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천명(天命)을 배반하며 거역하고도 장수하고 영달하는 자는 하늘이 무엇을 사랑하시기에 그렇게 후하게 대하는 것이며, 천명을 순종하고도 요절하거나 빈천하게 사는 자는 하늘이 무엇을 미워하여 그리 박하게 하신 것입니까? 오는 6월 13일, 지방선거가 치러진다. 난 다수표도 아닌 1등 표가 승자독식 형태로 전리품을 다 차지하는 현재의 선거 방식을 마땅치 않게 여긴다. 정도전이 평생 꿈꾸어온 <철학자의 나라, 민본 중심의 조선왕조>를 이방원의 칼 한 자루가 하루아침에 뭉개버리는 승자독식 방식의 선거제도를 나는 민주주의를 가장한 집단폭력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조상들은 화백회의를 통해 전원동의 방식으로 크고 작은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하지만 영국에서 나와 미국에서 정착된 이 민주주의는, 말은 민주주의지만 일인 독재 봉건시대를 마감하는 진전은 있었으나 사실상 다수 독재, 1등 독재를 인정하는 새로운 형태의 후진 정치 제도로 자리잡았다. 그러니 시험 잘 쳐서 1등하는 아이들이 법조계를 장악하고, 국회를 장악하고, 정부를 장악하고, 특히 세상 모른 채 책상머리에 앉아 수십 년씩 공리공론에 빠져 있던 검사 판사들이 국회를 장악하는 이상한 세상이 돼버렸다. 나는 1992년부터 약 6년간 대하소설 <천년영웅 칭기즈칸>(1998년 발표, 해냄출판사, 전8권)을 쓰면서 몽골의 쿠릴타이를 자세히 들여다볼 기회가 있었다. 이들은 다수가 소수를 억압하거나 의견 자체를 뭉개버리는 민주주의 방식을 버리고, 단 한 명의 반대자라도 끝까지 설득하여 전원합의하는 만장일치제를 오랜 전통으로 지켰다. 지난 2016년 총선에서 내가 매우 공들인 국민의당이 26.7%의 득표율을 올렸지만 실제로는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다수를 차지하고, 국민의당은 겨우 39석을 얻는데 그쳤다. 1등 외 2등, 3등, 4등의 표는 철저히 무시되는 <다수 폭력 시대>의 맨얼굴이다. 작년에 치러진 대선도 마찬가지다. 홍준표 후보가 24.03%, 안철수 후보가 21.41%를 얻어 합 45.44%를 얻었지만 한낱 휴지조각이 된다. 더불어민주당의 위성정당을 자임하는 정의당은 빼더라도 유승민의 6.76%가 더 있다. 이러고 보면 3인의 득표율은, 41.08% 득표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문재인 1등 후보를 훌쩍 뛰어넘는다. 그렇지만 크고 작은 전리품은 완전히 문재인 측이 독식한다. 캠프에 들락거리던 어린 아이들까지 무슨 무슨 자리를 3순위까지 적어내면 해준다, 이런 소문까지 들릴 정도로 1등 세력이 '대한민국을 완전히 접수'하는 방식이 현재의 선거 제도다. 이런 선거방식에서는 반란군 규모가 크면 확실히 승산이 높다. 박사모든 문빠든 확실한 지지세력이 존재하면 유권자를 협박하든 설득하든 한 바탕 '난리'를 칠 수 있다. 20만 명의 빠만 거느리면 제 아무리 잘난 사람이라도 며칠 내에 손들고 만다. 댓글 폭탄 투척하고, 특정인 집앞에 가서 피켓 들고 아우성치면 배겨낼 사람이 거의 없다. 정치 안하는 내가 모처럼 공들인 국민의당이 무너졌다. 지켜보면서 속이 몹시 상하고, 한편으로 지쳐 일단 관심을 거둬들였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나는 중앙에서 돌아가는 움직임에는 힘을 보탤 여유가 없어 일단 나와 내 가족이 깃들어 사는 이 땅 용인 문제만 들여다보려 한다. 그러면서 한 가지 실험을 해야겠다. 즉 승자독식이 아니고 여러 후보가 연합하여 연정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는 길이 없나 찾아보는 것이다. 현재 용인시장 후보는 자유한국당 정찬민 시장이 단연 앞서는 형국이다. 자유한국당이 비록 역사를 더럽힌 무거운 죄를 지었지만 이곳은 아프리카 오지나 남미 산악국가쯤 되는 듯 아직도 박정희 전두환 박근혜 등의 죄많은 지도자를 추앙하는 분위기가 뜨겁다. 민주당이나 국민의당 당원을 가리켜 빨갱이라고 불러도 아무렇지 않은 동네다. 게다가 정찬민 후보는 현직이다. 그러면서 용인시장 징크스인, 퇴임 후 교도소로 직행하는 전철을 밟지 않을 확률이 대단히 높다. 이런 면에서 그의 두각은 어쩌면 당연하다. 가장 큰 위협요소이던 이 모 의원은 현재 구치소에 있고, 지역위원장직도 정찬민 시장이 차지해버렸다. 그래서 자유한국당 용인시장 후보는, 도전자조차 안보이니 이대로 정찬민 후보 확정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이다. 그래도 이렇게 단정해버리면 욕 먹으니, 길 가다 벼락 맞을 확률로 다른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아주 없지는 않다고는 말해두련다. 이에 대항하는 세력은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후신인 바른미래당이다. 여기에 민주평화당, 정의당, 민주당이 있다. 다만 정의당은 더불어민주당에 붙어 후보단일화니 뭐니 하는 기생정당의 면모를 보여온만큼 적어도 여기서는 거론하지 않겠다. 실제로 용인에서 정의당이 당선된 사례가 없다(고 생각한다. 혹시 있으면 알려주길) 일단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로는 2월 13일자로 용인갑 지역위원장직을 던지고 배수의 진을 친 백군기 전의원이 가장 센 분으로 보인다. 소소한 청년들이 덤비고는 있지만 이들이 사실은 수지지역위원장을 노린다는 출처불가한 소문이 돌면서, 그만 현 수지지역위원장인 이우현 전 용인시의장이 불출마를 선언하고 백군기 후보를 지지하는 '듯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용인시의원 중에서 가장 활발한 의정활동을 해온 박남숙 부의장 역시 시장 출마를 포기하고 백군기 의원 지지를 선언하면서 더불어민주당 시장 후보 경쟁은 싱겁게 돌아가는 듯하다. 백군기 후보는 용인에 지휘본부를 둔 제3군 사령관 출신으로서 휴전선 서부지역의 작전, 보급, 행정, 인사 등 관련 업무를 총괄한 경험을 갖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모두 2군이 있는데 그중 하나인 3군이 용인에 있고, 용인은 전시석유비축기지, 국정원 감청시설, KT 위성시설, 세계 최첨단 삼성반도체, 굴지 대기업의 주요 연구시설 등을 갖고 있는 매우 중요한 전략기지이며, 임진왜란 때 3남 관군이 일제히 밀고올라와 일전을 벌인 곳이고, 고려 때는 몽골군 최고사령관 살리타이를 저격한 처인성이 남아 있는 유서 깊은 군사도시다. 국회의원 시절, 부지런하기로 유명한 자유한국당 이우현의 맞상대로서 지역에서 매일같이 시민들을 만나 민원을 듣고 간담회를 갖다보니,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용인에 관한 학습을 가장 많이 하고 충분히 꿰뚫고 있다는 칭찬을 듣는 편이다. 처인구 유권자들은 서정석 전시장 등이 보여준 사례에 비추어 용인을 모르는 사람이 시장이 되면 큰일난다는 트라우마를 갖고 있다. 이 점에서 그는 용인 유권자의 경계망을 확실히 벗어났다고 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최근에 출범한 야당인만큼 좀 복잡하다. 전 국민의당 쪽에서 권오진, 조성욱 후보가 있고, 전 바른정당 쪽에서 김상국 후보가 있다. 다른 분은 내가 아직 들은 바가 없어 모르겠고, 3분이 다투면 볼만한 경선이 될 듯하다. 특히 동부그룹 부회장 출신의 권오진 후보와 위스콘신대 경영학박사이자 경희대 교수인 김상국 후보(지난 지방선거에서 3300억 중국 투자금 유치 슬로건 걸었던)간의 대결은 시민들이 눈여겨볼만한 게임이 될 듯하다. 왜냐하면 바른미래당은 국회에서도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정당이듯이, 용인선거에서도 약 20% 내외의 지지율을 받는다고 가정할 때 상상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아전인수 해석 약간 있음) 또 권오진, 김상국 두 후보는 시장감으로서도 충분한 자질과 경륜을 갖고 있기 때문에 후보가 되기만 하면 그 뒤의 일은 사실 모를 수도 있다고 본다. 조성욱 후보는 용인시의장 출신으로서 그에 걸맞는 일정한 영향력을 갖고 있다. 그 다음 민주평화당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공천장을 받고도 눈 뜨고 코 베이듯 느닷없이 빼앗긴 유영욱 후보의 공천이 거의 확실시되는데, 나름 절치부심하고 있다는 말이 들린다. 그는 지난 총선 때 공천장을 받고 기념사진까지 찍어 돌린 뒤에 느닷없이 이 공천장을 국민의당이 아닌 다른 당 사람에게 빼앗겼다. 민주당 죽전-구성-동백(용인정)에서 표창원 의원과 후보 자리를 놓고 욕설과 비난 등 치열하게 다투다가 뛰쳐 나온 총선 3연전 3연패(총선 뒤 4연전 4연패 기록) 중이던 아무개가 수리부엉이 쥐새끼 낚아채듯 유영욱 후보의 공천장을 물어가 버렸다. '벼락 맞을 확률'로 가끔 일어나는 정치판 진면목을 온몸으로 체험한 그가 이번에 용인시장 후보로 나서는 것이다. 주로 호남 유권자의 정서를 파고들 민주평화당 득표율에 따라 주요 변수가 될 수도 있겠다. 한편 유영욱 후보는 용인도시공사 경영본부장 출신으로 현 정찬민 시장과는 대척점에 있다는 말이 들린다. 또 다른 변수는 민중당이다. 용인에 약 10% 정도의 고정 지지자를 갖고 있다는 통합진보당 지지 세력이 새로 만든 당이 민중당인데, 여기에는 중량급의 진철문 박사(조각가, 민중당 경기도당 고문)가 나설 듯하다. 그는 13일 선관위의 예비후보자 설명회에도 참석하는 등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당선 확률보다 통일을 염원하고 사회진보를 꿈꾸며 친일세력과 독재부역세력을 응징한다는 자신들의 정치 슬로건을 홍보할 좋은 기회라고 여기는 듯하다. 여기까지가 오늘 현재 돌아다볼만한 용인시장 선거 관련 정보다. 다음에는 용인시에 시급한 정책이 뭔지, 후보별 입장과 태도를 정리해 올리겠다. 채무와 부채, 헐벗은 문화예술, 무슨 뜻인지 아리송한 태교와 엄마특별시, 마구 풀리는 토지 관련 규제, 이동면 어비리 관련 상수원 문제, 도청 이전 문제 등 그간 이슈가 돼온 주제를 늘어놓고 후보들의 의견을 알아보도록 하겠다. - 빚 다 갚았다는 현수막이 이번 용인시장 선거의 주요 이슈가 될 것으로 보인다. 권오진, 김상국 후보가 벼르고 있다. |
출처: 알탄하우스 원문보기 글쓴이: 태이자 이재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