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배 중인 기독청년들©지구촌교회 |
청년들에게 복음을 전할 때는 노방전도나 전도집회 같은 ‘급진적 회심을 유도하는 전도방식’은 거의 효과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학원복음화협의회(이하 학복협)가 지난 19일 ‘제4회 캠퍼스 사역 컨퍼런스’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다.
청년들 ‘급진적 회심’ 거의 없어… 회심 계기는 주로 ‘수련회’
학복협이 각 대학 기독인연합과 일부 지역교회 대학부의 기독인 대학생 342명을 대상으로 ‘이들이 어떻게 회심하게 됐는지’를 역 추적한 설문조사 결과, ‘대부분의 기독 청년들은 점진적으로 신앙을 키워 회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심의 유형을 크게 ‘급진적인 것’과 ‘점진적인 것’으로 나누었을 때, ‘전도의 현장에서 한 순간에 주님을 영접했다’는 급진적 회심의 경우는 전체 응답자의 5.7%에 불과했다.
반면 ‘회심했던 때를 명확히 알 수 없고 서서히 신앙을 갖게 됐다’는 점진적 회심의 경우는 33.7%였으며, 서서히 신앙세계에 들어서다가 어느 특정한 시점에 진리에 대한 지적 깨달음이나 마음의 뜨거운 감동을 뚜렷하게 경험해 회심하게 됐다는 ‘절충형’은 57%였다.
▲한국 기독청년들의 회심 유형 (자료:학원복음화협의회)©뉴스미션 |
이런 ‘점진적 회심’의 경향은 ‘회심 계기’를 묻는 질문에서 더욱 뚜렷이 나타나, 응답자 중 ‘전도 집회를 통해 회심했다’고 답한 사람은 100명 중 2명도 되지 않았으며(1.6%), 더욱이 ‘노방 전도를 통해 회심했다’고 답한 사람은 1명도 채 되지 않았다(0.6%).
불특정 불신자와 대면한 현장에서 복음을 선포하고 신앙의 결단을 촉구하는, 즉 ‘급진적 회심’을 추구하는 전도방법들이 청년들에게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는 것이다.
기독 청년들이 꼽은 ‘회심 계기’ 1위는 ‘수련회’로, 100명 중 35명이 ‘수련회에서 회심을 경험했다’고 응답했다(34.9%). 이는 교회를 통해 꾸준히 신앙을 키우다가, 집중적으로 자신을 말씀 앞에 노출시키는 수련회에서 ‘깨달음’과 ‘감동’을 얻는 경우가 많음을 보여주는 것이라 하겠다.
청년전도, 성과 ‘미미’… ‘낮은 이해도’가 회심 방해
또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선교단체나 기독청년들의 ‘청년전도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밝혀져 전도방식에 대한 새로운 점검이 필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대학교 이후에 신앙을 가졌다’고 응답한 사람의 수가 9.3%에 불과한 것이다. 현재 기독 청년 중 ‘청년기에 전도된 사람’은 10명 중 1명도 안 되는 셈이다.
반면 ‘모태 신앙자’라고 대답한 사람은 60.1%였다. ‘초등학교 이전’에 신앙을 갖게 된 사람까지 합하면 그 비율은 무려 83.1%에 달한다.
이러한 결과를 ‘회심 계기’에 대한 조사 결과와 연관지어 생각해 볼 때, ‘강의실 앞에서 기타 치며 찬송가를 부르고, 큰 집회를 열어 전도 대상자를 초대하는’ 현재까지의 캠퍼스 전도 방식은 이제 더 이상 큰 효과를 보기 힘들다 하겠다.
또 하나 주목할 만한 사실은 기독교에 대한 ‘이해도 부족’이 청년들의 회심을 막고 있는 것이다.
‘회심을 두려워하게 만든 요인’을 묻는 질문에 응답자의 20.1%가 ‘기독교 교리의 불확실’을, 13.8%가 ‘인간관계 단절’을 꼽았다. 즉 기독교에서 무엇을 가르치는지도 잘 모르겠고, 왠지 예수를 믿으면 이전의 인간관계가 끊길 것 같아 불안했다는 것이다.
▲한국 기독청년들이 회심을 망설였던 이유 (자료:학원복음화협의회)©뉴스미션 |
공동체 중심의 ‘과정전도’와 ‘수련회 프로그램 강화’가 해답
이번 설문조사를 주관한 학복협은 이러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청년 전도를 위한 종합적인 전도 전략’을 제시했다.
△소그룹 전도ㆍ양육 프로그램 운영, △수련회 참가기회 확대, △수련회 프로그램의 내실화를 통한 회심의 기회 확대, △공동체 중심의 지성적이고 합리적인 성경ㆍ교리공부 모임 운영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에 학복협 강남호 총무는 “한국 기독청년들의 회심은 대부분 점진적인 ‘과정 전도적 성격’을 띄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따라서 잠재적 회심자와 관계를 맺고, 기독교 공동체를 경험시켜주며, 영적인 대화를 나누고, 그리스도께 대한 헌신에 있어서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의 전도전략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강 총무는, 대학교 이후의 회심 비율이 현저히 떨어졌다는 사실에 주목하며 “지금이야말로 청년 전도에 대한 적극성과 열정이 필요한 시기”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