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시 : 2017년 4월3일(월)-4월4일(화) 1박2일
장 소 : 영광군 염산면 내남지(구내저수지)/봉양지
날 씨 : 4.3일 아침에 안개때문에 고생, 낮에는 따뜻
동행자 : 단독 출조
조 과 : 잉어(82cm)1수 외 9치 붕어 기타
미 끼 : 지렁이, 글루텐
<내남지에서 82cm잉어 낚다>
낚시꾼들 사이에 잘 알려진 염산면 내남지(구내저수지)를 한 번 출조해 보기로 했다.
3,4년 전에 제방에서 비가 내리던 날 짬낚으로 해보기는 했지만, 소문난 상류대 뗏장수초대를 한 번도 대면해 보지 못해 산란철을 기대하며 출조해 보기로 한 것이다.
마을 안 길에는 도로 확장공사를 하느라 복잡하였지만 그런대로 정비가 되어 있어 통과할 수 있었다.
광주에서 출발하면서부터 저수지 도착할 때까지 아침 안개가 너무 자욱하여 비상등을 켜고 저속으로 앞차만 보면서 따라가다 보니 시간이 상당히 걸렸다. 도착해서도 자욱한 안개 때문에 저수지 전경을 확인할 수는 없었으나 뗏장 수초가 잘 발달되어 있다는 것을 어슴프레 할 수 있었다. 낚싯대 1대만 들고 수심을 체크해보니 70cm정도 나왔다.
잠시후 안개가 점점 걷히고 난 후 저수지를 살펴보니 붕어들이 한창 산란하느라 저수지 전체가 시끄럽다. 바람이 안 타는 곳을 찾아 마을 건너편 산아래 쪽에 대를 편성하였다. 수심은 약 60cm에서 90cm 정도 나왔다. 1대씩 수심을 맞추면서 지렁이를 끼워 셋팅해 나가는 데 바로 발 밑까지 나와서 산란하느라 인기척도 두려워하지 않는 것 같다. 작은 크기의 붕어부터 월척급 붕어까지 모두들 산란하기 위해 뒤집느라 말 그대로 야단 법석이다. 이렇게 요란한데 입질이 들어올까 걱정도 됐지만 혹시나 하고 2.5칸부터 4.2칸까지 총 12대를 편성하였다. 그런데 수초 속에서는 크고 작은 붕어들이 눈에 들어오는데 입질은 영 들어오지 않는다. 낚시 이론상 한창 산란 중일 때는 주저하지 말고 짐을 챙겨 다른 장소로 가라는 말이 생각났다.
2시간 정도 해 보았지만 5치 한 마리 붕어 얼굴 보았을 뿐 별다른 입질이 들어오지 않았다. 그래서 과감히 장소를 옮기기 위해 왼쪽부터 차례로 낚싯대를 걷기 시작했다. 3대째 걷고 있는데 맨 오른쪽에서 2번째 3.0칸에서 입질이 들어온다. 찌가 3마디 올리고 난 후 옆으로 끌고 간다. 그래서 급히 챔질을 했더니 처음에는 가볍게 끌려오더니 갑자기 큰 물보라를 일으키더니 옆으로 피아노 소리를 내면서 뗏장 속으로 파고 든다.
처음에는 허리급 월척붕어인 줄 알았는데 그 크기로 봐서는 붕어같지 않고 잉어라는 생각이 들었다. 3.0칸 VIP대물대가 활처럼 휜다.
원줄이 모노필라멘트 2호에다 목줄도 1.5호 카본줄이라 불안했지만 차분히 힘을 빼기 시작했다. 몇 번 물을 먹히고 천천히 발 밑으로 유인하였다. 30분 정도 씨름하다 수초 위로 배를 보인 놈을 보니 70cm가 넘는 잉어였다. 힘은 빠졌지만 언덕이 높아 줄을 잡고는 원줄과 목줄이 약해 도저히 끌어올릴 수는 없고 마침 뜰채를 펴 놓은 상태라 뜰채를 들고 머리를 넣어 들어보려 했지만 뜰채 깊이가 얕아서 제대로 들어가지 못하고 꼬리를 조금만 흔들어도 다시 빠지고 만다. 그러기를 여러번 끝에 저도 힘이 빠졌는지 움직이지 않기에 가까스로 들어올릴 수 있었다.
줄자로 재어보니 82cm나 되었다. 비록 잉어였지만 이런 크기의 잉어는 처음으로 낚아보는 것 같다.
염산 내남지 최상류 수초대가 잘 조성되어 있다.
염산 내남지 최상류 수초대 속에서는 산란이 한창 이루어지고 있었다.
필자가 자리 잡은 염산 내남지 최상류 수초대
수초대 안에서는 붕어들이 한창 산란중이고, 수초 가까이 대를 편성하였다.
2.5칸부터 4.2칸까지 총 12대를 편성하였다..
제가 자리잡은 오른쪽 수초대에서도 산란이 한창이다.
낚시 자리와 차와의 거리는 20m정도로 배치하였다.
낚시자리 뒤에서는 온갖 나무에 새싹들이 움트고 있었다.
나와 함께 모든 낚시터를 헤매고 다니느라 고생하는 나의 애마인데 제대로 세차도 못해 주어 항상 미안한 생각이 든다.
내남지에서 지렁이를 먹고 나온 82cm 잉어
내남지에서 3칸대에서 잡은 82cm 잉어
내남지에서 3칸대에서 잡은 82cm 잉어
<봉양지로 자리를 옮기다.>
대형 잉어와 실랑이를 벌이느라 힘이 빠진데다 붕어 입질은 들어오지 않고, 수초대에서는 산란이 한창이라 입질 받기가 어려울 것 같아 가까운 곳에 위치한 봉양지로 옮기기로 하였다.
봉양지 서쪽 방향 석축 제방
봉양지 북쪽 방향 갈대 수초 주변에 2-3명의 조사들이 자리잡고 있었다.
봉양지 남쪽 방향 석축 제방
봉양지 서쪽과 남쪽 방향 석축이 만나는 코너에 자리잡았다.
석축이지만 발판을 놓지 않고 땅에 받침대를 꽂고 3.8칸부터 5.2칸까지 쌍포로 10대를 편성하였다.
* 산란철이고 명성을 날리는 봉양지라 큰 기대를 걸고 처음으로 이 곳에 낚싯대를 드리우게 되었다. 수심이 약2.5m정도 되어서 장대 위주로 10대를 편성하였다.
미끼는 지렁이를 사용하였고 채비는 올킬채비 바닥 버전으로 셋팅하였다.
지나가는 조사들이 둘러보면서 이 자리는 낚시가 잘 되는 곳이며 대형붕어들이 간혹 출현한다고 했다. 그래서 채집망도 넣고 밤낚시를 잔뜩 기대하였다.
그러나 얼마후 5.2칸대에서 신호가 들어와서 힘을 주어 챔질을 해보니 전차표 크기의 붕어가 날라온다. 너무 실망이다. 얼마 지나 5.0칸대에서도 똑같은 크기의 붕어가 날라온다.
실망을 금치 못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가 찌를 바라보니 5.2칸 찌가 보이지 않는다.
챔질을 해보니 이번에는 제법 힘을 쓴다. 가깝게 끌어올려 보니 월척은 안되고 9치 정도 되었다.
6시 정도 되어 저녁을 해결하고 전자케미로 바꾸어 밤낚시를 준비하였다. 밤케미를 끼워 낚시한 지가 상당히 지나도 제대로 된 입질이 들어오지 않는다. 얼마 후 찌를 끌고가는 입질이 들어오더니 챔질을 해보니 동자개(빠가사라)가 나온다. 그후로도 동자개가 계속 나온다. 동자개는 바늘을 깊숙히 삼키는 경우가 많아 바늘을 빼느라 고생을 하고 침에 독이 있어 제가 가장 싫어하는 민물고기 중 하나다. 더 이상 지렁이 미끼를 사용할 용기가 나지 않아 글루텐으로 바꾸어 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 기대가 큰만큼 실망도 클 수 밖에 없었다.
11시 정도 밤낚시를 포기하고 차에서 잠을 자고 아침에 일어나 지렁이를 달아 8대를 셋팅 기다려 보았지만 전혀 반응이 없다.
그래서 낚시는 포기하고 수심이 깊은 곳은 모처럼 온지라 올킬채비 내림채비 현장 찌맞춤을 하나하나 완성하고 짐을 챙겨 집으로 향하였다.
요즘이 산란철 황금기라 할 수 있는데 1박2일 동안 명성이 나 있는 낚시터에서 제대로 된 붕어입질도 받지 못하고 돌아서야 하는 마음이 아쉽기만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