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늘은 경인년 새해 '첫날'입니다! ^^
1월 1일부터 등산을 한다는 것도 의미가 있었지만 그것도 만리장성을 등산한다는 것은 평생 추억이 될것 같네요.
시내에서 자동차로 약 한시간 반정도 떨어진 거리인데 예전에 북경에서 근무하던때 알던 운전기사와 연락이 되서 아주 편하게 갈 수 있었습니다. 새해 첫날, 꼭두새벽부터 선뜻 시간을 내준 운전기사가 넘 고맙네요~
약간 안개가 끼었나 싶었는데 막상 올라가니 그래도 상당히 청명한 아침입니다.
평소에도 세계각국의 관광객으로 만원인 이곳이 오늘은 생각보다 사람이 너무 적었던 덕분에 정말이지 쾌적한 등반을 할 수 있었어요.
사실 저희는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왔는데.. 적지 않은 중국인들은 걸어서 올아오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근데 어느 쪽이 만리장성의 안쪽일까요? (정답은 사진 아래에..^ㅅ^)
사진에서 왼쪽이 안쪽, 오른쪽이 바깥쪽입니다.
전투를 위해 담을 쌓은 모양이 다른 것으로 알수 있는데요.. 그럼 바깥쪽에서 죽은 사람들이 훨씬 많겠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사람은 안쪽에서 더 많이 죽었다고 합니다.
돌아오지 않는 남편을 한번이라도 보고 죽겠다는 마음으로 찾아온 많은 아낙네들이 담벼락을 따라 걷고 또 걸으며 남편을 찾다가 그냥 그렇게.. 장성의 안쪽에서 쓰러져 죽었다고들 하는데 그 수가 너무 많아서 혹자는 수십만명에 이른다는 이야기까지 하곤 합니다.
일만 하다가 지쳐 죽은 누군가의 남편들은 장성의 바깥쪽으로 내던져 졌다고 하구요. 그래서 만리장성에는 그런 이들을 추모하는 애절한 '망부가'들이 많답니다.
가방을 배에 넣었더니.. 제법 볼록~
같이간 동료도 사진찍는걸 좋아해서 덕분에 제 사진이 많이 생겼습니다. ㅎㅎ
이곳의 케이블카는 제법 아찔한 스릴이 있습니다.
이 사진을 찍은 직후, 케이블카가 중간에 고장이 나서 허공에 동~동 떠있기를 1~2분 정도.. 짧은 시간이었지만 한시간보다 더 길게 느껴지더군요.. 그렇다고 뛰어내릴 수도 없고..
시간이 얼추 점심때여서 근처 아무식당에나 들어가서 음식을 시켰습니다.
사진 오른쪽은 '꽁바오지딩' 이라고, 닭고기를 네모로 썰고 땅콩과 굴소스를 섞어 만든것이고, 사진 왼쪽은 '위시앙로우쓰'라고, 소고기를 길게 썰어서 진한 향료의 간장소스에 버무려 만든겁니다.
맛? 정말 좋았습니다. 글을 쓰면서도 침이 꼴깍~꼴깍 넘어가네요~ ^ ㅅ ^
식사 후에는 '이화원'에 들렸습니다.
워낙 유명한 곳이라 설명이 필요없는 곳이긴 하지만 초입부터 심상치 않네요~
중국인들은 정말 '용'을 좋아합니다.
스스로도 '용'의 후손이라고 믿고 있을만큼 거의 모든 초월적 존재를 용과 연관시키고, 그에 따라 판단하곤 합니다.
드디어 이화원의 측면 풍경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정말 어마어마한 광경이라고 밖에... 뭐라 표현할 길이 없네요. 나중에 꼭대기에 올라가서 찍은 사진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저 앞의 모든 호수도 인공호수고, 거대한 정자가 서있는 저 산과 주변 모든 산들도 다 인공산입니다. 호수자리를 파서 나온 흙으로 그 곁에 산을 만들었다고 하네요.
물론 지금은 얼어붙어 사람들의 거대한 산책광장이 되버렸어요. :)
이곳은 서태후만을 위한 길이라고 합니다.
인공호수가 워낙 크다보니 정문에서 이화원 궁전으로 걸어가는 도중에는 행여나 서태후가 심심치 말라고 각종 중국의 고전들이 그려져 있는 2km 남짓한 길이 마련돼있습니다.
다른내용은 잘 모르겠고.. 서유기는 확실히 구분이 됩니다. ^(oo)^ 돼지랑 원숭이..ㅋ
한굽이 돌아가니 첫번째 초입이 보이네요.
맘같아서는 저 안에 들어가 녹차 한잔 마시고 올라갔으면 좋겠습니다.ㅎ
끝도 잘 보이지 않는 계단길입니다.
지난번에 무릎을 좀 다쳤는데.. 약간 부담스럽네요.ㅎㅎ
위 사진길을 다 올라가면 다시 방향을 바꿔서 그 만큼의 길이 다시 시작되는데 지그재그길의 연속입니다.
함께 간 회사동료사진도 한장 올려봅니다. ^ㅅ^
방금전 회사동료가 있었던 자리에서 제가 올라왔던 길을 찍어보니 이곳은 구조가 정~말 특이한 곳이네요.
여러번 와본 곳인데도 올때마다 놀랍습니다.
세번째 오르막 길은 천장이 없는 돌 계단길인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르내렸는지 돌들이 아주 반질반질합니다.
올라갈땐 잘 몰랐는데 내려오려하니 상당히 조심스러웠어요. 행여나 미끄러질까봐 살금~살금...
정상부근에서 찍은 이화원, 일명 여름궁전의 전경입니다.
끝도 보이지 않는 저 거대한 호수가 인공호수라는 것도 믿기질 않네요.. 저 호수는 '곤명호'라고 하고, 제가 서있는 산은 '만수산'이라고 한답니다.
수많은 사람의 목숨으로 만들어진 이 궁전이 이제는 중국의 세계적인 자랑거리가 되서 그보다 몇배가 넘는 사람들을 먹여살리고 있다니.... 암튼 이 거대한 규모는 정말 놀랍습니다!
하지만, 과거에는 오로지 일개 폭군의 권력남용과 세력다툼의 본거지였고, 지금도 겉으로 보이는 규모만 거대할 뿐, 진정한 나눔과 생명은 느낄 수 없는 '이 화원' 같은 곳 보단 삶의 향기 넘치는 '다정문 화원'이 전 훨씬 자랑스럽고 좋습니다. ㅎㅎ
거대한 공룡화석보단 따스한 온기가 있는 차 한잔에 더 매료되듯이~
' ' ' ' ' ' ' '
'천수관음' 이신가요?
전 불상에 대해 잘 모르지만, 아무튼 서태후가 이곳까지 올라와서 제를 드렸다고 하는데~ 엄청난 체구에 머리카락길이만도 2m에 달했다고 하니.. 오르내리는데 쉽지는 않았겠네요. 갑자기 시중들과 가마꾼들이 막 불쌍하게 느껴집니다..ㅋㅋㅋ
다시 산을 내려와 이번엔 호수를 따라 걸었습니다.
석양을 등진채 저멀리 보이는 구름다리와 정자는 정말 그림같았어요. 따뜻한 녹차와 가족이 너무 그립습니다~
그리고, 중국은 어디서든 따뜻한 물을 구할 수 있는데 장모님께서 주신 휴대용 다기세트를 왜 안가져왔을까.. 후회막급입니다. TㅅT
저녁식사는 북한식당에서 마친 후 일찍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새해 첫날부터 너무 근사한 경험을 했다는 감사함과 뿌듯함도 들고 (물론 가족들에겐 미안하지만..ㅎㅎ) 하루죙일 걸었더니 이젠 편안한 휴식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간절했거든요. 올 한해는 뭔가 좋은 일들이 마구마구 생길것 같은 기대감까지 생깁니다~~
P.S. 좋은 시간 되셨는지 모르겠네요. ^ㅅ^ 천안문 광장과 자금성, 그리고 북경 고전거리를 운치있는 인력거를 타고 쌩~쌩 누비고 다녔던 셋쨋날 이야기도 빨리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회원님들, 감기 조심하세요~
|
첫댓글 사진과 글들.. 정돈이 잘 되어 있어서
마치 여행을 하고 있는 듯 쉽게 보고 있습니다. 감사드려요.^^
다치신 무릎은 어떠세요..
계단 오르내리는 것은 조심하셔야 될 것 같습니다.
다니시면서..
장모님이 주신 여행기로 만리장성에서, 이화원에서 차한잔 하셨더라면
타국에서 느끼는 추웠던 마음이 따뜻하고 포근하게 녹아 내렸을텐데요.
넘 고마운 운전사님!
음식도 맛있어 보여요. 한 번 시도해 볼랍니다.
재료가 복잡해 보이지 않고 맛이 있을 것 같아요(침꼴깍!)
멀리 계시니 가족들이 많이 걱정하고 계실겁니다.
식사 잘 챙겨 드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셋째날 이야기도 언능 올려 주셔요.^^
걱정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릎은 요번에 한국가면~ 꼭 병원에 가보려 합니다. :)
와우~ 사진이 제대로네요.
감사합니다.. 담엔 꼭 중국차 마시는 사진도 올리겠습니다 ^ㅅ^
몇해전 음력설날 중국에서 보름정도 머문적이 있었는데 밤낮으로 폭죽을 터트려서 전쟁 일어난줄 알았습니다~^^
신정엔 조용한가 봅니다...^^
북경일기 3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그리고, 구정때 보름이나 계셨으면.. 제대로 느끼셨겠네요.
명절을 국가적으로 화끈하게(!) 지내는 중국인들의 모습을 보면 한편으로 부럽기도 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