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9일, 음력으로 1월 17일 우수에 고추씨를 파종했다.
마을 분들은 정월 대보름 이전에 모두 고추씨를 파종했다. 우리가 늦었다.
고추씨 파종이 농사에서 가장 먼저 파종하는 씨앗 중 하나인 것 같다.
모두 처음 고추를 재배하는 4가족이 만나 같이 고추씨를 파종하기로 했다.
활대와 모종박스를 구해서 우선 틀을 만들었다.
우리집에 있는 하우스를 육묘하우스로 정해서 내가 육묘관리담당자가 되었다.

추운 저녁 일정한 온도를 맞추기 위해 난방필름을 샀다.
고추는 낮에는 25~28도, 밤에는 15~18도가 유지되어야 하는 열대성 작물이다.
친환경 액비도 하나 함께 육묘를 하는 동네 형님이 사왔다.

육묘에서 잘 크면 옮겨 심을 72구 트레이도 장만하고

우선은 외상으로 하고 장만해 온 씨부터 필요한 물품 내역들이다.
씨값만도 장난이 아니다. 종자 전쟁, 종자 자본주의라는 것이 실감난다.

씨는 발아시켜서 받아왔다. 가격은 동일하다.
한봉에 100평을 보면 된다.

비료가 들어 있지 않은 비분상토를 육묘 상자에 넣고(바닥에 물 구멍을 뚫어야 한다) 물을 흠뻑 준 다음
이렇게 고추씨를 뿌린다. 작은 나뭇가지를 이용해 서로 겹치지 않게 세세하게 떨어뜨려 놓아야 한단다.
그 다음 상토를 다시 살살 고추씨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만 뿌린 다음 분무기로 물을 준다.


신문지를 덥고 물을 주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한다.
난방 필름을 활대에 연결하고 23도에 맞추어 놓는다.
속비닐을 덥고, 밤에 보온을 위해서 보온 덥게를 만들어 덥는다.

아침 10시에 빛을 보여주고, 저녁 3시 30분~4시 사이에 다시 덥는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고, 사흘이 지나고, 나흘이 지나니 고추씨에서 생명이 자라나 올라오기 시작한다.

이렇게 싹이 상토를 들고 일어나면서 올라오는 시기에는 조리가 아니라 분무기로
촉촉하게 수분을 주어야 한다. 조리로 물을 주면 상토가 무거워져 발아율이 떨어진다.
헌이가 막걸리 통에 연결한 분무기로 열심히 물을 주고 있다.
헌이는 흙에 씨뿌리고 물 주는 것을 너무 좋아한다. 나 만큼이나 신기한 모양이다.

이날 일찍 심어 먹으려고 상추씨도 뿌렸다.

한해 농사가 시작되었다.
설레인다. 기쁘다. 고맙다.
첫댓글 신기하다!!! 고추씨는 많이 봤어도 고추씨에서 싹나는 건 첨 봐요. 근데 저 중간에 물 주는 꽃총각은 누구래요???
그죠? 신기하죠? 저도 마냥 신기할 따름이랍니다. 헌이가 참 좋아해요. 씨 뿌리고 물 주는 걸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