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하 12도^ 집을 나서며 목덜미로 파고드는 한기가 온몸을 냉랭하게 만든다. 파카를 입고 나왔어야는데... 오후에 기온이 급격히 올라가거나 찬바람이라도 불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나선다.
주말이면 북적북적이던 경춘선 전철안이 한가하다. 올겨울 극강 한파에 등산객들과 라이더들의 발걸음은 멈췄다. 덕분에 우린 여유로운 공간에서 한가하게 끄덕끄덕 졸며 타고 갈 수 있었다.
김유정역^ 우리나라 기차 역사 중 처음으로 사람 이름을 사용한 역으로 춘천의 대표적인 소설가 김유정의 이름을 붙인 역인데, 추워서이기도 하지만^ 어쩐지 아직 시골냄새 팍팍나는 동네, 옹기종기 모여있는 식당들의 모습, 그래서인지 낭만적인 느낌은 든다
역 옆으로 옛 철길을 따라 레일바이크 시설이 들어섯다.
지도를 보며.. 이 철길을 따라가다 봄 나오는 팔미교에서 우측으로 돌아야 한다는데^ 어째 팔미교가... 안보인다. "백사 선생, 전에 왔었다며?" "기억이 잘 안나네 ... 이 레일바이크 길을 따라 내려간거는 같아" 그래도 와 본 곳이니 희미한 기억이라해도 작은 근거가 있다면 요즘같은 길 사정 좋은 곳에서 못 찾아갈까... 무난하게 돌아 돌아 산입구 팔미사거리 육교를 건넜다.
의암댐앞^ 여기서 어찌 역으로 가지? 택시를 부를까, 음식점에서 식사하고 태워다달라 할까^
마침 버스정류장이 있다. 가서 탐색하고 있는데, 앗, 7번버스가 2분후 도착한다. 비록 춘천시내로 가는 버스지만 남춘천역을 거쳐가는 버스였다. 이게 웬 행운인가, 버스를 타고... 춘천에 왔으니 닭갈비 먹고 가야지, 처음엔 명동의 닭갈비 골목으로 가려했다. 그러다 남춘천역에서 ... 뭐 그리 멀리 갈거 있냐, 남춘천역 앞에도 닭갈비 간판(춘천 원조우미관)이 보인다. 후다닥 신호 대기 중이던 버스에서 내린다. 그러나 우미관은 철판구이만하는 곳, 그리고 식당안은 손님들로 북새통이다. 코로나 시대에 밀집된 곳은 위험, ㅎㅎ 그리고 백사님 강력하게 숯불구이로 먹자고 한다. 그런데 우미관 외에 다른 식당은 안보인다. 뒷 골목으로 들어가니 한우고기 숫불구이집... 그런데 메뉴판 맨 밑에 닭갈비 숯불구이도 있다. 한우 종류별로 등심, 갈비살, 돼지고기 삼겹살, 항정살... 이렇게 이어지더니 맨끝에 닭갈비 숯불구이... 백사님 눈에 그 글귀가 들어온 것이다. 들어간다. 한가하다. 아니 우리가 처음 손님, 널널하고 여유있는 .. 그리고 맛도 엄청 좋았다. 시끌님 똥 8사단, 이동 도평리 얘기 중, 사장님도 도평리서 근무하셨단다. 13공수^ 우리땐 없었는데 이후 증평으로 옮겼다는... 아무튼 그 사장님 진득하게 우리 닭갈비 잘 구워주셔서 맛나게 잘 먹었다.
상경 전철안, 요즘 좌석엔 히터가 설치되어 있는지 아주 따끈따끈 따숩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