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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발전 매뉴얼 가토 유키오 지음 / 정숙인 옮김 미래의창 / 2005년 3월 / 224쪽 / 9,000원
▣ 저자 가토 유키오 1930년 동경에서 태어나 동경대학 농경학부를 졸업했다. 일본 최대 식품회사인 메이지 주식회사에서 생산기술 개발과 해외프로젝트, 상품기획 등을 담당했으며, 개발한 히트상품으로는 <긴자카레>, <과일젤리> 등이 있다. 현재 컨설팅 회사인 휴먼브레인 대표이며, 저작, 강연, 컨설팅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히트상품개발』『라이프워크 발견법』 등이 있다.
▣ 역자 정숙인 연세대학교 사회학과를 거쳐 한국 외국어 대학교 통역번역대학원 한일과를 졸업했다. 현재 KBS 보도국 <월드 뉴스>의 통역과 동시에 (주)엔터스코리아의 전속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상담하는 기술』『원만한 교섭의 기술』『초보자를 위한 드라이빙 북』 등이 있다.
▣ Short Summary 어느 날 갑자기 다가온 위기를 변화의 계기로 바꾸기 위한 근본적인 방법을 제시한 지침서. 구조조정, 다니던 회사의 파산 등 회사가 직장인의 안위를 보장해 주는 기간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저자는 회사라는 ‘온실’ 속에서 사회라는 ‘정글’ 밖으로 언제 내몰릴지 모르는 냉혹한 현실을 만족시키는 동시에 미래를 준비하는 방법은, 지금 머물고 있는 직장생활을 통해 ‘라이프워크’, 즉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발견하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 책은 불안한 현재와 불확실한 미래를 걱정하고 있는 직장인들이 일 안에서 보금자리를 찾음으로써 각오를 새롭게 다지고 발전하는 직장인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방향을 제시해 줄 것이다.
▣ 차례 1장 회사와 나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라 - 조직을 이용하는 사람, 조직에 이용당하는 사람 2장 명쾌한 인생지도를 그리자 - ‘자기 발전 매뉴얼’을 발견하는 방법 3장 기술은 한가지로 집중시켜라 - 높이 평가받는 기술을 배우는 법 4장 기회를 놓치지 말라 - 우연을 운으로, 운을 실력으로 만드는 기술 5장 ‘타성’과 ‘노력’을 혼동하지 말라 - 노력해도 안 되는 원인을 찾아 고쳐라 6장 남에게 나에 대해 물어보자 - 나와 공생할 진정한 인맥을 찾는 방법 7장 최선을 다해 자신을 PR하라 - 자신을 바꾸는 화술, 글쓰기 8장 내면의 성장에 한계는 없다 - 더 넓은 당신의 인생지도를 위하여
자기 발전 매뉴얼 가토 유키오 지음 / 정숙인 옮김
1장 회사와 나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라
주위 환경을 활용하라 - 혹시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가? ‘학창시절엔 뭐든지 공짜여서 좋았는데, 사회인이 되니까 컴퓨터 배우랴, 외국어 공부하랴... 배울 게 한두 가지가 아니야. 돈이 많이 들어서 감당할 수가 없다니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람은 즉시 생각을 바꾸기 바란다. 그리고 ‘회사의 힘’을 이용해 보자. 학창시절이야말로 무엇을 하든 돈이 든다. 컴퓨터를 배우려면 컴퓨터를 사야하고 학원을 다녀야 한다. 또한 외국어를 공부하려 해도 딱히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본격적으로 습득하려면 자기 돈을 내고 학원에 다니거나 외국에 나가야 한다.
그런데 회사에 들어가면 어떠한가? 컴퓨터는 공짜로 준비되어 있고, “이것 좀 가르쳐주실 수 있으세요?”라고 물으면 숙련된 선배가 기꺼이 가르쳐 준다. 그뿐만 아니라 외국어를 습득하기 위한 실전 기회도 얼마든지 있고, 해외 출장도 공짜 수준이 아니라 오히려 월급까지 받고 갈 수 있다. 그야말로 천국이 따로 없다. 회사는 여러분에게 업무에 대한 교육을 시키고 있는 것이지만, 여러분은 이것을 자기변화를 위한 공부라고 생각해도 좋다. 프로젝트를 맡아 업무진행비, 판매촉진비 등 개인 차원에서는 쓸 수 없는 거액의 돈을 움직이는 경우 등이 그렇다. 이런 기회를 이용하지 않으면 아깝다. 일이 재미없다고 투덜거리는 사람은 회사가 가지고 있는 ‘보물’을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다. 단, 회사 측이 먼저 제안을 해주는 경우는 극히 드물기 때문에 자신이 먼저 적극적인 자세를 보여야 한다.
회사에 불평만 하는 사람들 중에는 수동적인 사람이 많다. 혹시 여러분도 여기에 포함되지 않는가? 여러분은 회사 측에 업무 향상을 위한 여건을 마련해 달라고 건의함으로써 불만사항을 개선할 수도 있을 것이다. 어느 정도 조직생활에 익숙해져 신입에서 벗어나면, 회사에 계속해서 아이템을 제안하자. 회사도 그것을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회사에 아이템을 제안할 수 있게 된다면 전환의 시기로 볼 수 있다. 효과적인 전환을 통해 ‘마이워크’의 단계에 도달하면 회사를 보는 눈도 달라질 것이다. 이 단계에 도달하면 회사와 공생하는 관계가 되어 회사에 대한 친밀감이 높아진다. 이로써 자기 페이스로 일을 할 수 있게 되고 일 또한 재미있어진다. 여기까지 오면 이제 고지가 얼마 남지 않았다. ‘마이워크’를 제안하고 실행하면서 실적을 올리면, 이번에는 완결까지 5년 정도 걸리는 ‘롱워크’로 옮겨간다. 비단 직장인뿐만 아니라 직업을 가진 모든 사람들에게 첫 번째 전환기는 ‘마이워크’로의 전환이며, 두 번째는 ‘롱워크’로의 전환이다. 이 두 가지 전환기야말로 여러분이 의식적으로 노력하여 충분히 이룰 수 있는 일이므로 반드시 실행하기를 바란다.
업무의 부산물을 즐겨라 - 여러분이 직장생활을 하는 까닭은 회사에서 주어진 일을 하면서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돈을 번다는 기본적인 의미 외에 다음과 같은 중요한 세 가지 목적이 있어야 한다.
♠ 기술 습득 - 회사란 기술을 닦는 장소다. 그것도 자신이 가진 능력을 제공하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으면서 동시에 자신의 기술까지 닦을 수 있다.
♠ 심맥 형성 - ‘심맥’이란 비즈니스를 떠나서도 교류할 수 있는 친구를 뜻하며, 일반적인 인맥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이다. 경우에 따라서는 업무 능력보다 인간성이 더 중요할 때도 있다.
♠ 인간성 향상 - 직장에서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인물은 자기 의견만 주장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을 듣지 않는 사람이다. 반대로 신뢰받는 사람은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들어준다. ‘자신을 변화시키기 위해 다른 사람의 의견을 잘 듣는다’는 한 가지 과제를 철저하게 실천하는 것은 어떨까? 그것만으로도 인간성은 향상된다. 그리고 실행에 성공하면 그 다음에는 다른 사람의 발언이나 제안에 대해서는 일단 칭찬하자. 그러고 나서 자신의 견해와 생각을 말하자.
이 세 가지가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직장생활의 핵심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목적의식이 없으면 타성에 젖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아무런 결실을 맺지 못하는 인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목적의식이 있으면 일이 훨씬 더 즐거워진다. 일의 내용에 초점을 맞추어 생각해 보면 여기에는 또 다음과 같은 세 가지 측면이 있다.
♠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 - 어느 대학을 나왔는가는 예전만큼 큰 의미를 갖지 않게 되었다. 앞으로는 무엇을 배우는가가 중요하며, 이것이 인생의 항로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친다.
♠ 어떤 회사에서 일할 것인가 - 회사 선택은 중요하다. 규모보다는 자신의 능력을 길러 줄 수 있는 회사인지 아닌지를 보고 선택해야 한다. 일류회사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개성에 맞는 회사를 선택하자.
♠ 회사 내에서 어떤 기술을 닦을 것인가 - 우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본다. 회사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한 다음 자신의 방향을 정한다. 경력을 쌓으면서 기술을 닦아 전직과 독립이 가능한 수준으로 끌어올린다.
회사를 ‘부자 고객’으로 생각하라 - 최근 회사 업무를 떠나 자기계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탈회사 인간’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회사 업무 자체를 소화하지 못하는 사람에게 탈회사 인간이라는 말은 무의미하다는 것을 잊지 말기 바란다. 모든 직장인은 결국 회사라는 고객에게 서비스를 파는 장사꾼이다. 여러분이 조직생활을 하고 있을 때는 업무를 수행해 회사에 공헌한다는 직접적 의미와 기술과 인간성을 향상시키고 ‘인맥 네트워크’를 만든다는 부차적인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탈회사 인간’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마치 일을 벗어나서 산다는 이미지가 떠오른다. 마치 회사가 사회악인 것처럼 규정하는 것으로 들릴 수도 있다. 탈회사 인간을 ‘반(反)회사 인간’이라고 규정한다면 큰 오해다. ‘반회사 인간’이란 단적으로 말하면 그냥 노는 사람이다. 과거에는 이러한 사람도 회사에 남을 수 있었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다. 회사에 공헌하는 인간이 되자. 20%의 ‘인재(人財)’가 되어야 한다. 인재로서 일에 자신감을 가질 때 비로소 탈회사 인간이 될 수 있다. 누구나 언젠가는 탈회사 인간이 된다. 그 사실을 염두에 두고 현직에 있을 때는 자신을 위해 일을 하는 동시에 최대한 ‘회사형 인간’이 되자. 회사에 공헌을 할 수 있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라 할 수 있다.
고객은 일반적으로 여러분이 기획중인 상품이나 여러분이 펼치는 서비스의 최종 소비자를 가리킨다. 기업에서는 이러한 사상을 철저하게 교육시키고 소비자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 그런데 당신은 이보다 더 잘 안 보이는 ‘고객’의 존재를 깨닫고 있는가? 제조업이든 서비스업이든 샐러리맨의 단골손님, 고객은 자신이 다니는 회사이다. 샐러리맨은 자신의 비즈니스를 회사에 팔고 회사로부터 임금을 받고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인식하고 있는 사람이 의외로 적다. 회사가 고객이라면 고객에게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발상으로 바뀔 것이다.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으면 고객은 서비스를 제공받기를 거절한다. 즉, 해고당하는 것이다. 자신과 회사가 이러한 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인식할 수 있으면 자신의 입지도 강해진다. 도저히 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으면 고객 변경, 즉 전직이나 독립을 하면 된다. 회사와 자신은 대등한 관계에 있다. 서비스를 팔고 회사의 이익에 공헌하며 회사의 자산을 어느 정도 자유롭게 쓸 수 있다. 누구든 공부를 하려는 마음만 있다면 회사의 자산을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을 것이다. 회사는 일을 통해 기술을 익히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장소라는 사실을 깨닫자. 즉, 회사에 공헌하는 사람은 저절로 기술이 향상될 것이다.
2장 명쾌한 인생지도를 그리자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끊임없이 자문하라 - 그전까지는 내 장래에 대해 별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 그리고 회사생활에 몰두하다 보면 평생 한 회사에 다닐 것만 같은 착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제 여러분이 다니던 회사가 갑자기 무너지거나 구조조정을 실시한다거나 혹은 여러분을 해고시킬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빨리 자신의 장래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야 한다. 그리고 잠시 멈추어 서서 ‘회사란 나에게 무엇인가,’ ‘회사에서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내가 30대 후반에 매긴 점수는 다음과 같았다.
1. 인생, 비즈니스의 목표 - 1점 학창시절에는 친구들과 자주 이야기를 나누었지만 사회인이 된 후에는 생각해 본 적도 없다. 2. 지금 이대로 괜찮은가? - 2점 의문이 생기기 시작했다. 하루하루를 타성에 젖은 채 보내는 것 같았다. 3. 업무적으로 달성하고 싶은 테마가 있는가? - 2점 이익을 올린다거나 신기술을 개발하는 등 잇따라 목표가 생겨 하나씩 달성해 나가는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그래서 일하는 것이 즐거웠다. 단, 확실한 방향설정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4. 연마하고 싶은 기술 - 1점 흥미로운 분야는 있었으나 방향성이 명확하지 않아 뚜렷한 생각은 없었다. 5. 정년 후의 계획 - 1점 일상에 쫓겨 ‘어떻게든 되겠지’ 정도로만 생각했다. 나는 일이 우선인 생활을 하고 있었으며 취미라고는 독서가 전부였다.
총 7점으로 최저수준이었다. 실례가 되겠지만 독자들도 마찬가지리라. 한마디로 미래보다 지금이 더 중요하고 미래의 일은 생각할 여유조차 없었던 것이다.
목표를 구체화하라 - 우선 일에서 테마를 설정하고 그에 맞춰 배워야 할 특기를 결정해야 한다. 회사 내에서 방향이 설정되면 인생 계획은 비교적 쉽게 세울 수 있다. 회사에서의 목표는 구체적인 것이어야 한다. 인생, 노후문제부터 시작하면 너무 먼 훗날이기에 추상적이 되어 목표설정이 쉽지 않다. 내 경우에는 초콜릿 회사에서 근무했기 때문에 초콜릿과 그 기본원료인 카카오에 관심이 있었다. 마이워크 기술을 개발하고 새로운 판매경로를 개척했으며 라이프워크로는 문화를 공부했다. 또 하나는 독자적인 마케팅 이론을 만들고 실무 속에서 검증해 나갔다. 전환이란 무엇인가에 관해 생각할 때는 ‘지금까지’와 ‘앞으로’로 나누어 생각하면 조금 더 알기 쉽다.
♠ 지금까지 - 멈추지 않고 달려왔으며 타성적이었다. / 회사, 비즈니스, 가족이 중심이었다. / 테마워크, 마이워크가 중심이었고 방향성이 없었다. / 현재만을 생각하고 살았다.
♠ 앞으로 - 멈추어 서서 생각하고 목표를 갖는다. / 자신의 장래에 초점을 맞춘다. / 롱워크, 라이프워크에서 자신만의 기술을 확립한다. / 인생을 바라본다.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대비시켜 위와 같이 정리해 보자. 무엇이 문제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전환을 잘 하면 여유가 생긴다. 앞으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예측할 수 없는 샐러리맨 빅뱅의 시대지만 자신의 장래에 대해 깊이 생각하면 어느 정도 미래가 보일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든 되겠지’라는 생각은 매우 안이한 것이며 전환기에 잘 대비하지 않으면 언젠가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
5년 안에 완결할 수 있는 테마를 선정하라 - 라이프워크는 정년퇴직을 한 후에도 계속할 수 있는 것이 좋다. 가능하면 그 라이프워크를 정년 후의 일로 삼는 것이 이상적이다. 일단 5년 정도에 끝나는 테마를 계획하라. 성공한다면 몇 년 후에는 저절로 라이프워크가 되어 있을 것이다. 단, 업무 자체를 라이프워크로 삼는 것은 불가능하다. 회사라는 울타리 안에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식품 영업을 하고 있는 사람은 식품 영업 자체를 라이프워크라고 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바로 대상을 식품 영업으로만 한정짓는 것이 아니라 범위를 넓히는 것이다. 그러면 정년퇴직 후에도 계속 할 수 있고, 성공한다면 컨설턴트까지 될 수 있다. 즉, 라이프워크에는 L1과 L2 단계가 있는 것이다.
․ L1 - 현재 자신의 업무와 관련된 것 ․ L2 - 업무 이외의 것
단순한 분류라고 생각할지 몰라도 상당히 중요하다. 우선 L1은 반드시 실행해야 한다. L1을 습득하지 않은 상태에서 갑작스럽게 L2를 선택하면 서로 관계가 없는 사항을 동시에 해야 하는 어려움에 부딪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일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전혀 다른 직종의 일을 선택하고 싶다면 먼저 L1을 완벽하게 파악하라. 그러나 경험이 있는 L1을 선택하면 회사를 그만 두더라도 L2를 선택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얼마 전 ‘정년 후 삶’이라는 TV 프로그램에서 한 접착제업체 직원이 퇴직한 후에 느끼는 공허함에 대해 한탄하는 것을 보았다. 그것이 바로 L1이 L0가 되면서 느껴지는 허무함이다. 그러다가 그 사람은 슈퍼마켓 전단지를 보고 파트타임 직원을 지원해 접착제 코너에 배정되었다. 그 때의 기쁨은 특별했다고 한다. 보수는 얼마 되지 않지만 매장에 오는 어린이들의 상담을 들어주거나 사원연수를 담당하면서 삶의 보람을 느끼게 되었다고 한다. L1이 부활한 것이다. 회사를 그만두고 나서도 현직시절과 같은 분야의 일을 함으로써 행복감을 느끼는 것이다. 현재 여러분이 머물고 있는 회사 업무와 일생 동안 해야 하는 일일 라이프워크와의 관계의 미묘함을 L1과 L2라는 개념을 통해 해결하기 바란다.
3장 기술은 한가지로 집중시켜라
회사에서 닦을 수 있는 기술을 찾는다 - 회사생활에서 얻는 것은 지위나 돈뿐이 아니다. 나만의 특기, 심맥, 인간성 확립도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한다. 이것이 구체적으로 확립되어 있으면 60세 이후의 겨울이 와도 두렵지 않다. 비즈니스 생활이 순조로우면 정년 후는 오히려 더 풍요로운 계절이 된다. 전직이나 독립을 위한 특기를 평생에 걸쳐 닦아야 한다. 자신의 특기를 갈고 닦는 장으로 어느 분야를 선택할 것인지가 그 출발점이 된다. 재무나 생산기술과 같은 장르를 정하고, 가능한 한 세부사항까지 구체적으로 압축한다. 그리고 문서로 작성해둔다. 이제 그 분야에서의 최고를 목표로 하고, 최고가 되기 위해 익혀야 할 기술을 연마한다. 사내 일류, 업계 일류를 목표로 하는 동시에 다른 업계에서도 통하는 특기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초기에는 일을 통해 특기를 닦는다. 여러 가지 일을 경험해 보면서 자신에게 맞고 평생 동안 하고 싶은 기술을 찾는다. 30대 전반에는 습득해야 할 기술이 무엇인지 결정되어 있는 것이 바람직하다. 기업도 개인의 특성화, 차별화를 추구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러분은 방향을 정하고 경력 계획을 세워 업무를 통해 기술을 연마해야 한다. 간단하게 말하면 회사를 이용해 특기를 습득하는 데 힘을 쏟는 것이다. 이것은 결코 양심의 가책을 받는 일이 아니다. 자신의 특기 분야에서 얻은 새로운 테마를 회사에 제안하면 되지 않는가! 그렇게 되면 지금까지의 입장이 역전되어 회사로부터 테마를 부여 받는 것이 아니라 회사에 테마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이 시기가 비즈니스 생활의 전환에 해당되며 바로 이때, 개개인의 자아가 확립된다. 그리고 회사에 자발적으로 생각해 낸 아이템을 제안하는 단계가 마이워크이다. 물론 회사로부터 주어진 테마도 수행하는 동시에 마이워크의 수를 서서히 늘려나가야 한다. 이 단계에 들어설 수 있는지 여부가 비즈니스 인생을 크게 좌우한다.
연령대별 계획을 세우자 - 목표물을 겨냥해서 수렵을 하는 것이 마이워크라면, 땅을 갈아 씨를 뿌리고 물과 비료를 주는 농경의 세계가 바로 롱워크와 라이프워크이다. 마이워크와 롱워크 사이에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 언뜻 보면 마이워크에 전념하는 것이 더 멋있고 수준 높은 것처럼 보이지만 거기에는 장기적 시야가 결여되어 있고 인간적인 매력을 느낄 찰나도 없다. 또 방향이 정해지지 않아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자신도 모른다. 여기까지의 흐름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 테마워크 - 입사 후~20대 말 ․ 마이워크 - 30대 전반 ․ 롱워크 - 40대 전반 ․ 라이프워크 - 40대
이것을 기술적인 면에서 보면 다른 업종에서도 통하는 기술을 갖자는 결론이 나온다. 기술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우선은 사내업무로 그 회사에서만 통하는 기술을 배우게 된다. 하지만 한 회사에서만 통하는 특기는 별 의미가 없으며 앞으로도 발전 가능성이 없다는 사실에 유의하자. 먼저 좁은 범위의 기술을 습득하고 서서히 범위를 확대시키면서 깊이 들어간다. 어느 장르에서나 테마를 압축시키면 연마해야 할 언제 어디서나 통하는 기술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자신의 기술이 일반적으로도 통용되는 것인지 알아보자. 기술이 확실해지면 어디에서나 통할 수 있는 기술로 발전시키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 단숨에 상급수준을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서서히 향상시켜 나가는 것이 자신의 기술을 크게 발전시키는 지름길이라고 할 수 있다.
전문가가 되자 - 회사는 조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한 사람이 없어져도 단기적으로는 실적에 큰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러나 핵심 기술을 가진 사람이 없어지면 2년에서 3년 안에 반드시 영향을 받게 된다. 그렇다면 회사에서 중요한 존재로 인정받아야 하지 않을까? 이것은 전환기를 준비하는 일과도 불가분의 관계가 있다. 전직이 아니라 독립을 하려고 한다면 자신의 특기를 더욱 엄격하게 평가해야 한다. 독립의 경우 고객을 개척하고 자신의 우수함을 인정받는 것에 잘 사느냐, 못 사느냐의 문제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시대와 함께 산업구조도 변화하고 있으며 정보산업에서 볼 수 있듯이 비즈니스 기회도 늘고 있다. 이러한 때일수록 자신의 세일즈 포인트가 무엇인지 늘 파악해 두자. 다음에 따라 종이에 메모해 두고 그 수준이 어느 정도에 도달했는지 정기적으로 점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
[테마] 마케팅의 독자적 이론과 실무 ․ 구체적 상품화계획에 대한 컨설팅 가능 ․ 일반적인 마케팅에 대해 강연과 저작 경험이 있다. ․ 독자적인 상품가치 판단력을 개발했다.
위와 같은 기술로 기업의 컨설팅이 가능하다. 이렇게 강연, 집필 경험을 계속 쌓아 자신을 PR하고 독립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할 수 있도록 기술을 계속 연마한다. 아무런 기술이 없다면 전직이나 독립이 불가능할 뿐 아니라 현재의 근무처에서도 승진에서의 탈락, 구조조정 리스트에 오르는 등 경쟁력이 떨어지게 된다. 아무 기술도 없이 마른하늘에 날벼락 맞기 전에 미리미리 준비해 두자. 미래는 프로 비즈니스맨의 시대이다. 즉, 기술이 있어야 취업할 수 있다는 뜻이다. 전직과 독립은 기술이 있어야 가능하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 바란다.
4장 기회를 놓치지 말라
기회는 수많은 우연으로 만들어진다 - 내 꿈 가운데 하나는 언젠가 책을 쓰고 많은 사람들 앞에서 강연을 한다는, 어떻게 보면 전혀 샐러리맨답지 않은 것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회사 사보 팀으로부터 상품개발자로서 제품에 관해 원고를 써달라는 제의를 받았다. 잠시 망설이다가 곧 출시될 신상품 마케팅에 대한 내 생각을 썼다. 의견을 발표할 기회나 통로가 없어 그저 막연히 생각만 하고 있었는데, 내 생각을 알리게 되어 스스로도 뿌듯했다.
그리고 얼마 후 회사 사보를 본 어느 고객이 사외 강사를 맡아달라는 의뢰를 해와 1시간 정도 강연을 했다. 이때부터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하는 것이 즐거워졌다. 그 뒤로 많은 강연회에서 나를 초청했다.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의 전문가와 접촉할 기회도 많아졌고, 드디어 기회가 찾아왔다. 한 출판사의 편집자로부터 그 동안 강연했던 내용을 책으로 엮어보지 않겠냐는 제안을 받은 것이다. 본업이 직장인인 나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할 때가 왔다. 나는 ‘책을 쓰다니 시간이 엄청나게 들 텐데... 혹시 회사를 그만둬야 하는 것 아니야?’, ‘아니야, 이 기회를 놓치면 아마 두 번 다시 책을 쓸 기회는 없을 거야’ 하며 갈등했다. 그러나 그렇게 생각한 것도 불과 30초 정도였다. 나는 곧 “해 보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만약 그 권유를 거절했다면 나에게 책을 쓸 기회는 없었을 것이다. 꿈을 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동안, 기회는 반복된 우연을 가장해 다가왔고, 나는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여러 방면에 네트워크를 설치하라 - ‘두 마리 토끼를 쫓는 자는 한 마리도 잡지 못한다’는 속담이 있다. 이것저것 손대지 말고 하나에 집중하라는 의미인데 이는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통하지 않는 격언이다. 미리 테마를 정해둘 필요는 있지만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곳곳에 네트워크 망을 설치해 두지 않으면 한 마리의 토끼도 잡을 수 없다. 세 마리, 네 마리를 쫓아도 된다. 쫓지 않으면 실적이 나올 리 없고 회사에 기여할 수도 없다. 나아가 전직이나 독립할 수 있는 기술이 있음에도 그것을 활용할 수 있는 자리가 없어진다.
기회는 절대로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단기적인 테마 가운데 시급하게 대처해야 하는 일에는 주의가 필요하다. 재해가 발생했을 때나 품질에 문제가 생겼을 때 등 기업의 운명이 걸려 있는 경우가 그렇다. ‘큰 곳보다 급한 것’이라는 바둑에서 널리 쓰이는 격언이 있다. 큰 곳이란 ‘여기에 총력을 다해 집중하지 않으면 성과가 나오지 않는’ 시점이라고 볼 수 있다. 급한 것이란 클레임, 사고, 재해 등을 말하며,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에는 롱워크나 라이프워크에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다. 온 힘을 다 해 마이워크를 지켜내야 한다. 시의적절한 대책이 이루어지면 이런 종류의 일은 짧은 시간 안에 처리가 가능하다. 큰 일은 급한 일을 넘긴 다음에 착수하면 된다.
쉬고 싶을 때는 천천히 하자 - 꿈에 대해 이야기할 때 잊어서는 안 되는 것이 있다. 그것은 일류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는 사실이다. 꿈은 꿈을 부른다. 하나가 이루어지면 더욱 큰 꿈이 생기며 그 욕망은 끝이 없다. 그러다가 자기 욕망밖에 모르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렇게 되지 않으려면 꿈의 실현이라는 큰 목표를 향해 나아가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분야를 모색하고 그 안에서 어떠한 기술을 연마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 이 책에서는 특히 ‘라이프워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고 있는데, 나는 이 단어의 의미를 ‘어떤 테마에 10년 이상의 시간을 투자하여 그에 대해 조사, 연구하고 그 결과를 독자적인 이론과 가설로 정리하여 보고서로 발표할 수 있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시간이 걸리면 많은 사람들은 중간에 좌절한다. 그렇기 때문에 한 번 테마를 정하면 끈기를 가지고 꾸준히 하는 것이 핵심이다. 쉬고 싶을 때는 천천히 하자.
5장 ‘타성’과 ‘노력’을 혼동하지 말라
작은 실수에서 큰 것을 배워라 - 큰 뜻이 있으면 작은 실패 따위는 두렵지 않다. 비즈니스의 세계에서는 손익계산을 기준으로 실패냐 성공이냐의 판정이 이루어진다. 분명 수익은 기업의 목표 중 하나지만 이것만을 판단기준으로 삼는 것은 위험하다. 현재 부진한 기업을 보면 단기적인 이익만을 창출하는 경영방침을 채택한 탓에 부진을 초래한 경우가 많다. 자동차 회사인 닛산은 도요타에 대한 대책으로 ‘풀라인 작전’을 펼쳐 차종만 늘릴 뿐 닛산만의 특별한 차종을 개발하지 못했다. 자동차가 잘 팔릴 때는 특징 있는 차가 없어도 어떻게든 유지할 수 있었으나 불황에 빠지자 더 이상 통하지 않았다. 결국 차이와 놀라움이 없는 천편일률적인 차가 되어 버렸다. 현재 프랑스의 르노사와 제휴해 이 회사 출신인 카를로스 곤 사장의 지휘 아래 회생을 꾀하고 있으나 앞으로도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작은 실패는 해도 괜찮다. 그로 말미암아 방향을 수정하고, 뜻을 재확인한 후 다시 시작하는 작업이라면 더할 나위 없이 찬성이다. 프로젝트의 경우에도 방향성이 맞는지를 판단기준으로 삼자. 좋은 방향에서 성공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쉽지 않다. 또 잘못된 방향에서도 성공할 수는 있지만 뒤에 따르는 타격이 크다. 좋은 방향에서 실패하는 것은 교훈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에서 좋은 일이다. 좋은 방향을 향했다고 해서 다 잘 되리라는 보장은 없다. 작은 실패가 다음 도약으로 이어진다는 점을 명심하자.
목적과 수단을 구별하라 - 나는 전형적인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온 사람으로, 젊은 시절 선배에게서 이런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남자에게는 중요한 선택의 순간이 세 번이 있다.” 바로 학교, 회사, 배우자의 선택이다. 어떤 학교를 졸업했고, 무슨 회사에 다니며, 얼마나 좋은 아내를 얻느냐에 따라 한 남자의 일생이 좌우된다는 의미다. 인생에서 중요한 것은 BMW, 즉, 일(Business=비즈니스), 가계(Money=돈), 가정(Wife=와이프)이다. 이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은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그러나 문제는 예전에는 좋은 학교, 좋은 회사를 선택해야만 얻을 수 있던 BMW가 현대에는 통하지 않고 있다는 사실이다.
우선 학교의 의미가 크게 변했다. 학교라는 브랜드는 이제 거의 아무런 의미를 갖지 않게 되었다. 대학시절의 공부는 4년. 사회에 나온 후 40년의 10분의 1에 지나지 않는다. 고작 4년의 과정을 마치고 전공을 구분하는 것도 우습다. 대학에서의 공부는 방향 설정을 위한 훈련이며 공부는 평생 계속된다고 생각하는 것이 맞다. 또 기업에 들어가서도 그 회사가 살아남는다는 보장은 전혀 없다. 인기 있는 산업, 큰 회사라 해도 호경기는 영원히 계속되지 않으며 앞을 예측할 수 없다. 회사는 늘 벼랑 끝에 서서 생존을 걸고 있다는 사실을 우선 인식해야 한다.
회사가 망하지 않더라도 정리해고의 위험은 늘 도사리고 있다. 설사 고용이 보장된다 하더라도 자회사, 관련회사로의 파견 등 노동여건의 변화 가능성은 늘 존재한다. 회사에 매달려 있을 것인가, 아니면 과감히 포기할 것인가 하는 결단이 필요한 시기가 누구에게나 찾아온다. 여기에서도 역시 전직이나 독립할 수 있는 기술을 가지고 있는가 여부가 관건이 된다. 특기를 가진 사람은 쉽게 정리해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 고용의 특징이었던 종신고용, 연공서열은 붕괴되었고 퇴직금은 중간 정산 등의 방식으로 없어지거나 줄어들고 있다. 마지막 희망이었던 국민연금도 수령 연령이 높아지거나 수령액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노후에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는 젊은 샐러리맨에게도 큰 과제이다.
오래된 공통의 가치인 BMW를 생각할 때는 ‘HL이 BMW를 이끈다’는 사실을 염두에 두자. 회사생활의 기본은 B, 즉 비즈니스다. 일을 포기하고 도피하는 심정으로 취미에만 빠지는 사람들이 있는데 아까운 일이다. 마이워크에서 라이프워크, 즉 일에서 평생 직업을 찾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귀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것이다. M, 즉 ‘돈’은 회사생활을 하는 동안 안정된 수입의 기반을 만들어 두자. 연금, 퇴직금제도도 앞으로는 유동적이 된다. 지금까지는 베짱이 같은 가치관을 가지고 있어도 퇴직 후 지급될 퇴직금이나 연금에 의존할 수 있었다. 현재 받고 있는 급여는 얼마 안 되어도 정년 후에는 연금과 퇴직금에 기댈 수 있었고 그것이 노후를 보장해 주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급여의 후불 지급 성격이 줄어 현재 여러분이 받고 있는 급여가 전부가 될 수도 있다.
결국 우리는 개미와 같은 가치관으로 전환하지 않을 수 없다. 개인연금의 설계, 재테크 계획 등을 세워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회사와의 관계, 일에 대한 인식을 진지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 다시 한 번 진지하게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보자. ‘당신은 지금 근무하고 있는 회사 밖에서도 통용되는 기술이 있는가?’, ‘그 기술로 독립할 수 있는가?’, ‘지금 이대로 계속 같은 회사에 근무할 수 있는가?’ 경제적인 문제는 결국 B와 어떻게 마주하느냐 하는 문제로 귀결된다. 돈을 모으는 방법을 연구하기 전에 B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자. 결국 BMW는 현직 샐러리맨 시절에 확고한 토대를 구축해야 하며 그것이 노후 생활을 결정한다. 그리고 전환기는 HL의 세계다. H는 취미, L은 라이프워크다. 이 두 가지가 BMW를 이끈다.
6장 남에게 나에 대해 물어보자
우정을 재촉하지 말라 - 비즈니스상의 인간관계는 기본적으로 메마른 관계라는 생각을 전제해 두는 것이 좋다. 나는 어느 공급업자와 꽤 가까운 관계가 된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와의 우호적인 관계는 5년 정도 이어졌다. 나는 그의 중요한 거래처 담당자였고 나 역시 그의 제의에는 특별한 이의 없이 상당히 잘 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가 본사 실무자가 아닌 공장 관리직으로 자리를 옮기자 그 공급업자는 연락조차 하지 않았다. 그는 공장에 자주 왔음에도 불구하고 나를 마주할 기회가 있어도 가벼운 목례 정도만 하고 그 자리를 피해버리기 일쑤였다. 그 모습을 본 나는 ‘그 동안 그렇게 많이 도와줬는데 너무 하는군’이라고 생각했다. 몇 년 뒤 내가 본사로 돌아가자 그는 뻔뻔스럽게도 “다시 돌아오시기만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때 나는 업무적으로 인연을 맺은 관계는 절대 절친한 사이가 될 수 없음을 깨달았다.
업무의 성격이 바뀌면 ‘자, 여기까지’라며 관계가 끊어지는 것은 당연하다. 업무상 알게 된 사람과 몇 번 술자리를 했다고 진정한 친구라고 착각하는 경우도 있으나 그렇게 오해를 하는 사람이 어리석은 것이다. 그러므로 마음이 통하는 진정한 친구를 얻으려면 일을 통해서만 인맥을 형성해서는 안 된다. 일을 통해서 만들기도 하고, 일을 떠나서 만들기도 해야 한다. 한 조직에 속해 있다 보면 학창시절에 사귄 친구는 손익 관계나 사업상 서로 돕는 등 업무적으로 엮이는 일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자주 만날 기회는 없으나 언제까지라도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
인맥을 만드는 데에는 스터디그룹에 참석하거나 모임에서 명함을 교환하는 등의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물론 많은 사람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세일즈 등 특수한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이 아니라면 그렇게 많은 명함을 모을 필요는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사람을 끌어당기는 자신의 매력과 정체성을 갖추어 나가야 한다. 업무상 알게 된 사람인데 특별히 꾸준히 함께 일을 하지 않았음에도 관계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다. 자기 일에 충실하면서 인간관계의 범위를 확대하려고 노력하면 때로는 멋진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업무상 생긴 관계를 비즈니스를 떠나서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10명만 만들어도 성공이다. 회사의 비즈니스를 떠나 얼마나 많은 사람들과 오래 사귈 수 있는가는 중요한 과제다.
회사에서 맺어진 관계에 집중하라 - 일반적으로 회사 사람과의 관계는 깊은 듯하면서 얕다. 상하관계, 기능과 역할로 연결되어 있어 어려운 일을 함께 처리해 온 것에 비해서는 아무래도 인생이나 개인에 대해 서로 이야기할 기회가 적었기 때문이다. 그저 관계가 오래 유지되고 얼굴을 마주하는 횟수가 많았을 뿐이다. 이런 점을 보면 비즈니스를 통해 진정한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좀처럼 힘든 일인 듯하다. 퇴직한 사람을 예로 들어보자. 그들은 퇴직할 때 ‘종종 오세요’라는 인사를 받는다. 하지만 정말로 찾아가면 “하필이면 바쁠 때 오셨네요. 지금은 시간을 내기가 조금 힘들겠는데요”라는 말을 들을 수도 있기 때문에 가지 않는 편이 낫다. 그렇다고 전화를 걸어봤자 제대로 연결되기도 어렵고, 설사 연결이 되더라도 긴 이야기는 하지 못한다. 결국 이렇게 해서 동료들과 소원해지는 것이다.
이에 비해 이메일은 폐를 끼치지 않는다. 그리고 물론 이것은 퇴직자에게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나 역시 회사 사람들과의 연락은 이메일로 하고 있다. 상대는 20명 정도인데 이메일이 없었다면 관계를 지속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기껏해야 5~6명이었을 것이다. 이메일로 술자리 초대, 공적인 의논, 고민 상담 등 다양한 정보를 받는 경우도 많다. 나도 부담없이 “그 상품 어때요?”라든지 “이렇게 하면 어떨까?” 등 편하게 이야기 할 수 있다. 집요하지 않은 대화가 가능해 즐겁다. 이메일을 사용하기 전에는 회사에서의 인맥은 일과 마찬가지로 추억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했으나 이메일 덕분에 상황이 달라졌다. 이메일을 주고받음으로써 업무적으로밖에 알 수 없었던 사람의 의외의 면을 발견하고 친근감을 갖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메일은 업무로 얽힌 일반적인 관계를 친한 친구로 만들어 주는 비밀무기라고도 할 수 있다. 특히 젊은 사람들에게는 더 말할 나위도 없을 것이다.
자신의 매력을 믿어라 - 회사에서 눈에 띄기 위해서도, 전직이나 독립하기 위해서도 자신의 특성을 남에게 인식시키고 고객으로부터 그 기량에 대한 높은 평가를 받아야 한다. 개인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품과 같다. 그러므로 자신을 매력을 알리는 데 마케팅 기법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우선 특징을 나타내는 쉬운 말이 필요하다. 명확한 목적을 나타내며, 간단하고 알기 쉬운 것이 좋다. 먼저 특기 분야가 자신의 브랜드처럼 네이밍(naming)되는 것이 좋다. ‘컴퓨터 박사 A씨’, ‘원가절감의 달인 B군’, ‘재활용에 관한 한 C씨가 최고지’, ‘세금 문제는 역시 D과장’처럼 말이다.
다음으로 상대방이 어려움에 처했을 때 바로 떠올리게 되는 그 분야의 달인이 될 수 있다면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다. 발전하는 테마를 자신의 특기 분야로 선택하게 되면 회사의 일 안에서 전환을 할 수 있다. 여기까지 오면 성공이다. 그러고 나서 실적을 내면 신뢰가 더욱 두터워지고 안심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된다. 세 번째는 ‘당신에게 도움이 되고 싶습니다’와 같은 산뜻한 자기 PR이다. 이 단계에 이르면 자신에 대한 마케팅을 잘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의 특기도 눈에 보이게 된다. 자신의 프로젝트가 생기면 이런 사람들을 찾아내 그 특기를 활용하기 바란다. 사람들이 좋아하고 주위로부터 신뢰받으며 회사에도 기여하고 자신의 심맥도 넓히는 기회가 된다. 그야말로 1석4조가 아닌가!
7장 최선을 다해 자신을 PR하라
최선의 자신을 만들자 - 한 시간 동안 사람들 앞에서 이야기를 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준비와 훈련이 필요하다. 비즈니스에서는 발표력이 매우 중요하다. 아무리 훌륭한 제안이라도 요점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면 실격당하고 제안은 채택되지 않는다. 요점을 정확히 짚으면서 간결하게 설명해야 한다. 우선 1인 강연으로 그 기술을 기르자. 일반적으로 말하기는 ‘화술’이라고 불린다. 중국 역사에 나오는 달변가 장의는 한때 보석 절도 혐의를 받고 중벌을 받은 뒤 집으로 돌아왔다. 숨이 곧 끊어질 듯한 모습이었는데도 ‘혀가 남아 있으니 괜찮다’며 큰소리쳤다고 한다. 때로는 내용 없이 화술만으로도 상대방의 마음을 끌 수 있을 정도로 혀의 위력은 대단하다. 비즈니스에서는 글 쓰는 일보다 말하는 일이 많다. 말에는 순발력이 필요하며 말을 잘하느냐 못하느냐에 따라 제안 사항이 승인되기도 하고 기각되기도 한다. 또 그 자리의 분위기를 좌우한다. 따라서 상당히 주도면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1인 강연으로 충분한 연습을 해 두자.
상식에 어긋나는 발상을 해라 - 연설이나 강연에서 청중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일반적인 상식에 어긋나는 이야기를 던지면 된다. 예를 들어 ‘신문이나 책을 읽지 마라. 선입관을 갖게 되어 올바른 제안을 내놓지 못하게 된다’ 라던가 ‘경제에 관해 공부하지 마라. 유명한 경제학자가 하는 말치고 하나도 제대로 맞는 말이 없다’와 같은 식의 말들이다. 상식과 반대되는 말을 해서 주의를 끈 다음 자기 페이스로 끌어들이는 것은 수준 높은 화술이다. 남들과 똑같은 이야기를 하면 듣는 사람은 지루하기만 하다.
히트상품 세미나에서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여러분은 어떻게 하면 히트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 하는 비결을 알기 위해 이곳에 오셨겠지만 신상품이 팔리지 않는 것은 당연합니다. 상품의 가치나 장점에 관해 아무에게도 알려지지 않았는데 팔리는 것이 오히려 이상하죠.” “히트상품을 만든 사람에게 그 비결을 물어봐도 아무 소용없습니다. 히트한 이유는 히트한 후에 생각해서 붙인 것이고 히트하리라고는 그 사람도 예측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히트상품을 개발한 사람 중에 두 번째 히트상품을 만들어낸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테크닉은 사물을 전반적으로 파악할 때 필요한 발상법으로 모든 경우에 사용할 수 있다. 비즈니스에서 보고서나, 이메일을 읽고 감동하는 일은 별로 없다. 또 그것을 읽고 의욕이 생기는 경우도 많지 않다. 그러나 이야기를 듣고 감동을 받아 그 사람을 전적으로 신임하게 되는 경우는 비일비재하다. ‘말주변이 좋다’는 말이 있듯이 비즈니스에서 말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는듯하다.
짧게 이야기하는 습관을 길러라 - 직장생활을 하는 동안 인사말을 하는 요령을 습득해 두는 것이 좋다. 단순한 인사말일 경우에는 듣기 좋은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말고 무조건 짧게 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으로 인사말을 들어 보면 누구나 다음과 같이 국제→국내→회사→개인의 순서로 이야기를 진행한다. “세계 경제는 침체되어 전망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디까지 갈지조차 모르는 금융 불안은 우리 회사의 경영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또 가격파괴, 유통혁명이 진행되는 가운데 소비자의 요구를 파악하지 못해 매출은 늘지 않고 있습니다. 이제는 구조조정, 리엔지니어링을 더욱 강력하게 추진해야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전 사원이 하나가 되어 이 위기를 극복해야 합니다. 올해의 목표는 첫째, 전 분야에서의 비용 절감, 둘째, 상품개발 강화, 셋째, 영업력 강화, 넷째, 변화에 대한 대응, 다섯째, 도전입니다.” 나름대로 조리 있지만 구체적이지 않다. 구체적이지 않은 총론은 의미가 없다. 그것은 시간 낭비일 뿐이다.
언젠가 한 사업장의 책임자로서 연두 인사를 한 적이 있다. 나는 다음과 같이 인사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올해는 힘들다는 말은 하지 맙시다. 그런 말을 해서 상황이 좋아진다면 얼마든지 하겠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앞으로는 나라 경제나 회사에 대해 걱정하지 맙시다. 그보다는 자신에 대해 걱정하십시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제대로 하면 나라 경제와 회사도 좋아질 것입니다. 자신을 위해 노력하십시오.” 2분도 채 되지 않게 끝마쳤다. 짧은 인사였지만 과감해서 좋았다는 평가를 받았다.
8장 내면의 성장에 한계는 없다
여러 가지 얼굴을 갖자 - 샐러리맨은 언젠가 회사를 그만두어야 한다. 직장을 옮기다가 한 직장에 오랫동안 다닌다고 할지라도 언젠가 그만둬야 하는 것은 분명하다. 내 경우에는 현직시절부터 회사와는 전혀 관계없는 개인명함을 만들어 시험적으로 사용해 왔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실제로는 아직 만들지도 않은 단계부터 회사 이름을 ‘휴먼브레인’이라고 붙였다. 무엇이든 할 수 있기 위한 이름이다. 개인명함을 만드는 일은 쓸데없는 일이 아니다. 마음가짐을 갖는 데 있어 아주 중요한 일이다. 개인명함에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 회사를 떠나면 무엇을 할 수 있는가, 무엇을 하려고 하는가를 명확하게 표현하자. 개인명함을 만들 수 없는 사람은 오로지 회사에 종속되어 있는 인간에 불과하다.
매력적인 사람은 PI(Personal Identity=정체성)가 명확하다.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분명히 아는 사람, 정체성이 명쾌한 사람은 상대방도 다가오기 쉽다. 비즈니스를 통해 상당 기간 교류를 하는 기회를 살려 먼 장래를 내다볼 수 있는 교우 관계를 맺어보자. 허지만 연수회나 파티에서 회사명함만 교환해서는 웬만한 계기가 없는 한 상대방과 친해질 수 없다. 단지 그 자리에서 인사를 하는 것으로 끝나기 쉽다. 이때 개인명함이 위력을 발휘한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사내 친구에게도 개인명함을 나눠주고 상호이해를 높이도록 하자. 취미, 라이프워크 등에 대해 동료나 부하직원과 이야기를 나눌 기회는 그리 많지 않다. 개인명함을 잘 활용하면 서로에게 새로운 세계가 열린다.
반드시 기회가 온다고 믿어라 - 격변하는 시대이다. 과거에도 석유파동, 무역 자유화, 환율 급변 등 여러 가지 위기가 있었지만 그 때마다 특유의 노력과 지혜로 위기를 극복해 왔다. 그러나 현재의 움직임은 마치 탁류와 같이 빨라서 국제적 차원에서 변화에 미리 대응하지 않으면 안 된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다. 대기업에서는 구조조정이 수천 명 단위로 이루어진다. 과잉설비 해소에 따르는 직접인원 감축과 직원을 중심으로 하는 간접인원 감축이 시작되었다. 기업 차원의 태풍은 갑작스럽게 개인을 덮친다. 그 때 가서 허둥대서는 이미 늦다. 전직이나 독립을 하든지, 하지 않든지 그때를 대비한 특기를 길러 두지 않으면 지금의 회사로부터도 버림받는다. 사회가 격변하고 있는 때는 위기인 동시에 기회이기도 하다. 항상 자신의 기술 수준을 높이는 데 힘쓰며 기회를 맞을 준비를 하자. 기회는 준비만 확실히 해두면 반드시 찾아온다. 많지 않은 기회를 반드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