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3월 강북5산, 일명 불수사도북 종주를 마치고 앞으로 절대 장거리 종주는 하지 않으리라 다짐했었지만....^^!.
* 불수사도북 종주 : 불암산→수락산→사패산→도봉산→북한산을 종주하는 코스(50여km, 21시간 20분)
최근에 강남 종주코스도 있다는 말을 듣고 꼭 도전해 보고 싶던 차에
오래간만에 자유시간이 생겨 겨울이 오기 전 날씨가 아직 춥지 않을 때 도전하였는데, 이로써 수도권 남북 종주산행을 모두 완료하였다.
* 이번 강남 종주코스가 실제로는 9산인데 7산이라고도 하는데,
아마도 "발화산"과 "우담산"이 정식 산행지도에 나와 있지 않아서 그러리라...
근데, 이번 종주가 생각 보다 그리 만만치 않은 도전이었다.
강북5산 종주도 어려운 종주였지만 실패 없이 1차 시도에서 성공하였기에
강남9산 종주도 한번 도전에 반드시 성공할 것을 확신하였으나
지난 주(11.1~2) 1차 시도에서 실패하여 쓴맛을 봤다. ㅠㅠ!
다름이 아니라,
삼성산과 같이 지명도가 높은 산이 아닌 산에는 이정표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데
사전 답사도 없이 처음 가 보는 산을 그것도 한밤 중에 산행을 하여 길을 잃었고,
또한, 삼성산 정상 표지석이 방송탑 옆 컨테이너박스 위에 있는 줄을 모르고
헤매이다가 너무 많은 시간과 체력을 허비하였던 것이다.
1시간 20분짜리 삼성산 코스를 4시간 30분이라는 터무니 없이 긴 산행으로
초반에 체력을 소진하여 8시간 30분만에 관악산 산행을 끝으로 하산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나, 이번 2차는 굳게 마음 먹고 등산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고,
인터넷을 뒤져 세밀하게 경로파악을 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하였으나,
관악산 연주대에서 사당 내려오는 길을 잘 못 들어 약 2시간, 일명 알바를 하였고,
* "알바"란 용어의 어원은 여러 설이 있으나 아래 설이 가장 신빙성이 있어 보인다.
"알바"는 산행계획을 세울 때 내가 가고자 계획한 등산로를 따라 가는 것을
"주업(主業)"이라는 개념으로 보고, 삼거리나 사거리 갈림길 등에서 착오를 일으켜
계획한 등산로가 아닌 다른 길로 진행하여 헤매는 현상을 "부업(副業)"이라는 개념의
"아르바이트"로 칭하여 이 아르바이트를 줄여 "알바"라고 한 것이라 함.
종주 말미에 비까지 몰아치는 통에 산행이 늦어져 어두워졌으며
거기에 짙은안개까지 시야를 방해해 정말 최악의 조건에서 종주를 하였다.
주변에 아무도 없이 산속에 나 혼자만 남았고,
몸은 천근만근이 되어 다리가 떨어지지 않았다.
다리가 내 다리가 아니고, 무릎은 장기산행으로 시큰시큰....
"이번에도 고생만 진탕하고 말미에 실패하겠구나.ㅠㅠ!" 하는 불안감이 엄습해왔다.
하지만, 막판 약 7.6km를 정신력 하나로 버텨내어 완주하였다.
광교산 정상에서 반딧불이화장실까지는 대부분 내리막길이라
거의 뛰다시피 내려간 것 같다.
누가 나를 미친놈이라 하겠지만 이 어찌 기쁘지 아니할꼬~~~
[ 종주코스 개요 ]
ㅇ 일시 : 2013. 11. 8(금). 22:40~9(토). 19:25 (총 20시간 45분)
ㅇ 장소 : 삼성산→관악산→우면산→청계산→발화산→우담산→바라산→백운산→광교산(약 56km)
ㅇ 단계별 코스
- 1단계(11.8.22:40 호압사 출발~11.9.02:20 관악산 정상, 약 3시간 40분)
· 집→석수역→마을버스(금천 11번+금천 2번)→호압사 출발→장군봉능선→운동장바위기점
→깔딱고개사거리→통신탑→삼성산 정상(컨테이너박스 위에 정상표지 있음)
→무너미고개→삼거리약수터→학바위능선→연주대→관악산 정상
- 2단계(02:20 관악산 정상~10:00 양재화물터미널 부근 아침식사, 약 7시간 40분)
· 관안산정상→연주암→관악문→마당바위→거북바위→관음사→관악산출구→S-OIL주유소
→횡단보도 건너 (방배 우성 아파트 108~109동 사잇길)→여러 약수터→우면산 정상(소망탑,
정상은 군부대 있음)→SK태봉주유소 출구→횡단보도 건너→무지개다리→LG전자 연구소빌딩
→횡단보도 건너→양재화물터미널 및 양곡도매시장 부근에서 아침식사
- 3단계(10:00 청계산입구~15:50 바라산 정상, 약 5시간 50분)
· 청계산입구→옥녀봉→매바위→매봉→청계산 정상(망경대, 옆에 군부대 있음)
→석기봉→이수봉→국사봉(국사봉에서 하산길이 가파름)→공동묘지→하오고개
→발화산 정상 →우담산 정상(정상표지가 안내표지판 기둥에 써 있음)
→바라산 정상
- 4단계(15:50 바라산 정상~19:25 반딧불이 화장실, 약 3시간 35분)
· 바라산정상→고분재→백운산 정상→정자→통신탑→광교산 정상(시루봉)
→종루봉(비로봉)→형제봉→경기대→반딧불이화장실(경기대 우측으로 있고, 바로 앞에
광교저수지 있음)→저녁식사→집
▼ 석수역 길 건너 하나은행 앞 마을버스 정류장(금천 11번+2번)
▼ 호압사에서 하차하여 출발
▼ 1시간 20분만에 삼성산 정상 도착
▼ 관악산 정상 도착
▼ 우면산 정상의 소망탑(실제 정상은 군부대가 있어 소망탑으로 정상 갈음)
▼ 청계산 매봉을 지나 망경봉 가기 전 좌판에서 파는 막걸리와 컵라면 폭풍 흡입 중..
다른 건 몰라도 체력이 고갈되어 가고 있고 물도 떨어져 1시간 넘게 목이 말라 있는
힘든 상황에서 막걸리 한잔은 최고의 보약인 듯^^! 꿀맛이다....꿀맛!!!!~~~
근데, 가격이 만만찮다. 막걸리 한잔 2천원, 컵라면 3천원...ㅠㅠ..좀 비싸다..
더군다나 컵라면은 김치가 없다.. 오아시스 없는 사막....
▼ 청계산 정상인 망경봉(군부대 옆에 있음)
▼ 청계산 이수봉 가는 길에 펼쳐진 가을을 입은 억새~~~
▼ 청계산의 이수봉(사진 찍는사람이 많아 자리 비었을 때 잽싸게 촬영)
▼ 청계산의 국사봉.. 조금씩 비가 오기 시작하네...
(여기 오면 국사공부 잘 한다는 성진의 개인적인 생각...다음 봉우리는 수학봉...영어봉...ㅠㅠ!)
▼ 청계산 국사봉 하산길에서 미끄러지듯이 내려오다 보면
발화산, 우담산, 바라산으로 가는 연결 다리인 하오고개가 있다.~
▼ 발화봉은 표지판이 없어 통과하고...그 다음 우담산 정상(표지판이 어설프네....쩝..)
▼ "우담바라"의 우담산 다음 봉...바라산 정상
▼ 여기서부터 폐인모드 돌입....아고 죽겠네..비까지 많이 오네......백운산 정상
▼ 비가 엄청 쏟아 붓는 와중에 인증샷은 기본....광교산 정상 도착
여기서부터 최종 목적지까지 장장 7.6km....마지막코스가 사람 잡네...다리는 이미
내 다리가 아니며 관절은 시큰시큰하고 발바닥은 물집이 잡히고 불덩이인데..@@!
▼ 최종 목적지인 반딧불이화장실에 19시 25분 도착.....근데, 화장실이 무척 깨끗하다...
주변식당에서 보리밥 먹고, 택시를 이용 시내 찜질방에서 목욕을 개운하게 한 다음
집을 향해 고고!~~ (3000번 버스→교대역 9201번 버스→집)
arhks
첫댓글 누가너를미친놈이라고부를까?
내가 부르지 누가 그렇게 부르겠냐?...미치지 않은 놈아!~~~
부럽긴 하지만~ 하고싶지는 않네~~~~
안 하는게 좋을거여~~ 초죽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