몽(呂蒙)이란 자가 있었다. 그는 무식한 사람이었으나 전공을 쌓아 장군이 되었다. 어느 날 여몽은 손권으로부터 공부하라는 충고를 받았다. 그래서 그는 전지(戰地)에서도 ‘손에서 책을 놓지 않고(手不釋卷)’ 학문에 정진했다. 그 후 중신(重臣) 가운데 가장 유식한 재상 노숙(魯肅)이 전지 시찰 길에 오랜 친구인 여몽을 만났다. 그런데 노숙은 대화를 나누다가 여몽이 너무나 박식(博識)해진 데 그만 놀라고 말았다.
“아니, 여보게. 언제 그렇게 공부했나? 자네는 이제 ‘오나라에 있을 때의 여몽’이 아닐세그려.”
그러자 여몽은 이렇게 대꾸했다.
“무릇 선비란 헤어진 지 사흘이 지나서 다시 만났을 땐 ‘눈을 비비고 대면할 정도’로 달라져야 하는 법이라네.” (士別三日 卽當刮目相對)
<성경으로 풀어보는 교훈>
인류의 역사 속에 강자가 약자를 지배하는 약육강식(弱肉强食)의 전쟁은 끊임없이 되풀이 되어 왔습니다. 민족 분쟁이라든지 종교전쟁 가운데 적을 공격하고 승리하고자 손에 병기를 들고 싸우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습니다.
구원받은 그리스도인은 눈에 보이지 않는 악(惡)의 세력과 끊임없는 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아담 이후로는 모든 족속은 세상을 사랑하고 죄 속에 몸을 담그라는 사단 마귀(魔鬼)의 유혹에 끊임없이 도전 받고 있습니다. 이러한 영적(靈的)전쟁을 위해서 주님은 우리를 주의 군사로 불러주셨습니다. 이제 우리는 한 손에는 믿음의 방패를, 한 손에는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들고 영적 전쟁에서 확실한 승리를 얻어야만 합니다.
인간은 손에 무엇인가를 쥐지 않으면 불안을 느낍니다. 손을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서 그 사람의 첫인상이 달라지고 인품(人品)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버스를 탈 때나, 전철 속에서나, 누구를 만나는 기다림 속에서 성경을 들고 암송수첩을 들고 말씀을 읽고 묵상하는 아름다운 손이 되시기를 바랍니다.
2008년 새로운 한 해가 시작되었습니다. 많은 다짐이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는 성경 일회독이라는 목표만은 반드시 지킬 수 있도록 수불석권 즉, 수불석경(手不釋經)이 되는 한해가 되시기 바랍니다.
모든 것 위에 믿음의 방패를 가지고 이로써 능히 악한 자의 모든 화전을 소멸하고 구원의 투구와 성령의 검 곧 하나님의 말씀을 가지라 (엡 6:16~17)
평생에 자기 옆에 두고 읽어서 그 하나님 여호와 경외하기를 배우며 이 율법의 모든 말과 이 규례를 지켜 행할 것이라 (신 17:19)
이스라엘 자손에게 명하여 그들의 대대로 그 옷단 귀에 술을 만들고 청색 끈을 그 귀의 술에 더하라 이 술은 너희로 보고 여호와의 모든 계명을 기억하여 준행하고 너희로 방종케 하는 자기의 마음과 눈의 욕심을 좇지 않게 하기 위함이라 (민 15:38~39)
오늘날 내가 네게 명하는 이 말씀을 너는 마음에 새기고 네 자녀에게 부지런히 가르치며 집에 앉았을 때에든지 길에 행할 때에든지 누웠을 때에든지 일어날 때에든지 이 말씀을 강론할 것이며 너는 또 그것을 네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으며 네 미간에 붙여 표를 삼고 또 네 집 문설주와 바깥 문에 기록할지니라 (신 6:6~9)
이러므로 너희는 나의 이 말을 너희 마음과 뜻에 두고 또 그것으로 너희 손목에 매어 기호를 삼고 너희 미간에 붙여 표를 삼으며 (신 11:18)
이 율법책을 네 입에서 떠나지 말게 하며 주야로 그것을 묵상하여 그 가운데 기록한 대로 다 지켜 행하라 그리하면 네 길이 평탄하게 될 것이라 네가 형통하리라 내가 네게 명한 것이 아니냐 마음을 강하게 하고 담대히 하라 두려워 말며 놀라지 말라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네 하나님 여호와가 너와 함께하느니라 하시니라 (수 1:8~9)
오직 여호와의 율법을 즐거워하여 그 율법을 주야로 묵상하는 자로다 (시 1:2)
청년이 무엇으로 그 행실을 깨끗케 하리이까 주의 말씀을 따라 삼갈 것이니이다 내가 전심으로 주를 찾았사오니 주의 계명에서 떠나지 말게 하소서 내가 주께 범죄치 아니하려 하여 주의 말씀을 내 마음에 두었나이다 (시 119:9~11)
내가 주의 법을 어찌 그리 사랑하는지요 내가 그것을 종일 묵상하나이다 (시 119:97)
내 아들아 네 아비의 명령을 지키며 네 어미의 법을 떠나지 말고 그것을 항상 네 마음에 새기며 네 목에 매라 그것이 너의 다닐 때에 너를 인도하며 너의 잘 때에 너를 보호하며 너의 깰 때에 너로 더불어 말하리니 대저 명령은 등불이요 법은 빛이요 훈계의 책망은 곧 생명의 길이라 (잠 6:20~23)
내 아들아 내 말을 지키며 내 명령을 네게 간직하라 내 명령을 지켜서 살며 내 법을 네 눈동자처럼 지키라 이것을 네 손가락에 매며 이것을 네 마음판에 새기라 지혜에게 너는 내 누이라 하며 명철에게 너는 내 친족이라 하라 그리하면 이것이 너를 지켜서 음녀에게, 말로 호리는 이방 계집에게 빠지지 않게 하리라 (잠 7:1~5)
《생명의빛》2008년 1월호 中
첫댓글 감사합니다.
많은 교훈이됩니다.
마음에 새겨놓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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