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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다모아 사랑 원문보기 글쓴이: moungee(먼지)
성명 | 조경숙 | ||
이메일 | hyeong21@korea.kr | ||
근무부서 | 미래농업연구소 | ||
부서 전화번호 | 061-330-2566 | ||
팩스 | 061-336-2573 | ||
담당업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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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희망이다]“향료는 기후온난화 대비한 녹색성장산업”
조경숙 전남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 |
2009-08-17 오전 11:58:34 게재 |
내일신문은 연중기획 ‘사람이 희망이다’를 연재하며 ‘사람’에게 희망을 찾으려 합니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돌파구를 찾으려 노력하는 우리 이웃과 동료를 만나 그들이 일구어가는 희망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지면 만들기에 독자 여러분도 동참하실 수 있습니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이야기, 희망을 가꾸는 이웃과 동료를 소개해주세요. (문의 내일신문 자치행정팀 2287-2266) “전남이 향 원료 생산 중심지가 될 때까지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할 생각입니다.” 조경숙(50·사진) 전남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국내 향료정제 분야에서는 독보적인 존재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향료 정제장비를 개발했고 돈이 될 만한 향료작물도 체계적으로 분리했다. 요즘은 향료산업 발전을 위한 국책과제를 수행 중이다. 지난 12일 전남 나주에 있는 그의 연구실을 찾았을 때도 서울에 있는 한 향료회사 임직원과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향을 다루는 이지만 그에게서는 진한 땀 냄새가 묻어났다. 억척스러운 기운마저 느껴졌다. 요즘 근황을 묻는 기자에게 “연구실과 숙소만 오가며 하루하루를 보낸다”는 짤막한 답을 던진 뒤 조 연구사는 다시 얼굴을 향료로 돌렸다. 산업스파이(?) 노릇하며 정제술 연구 조경숙 연구사가 향료와 인연을 맺은 건 10년 전. 향료와의 만남은 예고된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평소 향 차에 관심을 많았고 해마다 열리는 농업박람회에 전시하기 위해 꽃을 1만본씩 키우던 터였다. 향료와의 교감은 자연스레 이루어졌다. 박사학위 논문은 그를 향료에 더욱 단단히 엮어 맸다. 2004년 국내에서 생소한 향료추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향료 추출법을 알아보려고 하루가 멀다 하고 국내 화장품 회사나 향료회사를 찾았다. 어느 곳에서도 시원한 답변은 없었다. 각종 문헌을 뒤지고 실험실에서 새우잠을 자면서 추출법에 골몰했지만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조 연구사는 “성과도 없이 시간만 흘러가자 입술이 바짝바짝 말라갔다”며 “뭔가 결단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장고 끝에 무작정 프랑스행을 택했다. 공로연수지로 프랑스를 선택한 것. 향수의 나라 프랑스에서도 막막하기는 마찬가지였다. 그때 눈에 들어온 것이 향수공장을 방문하는 여행상품이었다. 부리나케 여행상품에 가입하고 향수공장을 쫓아갔지만 보안이라는 장벽이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어느 회사도 보안을 이유로 정제시설을 공개하지 않았다. 관광을 핑계 삼아 날마다 향수회사를 찾아 공장 구조를 샅샅이 살펴보는 산업스파이(?) 노릇까지 하게 됐다. “20여일이 지났을까 공장구조가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어요. 그동안 연구했던 내용과 짜 맞추는 작업을 반복하기 시작했죠.” 우여곡절 끝에 국내에서 처음으로 수증기 증류법을 개발, 연구논문을 완성했다. 연구를 시작한지 2년만이었다. “국내에 돌아와 정제 장비를 만들었는데 향 원료가 너무 잘 나오더라고요. 얼마나 기뻤는지….” 조 연구사는 당시 기억을 돌이키며 잠시 말을 잊기도 했다. 45평 연구실에서 세계시장에 도전 논문이 완성된 터라 얼마간 여유 있는 생활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일복 많은 그에게는 역시나 호사였나보다. 유럽에 다녀온 박준영 지사가 전남도에서의 향료산업 가능성에 착안, 산업화를 지시했다. 세계 향료시장은 연간 100억달러 규모. 해마다 시장 규모가 4~9% 가량 성장하고 있었다. 전남은 지리적 조건이나 농업환경이 향료산업에 적합했다. 농토가 넓고 일조량이 풍부해 아열대성 식물인 향료작물을 재배하기에 안성맞춤인데다 섬과 바다를 끼고 있어 지리적으로 향이 강한 지리적 특성도 갖췄다. 더욱이 향료작물은 친환경으로 재배해야 상품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기에 친환경농업을 선도해온 전남만한 곳이 없었다. 향 원료 생산까지 이어진다면 고소득은 당연한 결과였다. 그러나 모든 게 가능성뿐이었다. 원료 향 중 98% 이상을 수입에 의존하는 국내 향료산업 현실도 커다란 장벽이었다. 연구 인력이나 예산이 넉넉한 것도 아니었다. “일은 맡았지만 정말 눈앞이 캄캄했어요. 그렇다고 포기할 수도 없었죠.” 조 연구사는 “그나마 향료에 대한 열정과 정제기술이 있어 다행이었다”고 털어놨다. 45평 남짓한 연구실을 추출·조향·분석실 등으로 나눴다. 연구원 3명이 국내외 향료작물 176종을 수집, 정밀 정제과정을 거쳤다. 그리고 상품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 식물 76종을 골라냈다. 그 다음은 성분 분석. 노지에서 재배가 가능한 45종을 분류, 대상으로 했다. 1㎡당 수확량도 계산했다. 꼬박 3년이 걸린 이 작업 역시 국내에서 처음 시도한 것. 전남도는 마침내 국내 향료산업을 선도할 기술을 갖추는 성과를 일궈냈다. 최근에는 유자 향 정제기술을 농가에 보급해 정유 생산량을 크게 늘리는데 도움을 주고 있다. 조 연구사는 “똑같은 곳에서 재배해도 기후에 따라 향이 다르기 때문에 최소 10년간 연구 데이터를 쌓아야 농가의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향료산업 클러스터 조성 시급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너무도 많다. 향료산업은 재배부터 가공 판매까지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야 성공할 수 있다.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지려면 수백종에 이르는 향료작물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필요한 원료를 언제든지 뽑아낼 수 있는 대형 정제장치와 축적된 데이터 등을 확보해야 한다. 재배단지와 연구·정제시설 등을 갖춘 클러스터가 시급한 셈이다. “대략 1000억원 정도가 필요한 큰 사업이죠. 그러나 이 작업만 이뤄지면 향료회사의 집적화도 가능합니다.” 조경숙 연구사는 “재정자립도가 열악한 전남도에서 모든 재원을 부담하기엔 역부족”이라며 “정부의 관심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향료산업은 지구온난화에 대비한 새로운 녹색성장산업입니다. 정부가 이런 산업에 나서야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