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혼이 지는 그라운드를 배경으로 한 포스터 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주었던 영화.
텍사스 고등학교에서 화학을 가르치며 고교 야구팀의 감독직을 맡고 있는 짐 모리스(데니스 퀘이드 분)는 세 아이의 아빠이자, 사랑스런 아내가 있는 평범한 가장이다. 그러나 그에게는 미국 프로야구 마이너리그에 입단 했다가, 어깨에 치명적인 부상을 입고 은퇴한 쓰디쓴 경험이 있다.
이루지 못한 꿈에 대한 미련에 해질 무렵이면 혼자서 투구 연습하는 짐을 목격한 제자들은 짐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한다. 자신들에게 늘 하는 말 꿈을 가져라을 증명해 보이라고. 즉, 자신들이 지역 예선에서 우승하고 주 챔피언 전에서도 우승을 하면 메이저 리그를 향한 꿈에 다시 도전해보겠느냐는 것. 바닥을 헤매던 제자들은 약속대로 주 챔피언 전에서 우승하고, 짐은 남들은 은퇴를 생각할 36살의 나이에 메이저 리그 트라이 아웃에 나간다. 마운드를 오르기 전 비웃음과 조롱의 대상이었든 짐은 무려 시속 98마일(약 157km)의 광속구를 던지고...드디어 꿈을 이루는데...
최근 야구를 소재한 영화 중에선 가장 많이 언급되는 대표적인 영화.
맥 라이언의 전남편으로 유명한 데니스 퀘이드가 실존인물 지미 모리스를 연기했다.
실화는 항상 어떠한 양의 감동을 준다. 이 영화도 늙깍이 신인의 감동적인 도전기라는 실화를 배경으로 했다는 것만으로
내게 큰 기대를 갖게 했는데, 마지막 메이저리그 데뷰 장면에 이르기까지 소소한 이야기들이 나열되면서 다소 늘어지는 측면이 있어 처음 기대했던 쾅 하는 감동은 전달해 주지 못한 측면이 있다.
오히려 실화 그 자체가 영화가 주는 감동의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
하지만 전형적인 디즈니표 영화를 좋아하는 미국 팬들에겐 많은 찬사를 받았고, 영화 제작 당시 헐리우드 평론가들의 반응은 한마디로 극찬 일색이었다고 한다.
영화를 보고 나면 지미 모리스를 모르는 영화팬들은 주인공이 이후 대활약을 펼치는 해피엔딩을 기대하기 마련인데, 사실 이후 실제 기록은 이런 기대에 한참 어긋난다.
지미 모리스는 템파베이 데블레이스 소속으로 99년 2000년 메이저리그에서 뛰었다. 첫해 5게임에 5.79방어율. 다음해 16게임 10.1이닝 동안 9실점하고 승패없이 4.35의 방어율이 빅리그에서 남긴 기록의 전부.
한마디로 미국판 감사용이었던 셈.
그러나 앞서 말했듯 실화가 주는 메시지는 묵직하고, 야구과외를 받으며 지미 모리스를 연기한 데니스 퀘이드의 연기는 영화가 단순히 야구에 관한 영화에서 벗어나 삶에 관한 영화, 꿈에 관한 영화로 자리매김하는데 기여한다.
영화를 보면서 나는 엉뚱하게 교사일을 하는 주인공의 모습을 보고 한편으론 우리나라 야구선수들의 은퇴 후 생활과 비교해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는데, 학업을 정상적으로 이으며 스포츠 활동을 하는 미국 등 다른 나라와 달리, 우리나라 학원스포츠는 정상적인 학업은 다 포기하며 운동에만 올인하는 형편. 따라서 프로에 지명받지 못한 수많은 고교, 대학선수들이나, 프로 입단 이후 쏟아지는 수많은 선수들은 당장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형편이다.
몇년 전 스포츠2.0이라는 잡지에서 프로 원년 선수들의 행방을 추적하여 기사화한 적이 있는데, 야구현장 관련 일에 종사하는 이는 극히 일부이고 대부분은 장사에서 부터 막노동까지 다양한 일을 하고 있고, 심지어 고졸 최대어로 꼽히며 입단했던 투수 출신 모 선수는 고향인 바닷가에서 어선을 타고 있다고 한다.
야구선수로서의 꿈을 향해 최선을 다하되, 재능과 노력이 부족해 꿈을 이루지 못하면, 정상적인 생활인으로 돌아갈 수 있는 다른 나라의 환경이 부러운 이유다.
한편, 메이저리그 최고령 신인이라고 소개됐지만, 사실 지미 모리스는 1960년 41세에 빅리거가된 디오메디스 올리보(피츠버그 파이어리츠)나 37세에 빅리그를 밟은 조 스트롱(플로리다 말린스)보다 더 젊은 나이로 승격된 선수다. 심지어 일본의 구와타 마스미도 지난 2007년경 불혹의 나이에 메이저리그 첫 등판을 한 바 있다.
지미 모리스는 2시즌만의 실패 이후 현재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짧은 메이저리그 생활에 대해 그는 다음과 같이 회고했다고.
"꿈을 이루었다는 하나만으로 만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