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예술전용공간지원사업
제9회 2인극 페스티벌 - ‘창작 2인극 작품전’에 대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연극적인 탐구를 목적으로 2000년도에 시작하여 그 동안 8회에 걸쳐 소기의 성과를 이룩한 <2인극 페스티벌>이 ‘창작2인극 작품전’이란 제목으로 2009년 10월 제9회째의 페스티벌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한국창작희곡의 개발과 지속적 육성을 목표로 2008년 공모를 통해 선정된 6개의 작품이 무대에서 초연되며, 한국공연예술의 메카 대학로를 대표하는 단체들인 극단 작은신화, 극단 신기루만화경, 극단 혼, 극단 뚱딴지, 극단 앙상블, 극단 오늘이 주관단체로 참여 합니다.
동시대 인간의 삶과 풍경에 대한 작가들의 문학적 고뇌와 더불어 이를 무대 언어로 육화시켜낸 공연예술가들의 예술적 역량과 창조적인 에너지를 한껏 느껴 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2인극 페스티벌의 정신은 ‘최소한의 인간관계를 통한 연극 기본정신의 부활’이지만 이를 위해 쓰인 작품들은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그래서 그 동안의 작업들에서 여러 차례에 걸쳐 지적되었던 작품을 선정하는 방식을 다양화하여 충분한 레퍼토리를 확보하기 위해 여러 시도를 해왔습니다.
제1회에서부터 제3회까지는 번역극과 창작극을 가리지 않고 2인극으로 쓰였거나 2인극으로 공연이 가능했던 다양한 종류의 소재들을 발굴하고자 희곡과 소설 등을 망라하여 작업해 왔습니다. 그리고 제4회, 제5회에서는 각각 프랑스와 러시아의 문학작품 및 연극들을 컨셉트로 다루었습니다. 제6회에서는 <육담과 골계>라는 제목으로 선조들의 해학과 삶의 지혜를 우리의 눈으로 현재화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고금소총”을 그 소재로 정하여 5작품을 창작 공연하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습니다. 선조들이 그러하였듯, 성과 웃음을 저속하지 않게 예술로 승화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7회에서는 <경계와 소통>이라는 제목으로 우리시대, 우리시각에 기초한 양식적 해체와 재구성 과정을 통해 다양한 해외작품들을 보다 더 우리정서에 와 닿는 작품들로 재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제8회는 <특별한 만남>이라는 제목으로 행사를 세분화하여 공연예술전공대학생들과 일반대학 동아리들이 참여하는 신선하고 패기 넘치는 2인극 페스티벌로 2인극에 대한 저변 확대와 아울러 관객들과 참여자들에게 2인극만이 가진 근본적인 연극성을 실제로 느낄 수 있는 자리 였던 ‘젊음과 함께 노는 2인극’, 극장이라는 닫힌 공간이 아닌 탁 트인 야외에서 대중들과 함께 어울려 벌이는 2인극 축제로 다양한 장르의 듀엣 공연들이 펼쳐지는 환상적인 야외 축제로 진행된 ‘야외로 뛰쳐 나온 2인극’, 지난 6회까지의 작품들 중에서 공연의 성과가 뚜렷하여 기억에 남을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방법과 기회가 닿지 않아 재공연 되지 않은 6편을 엄선하여 다시금 무대에 올려지는 행사로 페스티벌의 성과를 회고하고 정리하는 자리였던 ‘뒤돌아 보며 미래를 꿈꾸는 2인극'으로 구성되어 다양한 시각이 공존하는 페스티벌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기존의 공연경험을 바탕으로 관객친화적인 공연환경 구축 및 관람편의를 위해6개 작품을 세 팀으로 나누어 하루에 2개 작품씩 일주일씩 릴레이로 공연됩니다. 이는 축제로서의 본래의 취지인 집약성과 관객의 참여도를 보다 강화하고자 하는 시도입니다.
한국창작희곡의 개발과 지속적 육성을 목표로 공모를 통한 ‘창작2인극 작품전’으로 진행되는 이번 9회 행사에 이어 축적된 성과와 결과물을 토대로 향후 이어지는 2인극 페스티벌은 ‘2인극 10주년 페스티벌’ 및 ‘아시아 2인극 축제’와 ‘국제 2인극 페스티벌’을 후속 행사 타이틀로 기획하여 내실과 규모를 심화,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해를 거듭할수록 독창적이고 실험적인 작품들과 대중 친화적인 작품들이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며 한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 축제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2인극 페스티벌’은 이제 아시와와 세계를 향한 페스티벌로 성장, 진화해 가는 노정을 시작합니다.
제9회 2인극 페스티벌 <창작 2인극 작품전>
‘A팀’ 셋업 10.5 - 10.6 (2일) / 공연 10.7 ? 10.13 (7일)
*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김숙종 작) - 개막작 연출 - 최용훈 (극단 “작은신화”)
* 오해 (최명희 작) 연출 - 동이향 (극단 “신기루만화경”)
‘B팀’ 셋업 10.14 - 10.15 (2일) / 공연 10.16 ? 10.22 (7일)
* 잊혀진 노래 (조병여 작) 연출 - 김태훈 (극단 “혼”)
* 칼슘의 맛 (김원 작) 연출 - 문삼화 (극단 “뚱딴지”)
‘C팀’ 셋업 10.23 - 10.24 (2일) / 공연 10.25 ? 11.1 (8일)
* 지상 최고의 명약 (이강국 작) 연출 - 반무섭 (극단 “앙상블”)
* 내영역에서 (강경은 작) ? 폐막작 연출 - 위성신 (극단 “오늘”)
2인극 페스티벌은 무엇이 다른가?
■ “2인극 페스티벌”은 정형화된 행사가 아닌 매년 새롭고 특별한 작업태도로 임하는 적극적인 연극운동이다.
“2인극 페스티벌”은 내실과 완성도 높은 작업을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실천하며 진행해왔다. 제1회에서부터 제3회까지는 번역극과 창작극을 가리지 않고 2인극으로 쓰였거나 2인극으로 공연이 가능했던 다양한 종류의 소재들을 발굴하고자 희곡과 소설 등을 망라하여 작업해 왔다. 그리고 제4회, 제5회에서는 각각 프랑스와 러시아의 문학작품 및 연극을 컨셉트로 다루었다. 제6회는 선조들의 해학과 삶의 지혜를 지금 우리의 시각으로 현재화하여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고자 <육담(肉談)과 골계(滑稽)>라는 제목으로 “고금소총”이란 고전설화집의 내용을 소재로 전 작품을 새롭게 창작화하여 공연했다.
제7회에서는 세계 각국의 2인극 작품들을 동시대 우리 시각에 기초한 창의적인 해석을 통해 새롭게 변모된 모습으로 관객과 만나며, 보다 더 우리정서에 와 닿는 작품들로 재 탄생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제 8회는 <특별한 만남>이라는 주제를 가지고 행사를 세분화하여, ‘젊음과 함께 노는 2인극’, ‘야외로 뛰쳐 나온 2인극’, ‘뒤돌아 보며 미래를 꿈꾸는 2인극'으로 나뉘어서 다각적인 페스티벌로 활성화 시켰다.
■ “2인극 페스티벌”은 끊임없이 변화하며 진화하는 동시대에 부흥하는 맞춤형 페스티벌이다.
2000년 첫 시작을 동숭아트센터 소극장과 옥상 특설무대, 그리고 극장 밖 야외무대에서 공식작품 8편 이외에 30여 편의 자유참가작들로 축제를 벌인 이후 끊임없이 다각적인 방법으로 관객들과의 새롭고 적극적인 만남을 위해 진화해오고 있다. 그 동안 각 참여 팀들이 일정기간씩 공연을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2006년 제6회부터는 모든 공연을 하루에 한꺼번에 연속적으로 공연하였다.
이는 축제로서의 본래의 취지를 보다 강화하여 팀 단위의 공연이 갖는 개별성을 줄이고 보다 관람의 집중도를 높여 축제 분위기를 더욱 살려내기 위해서이다. 그리고 2007년 제7회는 앞선 공연방식에서 제기된 장시간의 관람에 따른 불편을 보완하고자 동숭무대 소극장에서 2주씩 두 팀으로 나누어 팀 당 세 극단의 작품들이 연속으로 공연하였으나, 여전히 시간과 공간의 제약이 주는 부담감을 고려하여 이번 8회에서는 하루 2개 공연으로 재조정되어 3주간 진행됐다.
또한 관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페스티벌에 대한 흥미를 높이기 위해 제6회부터는 관객이 뽑는 ‘인기작품상’을 선정했고 이를 지속한다. 이는 페스티벌의 모든 작품을 관람한 관객들에게 투표권을 부여해 가장 인기 있는 작품을 선정하는 것이다. 이것을 통해 현재 관객들의 성향을 분석하여 향후 공연들의 방향성을 잡아보고자 하는 것이며 참여 극단간의 선의(善意)의 상호경쟁을 유도해 좀더 완성도 높은 공연들을 만들어가려 한다.
■ “2인극 페스티벌”은 전문성과 객관성을 확보한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페스티벌이다.
2인극 페스티벌에서는 5회, 6회, 7회, 8회를 거치면서 새로운 공연 평론문화를 이끌어가는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이하 공이모)”이 협력하고 있다.
“공이모”는 지난 페스티벌들과 마찬가지로 각 극단 별 작품의 창작과 공연화에 도움을 줄 드라마트루그로서 참여한다.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전문적인 시각으로 작품을 완성하는데 지속적인 상호 협력을 하고 있다. 그리고 더불어 페스티벌의 최종평가도 함께 한다.
■ “2인극 페스티벌”은 현장의 노하우와 학문적 탐구가 함께 어우러지는 진정한 의미의 산학연대 페스티벌이다.
제5회, 제6회, 제7회, 8회에 걸쳐 주최측인2인극 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함께 공동주관으로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 참여에 이어 8회 때 동양대학교 연극영화과가 함께 하며 산학연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
무대, 오브제, 조명, 의상 등의 무대미술의 제반 분야에서 전공하고 있는 상명대학교 예술디자인 대학원생들과 동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전공생들에게는 공연현장의 경험과 더불어 작업자들의 실재적 노하우를 접하게 될 절호의 기회를 마련하여 상호 미래지향적인 발전모델을 모색해 나아가고 있다.
또한 현장 작업자들에서는 학생들의 참신하고 풋풋한 아이디어를 통해 각자의 작품들을 더욱 빛나게 하며, 공연의 형식이 연속적이기 때문에 제한된 시, 공간 내에서 최대한의 예술적 효과를 내기 위해 보다 간결하고 이동, 보관이 가능한 형태의 창조적 작업을 연구 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다 많은 공연예술관련 대학들과의 연계작업을 도모하여 진정한 산학연대의 페스티벌로 위상을 공고히 다져가는데 노력할 것이다.
■ “2인극 페스티벌”은 단순 일회성 행사가 아닌 실험과 도전정신을 갖춘 활력을 제공하는 의미 있는 페스티벌이다.
작업자들에게는 새로운 작품의 창작과 더불어 공연화라는 2중고를 겪게 하는 고통스런 페스티벌이지만 관객들에겐 다양한 목소리와 표현을 만끽할 수 있는 신선한 기쁨을 느끼게 하고 있다.
연출가들에게는 자유롭게 자신의 목소리를 표현할 수 있는 창작의 기회이며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배우들에겐 오로지 2인극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심도 있고 파워가 있는 캐릭터에 접근할 수 있는 기회이다.
“2인극 페스티벌”은 많은 신진연출가들의 등용문이었으며 기성연출가들의 진정한 실험의 장이었다. 2인극 페스티벌을 거쳐간 젊은 연출가들이 이제는 대학로에서 든든한 3~40대 연출가로 자리매김을 했고 기성연출가들에겐 2인극이라는 제한된 공연 형태가 오히려 다양한 실험들을 가능케 하고 도전정신을 부추겨 왔다.
그 동안 2인극 페스티벌에 참여했던 많은 공연들이 일회성의 행사로 끝나지 않고 끊임없이 재생산되어 대학로를 더욱 다양하게 채워가고 있다.
A팀 2009년 10월7일~13일
<가정식 백반 맛있게 먹는 법>
작 김숙종 / 연출 최용훈 / 드라마투르그 박연숙
38살의 소심하고 귀여운 만화가의 집에
어느 날
방문판매 영업사원이 화장실을 쓰기위해 들어온다.
화장실을 쓴 영업사원은 만화가에게 갈증을 호소하며 물을 부탁한다.
그리고 영업사원은 자신이 팔고 있는 백과사전을 만화가에게 집요하게 권한다.
만화가는 영업사원을 위해, 보리차, 생수, 주스 까지 건넨다.
소심한 만화가는 뻔해 보이는 영업사원의 속임수에 속수무책 당하기만 한다.
결국 영업사원의 마수에 빠진 만화가는 백과사전 구입 계약서에 서명하게 되고,
두 사람은 카드를 가져간 사람을 기다리며 만화가의 집에서 점심을 함께한다.
그리고 사건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다.
다른 나무꾼처럼 지게 작대기로 개구리에게 겁을 주거나, 흉하다고 침을 뱉지 않았기 때문이에요. 따뜻한 눈길로 바라봐 주고, 먹기 쉽도록 한입씩 숟가락으로 떠 넣어주고, 싱거울까봐 반찬까지 먹여주며 희망을 줬잖아요. 다 닳아서 없어져 버린, 아니 처음부터 없다고 생각했던 희망 요. 근데 나무꾼이 준건 희망이 아니라 동정이었죠. 도시락 도 나눠 줄 수 없는 싸구려 동정심.
<오해>
작 최명희 / 연출 동이향 / 드라마투르그 최영주
한 청년이 강도살인을 목적으로 하자보수를 가장하고 아파트에 침입한다.
아파트엔 비슷한 연배의 주부가 있어 그를 맞는다.
일하는 척 틈을 엿보는 청년, 여자의 경계심을 누그러뜨리기 위해 여자와의
대화를 시도하고, 여자는 나름 뭔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하고 긴장을 늦추지 않다가 차츰 청년의 능란한 화술에 말려들면서 긴장과 안심 사이를 왔다갔다 한다.
한편 청년은 여자에게서 자신의 어린 시절 “엄마”를 떠올리기도 하고 아파트의 오렌지색 등갓에서 따스했던 어린 시절 식탁등 색깔을 기억해내기도 한다.
또한 자신의 의도에 잘도 말려드는, 점차 자신을 이해하고 따스한 마음을 열어보이는 여자의 여리고 순진함에서 오래 전 자신이 잃어버린 소중한 가정의 사랑과 행복을 떠올리면서 마침내 그답지 않게 울먹이고 만다.
자신이 여기 온 목적이 무엇이었나를 잠시 잊었던 시간인 것이다.
여자가 그만 베란다에 나가 일을 계속하라고 하자
청년은 약속이 있었던 걸 깜빡했다며 일당도 포기한 채 가버린다.
청년이 떠나자 여자는 마침내 공포에서 벗어나 안도하면서
앞으론 이런 사람 집안에 들일 때 더욱 조심해야겠다 새로이 방어태세를 다진다.
대도시 아파트 그 하나하나의 밀폐된 공간 속에 둥지틀고있는 현대 도시인들은 차츰 외로움이 뭔지조차 잊어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작품은 분명 그 안에, 소통의 단절과 극도의 이기심으로 특징지어지는 현대 도시인들 중 하나일 수 밖에 없는 나 자신을 담고 있을 것이다.
그 외로움과 단절은 나 혼자는 어찌해 볼려야 볼 수 없는 구조적 문제이리라 여기면서 이 작품을 써내려갔다.
두 가지 삶이 있다.
하나는 잘 보호된 온실 속 삶이고, 또 하나는 세파에 찢겨나간 상처 투성이 삶이다.
이 작품에서 청년은 나락의 입구까지 와 있고, 여자는 평범하지만 안온한 일상을 누리고 있다.
청년은 여자를 살해해서 자신의 심리적 물질적 결핍을 채우는 범죄자의 길을 가고저 했지만 마침내 그 뜻을 접고야마는 과정을 통해 우리가 삶에서 흔히 바라고 구하는 아름다움과 따스함의 어떤 측면을 보이고, 그 모습 중 하나로 볼 수 있는, 여자가 아직껏 지니고있는 순진함과 여린 마음, 청년이 어린 시절 잃어버린 사랑과 행복 등을 우리를 파괴하는 고독과 단절, 포악함의 대척점에 놓고 생각해 보았다.
B팀 2009년 10월16일~22일
<잊혀진 노래>
작 조병여 / 연출 김태훈 / 드라마투르그 최은옥
그녀와 지금의 그는 오래된 연인이다. 그 만큼의 시간이 그들 사이에 강처럼 흐르고,
강이 폭을 넓히듯이 그녀와 그의 사이도 점점 멀어진다.
이 시간의 강이 언제 범람해서 그녀와 그를 집어삼킬지 모를 일.
그런데도 그녀와 그는 아니더라도 살아간다.
서로 만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인 일요일 없이 살 수는 없을 거 같아서.
그런데 그가 일요일마다 산에 가겠다고 한다. 더 이상 기다리지 말라고 한다.
그가 산에 올라간 날, 지금의 그가 알고 지내는, 새로운 그 가 찾아온다.
석가탑은 시간을 견디고 있고, 나는 당신을 견디고 있다면서
영원히 그녀를 사랑하겠다는 새로운 그의 서툰 고백.
그러나 그녀는 또 한 번 속지 않겠다고 읊조린다.
집 앞을 지나는 시끄러운 기차 소리 속에서 그가 그녀를 응시한다.
기차가 지나기만을 기다리며 그녀를 응시한다.
그녀는 그런 그에게 자신도 모르게 입을 맞춘다.
그녀가 새로운 그에게 점점 다가가면서, 그녀의 시간도 살아 움직이기 시작한다.
하지만 석가탑 앞에 다보탑이 없었다면 석가탑은 무너졌으리란 걸 잘 아는 그녀가
지금의 그 없이 살 수 있을까. 그와의 시간 없이 살 수 있을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한 번 사랑을 할 수 있을까.
새로운 그와의 사랑은 시간 앞에 잠기지 않을 수 있을까-
범람한 강처럼 모든 것을 휩쓸며 무자비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시간을 견딜 수 있을까. 모든 것이 잊혀지는
시간 속에서 어떻게 또 다시 잊혀진 노래를 부를 수 있을까.
잠겨버린 사랑을 지키기 위해서 그저 기다리는 여자가 있다.
기다림이 의무가 되어버린 그녀에게 시간이란 흐르지 않는다.
그러나 그녀에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자,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한다.
시간 없이 살다가, 시간이 비처럼 뚝 뚝 내리자 그녀의 가슴이 울리기 시작한다.
이 빗물이 다시 모여 강물이 되고 범람하여 나의 사랑을 휩쓸지라도
그녀는 다시 또 사랑을 시작한다. 다시 살 수 있을 것만 같아서.
자신의 생이 아니더라도 아니더라도 흘러가는 사람들, 시간 없이 사는 사람들.
어느 날 시간이 비처럼 툭 툭 떨어진다면 온 몸으로 그 비를 맞을 수 있을까.
내리는 소나기를 온 몸으로 맞은 그녀는 시간의 장난에 휘말려도
다시 한 번 노래를 부를 수 있을 것이다.
다시 한 번 노래를 창조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우리가 우리를 잠재우려는 시간 앞에서 할 수 있는 방법 아닐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또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 잊혀질 노래를 또 다시 부르기 위해-
<칼슘의 맛>
작 김 원 / 연출 문삼화 / 드라마투르그 남승연
먼-, 아주 먼 미래.
환경파괴로 말미암아 인간이 먹을 수 있는 모든 육류와 야채는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만다.
어쩔 수 없이 지구의 인간들은 식품과학개발이 만들어낸 조잡스런 인공식품을 먹으며 바퀴벌레처럼 목숨을 연명하게 된다.
인공식품을 개발하는 한 회사의 개발실.
새로운 직원을 뽑는다는 광고를 보고 한 청년이 찾아오게 되는데…
이런 글 쓰는 게 제일 어렵습니다.
글쟁이가 글 쓰는데 무슨 의도가 있겠습니까.
어느 날, 느닷없이 ‘칼슘의 맛’이 무엇일까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후 식품에 대한 책을 닥치는 대로 찾아보며 느닷없는 의문엔 뼈가 생기고
살이 붙었습니다.
그래서 쓰게 된 작품이 <칼슘의 맛!>입니다.
그렇게 썼습니다.
작가란 인간들이 집필 의도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설명하는 거 있잖아요.
그거 믿지 마세요.
절반 이상이 구라입니다.
그냥 영감 받아 쓴 걸 거예요, 아마도.
스쳐 지나가는 생각을 그럴 듯한 구라로 포장해내는 것이 글쟁이의
재주라면 재주이겠습니다.
하지만 독자와 관객인 바로 당신들과 소통하고 싶은 욕망은 있습니다.
어쩌면, 조각 같은 영감을 하나의 이야기로 만들어지게 하는 건
바로 당신들 때문일지도 모르죠.
바라옵건대 제가 <칼슘의 맛!>에 집어넣은 작은 메시지를 당신들과 나누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런데요, 칼슘의 맛은 진짜 어떨까요?
C팀 2009년 10월25일~11월1일
<지상 최고의 명약>
작 이강국 / 연출 반무섭 / 드라마투르그 김정수
간혹 왜 사나 싶을 때가 있다.
하루가 막막한 목매한 중생들은 함께 모여 극약을 나눠 마시고
국민배우라 불리던 사람이 스스로 목을 매고
한 때 나라의 가장 높은 곳에 계시던 분이 천길 절벽에 스스로 몸을 날리셨다 한다,
하지만 인명(人命)은 재천(在天)이라...
천명(天命)을 거슬러 스스로의 삶을 정리하여 임의로 수명을 재단(裁斷)함이란 헛된 인생들의 부질없는 욕심으로 하늘 앞에 또 하나의 불경스러운 일이 될 것이다.
자신의 분식 집에 칼국수를 배달 시켜 먹는 여자 아나운서를 홀로 사랑하게 되면서 자신의 사랑을 들어 내놓고 당당할 수만은 없는 자신의 처지에 절망하여 이유같지 않은 이유로 생(生)을 정리 하는 약을 구하겠다는 철없는 젊은이와 백약이 무효인 불치병에 죽어가는 딸을 두고 쓰린 가슴으로 사람들의 잘못된 생각을 바로잡으려 애 쓰는 이가 자살 싸이트를 통해 만나 때로 유쾌하고 때로 씁쓸한 해프닝을 통하여 생(生)의 소중함이란 지극히 평범한 진리에 대하여 다시 한 번 상고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되어주었으면 한다.
<내영역에서>
작 강경은 / 연출 위성신 / 드라마투르그 하형주
‘내영’(來迎)이라는 이름의 지하철 역.
내영역을 찾은 70대의 한 여인. 그러나 매표소엔 아무도 없다.
무임표를 구하지 못해 머뭇대는 찰나, 오래전 사별한 남편이 그녀 앞에 나타난다. 그는 그녀에게 갈 길을 재촉하지만 그녀는 고집대로 역무원을 기다린다.
기다리는 동안, 그녀의 곁에 머무는 남편. 생전 그리 살갑게 지내지 못했던 부부는 오고 가는 핀잔과 농담 속에 못다 한 이야기를 하나 둘씩 풀어간다. 시간과 공간을 넘어설 때까지 그들의 대화는 계속된다.
죽음은 누구나 혼자서 맞이해야 하는 고독한 여정(旅程)이다. 그러나 그 여정에, 누군가 동행해 준다면 조금은 덜 쓸쓸하지 않을까.
한 인생의 쓸쓸하지 않은 마지막을 그리고 싶었다. 허무와 회한이 남지 않는, 온기(溫氣)가 있는 그런 마지막을.
제10회 2인극 페스티벌 <2인극 10주년 페스티벌>
■ 장 소 : 대학로 소재 공연장 다수
■ 일 시 : 2010년 10월 ~ 11월
■ 개최형식 : 20여개 극단이 수준 놓은 2인극 작품을 선보이는 페스티벌
■ 주 최 : 2인극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참여 극장
■ 주 관 :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각 극단들
■ 협 력 :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제11회 2인극 페스티벌 <아시아 2인극 작품전>
■ 장 소 : 대학로 소재 공연장 다수
■ 일 시 : 2011년 11월 중
■ 개최형식 : 일본, 중국, 대만 등 아시아 지역의 2인극 작품 4 ~ 6편
■ 주 최 : 2인극 페스티벌 조직위원회, 참여 극장
■ 주 관 :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각 극단들
■ 협 력 : 공연과 이론을 위한 모임
제 8회 2 인극 페스티벌 <특별한 만남>
2008서울문화재단 유망예술프로그램집중육성사업
◆ 2008년 5월10일-6월2일 / 풍기문란센터 / 총 10작품 참가
‘뒤돌아 보며 미래를 꿈꾸는 2인극’
<정씨 여자>
작, 연출 반무섭 / 드라마투르그 장영미 / 출연 안성헌, 최지훈
<ZEMITA>
작, 연출 정규하 / 드라마투르그 김 효 / 출연 정규하, 노소룡
<갈매기_지독한 사랑>
작 안톤체홉 / 연출 김태훈 / 드라마투르그 장현주 / 출연 신서진, 이계구
<욕조>
작 장 필립 뚜생 / 연출 박정석 / 드라마투르그 김영균 / 출연 장용철, 조정민
<우중산책>
작, 연출 김진만 / 드라마투르그 홍재웅 / 출연 정지환, 김효배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작 페르난도 아라발 / 연출 백은아 / 번역 김미라 / 드라마투르그 배선애
출연 임채용, 김동원
‘젊음과 함께 노는 2인극’
<메데이아>
세종대학교 영화예술학과
연출 김원정 / 지도교수 송현옥 / 출연 최 설, 김원정
<오, 마이 박스!>
동양대학교 연극영화과
연출 채의석, 김형용 / 지도교수 강지수 / 출연 채의석, 김형용
<12번째 내일>
한국방송예술진흥원 한국방송아카데미
연출 배은정 / 지도교수 원춘규 / 출연 배은정, 조선아
<동물원 이야기>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연출 한가람 / 출연 백유진, 변영진
제 7회 2 인극 페스티벌 <경계(境界)와 소통(疏通)> Boundary & Communication
2007한국문화예술위원회 예술창작 및 표현활동지원선정사업
◆ 2007년 11월8일-12월2일 / 동숭무대 소극장 / 총 6작품 참가
<바(Bar)스토리> - 원작 : 에드워드 올비(미국)
세종 씨어터 컴퍼니 혼
연출 송현옥 / 드라마투르그 백로라 / 출연 김원정, 김은주
<나락> - 원작 : 아사다 지로(일본)
극단 바람풀
연출 박정석 / 드라마투르그 박연숙 / 출연 정선철, 이철희
<오필리어의 은밀한 사랑 이야기> - 원작 : 윌리엄 세익스피어(영국)
극단 청춘오월당
연출 전용환 / 드라마투르그 김 효 / 출연 권 웅, 정서연
<경남 창녕군 길곡면> - 원작 :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독일)
극단 백수광부
연출 류주현 / 드라마투르그 김영균 / 출연 김선영, 이주원
<코리안드림> - 원작 : 아돌 후가드(남아프리카공화국)
극단 앙상블
연출 반무섭 / 드라마투르그 최윤영 / 출연 맹봉학, 이계영
<푸줏간 여인> - 원작 : 프란츠 크사버 크뢰츠(독일)
극단 76
연출 기국서 / 드라마투르그 김태연 / 출연 이철은, 정희정
제6회 2인극 페스티벌 <육담과 골계>
2006 서울문화재단 시민 문화예술 지원 사업
◆ 2006년 11월3일-11월19일 / 상명아트홀 2관 / 총 5작품 참가
사랑, 그 아름다운 이름만으로 (김태훈 연출, 이용은 드라마트르그, 박성일, 임윤덕 출연)
물동이전 (송현옥 연출, 홍재웅 드라마트르그, 나현민, 배수진 출연)
비기 월단단 (이우천 연출, 김민지 드라마트르그, 봉승호, 정선화 출연)
수인담 外 (기국서 연출, 이은경 드라마트르그, 문건, 이창수, 임정선, 허태경 출연)
정씨여자 (반무섭 연출, 김옥란 드라마트르그, 지춘성, 전진기 출연)
제5회 2인극 페스티벌 <러시아 2인극 작품전>
2005 문예진흥원 - 창의적 예술 활동 지원 선정
◆ 2005년 9월27일 - 11월6일 / 상명아트홀 2관 / 총 7작품 참가
모차르트와 살리에르 (푸쉬킨 작, 김민호 연출, 이용복 드라마트르그, 문진수, 유승호 출연)
나스타샤 (도스트예프스키 작, 남육현 연출, 이정린 드라마트르그, 박태경, 원종철 출연)
귀여운 여인 (안톤체홉 작, 이현정 연출, 김선욱 드라마트르그, 정인석, 김선영 출연)
이상한 여자 (니나 사드르 작, 기국서 연출, 송민숙 드라마트르그, 김미준, 김승희 출연)
갈매기 (안톤체홉 작, 김태훈 연출, 장현주 드라마트르그, 김민재, 송아영 출연)
외투 (고골리 작, 박근형 연출, 조만수 드라마트르그, 김상규, 김도균 출연)
코 (고골리 작, 반무섭 연출, 양기찬 드라마트르그, 맹봉학, 신담수 출연)
제4회 2인극 페스티벌 <프랑스 현대 2인극 작품전>
2004 문예진흥원-창의적 예술 활동 지원 선정
◆ 2004년 8월24일 - 9월26일 / 낙산씨어터 소극장 / 총 6작품 참가
라 뮤지카 (마르그리트 뒤라스 작, 김민호 연출, 문진수. 박소정 출연)
아버지의 연설 (기 프와시 작, 반무섭 연출, 이계영, 박수은 출연)
욕조 (장 필립 뚜생 작, 박정석 연출, 장용철, 조정민 출연)
행복한 나날들 (사무엘 베케트 작, 기국서 기국서 연출, 허태경, 정봉훈 출연)
연애수첩 (장 클로드 가리엘 작, 박근형 연출, 김덕현, 우명희 출연)
의자들 (외젠느 이오네스코 작, 김진만 연출, 지춘성, 김미준 출연)
제3회 2인극 페스티벌
2003 문예진흥원- 창의적 예술 활동 지원 선정
◆ 2003년 5월27일 - 7월13일 / 연우 소극장 / 총 9작품 참가
콧수염 살인사건 (임마뉘엘 카레르 작, 정세혁 연출, 임형철, 박혜정 출연 )
타이피스트 (머레이 쉬스갈 작, 임도완 연출, 정은영, 김재구 출연)
너는 불쌍한 한편의 연극이다 (윤영수 작, 임선빈 연출, 윤차연, 함유운 출연)
불어를 하세요? (머레이 쉬스갈 작, 기국서 연출, 맹봉학, 고수민 출연)
우아하고 감상적인 야구 이야기 (김낙형 작, 연출, 김대통, 이지연 출연)
추파 (김나영, 이시카와 쥬리 작, 우현종 연출, 홍성춘, 조정민 출연)
달에 취하다 - 무용 (박수진 작, 연출, 박수진, 정민아 출연)
무녀의 땅 - 퍼포먼스 (한영애 작, 연출, 한영애, 파닥새)
ZEMITA - 리듬퍼포먼스 (정규하 작, 연출, 정규하, 이진 출연)
제2회 2인극 페스티벌
문화관광부 2001 독립예술 지원작 선정
◆ 2001년 12월8일 - 30일 / 상명 소극장 (대학로) / 총 4작품 참가
건축사와 아씨리 황제 (페르난도 아라발 작, 김미라 번역, 백은하 연출, 박태경, 김신기 출연)
콘트라 베이스와 플롯 (안톤 체홉 작, 하일호 연출, 각색, 권지숙, 김지영 출연)
2인극 (장우재 작, 연출, 이진아 조연출, 윤제문, 김보경 출연)
들개 (이외수 원작, 박정석 연출, 박보애 드라마트루그, 양영조, 김정영 출연)
제1회 2인극 페스티벌
◆ 2000년 8월8일 - 9월24일 / 동숭 아트센터 소극장 및 옥상특설무대, 야외공연장 / 총 8작품 외 자유참가작 30여 작품 참가
토템 (김성수 작, 유수미 연출, 조정민 조연출, 허은미 안무, 김승희, 이명아 출연)
그린 줄리아 (폴 에블맨 작, 박준규 번역, 하일호 연출, 조혜원 드라마트루그, 정지환, 정승길 출연)
담담담-질문과 대답사이 (나상천 원작, 공동각색, 최진아 연출, 출연이성경, 권지숙)
남도 (박상륭 원작, 박정석 연출, 손미옥 조연출, 황강록 드라마트루그, 성홍일, 문경희 출연)
우중산책 (김진만 작, 연출, 김선진 조연출, 서상원, 정지환 출연)
남자는 여자에게로 갔다 (시묜 즐로뜨니꼬프 작, 이상구 번역, 김철형 연출, 오해찰, 윤미향 출연)
장자의 점 (김학선 작, 연출, 이경은 안무, 임은희, 우미화 출연)
화가들 (조정화 작, 김낙형 연출, 손용수, 백진철, 신안진 출연)
알려주어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