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은 선생님
[생활 속 경제] 인기 있는 빵 가격 오히려 내려간 이유… 더 많이 팔기 위해서래요
입력 : 2022.06.09 03:30
수요의 가격탄력성
Q. 학교 앞 빵집에서 신상품 빵이 인기를 끌기 시작했는데, 가게에서는 오히려 빵 가격을 10% 낮춰 팔기 시작했어요. 보통 인기가 있어서 수요가 증가하면 가격이 올라가지 않나요?
A. 일반적으로 한 재화(물건)의 수요가 늘어나면 시장에서 팔리는 재화의 가격, 즉 '시장 가격'은 올라간다고 생각하기 쉬워요. 김장철에 배추 가격이 올라가는 것처럼요. 김장을 위해 쓰는 배추는 품질이 비슷비슷하고 생산량이 한정돼 있기 때문에 수요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가격이 오르는 거예요. 수요량에 비해 공급량이 부족하니 수요자들끼리 경쟁해 가격이 정해지는 거지요.
반면 빵집의 경우 가게마다 빵의 맛(품질)이 다르기 때문에 빵집 주인이 상품의 판매 가격을 결정할 수 있는 힘, 즉 '가격결정력'을 가져요. 학교 앞 빵집 주인은 가격을 낮췄을 때 빵이 훨씬 더 많이 팔리고, 가격을 낮췄을 때의 손해보다 판매량 증가로 인한 수입이 더 많을 것이라고 판단한 거예요. 이렇게 가격의 변화에 반응해서 수요량이 변하는 정도를 '수요의 가격탄력성'이라고 한답니다.
시장 가격을 결정하는 데에는 여러 요인이 작용해요. 학교 앞의 빵집이라면 주된 고객층은 아마도 학생이겠죠. 한창 배가 고플 나이지만, 주머니 사정은 넉넉하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빵집 사장님은 빵 가격을 내리면 빵 판매량이 훨씬 많이 늘 것으로 예상한 거예요.
사장님의 예상대로라면, 수량의 제한 없이 학생들이 원하는 만큼(수요량) 빵을 판매한다고 가정했을 때 가격 하락률보다 수요량 증가율이 커지게 돼 결과적으로 매출액이 증가하게 됩니다. 예컨대 빵 가격을 10% 인하하면, 수요량이 100% 늘어난다는 식이죠. 개당 1000원이었던 빵이 매일 100개 팔렸다면 하루 매출은 10만원이에요. 그런데 가격을 900원으로 내려 하루에 200개를 판다면, 하루 매출이 18만원이 되지요.
비슷한 사례로 여름철이 다가오면 백화점 할인 판매대에는 선글라스·수영복 등이 등장합니다. 가격을 내리면 수요량이 늘어나 매출액이 증가하리라고 예상한 거지요.
이처럼 재화의 가격을 인하하거나 인상할 땐 수요자가 가격에 어떻게 반응하는지 고려하게 됩니다. 가격이 떨어지거나 올랐을 때 수요량이 큰 폭으로 늘어나거나 줄어드는 현상을 '수요량이 가격에 민감하게 반응한다'고 하는데요.
수요량이 가격에 민감하지 않은 상품을 가격 인하해서 팔면 오히려 매출이 줄어들 수 있어요. 예컨대 평소 한 봉지에 1000원인 소금을 50% 할인한다고 해서 소비자가 특별히 소금을 더 찾아 먹지는 않겠지요. 가격은 내렸는데 수요량의 증가가 없으면 매출은 감소하겠죠?
김나영 양정중 사회과 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