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04.27 ( 사랑의기쁨 ) 가정의사랑에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김태성마태오]

가정의 사랑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 해설

이 해설의 내용은 나중에 출판될 「사랑이 기쁨」의 이해를 위한 것으로 인용 부분이 최종 번역문과 다를 수 있음.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가정의 사랑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후속 권고 「사랑의 기쁨」(Amoris Laetitia)에 성 요셉 대축일인 3월 19일자로 서명하신 것은 우연이 아닙니다. 이 후속 권고는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2014년과 2015년에 소집하신 가정에 관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총회들의 결과를 종합한 것입니다. 이 문서에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최종 보고서들과 전임 교황들의 문헌과 가르침, 그리고 가정에 관한 당신의 많은 교리 교육이 인용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전에 발표된 교황 문헌들과 마찬가지로, (케냐, 오스트리아,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세계 여러 나라의 주교회의 문서들이 활용되고, 마틴 루터 킹과 에리히 프롬과 같은 중요한 인물들의 말도 인용되었습니다. 특히 무상(無償)이라는 개념의 설명을 위하여 영화 ‘바베트의 만찬’(Babette’s Feast)에 나오는 대사까지도 인용되었습니다.      

서론(1-7항)

9장 325항으로 이루어진 이 교황 권고는 그 폭과 명료성으로 깊은 인상을 주고 있습니다. 1항부터 7항까지의 도입부는 [가정이라는] 주제의 복잡성에 대한 인식과 [가정에 대한] 심층적 연구의 필요성을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주교대의원회의라는 “다면체 보석”(「사랑의 기쁨」, 4항 참조)을 이루는 시노드 교부들의 의견들이 잘 보존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께서는 “모든 교리나 도덕 또는 사목 관련 논의를 교도권이 중재하여 처리할 필요는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사실 일부 문제에 대해서는, “개별 국가나 지역이 자기 문화에 더 적합하고 그 전통과 지역의 요구를 잘 반영하는 해결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실제로 문화는 매우 다양하기에 많은 일반 원칙들이 …… 존중되고 적용되려면 토착화가 필요합니다’”(「사랑의 기쁨」, 3항 참조). 이러한 토착화의 원칙은 교도권이 명백하게 정의한 교리 문제를 넘어서는 문제들을 규명하고 이해하는 방식에 매우 중요하지만, 그러한 접근법이 ‘세계화’될 수는 없습니다.

교황께서는 처음부터 우리가 무엇보다도 변화에 대한 두려움과 추상적 규범의 단순한 적용 사이의 무익한 대립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교황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대중 매체나 출판물 심지어 교회의 교역자들 사이에서 전개되는 논쟁은, 깊은 숙고나 근거 없이 모든 것을 바꾸려는 지나친 요구에서부터 일반 규정의 적용이나 특정한 신학 사상의 부적절한 결론 도출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려는 태도에 이르기까지 다양합니다”(「사랑의 기쁨」, 2항 참조).

제1장 말씀에 비추어 보기(8-30항)

서론에 이어 제1장에서 교황께서는 성경 이야기로 숙고를 시작하십니다. 제1장에는 (그리스도인과 유다인 혼인 전례에 나오는) 시편 128(127)편에 대한 묵상 내용이 나옵니다. 성경에는 “가정과 출산, 사랑 이야기와 가정의 위기에 관한 내용이 가득합니다.”(「사랑의 기쁨」, 8항 참조). 여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가정이 추상적인 이상이 아니라 “기술이 필요한 과제”가 되는지를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16항 참조). 이 과제는 자애롭게 수행되어야 하는데(「사랑의 기쁨」, 28항 참조), 사랑의 관계가 지배 관계로 변하면 처음부터 죄와 마주하게 됩니다(「사랑의 기쁨」, 19항 참조). 그래서 하느님 말씀은 “추상적 개념들의 나열이 아니라 어떤 어려움이나 고통을 겪는 가정을 위한 여행 안내서로 그들 [삶의] 여정의 목적을 보여줍니다”(「사랑의 기쁨」, 22항 참조).

제2장 가정의 현실과 도전(31-57항) 

제2장에서 교황께서는 “현실에 뿌리를 내린”(「사랑의 기쁨」, 6항 참조) 가정의 현재 상황을 성경을 바탕으로 진단하시며 두 차례 개최된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총회의 최종 보고서들을 상세하게 인용하시면서 가정이 당면한 여러 도전들에 관하여 말씀하십니다. 여기에는 이주, 성의 구분을 부정하는 사상(“양성평등주의”), 유행의 문화, 출산 거부 정서, 임신에 미치는 생명 공학의 영향, 주택과 일자리 부족, 외설, 미성년자 학대, 장애인에 대한 무관심, 노인 홀대, 법률적인 가정의 붕괴, 여성 폭력이 있습니다. 교황께서 강조하시는 구체성이 바로 이 교황 권고의 핵심 개념입니다. 구체성과 현실성이야말로 현실 해석의 “이론”과 “이념”을 근본적으로 구분해 주는 [기준이 되는] 것입니다.

교황께서는 「가정 공동체」를 인용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성령의 부르심과 요구가 역사적 사건들을 통해서 울려 퍼지기 때문에’(권고 「가정 공동체」, 4항) 구체적인 현실에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를 통하여 ‘교회 또한 결혼과 가정의 끝없는 신비에 대한 더욱 깊은 이해에 도달하게 됩니다’(「가정 공동체」, 4항)”(「사랑의 기쁨」, 31항 참조). 이와 반대로 우리가 현실에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현재의 필요나 성령의 요청을 이해할 수 없습니다. 교황께서는 오늘날 만연한 개인주의 때문에 우리가 자신을 다른 이에게 너그럽게 내어 주는 것이 힘들어졌다고 말씀하십니다(「사랑의 기쁨」, 33항 참조). 교황께서는 이러한 상황을 다음과 같이 흥미롭게 묘사하십니다. “인간은 외로움에 대한 두려움으로 안정과 신의를 바라면서도 [사랑의] 관계에 빠지게 되면 개인적 열망의 성취가 미루어질 수도 있을까 보아서 두려워합니다”(「사랑의 기쁨」, 34항 참조).

현실을 솔직하게 바라보면 “혼인을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인위적인 신학적 이상, 곧 실제 가정의 구체적 상황과 실질적 가능성에서 멀리 떨어진 것”으로 제시하지 않게 됩니다(「사랑의 기쁨」, 36항 참조). 이상주의는 혼인을 있는 그대로, 곧 “성장과 완성의 역동적 길”로 이해하지 못하도록 합니다(「사랑의 기쁨」, 37항 참조). “은총에 열려있도록 권장하지는 않으면서 단순히 교리적, 생명윤리적, 도덕적 문제들을 강조하면” 가정이 스스로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비현실적입니다(「사랑의 기쁨」, 37항 참조). 교황께서는 [교회가] 혼인과 가정의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일종의 “자기 반성”(「사랑의 기쁨」, 36항 참조)이 필요하다고 말씀하시면서, 믿는 이들이 양심을 키우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하십니다. “우리는 양심을 바꾸어주려는 듯이 하지 말고 양심을 키워주도록 부르심을 받습니다”(「사랑의 기쁨」, 37항 참조). 예수님께서는 [실천하기] 어려운 이상을 제시하시면서도 이와 동시에 “사마리아 여자 또는 간음하다 붙잡힌 여자와 같은 취약한 이들에게 측은한 마음으로 다가가시는 일을 단 한 번도 소홀히 하지 않으셨습니다”(「사랑의 기쁨」, 38항 참조). 

제3장 예수님 바라보기: 가정의 소명(58-88항)

제3장은 혼인과 가정에 관한 교회 가르침의 일부 핵심 요소들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장이 중요한 이유는 복음이 묘사하는 가정의 소명과 교회의 오랜 세월에 걸친 그 소명의 수용을 30여개 항에 걸쳐서 요약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여기에서는 [혼인의] 불가해소성과 성사성, 생명의 전달, 자녀 교육을 설명하고 있습니다. 이 장에서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현대 세계의 교회에 관한 사목 헌장 「기쁨과 희망」(Gaudium et Spes), 바오로 6세 교황의 회칙 「인간 생명」(Humanae Vitae),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권고 「가정 공동체」(Familiaris Consortio)를 많이 인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이 장은 폭넓은 내용을 담으면서 “불완전한 상황”도 다루고 있습니다.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말도 나옵니다. “다른 문화에서 ‘말씀의 씨앗’의 현존을 식별하는 것은(선교 교령 11항 참조) 혼인과 가정의 현실에도 적용될 수 있습니다. 참다운 자연혼뿐만 아니라 다른 종교 전통의 혼인 형태에도 때로는 모호하지만 긍정적 요소들이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77항 참조). 또한 제3장은 “상처 입은 가정들”도 언급하고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2015년 세계주교대의원회 제14차 정기총회의 최종 보고서를 폭넓게 인용하시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다음과 같은 일반 원칙을 늘 명심해야 합니다. ‘사목자들은 진실을 알기 위하여 상황 파악을 조심스럽게 해나갈 의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가정 공동체」, 84항). 책임은 경우에 따라 다르며, 판단력을 제한하는 요인들이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교회의 가르침을 명확히 설명하되 여러 복잡한 상황들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을 내려서는 안 됩니다. 그리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이 처한 상황으로 당하는 고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79항 참조).

제4장 혼인의 사랑 (89-164항)

제4장은 바오로 성인이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첫째 서간의 13장 4-7절에 나오는 ‘사랑의 찬가’에 맞추어 혼인의 사랑을 다루는 것으로 시작하고 있습니다. 이는 바오로 성인의 이 서간에 대한 매우 주의 깊고 정밀하며 영감에 넘치는 시적인 주석입니다. 이 주석은 인간의 사랑을 매우 구체적인 언어로 묘사하는 사랑에 관한 담론의 종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주석에서 눈에 뜨이는 것은 부부의 긍정적 부정적 정서 세계와 사랑의 성애적 차원을 파고드는 탁월한 심리적 통찰입니다. 이는 이전의 교황 문헌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그리스도인의 혼인 생활에 매우 풍요하고 소중한 도움을 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방식으로 이 장은 [이 후속 권고] 전체 주제에서 잠시 벗어나, 사랑이 이상주의와는 거리가 먼 일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명료한 인식을 바탕으로 쓰인 소논문이 되고 있습니다.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가 이루는 것과 같은 완벽한 결합이라는 매우 힘든 과제를 유한한 두 인간에게 부과하지 말아야 합니다. 혼인은 ‘하느님의 은사를 단계별로 점진적으로 받아들이며 앞으로 나아가는 역동적인 과정’의 표징이기 때문입니다”(「사랑의 기쁨」, 122항 참조). 다른 한편으로, 교황께서는 본질적으로 부부의 사랑이 끝까지 함께하는 것을 지향하며(「사랑의 기쁨」, 123항 참조), 혼인이라는 것이 바로 이러한 “기쁨과 어려움, 긴장과 평온, 고통과 위안, 만족과 갈망, 괴로움과 즐거움이 혼재”된 것임을 매우 분명하게 강조하셨습니다(「사랑의 기쁨」, 126항 참조).

이 장은 “사랑의 변화”에 대한 매우 깊은 숙고로 마무리 됩니다. “인간의 수명이 길어지면서 이전 시대에는 흔치 않았던 일이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부부의] 배타적인 친밀 관계가 40년이나 50년, 더 나아가 60년 동안 지속되어 [혼인 때에] 다짐한 마음을 새롭게 할 필요가 나타난 것입니다”(「사랑의 기쁨」, 163항 참조). 외모가 변한다고 하여도 서로에 대한 매력은 줄어들지 않고 변할 뿐입니다. 세월이 흐르면서 성욕이 서로 함께 하며 돌보려는 바람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부부가] 한평생 [서로에 대하여] 늘 똑같은 느낌을 지니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그러나 분명히 부부가 늘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부부가] 죽는 날까지 사랑하며 하나 되어 살아갈 수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163항 참조).

제5장 사랑의 결실(165-198항)

제5장은 사랑의 결실과 출산에 모든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 장은 깊은 영적 심리적 차원에서 새 생명의 환대, 출산까지의 기다림, 부모의 사랑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장은 또한 출산의 개념을 확대한 입양, “만남의 문화”의 촉진을 위한 가정의 기여, 친척과 친구들을 포함한 넓은 의미의 가족과의 삶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사랑의 기쁨」은 이른바 “핵가족”에 초점을 맞추지 않습니다. 여기에서는 폭넓은 관계망을 가정으로 여기기 때문입니다. 혼인성사의 신비에도 심오한 사회적 특성이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186항 참조). 특히 교황께서는, 우리가 사회적 차원에서 타인과 맺는 관계의 훈련에서 젊은이와 어른의 관계, 형제자매들의 관계가 담당하는 구체적 역할을 강조하십니다.

제6장 사목적 전망(199-258항)
 
제6장에서 교황께서는 하느님의 계획에 따라 안정되고 풍요로운 가정을 이루는 데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사목적 방법들을 다루십니다. 이 장에서는 두 차례의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총회의 최종 보고서들과 프란치스코 교황과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의 교리 교육 내용이 폭넓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 장은 가정이 복음화의 대상만이 아니라 주체라는 사실을 거듭 강조합니다. 교황께서는 “직무 사제들은 종종 오늘날 가정들이 직면한 복잡한 문제들을 다루는 데에 필요한 훈련이 부족하다.”(「사랑의 기쁨」, 202항 참조)고 말씀하십니다. 한편으로는, 신학생들의 심리적 정서적 양성을 증진시킬 필요가 있으며 여기에 가정이 더 많이 관여하여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203항 참조). 다른 한편으로는 “혼인한 사제가 있는 동방 교회 전통의 경험 또한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202항 참조).

다음으로 교황께서는 약혼자들의 혼인 준비, ‘책임 있는 부모 되기’를 포함한 신혼 초기 부부들의 동반을 다루십니다. “모든 위기에는 교훈이 담겨 있습니다. 우리는 마음의 귀로 그 가르침을 경청하는 법을 배워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232항 참조). 여기에서는 정서적 미성숙과 같은 몇몇 위기들에 대한 원인 분석이 이루어집니다(「사랑의 기쁨」, 239항 참조).  

또한 유기된 이들, 별거한 이들, 이혼한 이들과 함께 하는 것에 대한 언급도 있습니다. 이 후속 권고는 최근에 이루어진 혼인 무효 선언 소송 절차 개정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또한 갈등 상황에서 고통 받는 자녀들에게 초점을 맞추며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립니다. “이혼은 악이며, 이혼 증가는 매우 심각한 일입니다. 따라서 가정에 관련된 우리의 가장 중요한 사목 과제는 사랑을 강화하고 상처 치유를 도와주어 우리 시대에 이러한 비극이 만연하는 것을 방지하는 것입니다”(「사랑의 기쁨」, 246항 참조). 다음으로 이 장은 혼종혼과 종교간 혼인의 상황들을 다룹니다. 또한 동성애 성향을 지닌 이가 있는 가정의 상황도 언급하며 그들을 존중해야 하며 모든 부당한 차별이나 공격과 폭력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이 장의 결론부에서는 사목적 차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인 “죽음이 찾아올 때”, 곧 소중한 사람이나 배우자와 사별하는 경우를 다룹니다.
  
제7장 자녀 교육의 강화(259-290항)

제7장은 자녀 교육을 집중적으로 다루며 자녀들의 윤리 교육과 훈육의 긍정적 가치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또한 인내가 필요한 현실, 성교육, 신앙의 전수, 더 넓게는 교육의 자리로서의 가정생활을 다루고 있습니다. 모든 항에서 제시하는 현실적 지혜는 탁월하며, 특히 “이해되고 수용되며 존중되는” 점진적인 작은 [실천] 단계들에 대한 관심이 두드러집니다(「사랑의 기쁨」, 271항 참조).

이 장에는 특히 흥미롭고 교육적으로 중요한 항이 나옵니다. 이 항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분명하게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집착은 교육적이지 않습니다. 우리는 자녀가 처한 모든 상황을 통제할 수 없습니다. …… 부모가 늘 자녀의 행방을 알려고 하고, 자녀의 모든 행동을 통제하려고 집착한다면, 부모는 자녀의 공간만을 지배하려는 것이 됩니다. 이런 식으로는 부모가 자녀를 교육하지 못하고, 힘을 길러주지도 못하며, 도전에 맞서게 하지도 못합니다.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도 많은 사랑으로 자녀들이 자유를 키우고, 소양을 지니며, 온전한 성장을 하고, 참다운 자립을 촉진하는 과정으로 나아가도록 이끄는 일입니다”(「사랑의 기쁨」, 261항 참조).

성교육을 다룬 부분은 매우 주목할 만합니다. 그 제목인 “성교육에 대한 동의”는 매우 인상적입니다. 여기에서는 성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성을 가볍게 여기고 무력화시키는 이 시대에 우리의 교육 기관들이 이 도전을 제대로 받아들이고 있는지”를 묻고 있습니다. 건전한 교육은 “사랑과 서로 자신을 내어주는 것에 관한 교육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280항 참조). 이 문서는 ‘안전한 성관계’(safe sex)라는 표현에 대하여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 표현은 “[성관계로] 생길 수도 있는 아이를 [자신이] 방어해야 하는 적으로 여기는, 성관계의 자연스러운 목적인 출산에 대한 부정적 태도”를 뜻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이 표현은 수용이 아니라 자기애적인 공격성을 촉진하게 되는 것입니다”(「사랑의 기쁨」, 283항 참조). 

제8장 취약함을 돌보고 식별하고 통합하기(291-312항)

제8장은 주님의 명령에 온전히 일치하지 않은 상황에서 자비와 사목적 식별을 하라는 초대입니다. 여기에서 교황께서는 중요한 동사 3개를 사용하십니다. 바로 돌보다, 식별하다, 통합하다입니다. 이는 취약한 상황, 복잡한 상황, 불법적 상황에 대처하는 데에 중요합니다. 이 장은 사목의 점진성, 식별의 중요성, 사목적 식별에 관련된 기준과 사정을 참작해야 하는 상황, 그리고 끝으로 “사목적 자비의 논리”에 관하여 언급하고 있습니다.

제8장은 매우 민감한 내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이 장을 읽을 때에 “교회의 사명이 종종 야전 병원의 사명과 비슷하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291항 참조). 여기에서 교황께서는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총회에서 논의 된 결과를 다루고 있습니다. 교황께서는 그리스도교 혼인의 본질을 강조하며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그리스도교 혼인과는] 다른 형태의 결합은 근본적으로 그러한 [그리스도교] 이상에 어긋나는 것이지만, 그 가운데 일부는 최소한 부분적으로나마 이 이상을 비슷하게 실현합니다.” 따라서 교회는 “혼인에 대한 교회의 가르침에 아직 또는 더 이상 부합하지 않는 이러한 상황에서 찾을 수 있는 건설적인 요소들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사랑의 기쁨」, 292항 참조).

“불법적” 상황의 식별에 대하여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여러 가지 복잡한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판단을 피하고’, ‘사람들이 살아가는 방식과 그들이 처한 상황으로 당하는 고통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296항 참조). 이어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모든 이를 통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모든 이가 교회 공동체에 참여하는 알맞은 방법을 찾도록 도와서 그들이 ‘과분하고 무조건적이며 무상(無償)인’ 자비의 대상임을 느끼도록 해야 합니다”(「사랑의 기쁨」, 297항 참조). 또한 이런 말씀도 하십니다. “예를 들어, 이혼하고 나서 새로운 관계를 맺은 이는 매우 다양한 상황에 처할 수 있습니다. 적절한 개인적 사목적 식별의 여지없이 그러한 상황을 단정해 버리거나 지나치게 엄격한 틀에 맞추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사랑의 기쁨」, 298항 참조).

이러한 맥락에서 교황께서는 많은 시노드 교부들의 의견들을 받아들이시며 “이혼하고 사회적으로 재혼한 세례 받은 이들은 여러 가능한 방법으로 그리스도인 공동체에 온전히 통합되어야 하지만 추문을 일으키는 상황은 피하여야 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들의 참여는 다양한 교회 봉사를 통하여 드러날 수 있습니다. …… 그러한 이들은 자신들이 교회에서 파문당했다고 느끼지 않을 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 살아가며 활발한 구성원으로 성숙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또한 이러한 통합은 그들의 자녀를 돌보고 그리스도적으로 양육하는 데에 반드시 필요한 것입니다”(「사랑의 기쁨」, 299항 참조).

좀 더 일반적인 차원에서 교황께서는 이 후속 권고의 목표와 의미를 이해하는 데에 매우 중요한 말씀을 하십니다. “구체적인 상황들의 엄청난 다양성을 고려해 보면 세계주교대의원회의 총회나 이 후속 권고에서 모든 경우에 적용될 수 있는 일종의 교회법과 같은 새로운 일반 규범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개별 상황에 대한 책임 있는 개인적 사목적 식별을 다시 한 번 촉구할 수 있을 뿐입니다.” 또한 “모든 경우에 동일한 책임이 따르는 것이 아니기에, 이러한 식별에서 규정의 결과나 효과가 늘 동일하지는 않다는 것을 깨달아야합니다”(「사랑의 기쁨」, 300항 참조). 교황께서는 여기에서 신자들과 목자들의 깊은 대화를 위한 동반과 식별의 여정에 필요한 것들과 그 특징을 자세히 제시하십니다. 이를 위하여 교황께서는 행동에 따른 책임과 의무와 관련하여 “정상참작이 필요한 조건과 상황”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다시 한 번 언급하십니다. 규범과 식별의 관계에 관한 토마스 아퀴나스 성인의 생각을 인용하시며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말씀하십니다. “일반 규범은 무시하거나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기준을 제시하지만, 모든 개별 상황에 무조건 적용될 수는 없습니다. 또한 바로 이러한 이유로 개별 상황에 대한 현실적인 식별에 속하는 것을 규범의 차원으로 격상시킬 수도 없습니다”(「사랑의 기쁨」, 304항 참조).

제8장의 끝 부분인 “사목적 자비의 논리”에서 교황께서는 오해를 피하기 위하여 단호하게 강조하십니다. “예외적 상황을 이해한다는 것이 완전한 이상의 빛을 흐리거나 예수님께서 인간에게 제시하신 것에 이르지 못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오늘날 [혼인 생활에] 실패한 이들에 대한 사목보다 더 중요한 것은 혼인을 강화하여 그 파국을 막는 사목적 노력입니다”(「사랑의 기쁨」, 307항 참조).

제8장 전체의 의미와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교회의 사목 활동에 전하고자 하시는 뜻은 다음과 같은 결론에 잘 요약되어 있습니다. “저는 복잡한 상황에 처해 있는 신자들이 자신의 목자에게, 또는 주님께 헌신하는 평신도에게 신뢰하는 마음으로 다가가 그들과 대화를 나누기 바랍니다. 그러한 신자들이 자신의 생각이나 바람에 대한 동의를 늘 얻지는 못하더라도, 자신의 상황을 더 잘 이해하고 개인적 성장의 길을 발견하는 데에 도움을 주는 빛을 분명히 얻게 될 것입니다. 또한 저는 목자들이 신자들의 말을 사랑의 마음으로 침착하게 듣고 바른 마음으로 그들의 어려움과 관점을 이해하며, 그들이 더 나은 삶을 살도록 도와주고 그들이 교회 안에서 자신에게 맞갖은 자리를 찾도록 하여주기를 바랍니다”(「사랑의 기쁨」, 312항 참조).

“사목적 자비의 논리”와 관련하여 프란치스코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강조하십니다. “때로 우리의 사목 활동에서 하느님의 무조건적 사랑을 실천하는 것이 무척 어렵습니다. 자비에 대하여 지나치게 많은 조건을 내세우면 자비의 구체적인 의미와 참된 중요성을 상실해버립니다. 이는 복음의 의미를 희석시키는 최악의 방법입니다”(「사랑의 기쁨」, 311항 참조). 

제9장 혼인과 가정의 영성 (313-325항)

제9장은 혼인과 가정의 영성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습니다. 이 영성은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행위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315항 참조). 교황께서는 분명하게 말씀하십니다. “영성에 대한 깊은 갈망이 있는 이는 성령을 따르는 삶의 성숙에 가정이 방해가 된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합니다. 오히려 가정은 우리가 신비로운 일치의 절정에 이르도록 주님께서 사용하시는 수단입니다”(「사랑의 기쁨」, 316항 참조). 모든 것, “기쁨과 휴식과 축제의 때, 그리고 성(性)조차도 주님 부활의 온전한 삶에 참여하는 체험이 될 수 있습니다”(「사랑의 기쁨」, 317항 참조). 그래서 교황께서는 파스카의 빛 안에서 드리는 기도, 하느님의 성실하심을 반영하여 생을 마감할 때까지 함께 늙어가는 [부부의] 자유로운 배타적 사랑의 영성을 언급하십니다(「사랑의 기쁨」, 319항 참조). 끝으로, 교황께서는 돌봄과 위로와 격려의 영성을 언급하시며 다음과 같이 가르쳐 주십니다. “가정생활 전체는 자비로운 보살핌입니다. 우리 저마다는 우리의 사랑과 돌봄으로 다른 이들의 삶에 흔적을 남깁니다”(「사랑의 기쁨」, 322항 참조). 이는 깊은 “영적 체험으로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하느님의 눈길로 바라보고 그들 안에 계신 그리스도를 인식하는 것입니다”(「사랑의 기쁨」, 323항 참조).

마지막 항에서 교황께서는 다음과 같이 단언하십니다. “어떠한 가정도 완전한 형태로 영원히 천상에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가정은 사랑의 능력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나가야 합니다. …… 우리 모두는 우리 자신과 한계를 넘어서서 더 위대한 것을 향하여 나아가는 데에 힘쓰도록 부르심을 받았습니다. 모든 가정은 늘 이를 의식하며 생활해야 합니다. 우리 함께 하나의 가정이 되어 이 여정에 나서도록 합시다! …… 우리의 한계 때문에 용기를 잃지 말고 [하느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신 사랑과 친교의 충만을 추구하는 일을 멈추지 말도록 합시다”(「사랑의 기쁨」, 325항 참조).

이 교황 권고는 성가정을 위한 기도로 마무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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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 권고 「사랑의 기쁨」의 내용을 훑어보면 이해할 수 있듯이, 이 문서는 “이상적” 가정이 아니라 가정생활의 다양하고 복잡한 현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 문서는 열린 시각과 심오한 긍정적 관점을 전하며, 추상적이거나 이상적 계획이 아닌 현실에 대한 사목적 관심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이 문서는 영적 조언과 실천적 지혜로, 모든 부부나 가정을 꾸리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이 문서는 몸소 가정이 무엇인지를 알고 긴 세월 동안 [가족과] 함께 살아본 사람들의 현실적 경험의 결과물입니다. 분명히 이 교황 권고는 경험과 희망의 언어로 말을 하고 있습니다.

<원문: Summary of Amoris Laetitia: On Love in Family, 독일어와 이탈리아어 판도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