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산천어축제가 돌아왔다
3년 만에 재개… 1월 7일부터 23일간 열려
정성원 기자
입력 2022.12.22 03:00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 산천어축제가 3년 만에 재개된다. 이번 축제는 내년 1월 7일부터 29일까지 강원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서 펼쳐진다. 사진은 지난 2019년 축제 당시 꽁꽁 언 화천천 위에 관광객들이 올라 산천어 얼음낚시를 즐기는 모습이다./화천군 제공
대한민국 대표 겨울축제인 화천산천어축제가 3년 만에 재개된다. 강원 화천군은 2023년 1월7일부터 29일까지 23일간 화천군 화천읍 화천천 일원에서 2023 얼음 나라 화천산천어축제를 연다고 20일 밝혔다. 산천어축제는 ‘대한민국 겨울축제 1번지’ 화천을 상징하는 대표 브랜드다. 지난 2011년엔 CNN을 통해 세계 겨울의 7대 불가사의로 보도되며 전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축제가 열리는 화천군은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대한민국에서도 인구 2만5000명의 초미니 접경지역이다. 특히 전체 면적의 90% 이상이 산과 하천인데다 군사시설, 환경, 산림규제로 개발이 어려운 곳이다. 하지만 2003년 산천어축제가 첫선을 보인 이후 매년 겨울 화천엔 10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모이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에 따른 직접경제효과만 1000억원이 넘는다.
화천산천어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은 산천어 낚시다. 두께 20㎝가 넘는 얼음 밑에서 올라오는 팔뚝만 한 산천어는 ‘계곡의 여왕’이라는 별명에 걸맞게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관광객들은 작은 얼음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짜릿한 손맛을 느낀다.
산천어 축제장에선 반소매와 반바지를 입은 채 물속에 뛰어들어 산천어 맨손 잡기 체험을 즐길 수 있다./화천군 제공
이번 축제 기간엔 171t의 산천어가 화천천에 방류된다. 약 57만 마리 정도다. 화천군은 이를 위해 지난 3월 전국 산천어 양식장과 계약을 맺었다. 기생충 등 수생균에 대한 안전성 검사도 완료했다.
얼음낚시는 사전 예약과 현장 발권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축제장에선 차디찬 얼음물에 뛰어들어 맨손으로 산천어를 잡을 수도 있다. 또 달빛을 벗 삼아 산천어 낚시를 즐길 수 있다. 야간 낚시에선 그날의 최대어(漁)를 낚은 관광객에게 금반지를 경품으로 제공한다. 화천에서 숙박하는 관광객에겐 평일 주·야간, 주말 야간 얼음낚시 무료입장권이 제공된다.
산천어 축제장엔 즐길 거리도 넘쳐난다. 총 연장 100m의 눈썰매는 아찔한 스릴을 선사한다. 얼음 썰매와 얼음 축구, 컬링, 봅슬레이도 체험할 수 있다. 화천천을 가로지르는 집라인도 빼놓을 수 없다.
축제에 앞서 오는 24일엔 2만 5000여개의 산천어 등(燈)이 화천의 밤하늘을 화려하게 수놓는다. 중국 하얼빈 빙등 전문가 26명이 조각한 세계 최대 실내 얼음조각광장도 같은 날 일반에 공개된다. 얼음조각광장엔 얼음으로 조각된 대형 태극기와 중국의 중원, 아이스 호텔을 비롯해 세계 유명 건축물 등 30여점이 전시된다.
계곡의 여왕으로 불리는 산천어./화천군 제공
올해 축제는 화천의 새로운 관광 콘텐츠인 파크 골프 등과 결합해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
화천군은 지난해부터 파크 골프 기반 확충에 노력했다. 지난달 18홀을 추가하며 총 58홀 규모의 코스를 갖추고 있다. 국내 최북단 케이블카인 백암산 케이블카도 지난 10월 문을 열었다. 민간인통제선 안에 자리한 백암산케이블카는 해발 1178m의 백암산 정상을 오간다. 정상 전망대에선 평화의댐과 북한 금강산댐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평화누리호를 타고 파로호의 물살을 가를 수도 있다.
화천산천어축제는 주머니가 가벼워도 걱정 없다. 입장료의 일정금액을 상품권으로 돌려주기 때문이다. 축제에 사용되는 상품권은 농특산물 상품권과 화천사랑상품권 두 가지다. 농특산물 상품권은 현장 또는 예약 얼음낚시와 맨손낚시에 참여할 경우 받을 수 있다. 화천사랑상품권은 얼음 썰매를 비롯해 봅슬레이, 눈썰매, 집라인, 실내얼음조각광장 등 유료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할 때 돌려받을 수 있다. 농특산물 교환권은 축제장에 마련된 판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 화천사랑상품권은 화천 전역의 음식점과 숙박업소, 편의점, 주유소 등에서 현금처럼 사용할 수 있다.
축제장을 찾은 가족 관광객이 얼음 구멍 속에서 산천어를 잡아 올리는 모습./화천군 제공
화천군 관계자는 “관광객들은 비용을 줄이고, 소상공인과 농민들은 소득을 올릴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일부 금액을 지역 상품권으로 돌려주는 방안을 도입하게 됐다”고 말했다.
올해 축제는 3년 만에 재개되는 만큼 안전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화천군은 10년 넘게 쌓아온 노하우와 정밀한 유속 조절을 통해 매년 성공적으로 단단한 얼음판을 만들어 왔다. 축제 기간에는 매일 새벽 재난안전구조대가 잠수해 얼음의 두께와 상태를 점검해 출입 가능 인원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등 안전에 전력을 기울인다. 인파가 몰릴 것에 대비해 축제장 곳곳에 안전요원을 배치하고, 교통혼잡을 막기 위해 주요 간선도로엔 통제인력이 투입된다.
최문순 화천군수는 “화천산천어축제에서는 감동과 재미는 물론 따뜻한 인정까지 느낄 수 있는 축제”라며 “안전을 최우선으로 살피며, 관광객들에게 잊지 못할 즐거운 겨울 추억을 선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