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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본 데이터가 손상된 경우 글자가 ㅁ 또는 공란으로 표기됩니다.혈연(血緣)-지연(地緣)-학연(學緣)의 줄다리기
정실(情實)
한국인(韓國人)은누구인가‥그 의식구조(意識構造) 밑바닥을본다
능률(能率)높아 생산(生産)효과 장점(長點)도
잔심부름쯤 불평없이「충성심(忠誠心)」발휘
불만(不滿)도"날몰라준다"인간(人間)관계들춰
능력(能力)보다 안면(顔面)—유대(紐帶) 중시
연고(緣故)없으면 이질감(異質感)……집단(集團)생활 공존(共存)힘들어
구미(歐美)선 능력기능(能力技能)위주
집단(集團)이 이뤄지는 그 구조가 구미(歐美)와한국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이를테면 각의(閣議)라는 집단(集團)구성을할때,한국에서는 반대당의 인물을 그 구성원으로 한다는 법은 없었다.케네디 정권(政權)이 케네디나 그의 소속당과 아무런관계가 없는 러스크나 오히려 반대당인 맥나마라등을 발탁,요직에 앉힌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이해하기가 어렵다.그것은 반대당을 무마하기 위한정치적복선이 있는것도 아니요,또 연립내각의 냄새를 풍기게 하기위한 것도 아니었다.그것은구미(歐美)의집단은 그집단이 발휘할수 있는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하기 위해 기능적으로 구성을 하기때문이다.
외국에서 학술조사단이나 탐험대,등반대등의 집단을 구성할때 그 단장이 소속한 대학이나 학회나 선후배나제자나 혈연(혈연(血緣))이나 지연(지연(地緣))같은 정실(情實)에 아랑곳없여 능력 발휘를위한 기능위주로 인선이 된다.그 집단외 목적수행에 부합되게끔 광범위하게 발탁 초빙되므로 단장과 면식이없는 사람도 많이 끼이게 된다.일단단원이되면 계약정신에 의해 단장에게절대복종을 하되 일에 관계되지 않는일에는 구속을 받지 않는다.
귀속성(歸屬性)과 화목(和睦)의 함수
한데 한국의 같은유(類)의 집단구성은단장(團長)으로 장로(長老)격인 노교수가 차지하면 그에게 지도받는 소장교수나 그의얘제자 또는 같은 학회소속의 멤버등학연(學緣) 지연(地緣) 혈연(血緣)등 정실(情實)로 구성되게마련이다.만약 구미(歐美)의 집단처럼 기능위주로 계약에 의해 구성한다면 반드시 실패하거나 실패하지 않더라도 능률적이 못되고 불화를빚어 뒷맛이 좋지가 않게마련이다.반면에 기능적인집단구성이 아니라 정실(情實)적인 구성을하면 아무리 적은 조사비,괴로운 환경에도 참아내고 헌신적으로 목적수행을 해낸다.그리고 비단 목적이외의 일—이를테면 단장이나 선배의세슷물을 떠다준다든지 식기를씻어준다든지 하는 가외의 일도 아무런 부담이나 불평을 느끼질 않고 감수해낸다.연전에 서울대학교에서 교수의공개채용을 공고했었다.물론 기능과설력위주의 구미대학(歐美大學)에서는 백번 가능한 일이다.하지만 공개모집에의해정실위주의 한국대학(韓國大學)에 아무런 종적(縱的)인 라인도없이 뛰어든다는 것은 개밥통에 도토리격이 되고만다.일단 응모해서 들어갔다손치더라도 그는 이질감과 소외감과 종적체질의 위화감 때문에 배겨날수없을 것이며 결국 교수공모는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
곧 구미(歐美)의 집단은 기능과 계약위주의 게마인사프트요,한국의 집단은 정실과 화목위주의 게제르샤프트다.
사회학자에 따라서는 이 구조적 차이를 횡(横)적구조(X구조)종(縱)적구조(Y구조)라고도 한다.구미(歐美)의 집단은 구성요원인 ABCDEFG가 마치 강강수월래처럼 횡(横)적으로 손을잡는 형식으로 구성된다.한멤버가 이 집단에들어가려면 그 구성요원들이 승인하는 자격,이를테면 종교,학력,경력,기능등 규정에 맞으면 들어가고 그집단의 규칙에 따라 행동 하면된다.하지만 한국의집단같은 종(縱)구조는 A(사장(社長))아래 BC(국장(局長))가 종속되고 B아래 DE(과장(課長))가 C아래 FG(과장(課長))가 종속되는,마치 대추나무 이엉걸리듯 서열적으로 돼있다.그러기에한멤버가 이 집단속에 들어간다는 것은 A를 정점(頂點)으로한 어떤 종적라인에서열적으로 소속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물론 구미(歐美)에도 사장(社長) 국장(局長) 과장(課長) 계장(係長)의 서열은 있지만 그것은 그직위에필요한 기능만 완수하면 그만이지 한계장(係長)이 밑으로 계원(係員)이나 위로 과장(課長)과의 인간적 정실관계를 배려한다는 법은 거의없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간적(人間的) 유대(紐帶)의 사회구조
작년 10월중순께 일이다.새벽녘 동이 트기가 바쁘게 포항시장(浦項市長)집 문을두들기는 부부가 있었다.이 부부는 어떠한 가사문제를 두고 이러니 저러너밤새워 싸웠던것이다.그 시비의 결말을 보지 못하자 이 부부는 이 고을의 가장 높은 어른인 시장(市長)에게 가서시비를 가려달라기로 하고 등트기를기다렸던것이다.그시비를 가리지못한 안건(案件)이 뭐며,시장이 어떻게 가려주었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이 소속한 취락집단의 가장 우두머리에게 시비를 가려달라고 찾아 가게한 그 어떤요인이 주의를 끌게한다.구미(歐美)의 시장같으면 시(市)행정의 책임자로 그 직책만 수행하면되지만 한국의 시장은 그것만으로 그의 임무가다한다는 법은 없다.그는 그가 다스리는 집단(集團)구성요원인 시민과 행정상의 관계뿐만 아니라 인간적이고 가족적이며 감성적이고 에머셔널한 정실관계를 유지하고 또 배려해야만한다.
지금 여기에 두과장(課長)이있다.능력이완벽하고 무리한 일을 시키지 않으며공평무사(公平無私)한 김과장(金課長)은 일단 직장을 떠나면 과원(課員)들과 인간적 유대가 없다.
반면에 이과장(李課長)은 유능하지도 않을뿐더러 무리한일을 잘시키고 공사(公私)가분명치 않으며 일에 감정이내포된다.한데 부하와의 인간적 유대가 잘되어일을 떠나서도 잘 돌봐준다.
어느과장(課長)을 택(擇)하겠는가 했을때,한국인은 명분상 김과장(金課長)을 택하겠지만자기가 실제로 소속된다할때는 80%이상이 이과장(李課長)을 택할것이다.그것은구조적(構造的) 필연(必然)이기때문이다.
만약 구미(歐美)의 시장이나 사장이나 과장등 집단(集團)의 우두머리가 그의 시민이나 사월이나 과원의 사적인일,가정일에 깊이 개입한다면 우격다짐이 벌어질것이 뻔하다.하지만 한국의 종적인 의식구조는 윗사람이 밑사람의 인간관계,이를테면 성격,버릇으로부터 사적인 고민,마누라의성깔,심지어 형제의 재산,소아마비 걸린 딸까지 배려해서 다스려야한다.
시골 면사무소에 아들을 면서기로취직시킨 아버지가 면장을 찾아가 내자식을 맡긴다고 극진히 인사를 할때그것은 바로 부권(父權)의 이양인 것이다.곧 서구(西歐)의 직장처럼 직무규정이나 사규(社規)의 범위안에서 감독을 하는것 이외에 아버지가 집에서 하는일 곧 인간적,도먹적,인격적 책임도 져야하며따라서 직무상의 일뿐만아니라 개인적이고 사적인 일까지 꾸짖고 들보고어르는 아버지의 역할까지 대행해야하는것이다.
퇴근후 샐러리맨이 잘가는 무교동대포집들의 대화,30개를 믈래 듣고그 내용을 분석 발표한것을 보았는데그중 75%가 직장이나 직장의 윗사람에대한 불만이었고 처음에는 구체적인 불만내용을 토로하다가 취기가 돌면「나란 사람을 조금도 몰라준다」는데 그볼만이 귀일하고 있음을 지적하고 있었다.이것은 아랫사람이 인간적인 관계를 요구하고있는데 반한구조적 불만인 것이다.
호오손 법칙(法則)의 집단(集團)효과
반면에 그 집단의 구성원이 되면 그집단의 규칙이나 직무규정만 충실히수행만하면 되는 횡(横)적인 구미(歐美)집단과는달리 가외의 전인간적 전인격적인 에머셔널한 참여를 하게끔 되어있다.소속 집단이 난관에 부딪치면 규정이외의 근무와 노력으로 전력투구하여 위기를 구제시키고 그에대한 보수에 집착하지않는다.상관이나 부하나 동료에게 불행이 생기면 그 불행을 나눠갖는 뜻에서 부조를하고 그 불행때문에 배가된 직무량에 티끌만한 불평을한다는법이 없다.집에 바쁜일이있어좀 지각했다고 감봉한다는법도 없고또 퇴근시간 넘겨 일한다고 초과수당을 요구한다는 법도 없다.신상의 일로 결근을 하면 급로에서 응분의 금액을 빼고 일정기간 앓아 누우면 휴직(休職)을 감수해야하는 기능주의 구미(歐美)외경영에 비해 비합리적이고 비기능적이랄지 모르나 인간적이고 화목하며가족적이다.구미(歐美)식 기능주의,합리주의적 경영방식에 적신호(赤信號)를 던진 호오손실험은 이 한국적인 비기능,비합리주의적 경영이 보다 능률적이고 생산에 효과적임을 입증하고 있다.
호오손은 항상 전과(戰果)를 올리는 A폭격평대와 항상 손해와 패전을 가져오는 B폭격편대와의 결정적 차이가 뭔가,어느 고생산적인 집단과 저생산적인 집단과의 차를 가져오는 요인이뭔가를 광범위하게 조사한끝에 그 원인은 소(小)그룹내부의 커뮤니케이션이 잘되고 안되고하는 정도와,리더의 인간적역량에 따라 승강한다는것과 그집단원의 집단에의 감성적 귀속성(歸屬性)의강약에 능률이 비례함을 알아냈던것이다.
호오손법칙은 곧 한국인의 전통적인 종(縱)적의식구조의 집단효과를 발견한것이다.이 한국인의 종(縱)적인 의식구조는 많은 장점과 단점을 아을러갖추고있다.우리나라에서 남의나라에볼수없을만큼 고대(古代)부터 진보적정치체제인 중앙집권(中央集權)제도가 정착하게 된것은 단일민족 단일어권(어권(語圈))때문도아니고 또 행정제도가 남달리 발달했기때문도 아니다.그것은 오로지 한국인의 종적의식구조가 그렇게 만든 것이다.
이같은 중앙집권(中央集權)제도는 선정(善政)일때나라를 부강하게하는 재빠른 원동력이 되고 악정(惡政)일때는 권력남용의 재빠론 수단이 되어 중앙집권이 돼있지않은나라보다 나쁜 결과를 가져오게 마련이었다.역사를 훑어볼때 특히 조선왕조 후반부터 일제시대까지 훑어내릴때 선정(善政)보다 악정(惡政)이 잦았기로 관권(官權)은 곧 국민의 공포로 작용하게되었고 이 오랜체험은 한국인으로 하여금관권에 약하면서 관권에 저항적인 기질을 체찰화 시켜놓기에 이르렀다.해방후에도 여당이나 관권에 부정적이고 저항적인 기풍이 만연되었음도이 체질이 어느만큼은 영향을 끼친것으로본다.곧 야당을 지지해서가 아니라 유전적 반관(反官)기질이 야당성향에야합한것이다.
스트레벨과 애플 폴리셔
이 종적구조의 약점(弱點)은 한국인으로하여금 어느만큼씩 스트레벨(streb—er)과 애플 폴리셔(apple polish—er)의 기질을 체질화시켰다.
스트레벨은 노력하는 사람이란 독일말인데 이 노력이 자기인간 형성이나 집단의 이익을위한 그런 노력가가 아니라종(縱)적 서열에 처한 자기의 서열향상이 음모된그런 이기(利己)적인노력가를 뜻한다.
이를테면 골프를 칠만한 경제적 여건이 돼있지않은데도 중역(重役)이나 명사와 접할수 있는기회를위해 갖은 무리를 다해가며 골프를 치는 사람은 스트레벨이다.
개화기때 민비의 영어통역이되어세도를 누리고싶어 최초의 이화학당(梨花學堂)학생이된 모고관의 첩(妾)은 스트레벨이다.
스트레벨의 일기수첩에는 그의 윗사람들의 가족들 생일과 선조들의 제삿날까지 적혀있다.스트레벨의 아내는 중역(重役)집의 김장날을 너무나 잘기억하고있다.스트레벨은 종(縱)적인 줄타기에 밤잠이며 가계며 체면을 불구하고 노력한다.
애플 폴리셔는 종(縱)적 구조속의 자신의 서열향상(向上)등 이득을 위해 고의적이고 조작적으로 남을 기쁘게 즐겁게하는 사람을 뜻한다.윗사람을 높이기위해 자기를 필요이상으로 비하(卑下)시키는행위도 사과닦이 행위다.기어올라가는 동료에게 겉으로는 미소짓고 속으로는 다리를 끌어내려 솟지않게 하려는 스마일성(性)시기도 사과닦이 행위다.아부잘하는 사람이란 뜻과도 다르고간사한 사람이라는 말뜻과도 다르다.줏대없는 사람이라기에는 너무 목적이 내포되었고 움모라기에는 악의가적다.이상에 열거한 그 어느 전적인하나가 아니라 그 모두를 어느만큼썩내포한 그런 유(類)의 성향을 한국인은구조적으로 기피할수 없게끔 돼버린것이다.
이규태(李圭泰)
(본사논설위원(本社論說委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